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41화 (41/191)

41화. < ep9. 새로운 사건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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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는 분명 설명했다.

헤타이로는 초월에너지라는 게 모두 채워져야 발동될 수 있고, 지금은 ‘항마석’의 격을 초월시키는 데에 그 에너지를 모두 사용해서 그냥 냄비랑 똑같을 거라고.

그럼에도 하린은 생각했다.

헤타이로가 오작동을 했는지 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격을 초월한 요리가 틀림없다고 말이다.

평범한 김치였다. 심지어 하린이 강서의 부탁으로 평소에 사먹던 김치를 사온 것이었다. 아무런 조미료도 없었다. 거기에 물을 넣고 <와구가>를 넣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맛있어. 너무 과할정도로 맛이 있잖아요 이건...”

방송을 재개하기 전, 헤타이로에서 미리 김치 통에 옮겨놓은 와구가 김치찌개를 먹으며 감동을 받았는지 하린은 거의 울먹이며 말했다.

고기자체의 부드러움을 따지자면  솔직히 모르모르쪽이 조금 더 부드러웠다. 하지만 와구가는 국물에 배어나온 육즙이 말 그대로 격이 달랐다.

김치 특유의 매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와구가의 비계부위에서 흘러나오는 육즙과 어우러져 하린에게 환상의 맛을 선사했다.

하린은 태어나서 이정도로 풍미 넘치는 김치찌개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니이모를찾아서’님이 ‘10,000원’을 후원!

[이ㅏ니;; 바른대로 말해요 판다아재 뭐 넣었어요.]

‘그만좀 찾아임마’님이 ‘20,000원’을 후원!

[뭘 넣었는데 사람이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울어. 이건 주작이지;;]

- 킹치찌개;;

-『신-김치찌개』자너;;

-ㅋㅋㅋㅋㅋ신김치찌개 ㅇㅈㄹㅋㅋㅋㅋㅋ

“정말 김치랑 물과 와구가만 넣었어요.”

그 말이 사실이었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한 물 양과 고기를 넣는 타이밍.

그리고 역시나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비식용몬스터 와구가를 식용으로 처리하는 방법뿐이었다.

그 별 거 없는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하린이 한 생각은-

‘흰밥’이 없어서 아쉽다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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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저항력이 일시적으로 2 상승하셨습니다.]

* * *

“아 오늘 요리도 너무 만족스러웠죠. 여러분?”

‘니이모를찾아서’님이 ‘10,000원’을 후원!

[누가 보면 뭐 설명이라도 한줄 알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말한 마디 안하고 혼자 다 처묵어 버렸죠?

-시청자: 한입만;;

-(대충 그걸 혼자 다 처먹고 있냐는 글)

-한 숟가락을 안 남기네;

“아하하...너무 맛있어서...사실 아침을 좀 굶었거든요...”

하린은 이번에는 자신이 생각해도 조금 심했다는 생각을 하며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아...”

머쓱거리는 하린을 다시 앰버드에 태우고 강서는 이동을 재개했다.

강서가 자리를 옮기면 옮길수록 주변의 지형지물들이 사라져갔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강서는 방향을 옮기지 않고 계속해서 던전입구와 일직선상으로 전진했다.

‘또또또’님이 ‘10,000원’을 후원!

[이거 계속가도 똑같아요. 판다아재. 그 앞은 아무생물도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탐사대가 다녀와서 논문도 나왔는데...]

-ㅇㅇㅇ보랏빛이 도는 게 생명이 살 수 없다는 의미라 그랬음.

-아재 영원히 쉬는 건 안돼요;; 꿀팁은 주고가

강서가 설명없이 계속해서 전진하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채팅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다가 오싹한 느낌이드는 보랏빛 땅을 계속 화면으로 보여주는 중이었다. 오히려 아무 말도 안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었다.

사람들의 불만이 점점 고조되자 강서의 입이 열렸다.

“확실히 여기서 모든 생물이 살 수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

“마나의 기운이 중성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순환을 방해하는 악성을 띈다는 의미이니까요. 말하자면 죽음의 기운 같은 거라고 할 수 있겠죠.”

