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 ep9. 새로운 사건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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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의 검 킹타나...
글쓴이: 또이스또리
‘자비의 검’의 전설은 제1망록시기 이전으로.....에취!!
-ㅋㅋㅋㅋㅋㅋㅋㅁㅊ놈ㅋㅋㅋㅋ
-돌려까기 수준;; 프랑스에서 이제 커타나들고 너 찌르러 온다.
ㄴ글쓴이: 재채기 세 번 충-분
ㄴㅋㅋㅋㅋㅋㅋㅋ다 부러지자너~
그동안 판다가 보여준 것들은 모두 화제가 되었다. 그 엑기스만 잘라놓은 클립영상들은 이미 큐투브 최상위에 랭크되어 있었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다.
그 중에서도 어떤 던전이 가장 큰 변화를 불러왔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누구나 ‘아우헤타이로’가 나온 ‘히든던전’을 고르리라.
-또타나는 계속 나오네ㅋㅋㅋㅋ
-그보다 너네 <누군가를 위한 비석> 바뀐 거 봤냐? ㄹㅇ 이게 킹갓 판-다의 위엄이다.
ㄴ15년 동안 한 번도 바뀐 적 없었자너;;
ㄴ킹직히- 노벨킹갓상 줘야함ㅇㅈ?
-ㅋㅋㅋㅋㅋㅋㅋ노벨킹갓상은ㅋㅋㅋㅋ
<누군가를 위한 비석>에 내용이 추가되었다. 판다가 보여준 다른 부분들은 추가적인 사실 검증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진실의 서>를 통해 확인된 내용.
‘아우헤타이로가 제1망록시기에 존재했으며 그는 대장장이였다.’
진실의 서를 통해 입증된 그 사실을 마탑에서 공인하고 <누군가를 위한 비석>의 아우헤타이로 이름 옆에 ‘제1망록시기:하프드워프/대장장이’라는 내용을 추가한 것.
사상 최초로 221영웅 중 한명의 정체성이 밝혀졌다. <누군가를 위한 비석>에 추가된 것은 단 세 단어뿐이었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났다.
모든 나라에서 서로 앞 다투어 아우헤타이로의 동상을 세우려 했던 것.
방송한 모든 내용들이 사실이라 입증된 것은 아니었지만, 강서의 방송과 동시에 아우헤타이로라는 영웅의 모습과 공로가 밝혀졌다.
세계를 위협하던 신조(神鳥)가루다.
그리고 엄청난 아티팩트를 만들어 그 가루다를 물리친 대장장이 영웅 아우헤타이로.
어찌 보면 그건 흔하디흔한 신화일 수 있었다. 괴물과 영웅의 이야기는 신화의 정석이었으니까.
하지만 ‘진실의 서’를 통해서 밝혀진 바.
아우헤타이로는 제1망록시기에 실존했다.
그것은 아우헤타이로를 ‘신화속 영웅’에서 ‘역사속 영웅’으로, 사실감을 한 층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그 영웅을 자신들의 선조로 삼으려 했다.
그것에 가장 고통받는 것이 고고학계였다. 각자가 속한 국가들로부터 유적들을 모아 새로운 논문을 발표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그리고 그 ‘새로운 논문’이라는 것은 해당 국가의 선조가 ‘드워프’라는 종족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고고학자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드워프’라는 종족이 뭔지도 몰랐고, 그런 유적이 존재할 리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국가의 압박은 강력했다. 결국 그에 굴복한 고고학자들은 전혀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제목: 야 니네 카자흐스탄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읽어봤냐?
글쓴이: 생기발랄멧돼지
어떤 능력자가 나라별 개똥논문 번역본 풀었는데 경이롭다ㄹㅇㅋㅋㅋㅋ
스토리텔링잌ㅋㅋㅋㅋㅋ읽다가 웃겨서 뒤질 뻔ㅋㅋㅋㅋㅋ
판다갓이 방송하면서 화장실 가는 모습이 안 나왔는데 방송시간이 18시간 정도 되었으니까 그 나머지시간에 가는 게 틀림없데.
그런데 자기네 나라 사람들도 그 시간에 화장실 가는 사람이 제일 많다곸ㅋㅋㅋㅋㅋㅋ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도 없는 유적들을 짜깁기해 논문을 발표했고 심지어는 그런 사료조차도 없이 말도 안 되는 추측으로 논문을 발표하기도 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봤냐 나도 그거보고 졸라웃음. 진짜 가관이더라
ㄴ글쓴이: 아니 이게 방송하고 이틀 뒤에 나온 거니까 이틀 동안 졸라 고심해서 “이거다!!”하고 함박웃음 지었을 거 생각하니까 현웃이 안 터질 수가 없자넠ㅋㅋㅋㅋㅋ
-???: 이거다!! 배변활동 시간이었어!
-???: 우린 드워프의 후예야!!
-ㅋㅋㅋㅋㅋ배변활동의 후옠ㅋㅋㅋㅋㅋ
-나는 아일랜드ㅅㅂㅋㅋㅋㅋㅋㅋㅋ 손잡이 부러진 걸 그대로 쓰는 근검절약정신은 본래 아일랜드의 오랜 문화라곸ㅋㅋㅋㅋㅋ
ㄴ글쓴이: ㅋㅋㅋㅋㅋ아 요즘 판다 덕분에 매일 웃으며 산다...ㄹㅇ
ㄴ『판-다』
논문들이 발표됨과 거의 동시에 해당 국가들에서는 ‘아우헤타이로’의 동상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논문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사실 논문의 가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처음 동상을 세울 때의 명분을 세우기 위한 것.
