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99화 (99/191)

99화. < ep22. 공백의 5년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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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누구ㅋㅋㅋㅋㅋㅋ

-현실 훈수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이어이 신입, 그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구

던선생의 십수초간 노력으로 스토모스가 쓰러졌지만 정작 시청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향해 있었다.

현실에서 일어난 훈수의 목소리에 채팅창이 뜨거워졌던 것.

이전에 겪은 일련의 사건(?) 덕분에 안그래도 훈수에 예민한 던선생이었다.

채팅으로치는 훈수에도 민감한데 현실에서 훈수가 일어났으니 던선생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초점이 모인 것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생각만큼 던선생의 반응은 즉각적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대 썰물>이 일어난 긴급한 상황이었다.

헌터간의 부딪힘이 일어나는 건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차후에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채팅에서 나온 말대로 굳이 말하자면 던선생은 <포고숄>에서 신입의 위치가 맞았다.

들어온 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갓 C급이 된 헌터였기 때문.

물론 헌터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베테랑의 축에 드는 C급이었지만, 이곳 <포고숄>은 입장 조건이 베테랑인 공간이었다.

다시 말해, 뒤에서 훈수를 두고 있는 사람은 최소 던선생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투급을 가진 인물.

던선생은 뒤를 돌아 훈수질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찰나의 순간동안 자신의 머릿속을 훑었다.

'흠...'

자신이 아는 얼굴이 아니었다.

던선생이 모르는 얼굴이라는 것은 일단 A급 이상의 헌터는 아니라는 의미.

A급 자체가 수가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A급들은 공략단에 참가해 부재중인 상태였다. 남은 사람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이름들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B급 이하라는 말이지...’

A급을 제외한다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B급이었지만, A급과 B급의 차이는 상당했다.

투급이 A급에 달했다는 것은 공략단에 참가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고 공략단에 참가했다는 것은 한 세계에서 영웅의 위치를 가진 자들이라는 의미였다.

아발론 제국의 경우는 조금 특이케이스였지만.

실제로 이곳 포고숄에서 <신수: 크라켄>을 잡는데 가담한 공략단의 인사들은 포고숄의 주민들에게 영웅취급을 받았으니 말이다.

어쨌든, 일단 눈앞의 인물이 그 정도의 인사는 아니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은 던선생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말싸움으로 이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동등한 위치에서 판가름이 날 수 있었다.

싸움으로 이어지더라도 자신이 일방적으로 포고숄에서 쫓겨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으리라.

마음이 조금 놓이자 그것이 자연스럽게 얼굴로도 나타났다.

마땅찮은 표정이 그대로 얼굴위에 그려진 것.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별히 던선생은 더 <훈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불-편

-ㅋㅋㅋㅋㅋㅋ오늘의 컨텐츠 ‘HUNSU: in the real world’

-???: 동작 그만. 훈수질이냐?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요?”

겉으로는 존댓말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지만 그건 명확한 불만표시였다. 던선생의 미간은 찌푸려져 있었고 눈은 평소보다 치켜뜨고 있었으니까.

사실 불만을 가질 만도 한 것이 던선생이 사용한 방법은 실제 포고숄에서 사냥을 하는 헌터들도 사용하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었다.

포고숄의 몬스터들이 불에 특히 내구도가 약하다는 건 이곳이 주무대인 C급 이상의 헌터들에게도 이미 유명한 사실. 틀린 방법이 아니었다.

마법에 저항하는 포고숄의 바닷물을 조금이나마 증발시켜가며 데미지를 주는 방법이 바로 불을 인챈트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헌터의 기준이었다.

강서가 보기에는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는 방법이었다. 인챈트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법을 담아두는 것.

무기의 내구도가 다하는 순간 공격 방법이 사라지고, 또 인챈트 자체가 마법을 지속사용 가능하게 잡아두는 터라 위력이 많이 약화되었다.

‘흠...누가 알려준 것 같은데.’

간혹 마법을 사용하는 이나 그냥 무기를 사용하는 이도 있었지만 극소수였다.

던선생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대썰물이 일어나자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화염속성이 인챈트된 무기를 꺼내들었던 것

보아하니 모두가 그것을 정답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스토모스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 나오더라도 화염속성 무기를 꺼내들었으리라.

강서가 우려한 것이 정확히 그 부분이었다.

