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42화 (42/191)

42화.  < ep9. 새로운 사건 (6)-무료 마지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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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과 강서는 D+급 필드 던전 <드루퍼의 공동묘지>에 들어와 있었다.

강서가 마탑의 카드로 독점계약을 한 던전이 바로 이곳이었다.

<드루퍼의 공동묘지>를 구매까지 한 이유는 구매를 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대기순번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인기가 많았던 것.

언데드가 출몰하는 던전 중 유일한 D급이기 떄문에 티어 낮은 네크로맨서들이 다 몰리기도 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곳이 <조건부 보스출몰>형태의 던전이었기 때문이었다.

필드던전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스를 잡는 것보다는, 많은 필드몬스터를 잡는 것이 목적이었다.

때문에 조건이 충족되어야 보스가 출몰하는 형태의 던전은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

보스의 위협없이 사냥을 할 수 있었으니까.

심지어 ‘드루퍼의 공동묘지’는 일부러 하려고 해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보스출몰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저는 뭘 하면 될까요?”

‘드루퍼의 공동묘지’안에서 상진이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강서가 미리 말한 ‘할 일’을 부탁한다며 던전으로 데리고 들어온 것.

그의 질문에 하린이 가볍게 대답을 했다.

“그냥 생각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다보면 알아서 잘 되어있을 거에요.”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짓는 상진을 보며 하린은 가볍게 웃고, 강서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럼 방송 켤까요?”

하린의 질문에 강서가 고개를 끄덕이려다 멈칫했다. 그리고는 상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상진님.”

“네?”

“괜찮으시겠습니까?”

짧은 문장이었지만 상진으로서는 많은 의미를 가지는 말이었다. 그건 어찌되었든 강서에게 방법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질문이었으니까.

상진은 입술을 한번 깨물고 강서를 향해 결연한 눈빛을 보내었다.

“....그럼요. 어떤 일이든.”

.

.

.

.

.

.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린입니다!”

“판다입니다.”

-판-하

-????누구에여

-새로운 게스트?

-오 뉴 페이스다. 참신함 +++

방송을 개시하자마자 채팅창에는 의문을 표하는 ‘?’들이 마구 올라왔다.

뉴페이스. 상진이 있었기 때문.

하린은 예상했다는 듯이 손을 내밀며 상진에게 자기소개를 하도록 시켰다.

“그럼 우리 게스트분!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이름은 가상진이라고 하고...아마 척척석사라는 닉네임이 조금 더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팍팍인생사’님이 ‘10,000원’을 후원!

[뉴빈줄 알았는데 싑사골이었네...척척석사 실물등판;;]

‘복숭아꽃’님이 ‘20,000원’을 후원!

[던전 팬미팅 무엇...]

-ㅋㅋㅋㅋㅋㅋㅋ퍽퍽박사vs척척석사vs아무것도없사

-속보) 척척석사 아직도 박사 못돼.

-ㅋㅋㅋㅋㅋㅋ어쩌다 이 파티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아하하...저도 그냥 판다님 권유로 참여하게 된 거라서 잘은 모르겠네요...”

상진은 방송이 어색한지 머쓱하게 대답하며 강서를 슬쩍 보았다. 그건 상진 자신도 궁금하다는 의미였다. 강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할 수 없는 게 있어서요. 상진님이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분이셔서 같이 방송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으아엉’님이 ‘20,000원’을 후원!

[?]

‘글래머에디터’님이 ‘10,000원’을 후원!

[?? 『평-범』 같은 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판다식 조롱법

-???: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주시면 됩니다. 평범해지는 거나 뭐 그런 거?

-zzzzzz

“조금 후에 보시면 아시게 될 거에요.”

강서는 그렇게 말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 * *

쾅-

하린의 에너지볼트가 폭사하며 언데드계열 몬스터 ‘구울’의 몸체를 날려버렸다.

“확실히 분위기가 으스스하긴 하네요...근데 여기서 뭐 얻어갈 게 있을까요...?”

하린이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며 강서에게 말했다.

‘추적60인분’님이 ‘10,000원’을 후원!

