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24화 (24/191)

24화. < ep6.아그다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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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 괴수생물학과에서는 새로운 논문 세 가지를 펴내었다.이례적인 일이었다.학술지에 제출한 세가지 논문에는 모두 같은 교수의 이름이 쓰여 있었으니까.

‘신승아’

신승아 박사는 세 가지 논문을 동시에 발표했다.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에 경악했지만 논문의 제목이 기사로 나왔을 때에는 많은 곳에서 비난의 화살이 날아왔다.

[오키아:식용몬스터로서의 제안]

[괴목:카인디케스테놀라를 중심으로 서술한 모르모르의 행동패턴]

[모르모르의 거주지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그녀가 제출한 논문제목들의 나열이 한 사람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

-아니,저거 그냥 판다가 한 거 글로 쓴 거 아니냐?

-교수가 양심이 있어야지;;세계최고 타이틀도 가지고 있으면서...

심지어 신승아가 펴낸 세 개의 논문은 괴수생물&생태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학술지‘몬스톨로지(monstology)’에 인정을 받고 등재되었다.

비난의 화살은 신승아에게 날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몬스톨로지에게 까지 날아갔다.

-아니 솔직히 세계최고 권위의 학술지면 이런 거 알아서 컷해야 되는 거 아니냐.

-어차피 사회 최상층은 다 묶여있음;;

-아무리 몬스톨로지라도 오조오억명의 판다 팬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ㅇㅈ난 벌써 우리 큐투브에 올라온 킹다아재 영상들 다 보내는 중임.

몬스톨로지는 판다의 팬들로부터 많은 이메일을 받았지만 며칠 동안 어떠한 공식입장도 밝히지 않고 묵묵부답이었다.

몬스톨로지의 무대응에 불만이 차올랐고, 논란이 극에 달한 순간.몬스톨로지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신승아의 논문을 내릴 이유도,고려해볼 생각도 없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메일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몬스톨로지가 답문을 보냈는데, 몬스톨로지의 사무총장이 직접 답문을 적었다.

정성이 느껴지는 어설픈 번역체.

‘우리는 당신들이 보낸 이메일을 읽었습니다.그는 대단합니다.경이로움을 가진 사내입니다.하지만 우리는 원래 그를 알고 있었습니다.우리가’professor신‘의 논문을 우리 학술지의 등재한 것은’mr.판다‘가 보여준 것들 이외에도 방대하고 혁신적인 내용들이 논문에 모여 있었기 때문입니다.바라건데,그녀의 페이퍼를 구매해서 다시 한 번 논문을 읽으십시오.그녀는 훌륭한 괴수생물학자입니다.

ps.우리가 추측기로,많은 분들이 모릅니다.논문 말미에mr.판다의 도움에 감사한다는 글이 적혀 있음을.‘

몬스톨로지에 흔들림 없는 입장발표와 사무총장의 정성이 담긴 편지로 인해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댓글들의 여론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거 재평가 한번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ㄴ말나온 김에 니가 하자

ㄴ2222

게다가 이전에는 논문을 직접 읽어본 사람 없이 제목만을 가지고 비난을 했지만,신승아의 논문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들의 증언이 하나 둘씩 올라오며 몬스톨로지의 입장이 적극적으로 지지되었다.

제목:정보)야 몬스톨로지랑 신승아 까던 새끼들 봐라

글쓴이:주먹쥐고 앉아

신승아 논문 끝에‘Thanks for판다’라고 적혀 있는데 안보임?총구를 어디다 겨누는 거야;;국가망신 오져버리네;;그리고 판다아재가 밝혀낸 게 크긴 한 데 논문 읽어본 놈들은 알거다.보면 '역시신승아’소리 나온다.

-ㄹㅇ임?

-인터넷에 안 올라오던데

-텍본 없음?