어차피 어느 국가도 ‘우리만이 아우헤타이로의 적통후예다!’같은 주장은 할 수 없었다.
다만 국가입장에서는 국민들의 고양감을 위해, 일단 그 동상이 자기 국가에 세워지는 것이 중요했다.
이미 아우헤타이로는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영웅이 되었으니까.
망록시기에 대한 반응도 아우헤타이로 만큼이나 뜨거웠다.
베일에 쌓여있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꽁꽁 감추어져 있던 망록시기. 그 잊혀진 이야기의 서장이 열렸으니 반응이 뜨거운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제목: 야 근데 왜 아무도 제1망록시기 입증을 안하냐?
글쓴이: 컵스크림
탑주좌가 한 것처럼 진실의 서 쓰면 되는 거 아님? ‘가루다는 있었다’ 이런식으로
-그게 ㄹㅇ이해가 안 간다. 갑자기 진실의 서 거래도 아예 사라짐.
-진실을 감추려는 흑막이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
ㄴㄹㅇ 그거 말고는 설명이 안됨.
사실 어느 때 보다 진실의 서를 정확히 사용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판다의 화면을 통해 보여진 것들 중 잘 골라 쓰기만 해도 제1망록시기에 대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당장이라도 제1망록시기에 대한 기록을 입증하는 진실의 서들이 쏟아져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강서 때문이었다. 강서가 마탑의 10%를 털어먹으며 사들인 200장이라는 규모가 사실상 말도 안 되는 규모였던 것.
뜨문뜨문 거래되던 시장의 총량을 넘는 것은 물론, 개인 소유자와 길드를 직접 찾아가서 구매했으니 잠재적인 판매량까지 모두 제거해 버린 것이었다.
물론 극악의 드랍율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예 발견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 차차 드랍이 되며 제1망록시기를 입증하는 내용의 진실의 서들도 나올 것이었지만, A급 던전 레이드는 그렇게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글쓴이: 그래서 누가 흑막좌냐
ㄴ소문으로는 방송 나가기 전에 어떤 미친놈이 죄다 사재껴서 그렇다던데. 확실하진 않고 카더라임
ㄴ글쓴이: 재력부터 남다른 흑막좌....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흑막이 되어버린 강서였다.
* * *
깡!
마탑의 본부. <종탑 오큘러스>에 망치로 정을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 되었을까요?”
“네! 완료되었습니다. 탑주님! 저는 이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고마워요.”
특유의 검은색 마녀모자와, 대비되는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한 여자가 종탑 외벽 창문난간에 앉아 있었다.
오묘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며 종탑 오큘러스의 탑주. 마탑의 우두머리 <에스티아 마리아>는 ‘누군가를 위한 비석’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아우헤타이로(제1망록시기: 하프드워프/대장장이)』
강서의 방송을 보고 진실의 서를 통해 알아낸 사실을 추가 기록한 것.
[스킬: 동기화를 사용합니다.]
[335개의 비석에 추가사항을 기록합니다.]
에스티아는 난간에서 내려와 비석에 손을 짚고 전 세계에 퍼져있는 비석들과 ‘종탑의 비석’을 동기화시켰다. 비석들이 세워질 때부터 걸어놓은 동기화 마법이었다.
이것으로 전 세계의 비석에 ‘아우헤타이로는 제1망록시기에 살았으며 하프 드워프였고, 대장장이였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마탑에서 기록하지 않아도 이미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상징적인 일이었다.
‘확실히 그건 드워프도, 인간도 아니었지.’
에스티아는 강서의 방송을 떠올렸다. 그녀의 제자인 ‘수혁’이 나온다 해서 보게 된 방송이었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수혁은 줄곧 그녀의 눈 밖에 있었다.
‘판다’가 그녀의 눈을 사로잡은 것.
그녀는 ‘아우헤타이로 방송’을 보기 이전에 ‘판다’라는 인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1티어 헌터라 으스대는 꼬꼬마들이 길드놀음을 하는 게 세상의 최대이슈였다. 그런 곳에 관심을 둘 수 있을 정도로 에스티아는 여유롭지 못했다.
그녀는 어쩌면 하프라인 내에서 가장 바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에스티아는 강서의 입에서 ‘하프 드워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건 아무나 알고 있을 만한 것도, 그렇게 발설할만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프라인 내에서 ‘드워프’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았고, 그 자들은 모두 에스티아가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꿰고 있는 자들. 판다가 그들 중 하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일까요...”
에스티아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디서 튀어나온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찾아갈 수는 없었다.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자극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에스티아는 판다의 방송을 보며 계속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그는 제1망록시기에 드워프가 살았었다는 내용 이외에 다른 것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정말 많은 가능성을 의미했다.
어쩌면 오크의 이야기도, 엘프의 이야기도, 지금은 잊혀버린 수많은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지 몰랐다.
만약 그런 것들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면....에스티아 입장에서 ‘판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
에스티아는 누군가를 위한 비석에서 몸을 돌려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우선은 정보가 너무도 부족했다. 조사할 것이 많았다.
그가 보인 ‘히든 던전’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는 누구인지.
선인인지. 악인인지.
모든 것이 확실해졌을 때 움직인다. 그것이 그녀의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