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의 그림자가 살아가는 법-45화 (45/188)

후작가의 그림자가 살아가는 법 45화

“…….”

알렌이 눈을 떴다.

폭신한 이불의 감촉. 눈을 뜨자마자 들어오는 낯선 천장.

그가 이불을 젖히며 상체를 일으켰다.

「알렌!」

“엇.”

계속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던 알티마가 알렌의 품에 뛰어들었다.

고개를 폭 숙인 채 품에 안겨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곤 알렌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기는?”

「학교에 있는 의무실.」

“그래…….”

무사하다.

일단 그 사실이 기뻤다. 자신은 물론 알티마 역시.

알렌이 잠시 말없이 그녀를 살펴보았다. 평소보다도 더욱 작아진 모습.

“미안.”

「뭐가?」

“청류옥, 마음대로 쓴 거. 꼭 널 원래대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때문에 애써 모았던 힘을 적지 않게 써버렸다.

지금 알티마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알티마가 힘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10살 남짓한 모습은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쳐줘야 5~6살 수준. 그만큼 힘을 더 잃었단 뜻이다.

미안해하는 알렌에게 알티마가 그대로 이불에 얼굴을 묻은 채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도 얘기했잖아. 네 자신이 위험한 상황이라면 주저 없이 사용해도 좋다고.」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어쩔 수 없던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도주를 선택했더라면 이렇게 많은 힘을 소모할 필욘 없었을 것이다.

그래, 선택이었다. 불가항력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

그 순간 자신은 알티마와의 약속보다 사사로운 복수심을 우선해 버린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

더욱 좋지 않은 것은, 만약 또다시 이런 상황이 나온다면 자신은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가슴속에 새겨진 상처는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강해져야 돼.’

알티마의 힘에 기대지 않아도, 내 손으로 놈들을 찢어발길 수 있도록.

머리를 감싸오는 강한 열기.

그것을 겉으로 표시하지 않게 주의하며 그가 조용히 알티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티마가 햇볕을 쬐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골골거렸다.

한창 그러던 중, 알렌이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데릭 교수는 어떻게 됐어?”

“교수는 상처 하나 없다.”

“어?”

그러나 그 대답은 알티마가 아닌 옆쪽에서 들려왔다.

입구 근처에 있는 커튼을 걷으며 찻주전자를 든 남자가 나타났다.

칼같이 다려진 제복을 입은 검은 머리의 학생.

“시안?”

그가 침대 옆에 있는 단상에서 차 두 잔을 따랐다. 쪼르르. 찻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향긋한 향이 의무실에 가득 찼다.

그런 시안의 옆모습을 보던 알렌이, 불현듯 자신의 품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알티마가 여전히 자신에게 안겨 있는 것이 보였다.

“알티마, 괜찮아?”

「흥.」

알티마가 뾰로통하게 입술을 삐죽이며 팩, 고개를 돌렸다.

기묘했다. 알티마는 남들 앞에선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는데.

다른 사람이 있는데도 각인에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현현한 채로 있다니, 그녀와 계약한 이래로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이름이 알티마인가 보군. 불의 정령인가?”

찻잔을 건네며 묻는 시안.

알렌이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어어. 맞아, 불의 정령이야.”

“평범한 불의 정령 같진 않다만.”

“조금 특별하긴 해.”

알렌이 신기한 눈으로 시안과 알티마를 번갈아 보며 대답했다.

무슨 바람이 분 걸까. 알티마가 다른 사람의 앞에 모습을 보이곤.

시안은 딱 거기까지만 묻고는 흥미 없다는 듯이 찻잔에 입을 대었다.

평소의 그와 같은 모습이다.

그런 시안을 보곤 알렌도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의 눈이 살짝 커졌다.

‘맛있다.’

저택에서 어지간한 시녀들이 타준 차보다 훨씬 맛이 좋지 않은가.

의외였다. 무슨 후작가 아들이라는 놈이 차 타는 실력이 이렇게 좋지?

아주 잠시 티타임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 시간 동안 둘 사이엔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얌전히 차의 여운을 즐기고 있을 뿐.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알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시안, 고맙다.”

“뭐가 말이지?”

“도우러 와줘서. 네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라.”

“그 정도 마물이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도망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어.”

가만히 의무실 바닥을 응시한 채 나직이 얘기하는 알렌.