-ㅋㅋㅋㅋㅋㅋㅋ논문에 텍본ㅇㅈㄹ

-사서 읽어 미친 놈앜ㅋㅋㅋㅋ

-글쓴이:으휴;;ㄱㄷ요약해줌,

논문을 읽고 나서도 신승아와 몬스톨로지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소수 있기는 있었지만 대부분 댓글들에 의해 두들겨 맞고 삭제하는 행보를 걸었다.

논문을 직접 본 사람들은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찬사를 보냈고,결국 이 논란은 신승아 교수로부터의 어떠한 오피셜 발언도 없이 해프닝으로 남았다.

제목:신승아 논문 요약이다 봐라

우선 다룬 주제 양이 장난 아니다.논문 하나당3가지 주제로 총9개에의 항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쪽 학계풍토가 보통 논문 하나당 최대 두개의 제언을 하는데 이건 세 개씩 때려 박아 놨다.그래서 페이퍼 양도 다른 거2배임ㅇㅇ

이 중 판다가 말한 게3개고 나머지는 6개는 신승아 박사 랩에서 밝혀낸 거다.

-?밝혀 낸 게 뭔데

ㄴ글쓴이:<암탈제거 오키아 보관법>이나. <괴목:카인디케스테놀라와 모르모르의 생육기능에 대한 관련요인>대충 이런 확장연구사항 써져있음.

-오 보관법은 확실히 필요하긴 했네.

-그럼 인정이지

-근데 논문에 땡큐 이런거 써도 되냐?처음 보는 데

ㄴ글쓴이:ㄴㄴ원래 안 되는 데 몬스톨로지에서 이건 해준 듯‘판다’라고 써놓은 거 보니까 이름도 모르는 것 같은데

사실 몬스톨로지 측에서는 판다의 이름은 몰라도 존재는 분명 알고 있었다. ‘판다’라는 존재는 확실히 세계적인 이슈였으니까.

그랬기에 처음 신승아의 논문을 검토하고 경악했다.판다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것들을 정리한 논문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긴 했으나,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던 것이다.

특히 모르모르의 발견 가능성부분에서 많은 우려를 했는데 신승아는 비웃듯 몬스톨로지에서 예상한 시간의 반도 채 걸리지 않아 증명을 완료해버렸다.

심지어 그에 못지않은 관련 내용이 두 배나 추가되어 있었으니,안 그래도 세계최고로 평가되는 신승아의 연구력을 다시 한 번 재평가 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킹-판다

-글쓴이:판다도 판단데 괜히 세계최고 타이틀 달고 다니는 거 아니다.나도 랩에서 일하는 데 원조천재 승아갓은 승아갓이야.저거 증명하는 데 걸린 시간이...우리 랩에서도 판다가 보여준 것 중에 하나 좀 더 연구 중인데 예상성과날짜가 이미 내년임ㅎㅎ....ㅅㅂ

학계에서 논문으로 등재되는데 중요한 것은<새로운 사실의 발견>이기도 했지만,그것이 확실하다는<입증>이 더 중요했다.

그런 측면에서 신승아는 다시 한 번 세계최고 괴수생물학자라는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경악하게 하는 기사가 한 장 더 올라온다.

[특보 ‘몬스톨로지’신승아의 논문 공동저자로 판다 등재]

바로 몬스톨로지에서 판다의 이름을 정식 저자로 인정하고 논문에 넣은 것이었다.

제목:야 근데 논문에 이름 넣는 게 그리 대단한 거냐?

글쓴이:빌드업이 미쳐

ㅈㄱㄴ그런 거임?

-좀 찾아보고 질문해라;;애초에 석박학위도 안단 사람이 학술지에 저자로 등재 되는 게 말이 안 됨.

-ㅇㅇ게다가 몬스톨로지는 최고권위 학술지인데 그럼 가벼운 일이냐?

-별명인 게 더 개쩔지 실명이 뭔지 모름.ㅋㅋㅋㅋㅋ 이게 개그아니냐

-논문제목검색이 아니라 저자이름검색에‘판다’라는 단어를 쓰게 될 줄이야...