강서의 말은 사실이었다. 실제로 하린은 체내의 마나순환을 방해받아 조금은 울렁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경단을 쫓아가던 앰버드의 속도도 현저히 느려진 상태.

-???: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알면서 왜 와요;; 아무것도 없는 데.

-자해빌런이자너

“하지만 계속가도 똑같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

강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달리고 있는 방향의 앞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강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의 끝에는 놀랍게도 절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미적지근하고 불만 가득했던 채팅창에 갑자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또또또’님이 ‘10,000원’을 후원!

[???이게 진짜 절벽이 있었다고?]

‘또또또’님이 ‘10,000원’을 후원!

[탐사대 일 개판으로 했네;;]

-어케알았노 판다련ㄴ아;;

-ㅋㅋㅋㅋ역시는 역시ㅋㅋㅋㅋㅋㅋ

-대-판다

-아니;; 뭘 자꾸 뒤집어엎으면....

-정보1) 이제는 예상 못하는 니들이 ㅂㅅ이다

ㄴ정보2) 물론 나도 예상 못함ㅅㅂ 이건 솔직히 탐사대 탓임;;

“진짜 절벽이었다니....보스지역까지 가는 거리보다 세배는 더 달려 왔으니 모를만도 하네요....”

하린은 절벽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읏시아의 절벽’은 실제로 절벽이었다. 그 끝이 너무도 멀리, 아무것도 없는 곳에 존재했을 뿐이지.

그렇게 절벽 앞에 도착한 강서는 절벽을 내려다보았다.

절벽 아래는 우중충한 보라색 안개들이 전부 뒤덮어 높이를 가늠할 수 없게 했고, 보라색의 벽면 단층은 오싹함을 더했다.

절벽 여기저기를 살펴보던 강서의 시선이 절벽 끄트머리 한 곳에 고정되었다.

강서는 나지막히 읊조리며 손가락으로 그 곳을 가리켰다.

“....그리고 모든 생물이 살수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죠.”

“....어?"

그리고 그 곳에는 우중충한 기운을 흩뿌리는 검붉은 이끼가 있었다.

"<끝이끼>는 악성마나를 먹고 자라는 특수한 식물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이죠."

* * *

“.....”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수혁은 잠시간 멍하니 앉아있었다. 꿈자리가 사나웠던 것.

끔찍한 꿈이었다고 수혁은 생각했다.

수혁은 옷을 거두어 왼쪽 팔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기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복잡한 마법진 아래 <신전의 인장>으로 보이는 문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꿈자리가 사나울만한 일은 없었다. 아니 사실은 좋은 꿈을 꾸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어제였다.

강서가 진실의 서를 사기 위해 카드를 마구 긁어댄 탓에, 한동안 구멍난 마탑의 재정을 메꾸는 데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어제부로 원래의 재정을 거의 회복 되었다.

판다지아가 날개 돋친 듯 팔린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메꿀 수 있었다. 특히 대형길드들의 신생 각성자 모집시즌과 맞물려서 대량구매고객이 급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판다를 찾는 전화와 방문객들의 수준이 ‘아우헤타이로’가 방송된 이후 국가단위로 거대해졌지만, 그것들을 직접 응대하는 것은 수혁이 아니었다.

계약당시 강서가 요구한 ‘귀찮은 일이나, 전화 같은 것은 알아서 좀 잘 막아달라’라고 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최근 그들을 상대하는 전담부서를 마탑 내에 새로 신설해서 그것도 딱히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하프 룬.’

강서가 수혁에게 준 과제. 그건 걱정할만한 꺼리가 못 되었다. 아니 오히려 최근, 수혁의 낙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사실 <하프 룬>에 대해 장황한 설명은 없었다. 수혁이 강서에게 전해들은 것은 하나의 마법에는 해당하는 하나의 문자가 있다는 것 뿐.

그리고 그 문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하프 룬’이라고 일컫는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면서 강서는 수혁에게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처음 보는 문자 하나를 알려주고 갔다.

‘이게 <룬 문자> 중 <에너지볼트>에 사용되는 문자입니다. 에너지 볼트를 사용하면서 이 문자와 에너지 볼트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이해해 보세요.’

