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70/200)

니냐? 의대를 

입으면 지엄한 지존일 지 몰라도 벗겨놓은 지금 너도 한낱 계집이야!  허니 짐의 그 즐거움

을 만들어다

오!! 그게 네 책무인 게야! 

왕은 사나운 눈초리로 노려보며 조롱하였다. 눈을 꼭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누워 자신의 사

나운 욕정을 

그저 감당하고 있는 왕비의 여린 몸을 갑자기 뒤집었다. 그리고는 마치 야수의 수컷이 암컷

에게 덤벼들

듯이 만월 같은 엉덩이를 치켜올려 뒤에서부터 꽃집속으로 돌진했다. 

으흑! 하는 신음이 순간적으로 축 늘어져 있던 왕비의 입에서 터졌다. 

이미 힘을 회복하여 하늘로 뻗친 무자비한 철주가 아무 예고도 없이 뒤에서부터 작은 동굴

을 공격하여 

단번에 꿰뚫어버렸던 것이다. 사내의 그 부피와 거대함은 너무  장하여 어린 소녀인 왕비는 

잠시 숨을 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마치 자신이 철기둥에 꿰인 듯한 얼얼한 고통이 아래로 둔중하게 전

해진다. 짐승

의 교접 자세와 비슷한 지금의 해괴한 체위에 따른 심한 수치심까지 겹쳐 중전은 거의 혼절

한 참이었다. 

왕은 하얀 엉덩이를 철썩 내려치며 조롱하였다. 

“짐이 말놀음을 좋아한다 하였더냐? 그래. 짐은 이런 말놀음을 좋아한단다. 어린  망아지를 

타고 노는 것

보다 고운 계집을 타고 노는 것이 더 맛이 나거든.  훗훗.. 네 엉덩이가 심히 귀여우니 짐이 

아주 흥그럽

구나! 흥, 그래. 고통스러울 거야. 하지만 견뎌! 넌 짐의 지어미이니 짐의 무엇이든 받아주어

야 하지를 

않더냐? 짐이 이를 바라면 너는 언제고 이렇게 짐 앞에서 드러누워야 한다 이 말이다!” 

왕은 어린 중전이 이런 체위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극심한 고통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양물이 워낙 장대한데다가 이런 교접의 체위를  하면 여인들이 사내를 더 거대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린 궁녀들이 이런 자세로 왕을 받아들이면 열이면 열 견뎌내지 못하였던 것을 보았다. 그

래서 왕은 능

숙한 희란마마왕의 교접 때를 제외하고는 웬만해서는 호보의 자세로 계집을 취하지 않았다. 

하물며 중

전의 샘은 다른 여인보다 더 좁고 가녀리니 지금 이 순간 그녀가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만

큼의 고통을 느

끼리란 것을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왕은 더 깊숙하게  왕비의 좁은 몸 안으로 자

신을 밀어 넣으

려고 용을 썼다. 낙인을 찍고 싶었다. 혼백에까지 중전이 자신의 것이라고 느껴주기를  바랬

다. 고통도 

느낌이라면 목석 같은 사람에게 고통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느낌을 새겨주고 싶었다. 

아하학!!- 

가엾은 왕비의 힘없는 비명이 인지당의 창문을 뚫고 밤하늘에  울렸다. 그러나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으

니 슬픈 소녀를 구원해주지 못하였다. 섬돌 아래 장내관이  있다지만 지아비인 전하께서 지

어미인 중전

마마와 동침하는 그 일을 누가 있어 간섭할 것이며 말려줄 것인가? 

튼튼한 왕의 치아가 다시금 옥과 같이 투명한 어깨를 힘차게 물어버렸다. 왕은 보드라운 안

해의 목덜미

와 어깨에, 또한 매끄러운 등과 허리에 엉덩이에 뜨거운 입술을, 따가운 자신의 볼을 거칠게 

비빈다. 가

능하다면 자신의 어린 지어미를 자신이 모두 다 삼켜버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고 자신이 원

하면 가질 수 있게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다고 여긴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오직 자신만

이 가지고 사

랑할 수 있게 자신의 몸 깊이 어디엔가 꼭꼭 숨겨놓고 싶은 단 한사람. 

싫어! 

왕비는 마지막으로 정신의 끈을 놓아버리면서도 끝까지 힘없는 반항을 한다. 

이 궐을 나갈 꺼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야! 이제는 싫어! 절대로 이렇게는 못살아! 