마치 그것이 정답이라고 정해진 양 행동하는 것이 걱정되었던 것.

정답을 찾아가는 중이라면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오답을 정답이라고 착각하는 건 발전 가능성이 극도로 낮춰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그 비효율적인 사냥방식을 사용하는 사람 중 하나인 던선생을 골라 훈수를(?) 둔 것이었다.

“그렇게 사냥하면 힘도 더 많이 들어가고, 가격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위험도도 더 높아져요. 이 포고숄의 바다는 마력저항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포고숄의 바닷물, 통칭 <청수(靑水)>는 마력저항이 상당히 강력하죠.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그 바다에 의해 데미지가 상당히 경감되는 것은요.”

“흠...청수라고 부르는 군요. 알고 계신대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비효율적이죠.”

던선생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강서의 의도와는 상관이 없었지만, 던선생의 귀에 <비효율적>이라는 말이 턱-하고 걸려버린 것.

던선생은 굳은 얼굴로 들고 있던 화염검을 내밀어 보였다.

당연히 양도의 의미는 아니었다.

그 화염검을 들고 직접 자신의 눈앞에서 해보이라는 의미.

“그럼 직접 해보세...”

“아, ‘그런 거’로는 잘 안돼요."

"..."

강서는 화염검을 내미는 던선생을 보며 고개를 가로젓고 화염검을 다시 밀어보였다.

단호한 거절.

‘아이디어’님이 ‘10,000원’을 후원!

[???: 어디 그딴 걸(대장장이 가르송의 아이템을 가리키며)]

‘선풍’님이 ‘10,000원’을 후원!

[???: 거 훈수형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

.

.

.

.

-속보) 던선생 ‘그런 거’ 사용해.

-ㅋㅋㅋㅋㅋ오늘 방송 개 존잼이네.

-킹수 해버리자너 ;;

강서의 말에 던선생은 울컥하는 목소리로 화염검에 달린 문양을 내밀어 보였다. 무려 대장장이 ‘가르송’의 아이템이었다.

던선생으로서 대기번호 뽑아가며 간신히 얻은 아이템. 그것도 이 포고숄에서 사용하기 위해 미리 화염으로 맞추어둔 아이템이었다.

던선생이 가지고 있는 것이 높은 수준의 등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은 등급에서의 품질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물건.

“그런 거라뇨! 이건 대장장이 ‘가르송’의 아이템입니다. 3서클 화염마법이 인챈트 되어있어 등급은 좀 낮더라도 같은 급에서는 최고로 쳐주는..."

“아, 아뇨, 무기가 안 좋다는 게 아닙니다.”

“이 포고숄의 몬스터들을 잡을 때 사용하는 무기로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뭐 물론 ‘1차 처리’만 된다면 그 후에는 상관없겠지만...”

강서는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또 다른 몬스터를 찾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초간 두리번거리더니 강서의 손가락이 해초숲 사이 한 곳을 가리켰다.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에는 방금 던선생이 잡은 것과 비슷한 크기의 ‘스토모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강서는 손가락을 그대로 가리킨 채로 고개만 돌려 던선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 인챈트 되어있는 검 대신에 혹시 방패 같은 것 빌려주실 수 있나요?”

강서의 말에 던선생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화염속성마법이 인챈트된 명장 가르송의 검을 마다하고 선택한 게 방패라니.

게다가 방패는 어디까지나 보호를 위한 것. 공격을 위한 무기가 아니었다.

던선생은 미리 준비해둔 라운드형 방패를 아공간에서 꺼내면서도 얼굴에서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그것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던 것.

포고숄에 들어와 있는 이상 C급일 테고, C급이면 스토모스를 상대로 크게 사고가 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서는 천천히 스토모스를 향해 걸어갔다.

“아마 방패를 든 게 의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여기 있는 무구 중에는 이게 제일 나아요. 인챈트 되어있는 무기들은 진동 변조가 심해서..."

강서가 어느 정도 스토모스의 지척에 다가가자 스토모스도 강서를 알아차렸는지 강서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자연스레 올라오는 스토모스의 촉수.

파아앗!

공기가 꿰뚫리는 소리.

촉수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강서의 머리를 향해 곧게 뻗어왔다. 강서는 그 직선형 공격에 방패로 대응하는 대신 고개를 조금 돌렸다.

