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18화 (18/191)

18화. < ep4-1. 그 시각 던전 밖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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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어?”

“그게 아직...”

강서와 하린이 던전에 들어가 있는 동안, 던전 밖은 <판다>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가장 열나게 판다를 찾는 곳은 역시 길드들이었다.

판다의 스타성은 이미 말할 것도 없었다. 방송이 그것을 증명해주었다. 5000명에 불과했던 하린 방송이 판다와 첫방송 때는 25000명에 육박하더니, 두 번째인 오툰의 숲에서는 다른 모든 방송을 재치고 실시간 시청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도 하린의 방송은 주변 방송의 팬들까지 빨아들이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아직도 상승 중이었다.

단 두 번. 두 번의 방송이었다.

길드들 입장에서는 판다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던전방송 시장에서 ‘판다’보다 더 큰 아이템은 없었다. 실로 그러할 수밖에 없었다. 판다가 가진 여유와 팁들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충분한 것들이었다.

게다가 시기상, 판다가 나타난 것은 딱 길드들이 큐투브채널을 통해 길드홍보를 시작하려고 하는 시점. 판다의 가치는 자기도모르는 새에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어떤 가격이든지 불러서 데려와. 판다만 있으면 길드의 격이 달라질 거다.”

특히 대형길드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는 중형길드들이 가장 열심히 판다를 찾고 있었다. 그의 티어와 상관없이 판다의 스타성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물론, 판다를 찾는 것은 당연히 길드만이 아니었다.

“....맙소사.”

마탑의 한국지부 탑주를 맡고 있는 김수혁은 에너지 볼트에 직접 손을 대어보며 자기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렸다.

김수혁의 눈앞에 나타난 [‘에너지볼트’와 링크되었습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상식을 벗어난 현상이었다. 어떤 마법이든지 시전 중에 건드리면 폭발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 하지만 에너지볼트만이 그러지 않았다.

그가 보고있는 방송 속 판다가 말한 대로 에너지볼트의 링크방식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김수혁은 판다를 알고 있었다. 오키아의 요리건도, 화려한 돌멩이던지기도 엄청난 토픽으로 떠올랐었으니까. 오키아의 암탈페르네폴리스 문제를 해결하고 비식용으로 취급받던 오키아를 식용몬스터로 만든 사람.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김수혁은 오키아요리같은 것에 관심이 없었고, 암탈을 해결한 것은 물론 대단한 일이었지만, 단 한 개체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마탑이 그동안 쌓아 올린 것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그동안은 ‘링크는 소환수와만 할 수 있는 특수한 스킬이다.’라는 것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졌으나, 판다는 마법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마법체와의 링크방법>을 이야기했다.

아마 이로써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마법사들이 에너지볼트와 링크를 하리라. 어쩌면 1서클 마법으로 분류되었던 에너지볼트를 다시 재분류해야 될지도 몰랐다.

“탑주님 준비 되었습니다.”

“열어.”

“예.”

김수혁은 한국의 마탑이 소유하고 있는 던전 중 하나를 준비시켰다.

중견길드나, 마탑 정도 되는 거대한 조직이 되면, 던전들을 독점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고 독점 시 들어가는 세금도 보통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던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소형길드들은 넘보지 못했지만,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독점 던전은 수많은 유익한 점을 가져다주었다.

김수혁이 연 던전은 필드던전 중 하나인 ‘드레이그노스의 광야’이었다.

드레이그노스의 광야는 B급 필드던전으로 3티어 헌터 5명이 최소 인원, 3티어 헌터 10명이상이 권장되는 던전이었다. 김수혁은 단신으로 던전 속으로 들어갔다.

김수혁이 던전속으로 들어온 이유는 에너지볼트의 위력을 시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영상에서 하린이 쓰는 것을 보았지만, 그 어설픈 마법이 제대로 된 것일 리가 없었다.

김수혁은 자신이 직접 사용했을 때의 에너지볼트의 위력을 확인하고 싶었다.

탁하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김수혁은 스킬을 사용해 첫 번째 타겟을 포착했다.

“여긴 언제와도 공기가 탁하네.”

[<스킬: 천리안>이 발동됩니다.]

멀리서 홀로 광야를 걷고 있는 드레이그노스를 발견했다. 드레이그노스의 광야는 특별하게도 보스가 없는 필드던전이었다.

그리고 드레이그노스 단 한 개체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처음 발견이 되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겼으나, 몇 번의 탐사 후에는 모두가 인정했다.

‘드레이그노스의 광야’는 보스가 없어서 쉬운 던전이 아니었다. 오히려 같은 B급 던전들과 비교했을 때 난이도가 미친 듯이 높았다.

드레이그노스 한 마리 한 마리가 준 보스급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

드레이그노스가 다른 동급의 몬스터들에 비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마치 드래곤의 신체능력만 따다가 놓은 것처럼 강력한 육체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킬:레비테이션>이 발동됩니다.]

김수혁은 레비테이션을 사용해 몸을 허공에 띄워 순식간에 드레이그노스가 있는 상공으로 날아갔다.