죽어 버릴 것

이야!!- 

어느 순간, 왕은 자신의 몸 아래 흔들리던 작은 몸이 힘없이 축 늘어지는 것을 느꼈다. 광풍

보다 더 사납

고 해일보다 더 거대한 지아비의 난폭한 욕정을 감당하지 못한 터로 중전이 혼절을 한 것이

다. 하지만 

정신을 잃는 그 순간까지 왕을 거부하고 도망을 치겠다 맹세하던 그녀. 

놓아주지 않아! 절대로 짐이 너를 놓아줄 줄 아느냐? 너가 짐에게 스스로 달려들 때까지 짐

은 이렇게 너

를 가지고 또 가질 것이야! 짐을 싫어해도 좋아. 너를 소유한 사람이 짐이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돼. 

이미 사나운 정욕의 포로가 되어있던 터로 눈이  먼 왕은 정신을 잃은 그녀의 몸을 끝까지 

욕심껏 소유하

고야 만다. 

한참 후 다시 한번 표효하며 자신의 정액을 어린 아내의 몸에 분출한 그는 땀에 젖어  굴러 

떨어졌다. 

“고약한 것!” 

왕은 축 늘어진 왕비의 몸을 두 팔로 굳게 아듬으며 이를 갈았다. 끝까지 짐을 거역하고 반

항을 한단 말

이더냐?…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말과는 달리 혼절여  파르라니 보이는 여린 얼굴을 내려다보는  왕의 

얼굴은 일그

러져 있었다. 가슴 깊이 젖어드는 자과감과 더불어 쓰디쓴 패배감을 이기지 못하였다. 

-“신첩에게 온갖 수모와 능멸을 다하여 놓고서 이제 와서 마마를 은애하고 사모하라고요? 

그리는 못하

니 차라리 신첩을 죽여줍시오!” 

죽어도 주상 당신을 사모하지 못하리라, 오직 바라는 그 단  한 여인이 왕에게 도도하게 선

언한 것이다. 

거절당한 것이었다. 평생 이 사람의 마음 속에는 들어가지 못하리라 밀려나온 것이었다. 

왕은 왕비의 작은 몸을 안아 이부자리 안에 눕혔다. 가만히 금침 깃을 올려 주었다.  하염없

이 자신을 내

치기만 하는 어린 아내의 얼굴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어둠처럼 절망한 얼굴로 이마를 고였다. 푹 떨어진 고개는 들려질 줄 몰랐다. 검고 짙은  남

자의 눈물 한

방울이 뚝 하고 떨어졌다. 아프게 식은 아내의 볼에 후회와 괴로움에 가득찬 지아비의 눈물

이 뚝뚝 떨어

졌다. 

아직도 귓전에 쟁쟁한 왕비의 항변. 마치 대못처럼 가슴에 박힌 절규가 뼈시렸다. 

-“신첩이 누워있는데 마루 하나  사이에 두고 교태전까정 그  계집을 부르시어 침수 시중 

받으시리라 하

던 분이 무엇이 잘났다고 신첩더러 은애하라 사모하라 하시는고?”- 

왕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래서, 그 수모를 이기지 못하였기에 지금껏 그렇게 짐을  대함에 있어 쌀쌀맞고 차가웠던 

것이니? 이

렇게 사느니 폐비되어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니? 짐이 희란 누이를 버리지 않는다면 절대로 

짐을 사모

하지 않을 것이라 고집피우는 것이니? 

“그래, 그리하여 주면 될 것이 아니냐? 언젠가 너가 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때 짐은 

보란듯이 너

를 폐비하여 쫓아낼 것이다! 너가 진정 짐 품안에서 죽고 못사는 짐의 계집이 되면 그 날로 

널 쫓아내 버

릴 것이라고! 알아?”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었다. 누구든지 곁에 있으면 무작정 박살을 내버리고싶은 그런 파괴욕 

혹은 절망

이다. 

짐을 이렇게나 싫어하고 무작정 밀쳐내는 너에게 짐인들 정이 있는 줄 알아? 이 멍청한 것

아. 짐이 너에

게 집착하는 것은 다만, 다만 자존심이 상해서라고!! 계집 같지도 않는 못난 너가 감히 짐을 

피하려 하는 

것이 신기하고 같잖아서 그러는 것이라고. 