그런 그를 시안이 빤히 응시하다가,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난 지금부터 데릭 교수를 보러 갈 건데, 어떻게 할 거지?”

“교수를?”

알렌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데릭 교수에 대해 묻고 있었었지 참.

그는, 데릭 교수에게 묻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다.

“갈게. 교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알렌이 안겨 있는 알티마를 조심히 옆에 밀어내곤 침대에서 내려왔다.

끌러져 있는 셔츠의 단추를 잠그고 의자에 걸려 있던 제복 외투를 걸치고.

한편으로 시안은, 그를 한껏 째려보는 알티마와 눈싸움이라도 하는 것인지 그녀와 마주 본 채로 대답했다.

“경비대.”

“응? 경비대?”

“데릭 교수는 정신을 차리더니 경비대로 가 자수했어.”

손목의 단추를 잠그던 알렌의 손이 우뚝 멎었다.

그런 그에게 시안이 마저 얘기했다.

“지하 하수도에서 허가받지 않은 실험을 한 죄로 어제 자로 감옥에 들어갔다.”

* * *

차가운 돌바닥. 수갑에 채워진 채 데릭 교수는 그곳에 힘없이 엎어져 있었다.

모든 걸 잃었다.

자신의 논문은 하나부터 열까지 재검토가 들어갈 것이며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아니, 별문제가 없더라도 트집이 잡혀 폐기될 것이다.

학회에선 쫓겨날 것이고 교수 자격은 박탈, 에버웨일에서도 당연히 해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카데미에서 범죄자를 교수로 쓸 리가 없으니까.

앞으로 다시는 학회로 돌아갈, 교수로 돌아갈 기회는 찾아오지 않겠지.

평생을 공부와 연구만 하던 자신에게 그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데릭 교수님. 융이에요.”

“유, 융 교관님?”

그때, 그를 찾아온 여인을 보며 데릭 교수가 몸을 일으켰다.

어째서 그녀가 여기에? 그런 생각에 눈동자를 떨면서도, 그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차마 마주 볼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겨, 경비대에 얘기한 그대롭니다. 지하에서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었고 도, 도중에 실패해서 마물들이 폭주해 버렸습니다.”

사실 진짜 폭주한 건 붉은 돌에 먹혔던 자기 자신이지만, 그 사실은 경비대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알렌에게 먼저 털어놓을 생각이었기에.

“알렌 학생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큰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자조 섞인 어조로 얘기하는 데릭 교수를 융이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엔 보였다.

데릭 교수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얘기한 것도 아니라고.

살아오며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고 요정궁의 최정예 부대인 수호성에도 있었던 그녀다.

평생을 연구에만 매진했던 데릭 교수의 의중을 꿰뚫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수할 생각을 하셨군요. 알렌에게 봐달라고 하거나 교섭을 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하…… 그렇죠. 그, 그게 요령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일 테죠. 하지만 제겐 무리였습니다.”

“후회하진 않나요? 교수님은 이제…….”

“워, 원래부터 잘 처신하며 세상사를 헤쳐 가는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아뇨, 아닙니다. 애초에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자초한 일이니까요.”

멍청한 데릭. 둔하고 눈치 없는 데릭. 항상 손해만 보는 아둔한 데릭.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게 자신이었다.

거기에 그에겐 더더욱 죄책감이 있었다.

도시에 불을 지른 일. 그때의 불은 데릭 교수가 장치한 것이었다. 그걸 알렌의 짓으로 몰아가려고 했었고.

자신의 의도가 모두 통했다면 알렌은 죄도 없이 퇴학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을 구해준 것은 그 알렌이었다.

붉은 돌에 먹힌 자신을 알렌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마수들이 도시를 덮쳤을 테고 엄청난 피해가 나왔겠지.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자신은 정말로 숨도 쉬지 못했으리라.

그래서 그는 기절에서 깨어나자마자 자수했다.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태연하게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이거…… 돌려드리겠습니다.”

그가 매고 있던 넥타이를 끌렀다. 은빛 나뭇잎 모양의 핀이 박혀 있는 넥타이.

융이 한 번 눈을 깜빡였다.

“그건 교수님께 드린 물건이에요. 돌려줄 필요는…….”