스윽-

강서의 목 어림을 스쳐가는 검녹빛 촉수.

‘빗겨갔다’라는 말이 더 어울릴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공격을 흘려낸 강서는 뻗어온 촉수가 멈추는 순간 그것을 오른손으로 올려 잡았다.

강서가 촉수를 잡음과 동시의 촉수는 회수되기 시작했다. 뻗어온 만큼의 속도로 회수되는 촉수와 함께 강서가 발을 굴러 스토모스의 지척으로 이동했다.

그 모습을 보던 던선생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강서의 발에 힘이 전혀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채었기 때문.

‘스토모스의 힘을 100%이용했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은 일이었다.

공격과 회수의 궤적, 그리고 잡는 타이밍과 놓는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바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사람으로 따지면 다시 휘두르기 위해 당기는 도끼에 손을 내뻗는 격이었으니까 말이다.

던선생은 그가 그저 입만 산 허울뿐인 인간은 아니었구나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던선생은 다시금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응?"

강서가 스토모스에게 가하는 ‘공격행위’가 전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

-갑자기?-방패를 스토모스한테 왜 끼웤ㅋㅋㅋㅋㅋ

-야 심지어 반대면 이해를 하겠는데 손잡이가 안쪽으로 가게 끼우는 건 커버가 불가능한데??

스토모스의 몸체에 올라탄 강서는 던선생에게 빌린 방패를 스토모스의 몸체에 끼우고 있었다. 심지어 손잡이가 안쪽으로 향하도록.

말하자면 빌린 방패를 그대로 스토모스에게 쥐어준 것이다.

“아니 당신...”

-ㅋㅋㅋㅋㅋ던선생 표정 무엇

-???: ...여기...내 마음이야!

-뇌물공격법이자너;;; 환심사기

-아니 시밬ㅋㅋㅋㅋㅋ왜 갑자기 선물이야

-몬스터 연애 시뮬레이션ㅋㅋㅋㅋㅋ

몬스터에게 방패를 쥐어주는 괴이한 모습에 놀라는 것은 던선생 뿐만이 아니었다.

각자의 몬스터를 잡던 주변헌터들의 시선이 강서를 향해있었던 것. 그리고 그 시선들은 모두 강서를 그리 곱게 보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한 쪽에서는 강서를 지탄하는 목소리도 나타날 정도.

<대밀물>이 몰려올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 강서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그것이 장난이 아니라 <정답>인줄을.

이런저런 소리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강서는 괘념치 않고 스토모스 위에서 말을 이었다.

“이 포고숄의 몬스터들이게는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모두 이곳의 바닷물. 아까 그 <청수>라는 것을 몸에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는 그리 강한 내구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마력을 이용하는 스킬이나, 마법에 더 강력한 저항을 보이는 겁니다.”

강서가 말하는 내용은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 마력저항의 성질을 가진 <청수>가 이곳 포고숄을 공략하는 데에 핵심 키워드가 되는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공략단도 이 <포고숄>의 몬스터들을 물리치는 해답으로 제시했던 것이 바로 ‘강력한 물리력’과 ‘화염마법’이었다.

청수 자체를 증발시킬 수 있는 화염마법과 본래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력.

하지만 마력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력을 발휘하는 스킬은 많지 않았다. 특히 고위 헌터들 중에서는 거의 없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옳으리라.

강력한 위력의 스킬들은 대부분 검이나 무구위에 마력을 덧씌워 활용하는 방식이었으니까.

하지만 강서가 제시하는 방법은 화염마법도, 물리력도 아니었다. 강서는 한쪽 주먹을 들어 올리며 던선생을 쳐다보았다.

“혹시 멀미해보신 적 있나요?”

“...예?”

강서는 그 물음과 함께 오른손을 방패위로 내리찍었다. 강하게 때리지 않았다.

엄청난 기술이 담겨있지도 않았다.

지잉-

그저 방패 전체가 낮게 진동하며 예의 징소리가 울렸다.

때 아닌 질문과, 이해가지 않는 행동. 난데없는 징소리.

하지만 언제나 그랬든 강서가 만들어낸 것은-

모두가 경악할만한 것이었다.

“....맙소사.”

스토모스가 몸 사방에서 토하듯 <청수>를 게워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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