[너 좋아하는 먹을 건 없을 듯;;]

-ㅇㅈㅋㅋㅋㅋㅋㅋ

-아직모른다....

-ㅋㅋㅋ갓직 모른다ㅋㅋㅋㅋㅋㅋ

강서는 분명 ‘몬스터 병’을 치료하기 위한 재료를 얻으러 이곳에 왔다고 했다.

하지만 하린이 보기에 치료를 위한 재료는커녕, 오히려 ‘죽음’이라는 단어에 가까운 몬스터들만 나오니 강서의 생각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서는 묵묵히 발걸음을 계속했고 하린과 상진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 던전을 택한 것도, 그리고 ‘몬스터병’을 해결할 수 있다 장담한 것도 강서였으니까.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몇 분을 더 걷던 강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다 왔네요.”

그들이 도착한 곳은 던전 중앙에 위치한 <보스 출몰 지역> ‘드루퍼의 제단’이었다.

-?

-?????

-판다아재 혹시 본래 직업이 네크로맨서에요??

-un dead는 맞는 것 같은데.

-ㅋㅋㅋ죽지 않음ㅇㅈㅋㅋㅋ

시청자들은 강서가 곧바로 보스출몰지역으로 온 것을 보고 의문을 표했다.

네크로맨서 없이는 ‘드루퍼’를 레이드 하긴 커녕 출몰 조건을 채우는 것도 불가능했기 때문.

그래서 하린도 강서를 보며 갸우뚱 했다.

“아저씨 뭔가 다른 방법이 있는 거에요? 제가 알기로 드루퍼가 출몰하는 조건은....”

“두 가지죠. 첫째는 제단 울타리 안에 생명 가진 자가 존재하면 안 될 것. 둘째는 제단위에 시체를 한 구 바칠 것.”

제단을 중심으로 반경20m 정도를 둘러싼 울타리.

그 밖에서 시체나 언데드들을 조종할 수 있는 네크로맨서 클래스 말고는 ‘드루퍼’의 출몰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제단 안에 <생명가진 자>가 발을 들이는 순간 ‘드루퍼’는 연기처럼 사라졌으니까.

강서또한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서는 드루퍼를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평범한 방법으로는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네크로맨서가 아니라면 말이죠.”

강서는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아공간 페이퍼를 꺼내었다.

그리고 페이퍼를 활성화 시켜 ‘읏시아의 절벽’에서 미리 채취해 둔 <끝 이끼>를 꺼내었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아공간 페이퍼에서 냄비하나를 꺼냈다.

헤타이로는 아니었고, 저번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미리 요리도구들을 아공간페이퍼에 넣어둔 것이었다. 아직은 아공간에 여유가 많았으니까.

‘엄마곗돈’님이 ‘20,000원’을 후원!

[아뇨;; 애초에 평범한 방법이었던 적이 없던 것 같은데요...]

‘아빠용돈’님이 ‘20,000원’을 후원!

[아;예...지금까진 평범했던 거군요...]

-ㅋㅋㅋㅋㅋㅋㅋ비범 그 자체

-자기 분수를 모르는 판다;;

-기만 풀스택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판다의 《기-만》

꺼낸 냄비에 <끝 이끼>를 넣고 끓이며 강서는 설명을 계속했다.

“<끝 이끼>는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악성마나를 먹고 자라는 특수한 식물입니다. 당연히 이 이끼에는 악성마나가 서려있죠.”

열을 가하면 가할수록 냄비 속에서 검붉은 빛깔의 <끝 이끼>에서 액체가 조금씩 우러나오기 시작했다. 농축된 악성마나가 열에 반응하여 이끼 밖으로 새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악성마나가 사람의 체내에 자리잡게 되면 여러 가지 반응을 일으킵니다. 마나순환의 정지, 신진대사활동의 급격한 저하, 체온의 하강, 혈류의 만속화, 근섬유의 경직 같은 것들 말이죠.”

강서의 말을 들으며 상진은 뭔가 익숙함을 느꼈다. 그건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증상들이었다.

‘.....사후변화.’

상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강서가 말한 증상들은 사람이 죽으면 나타나는 증상들과 너무 닮아 있었다.