아니, 아니야. 그 것만은 아니야… 

왕은 이미 혼절하여 미동도 없는 어린 아내의 몸을 감싸 안으며 소리없이 절규했다. 이토록 

바라는데 그

의 마음을 몰라주는 야속한 사람더러 밉다 원망했다. 

'그대를 안으면, 그러면 짐의 이 깊은 외로움이 가시는 것 같아서… 오직 집에 돌아온 것처

럼 편안하여

서 짐이 그대를 안는 것이야.  그대를 사모하니까. 그대를 원하니까.  그래서 그대를 이렇게 

가져. 그대가 

짐을 보고 웃으면 천하를 가진 것보다 더 행복할 것 같아서 그래서 짐은 오직 그대만을  갈

망하게 돼.. 그

대에게 짐을 나누고 싶어. 그래서 이렇게 그대를 가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을 보아주지 않

는 그대가 

미워서… 이렇게 사모하는데 조금도 흔들림없이 짐을 꺼려하는 그대가 괴로워서 짐은  이렇

게 그대를 힘

들게 해. 그래서 이렇게 절망하여 그대를 아프게 해…' 

***********

꽃비가 곱게 나리는 날이었다. 봄의 향기를 머금은 빗줄기가 내려 얼어붙은 땅을  적시었다. 

중궁전 화계

에 심어진 꽃나무에서 꼭 꼭 다물어져있던 두견화 꽃잎이 살며시 벌어지고 목련이 하얀 손

바닥을 펼쳐 

눈부신 속살을 비에 적시었다.   

지우산을 들고 중문 앞에 서서 기다리던 나인이 책보를 들고 들어서던 글스승 강두수 앞에 

가서 읍을 하

였다.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윗전에서 하명하시었나이다. 오늘은 중전마마께서 옥체  미령하시어 강학을 못하시련다 하

시옵니다." 

"아이고. 그런 일이...... 중전마마께서 많이 괴로우신 것입니까?" 

깜짝 놀란 강두수가 되물었다. 나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첩첩사연 입을 벌릴 수도 없고 그저 

중전마마께

서 아프시다 합니다만 하였다. 

"그저...... 잠시 고뿔기가 있으시오니 전의가  이르기를 탕제 드시옵고 하루만  자리보전하고 

쉬시옵소서 

하옵십니다. 하여 중전마마께서 지금껏 기진하시어 침수 중이십니다. 부대 내일  들러주옵소

서." 

"그리하겠나이다." 

중궁전 월동문을 돌아서 나오던 강두수는 마침 들어서던 호조좌랑과 마주쳤다. 평소 안면이 

있던 터인

지라 공손히 읍을 하는 그를 향하여 호조좌랑 하용지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   

"아니 강학은 어찌하고 그냥 돌아가시는가? 벌써 중전마마 공부가 끝이 나셨던가?" 

"그는 아니옵니다. 중전마마 옥체가 심히 미령하시어 글을 못 읽으시련다  합니다. 하릴없어 

그냥 물러가

는 참입니다." 

"아 그렇구먼. 허면 들어가도 뵙기가 어려운 터라, 이거 나도 물러갔다 내일  다시 들어와야 

하겠네." 

"듣잡기로 대전마마께서 중신들이 중궁전 드는 것을 몹시도 경계한다 하였는데 영감께서 중

궁전에 듭시

는 것은 가하다 하시니까?" 

하용지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런 터라 오직 나만이 중궁전 출입을 하는 터이라네. 내가 아무래도 호조 일을 보고 있음

이니 금전 출

납이며 내탕금이며 기물들에 대하여 일을 보아야지 않겠나. 내  하는 일이 그러하니 대전마

마께서도 달

리 말씀을 아니하시네." 

"아하, 그러하십니까?" 

"우리 중전마마 어지심은 참으로 하늘에서 내리신 덕이라. 조롱  속의 새로 사시는 우리 중

전마마 생각만 

하면 내 가슴이 항시 짠하네 그려." 

"......망극한 말이오나 진정 아름다우시되 참으로 가엾으신 분이올시다." 

"그러게나 말일세." 

하용지가 안타까워 혀를 쯧쯧 찼다. 유난히 하용지가 중전마마에 대하여 안타까워하고 가엾

어하는 이유

가 달리 있었다. 

그러니까 중전마마께서 대례를 치르신 그해 가을이었다. 한철 내탕금을 지니고 들어가서 이

리 하였습니

다 저리 하였습니다, 고변하였다.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문득 어린  중전마마께서 

하문하시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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