그르르!!

드레이그노스도 김수혁을 발견하고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스킬:마법강화’를 활성화 합니다.]

2서클 이상의 마법사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킬 마법강화를 활성화하며, 김수혁은 무심한 표정으로 에너지볼트를 생성해내서 하린이 했던 것처럼 손을 대어 링크시켰다.

[‘에너지볼트’와 링크됩니다.]

‘확실히 링크랑 같은 느낌이야.’

소환사 클래스가 아니더라도 김수혁쯤 되는 마법사들은 모두 계약한 소환수가 한 마리씩은 있었다.

김수혁은 강서가 알려준 방법을 통해 시행한 링크가, 소환수와의 링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의 속도도 크기도 조절이 가능했다. 물론 속도나 크기를 조절하려면 섬세한 마법조절능력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의 마탑주씩이나 되는 사람보다 뛰어난 조절능력이 뛰어난 자가 세계에 얼마나 되겠는가.

김수혁은 생성한 구체를 드레이그노스에게 빠르게 던졌다. 드레이그노스는 구체를 피하려 했으나 김수혁이 던진 에너지볼트의 속도는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김수혁은 드레이그노스의 몸통 정중앙으로 날아가던 에너지 볼트를 폭사시켰다.

쿠에엑!!

“흠...”

드레이그노스의 옆구리가 터져나가며 뼈가 보였다. 내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처첨한 몰골이었다. 하지만 김수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무리인가....”

단번에 드레이그노스가 죽지 않았기 때문. 물론 그것으로 실망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지금 보이는 수준으로 에너지볼트의 본래 위력은 아득하게 뛰어넘었으니까.

단지 혹시나 했던 마음에 아쉬움이 들었을 뿐.

[<스킬:더블 익스플로젼>이 발동됩니다.]

콰광-!

김수혁은 5서클 마법 더블 익스플로젼을 발동해 그르렁 거리는 드레이그노스를 순식간에 먼지하나 남지 않도록 소거하고 필드를 나서려고 했다.

더블 익스플로젼은 두 번의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잔해조차 남지 않는 깔끔함이 마음에 들어 김수혁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마법 중 하나였다.

마탑은 기본적으로 돈이 많았으니 탑주가 부산물까지 챙겨가며 사냥을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순간- 김수혁이 멈칫했다.

‘더블 익스플로젼...?’

[<스킬: 천리안>이 발동됩니다]

설마하는 생각으로 또 한 마리의 드레이그노스를 찾은 김수혁은 레비테이션으로 날아갔다.

[<스킬:에너지볼트>를 사용합니다]

에너지볼트의 구체가 생성되고 원래라면 던져야하는 순간-

김수혁은 생성한 구체를 바로 던지지 않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구체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야구공 정도의 크기로 줄어든 구체 위에 새하얀 빛이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더블캐스팅. 선택받은 연산능력을 가진 소수에게만 허락된 능력이었다. 시스템의 보조아래에서라도 관련된 고유능력이 없다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스킬은 한가지 뿐.

동시에 두 가지스킬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연산능력과 스킬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동반되어야하는 영역이었다.

물론 더블캐스팅이라고 모두 이런 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링크>를 통해 올라간 제어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링크에 도움을 받은 김수혁은 타고난 능력으로 에너지 볼트 위에 에너지볼트를 덧씌웠다.

지직-

이전에 생성한 구체가 완전히 감싸지자 구체가 불안한 소리를 내었다. 김수혁정도의 마법능력으로도 전에 없던 방식의 구현이 무리였던 것이다.

야구공 크기로 응축되어 더 새하얗게 빛나는 에너지 볼트 구체를 조금 옅은 축구공크기의 에너지볼트가 감싸며 2개의 층을 형성했다.

꿀-꺽.

김수혁은 침을 한번 삼키고 그 구체를 드레이그노스에게 쏘아내었다.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띄며 날아간 구체는-

콰콰광!!

엄청난 연속 폭발음을 내며 드레이그노스를 완전히 소멸시켜 버렸다.

“...”

김수혁은 자기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압도적인 파괴력. 거의 5서클 마법인 더블 익스플로젼에 육박하는 파괴력이었다.

‘말도 안 돼.’

물론, 김수혁의 마법강화 스킬수준과 더블캐스팅 등 여러 가지 특수한 사항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다 고려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이었다.

김수혁은 서둘러 던전을 벗어났다. 그리고 그가 조작한 스카우트 전담반에게 다시 한 번 지시를 내렸다.

“어떻게든 찾아내 얼마를 써도 상관없으니까. 단서라도 못 찾으면 마탑 들어올 생각도 하지마.”

“예.”

김수혁은 오랜만에 가슴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경지였다. 링크를 통해 더블캐스팅으로 에너지볼트를 중첩시키고, 그것이 터져나가는 것을 볼 때에 쾌감은 가히 희열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오랜만이군.”

4년 전, A급 보스몬스터 레이드를 마지막으로 잠잠했던 한국 최고의 사이코 마법사의 심장이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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