강서는 다 우러나온 검붉은 액체를 미리 꺼내둔 컵에 옮겨 담았다. 그건 한 모금 먹기만 해도 당장 목이 녹아내릴 것 같은 끔찍한 비주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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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ㅜㅑ....비주얼...]

-하린: 아...이건 좀...

-???: 한이...ㅂ....

-ㅋㅋㅋㅋㅋㅋ한입만충도 거절하는 비주얼.....

강서는 액체를 따르며 드루퍼에 대한 추가살명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드루퍼는 산 사람을 피하는 게 아닙니다. 생명의 기운을 피하는 거죠. 생명의 기운을 시체와 다름없는 극한까지 축소시킨다면....드루퍼는 나타날 겁니다.”

그리고는 상진과 하린을 향해 그 액체를 내밀었다.

“<끝 이끼>에 스며든 악성마나만 추출한 겁니다. 한 모금씩 하세요.”

하린과 상진은 그 역한 냄새와 비주얼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컵을 받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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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

하린은 위아래로 이를 부딪히며 생각했다.

‘구울이 이런 느낌일까.’

온 몸이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팔다리가 도저히 마음대로 가누어지지 않고 근육이 경직되었다.

강서가 말한 대로 혈류가 느려졌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말할 것도 없이, 마나순환은 그 액체를 한모금 마시지 마자 멈춰버렸다.

움직여보려 해도 누군가 꽉 잡고 있는 것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울렸던 대 여섯개의 알림음. 하린은 악성마나가 몸을 잠식하는 끔찍한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치워버렸던 알림들을 시스템데이터를 확인했다.

[현저한 양의 악성마나가 체내에서 감지됩니다.]

[죽음의 기운이 온몸을 잠식합니다.]

[체내에서 악성마나가 모두 배출될 때까지 <디버프: 시체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남은시간 29:33]

[신체능력이 90%저하됩니다.]

[마나순환이 정지됩니다.]

[마나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스킬이 봉인됩니다.]

한 모금뿐이었지만 ‘악성마나’가 가져온 디버프는 그보다 더 심각할 수 없었다.

하린은 이정도의 디버프를 경험해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었다.

이 디버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삶의 의지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마나도, 스킬도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신체능력도 무려 90%를 저하 당했다.

그야말로 시체나 다름없는 상태.

하린은 상진을 돌아보았다.

상진이 괴수생물학과의 연구생이라, 각성자이긴 했어도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헌터는 아니었다. 디버프종류에 자신보다 더 취약할 게 분명했다.

“....어?”

생각보다 상진이 덤덤해 보였다.

몸은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평안해보이기까지 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린 하린의 눈에 더 이상한 것이 보였다.

하린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 저 액체를 두 모금 마셨으면 정말로 죽었을 거라고.

그렇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향은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

강서가 제단앞에 서서 그 액체를 차마시듯 홀짝이고 있었기 때문.

물론 강서라고 해서 <시체화>에 면역된 것은 아니었다.

[현저한 양의 악성마나가 체내에서 감지됩니다.]

[죽음의 기운이 온몸을 잠식합니다.]

[체내에서 악성마나가 모두 배출될 때까지 <디버프: 시체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남은시간 29:33]

하린과 똑같은 4개의 문장이 시스템 데이터에 나타나 있었으니까.

하지만 다른 문장들은 거짓말같이 강서의 시스템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강서의 눈앞에만 떠올랐다가 <주의표시>와 함께 사라져 버렸을 뿐.

[신체능력의 90%저하됩니다.]

[주의! 해당효과를 상회하는 디버프가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나순환이 정지됩니다.]

[주의! 해당효과가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나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주의! 해당효과가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스킬이 봉인됩니다.]

[주의! 해당효과가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금제:8위의 약속>과 관련된 정보는 시스템 데이터에 표기되지 않습니다.]

그건 <시체화>의 디버프가 이미 강서가 <금제: 8위의 약속>에 의해 받고 있는 디버프 이하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강서는 차를 홀짝이며 제단에 걸터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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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내에 생명의 기운이 감지되지 않습니다.]

[제단 위에 시체 한 구가 감지됩니다.]

[<보스:드루퍼>의 출몰조건이 충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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