수혁은 이미 <에너지볼트:링크>를 통해 강서가 가진 마법적 역량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날 며칠을 그 문자를 연구하며 시간을 보냈다.

김수혁이 펑볌한 인간이었다면 그 문자가 가진 의미를 아마 평생을 가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말 그대로 마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룬 문자’였으니까.

하지만-

김수혁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마법적 이해도와 조절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였다. 때문에 단지 몇 주를 밤 새어 연구한 것만으로 그것이 가진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마법 그 자체였어.’

룬문자는 해당하는 마법의 운용하는 방식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강서가 건네준 하나의 문자 안에 마나순환의 순서, 구체를 형성할 때의 방향별 밀도차, 구체 내부와 외부의 균형, 그 모든 것들의 답을 가지고 있었다.

보이는 것은 단 하나의 문자였지만,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안에는 수많은 심오한 의미가 조금도 틀림없이 담겨 있었다.

수혁이 그 문자의 일부나마 이해했을 때, 그에게 에너지볼트 더블캐스팅은 더 이상 불완전한 범주의 것이 아니었다.

처음 링크를 하며 더블캐스팅으로 에너지볼트 중첩을 시도했을 때 지직-거리며 뒤틀리던 불안한 기색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마치 격이 올라간 듯이 더욱 견고해졌다.

던전에 들어가 시험해본 결과 당연히 위력도 증가해 있었다.

그것들을 직접 경험한 수혁은 자신이 ‘하프 룬’을 온전히 이해하는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도, 아직 그 안에는 많은 것이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역시 ‘하프 룬’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혁의 꿈자리가 사나웠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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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던전은 분명 개수 유지 하라고 했잖아. 계약 보고도 없이 왜....”

세금폭탄을 맞았다.

던전을 독점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비용이 들어간다. 타 길드로부터 구매할 때는 이전비용도 있었고, 관리비용, 주변 조성비용 등등.

하지만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은 역시 세금이었다.

그 중에서도 길드 규모간에 너무 큰 장벽을 만들지 않기 위해 독점하는 던전의 개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금을 매겼는데, 소유한 던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폭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세금을 내야 했다.

때문에 마탑 한국지부에서는 던전 독점의 개수를 일정량 이상으로 늘리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한국 내 거대길드 들과 동일한 개수였지만.

다른 거대길드들도 마탑과 같은 양의 던전을 독점하고 있었다. 34개. 그 이상으로 늘릴 경우에는 한국 내 최대 규모의 <독점세>를 내어야 했기 때문.

그런데 그 선을 넘어버렸다.

“그...저희가 따로 구매를 한 건 아니고, ‘판다’라는 이름으로 발급하신 블랙카드에서...”

김수혁은 머리를 짚었다. 꿈자리가 사납다 했더니 일어나자마자 말도 안되는 보고를 받았다.

판다지아를 통해 간신히 회복한 10%가 거짓말같이 사라져 있었던 것.

마탑의 재정상태가 다른 의미에서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독점세가 많기는 해도 그 정도 수준은 아니잖아. 괜히 보고 얼버무리지 말고 어디로 세어나갔는지 낱낱이 적어서 가져와. 어떻게 하루사이에...”

“그게...”

말을 끄는 마탑 총무에게서 수혁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나머지도 역시 ‘판다’라는 이름으로 발급하신 블랙카드에서 사용된 부분인데요...아티팩트 하나랑 ‘율죽순’이라는 것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율죽순?”

수혁은 율죽순이라는 아이템을 알고 있었다. 분명 아직까지 효능이 확인되지 않은 아이템으로 A급 던전 ‘칠부바위산’에서 작년에 발견된 아이템이었다.

“얼마나 샀는데?”

“그 시중에 나와 있는 건 다...그것도 경매 즉시구매가로...”

“...”

"대부분의 지출은 그 부분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분노를 삭히기 위해 눈을 지긋이 감는데 수혁의 스마트워치가 울렸다.

강서에게로부터 문자가 온 것. 거기에는 하린의 강요로 무려 이모티콘까지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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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하고 문자가 조금 늦었네요. 어제 카드 좀 조금 썼습니다. 후원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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