ㄴ글쓴이:『판-다』

ㄴㅋㅋㅋㅋㅋㅋㅋㅋ이 새끼 닉봐요 세상 사람들

ㄴ지능형 열혈팬;;

그렇게 판다의 이름은 괴수생물학계에도 정식으로 진출했다.

* * *

“그렇다는 이야기지.”

마도공학비행체안에서 신승아가 말했다.

승아는 강서에게 자신의 논문과 관련된 이슈를 이야기 해줬다.요약하자면,자기가 세계최고 학술지에‘판다’라는 이름을 넣어서 등재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강서는‘아,그렇습니까’하면서 특유의 무미건조한 감탄사만 흘릴 뿐 별 감흥 없어보였지만.

B-931은 직선비행을 하다가 도착지 상공에 도착하자 어떠한 조짐도 없이 수직 하강했다.물론 내부에서는 그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강하였다.

“원래 네 걸 다른 놈들 훔쳐가기 전에 네 이름으로만 따로 넣어놓으려 했는데 안된다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네 거 보고 생각나서 하던 다른 연구들이랑 묶어서 넣어버렸어.

신승아는 그렇게 말하고B-931의 문을 열었다.승아와 강서,그리고 하린이을 타고 도착한 곳은‘마탑’의 한국지부였다.

일전에 계약한 퀘스트형 던전‘아그다드의 동굴’을 클리어하러 온 것이었다. ‘아그다드의 동굴’은 마탑 근처에 위치해있었다.

꽤나 먼 거리였지만, 강서와 하린은 승아의 B-931때문에 시간의 낭비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고나서 우겼지. 이름만 맨 뒤페이지에서 맨 앞 페이지로 옮기는 데 뭐 그리 불만이 많은지.”

“고맙습니다.그것도 그렇고 여기도 꽤 먼 거리인데.”

강서의 말에 신승아는 특유의 흰색 가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가볍게 웃었다.

“후후.고마우면 네가 알고 있는 재밌는 것들이나 몇 개 던져줘.아니면-”

승아는 입을 조금 벌리다 다물어버렸다.무의식적으로‘저번에 그 고기도 괜찮고’라고 이야기할 뻔한 것이다.

‘연구자란 놈이...’

승아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쨌든 잘하고 와라.상진이보고 방송보라고 말해놨으니까 끝날 때 쯤 맞춰서 이쪽으로 도착할게.”

“그 저번에 척척 석사님 말인 거죠?”

하린이 승아에게 묻자 승아는 폭소를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진의 트프리치tv 닉네임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나서 승아는 '척척석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눈물을 훔칠정도로 웃곤 했다.

“아,척척석사라니 그 별명은 들을 때 마다 너무 잘 어울려서 웃기네.크큭”

배를잡고 큭큭거리던 승아는 결국 웃음을 멈추지 못한 채 강서와 하린에게 손만을 펴 보이며 다시B-931안으로 들어갔다.

승아가 돌아가자강서와 하린도 몸을 돌려 마탑 쪽으로 향했다.

마탑은 투박했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마탑이 그렇진 않았다.

대부분 돈이 많은 만큼 적당한 기품을 보일만한 장식은 설치되어 있었는데, 한국의 마탑은 투박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장식이 없었다.

흑색으로 이루어진 고전양식의 돌탑은, 마탑이라는 말과 그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었다.

그 마탑 아래서 로브를 입은 한 사람이 강서와 하린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하린은 로브를 입은 사내를 보고 의문성을 내었다.

당연히 '아그다드의 동굴'까지의 안내를 맡은 마탑소속 말단 마법사일 줄 알았는데로브를 입은 사람의 얼굴이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익숙한 정도가 아니었다.

“마탑을 방문해주신 걸 환영합니다. 하린님. 그리고-”

강서와 하린 앞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로브를 입고 있는 이 남자는-

세계5대 마법사.정통마법계의 정점.한국의 마탑주.사이코마법사.

김수혁이었다.

“판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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