“제겐 과분한 물건입니다.”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자신에게 넥타이를 선물한 것은 애정과는 일절 관계가 없는 그냥 요식적인 호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조차 자신 같은 놈에겐 과분했다.

단호한 데릭의 태도에 융도 더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넥타이를 받았다.

“또 올게요.”

융이 작게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

데릭 교수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 교수를 일별하곤 그녀가 계단을 올랐다.

본래는 알렌에 대해 물어보려 왔다. 알티마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어낼 수 없을까 하여.

하지만 지금의 그에겐 물어볼 수가 없었다.

“하아…….”

경비대 건물 바깥으로 나오며 그녀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물러 터졌구나. 아직도.

고향을 찾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래서 수호성에서 나와 에버웨일에 들어온 것인데.

“융 교관님?”

경비대를 나와 아카데미로 돌아가려던 그때, 그녀가 두 학생과 마주쳤다.

마침 지금 생각하고 있던 알렌 크루거, 그리고 시안 아그리드.

두 인간 정령사들. 이번 사건을 해결한 주역.

이미 도시 차원에선 표창을 주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큰 사건을 미연에 방지했으니.

그런 두 사람을 보곤 잠시 몸을 굳힌 융이, 이내 자연스럽게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네요, 두 분. 음, 간만에 티타임이라도 가지고 싶긴 한데 지금은 좀 바쁘네요.”

“아, 마침 저희도 볼일이 있어서요. 차는 나중에 마시죠.”

“그래요. 그럼 나중에.”

융이 친근하게 알렌의 어깨를 툭 건들고는 그대로 지나쳤다.

그래. 이 이상은 물러지지 말자. 목적을 잊어선 안 된다.

그런 생각과 함께 그녀가 경비대와 두 사람을 뒤로했다.

‘실레인. 잘 붙어 있어.’

「꺄!」

알렌의 어깨에 붙여놓은 실레인에게 당부의 한마디를 던지며.

* * *

데릭 교수는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좁디좁은 감옥에 갇혀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사뭇 처량해 보였으나 그를 동정 어린 눈으로 보는 이는 없었다.

적어도 이곳에는.

“아, 알렌 학생…… 시안 학생…….”

알렌이 창살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반대로 시안은 조금 떨어져 뒤쪽 벽에 등을 기댔다.

그는 알렌이 어떤 경위로 데릭 교수를 쫓게 된 것인지 모른다. 일단은 알렌의 심문을 들어볼 생각.

“데릭 교수. 혈석은 어디서 난 거지?”

“혀, 혈석이라면, 그 붉은 돌 말입니까?”

“그래.”

그를 내려다보는 알렌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 항상 생글거리던 것과 달리 딱딱하게 굳은, 거기에 더 이상 존칭도 사용하지 않는.

데릭 교수는 그런 알렌을 탓할 수 없었다.

모두 그 스스로의 탓이었으니.

“그, 그건 그냥 주운 겁니다.”

“언제. 어디서.”

“17년 정도 전에, 그…… 펠론이란 마을이 있는데…….”

데릭 교수는 딱히 숨길 생각도 없는지 술술 이야기를 풀었다.

알렌이 혈석이라 부르는 붉은 돌을 얻게 된 경위.

그걸 얻고 무엇을 했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혈석인지 뭔지가 데릭 교수를 흑마법사로 만든 물건인가 보군.’

시안이 뒤에서 가만히 새로 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해 갔다.

가주에게 들어서 이미 알고 있거나 추측해 두었던 얘기도 많이 나왔지만 간간이 들을 만한 정보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데릭 교수가 혈석을 주운 장소.

‘크라하 영지의 펠론 마을.’

17년이나 지난 지금 가봤자 이미 단서를 찾긴 힘들겠지만, 일단은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데릭 교수의 고해성사를 듣던 중, 시안이 툭 얘기했다.

“그때의 고블린 킹도 당신 짓이었군.”

“마,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시안 학생. 다, 단지 학생을 죽이거나 그럴 의도는 정말 없었어요. 위험에 빠진 학생을 멋지게 구해주는 그런 게 하고 싶어서…….”

“말이 많아.”

시안이 칼같이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런 변명을 들을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당신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행동과 결과지.”

의도가 무엇이든, 설령 완전히 선한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그건 중요치 않았다.

취지가 좋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는 없는 법.

실제로 그는 자신을 포함한 여러 학생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

그것만이 진실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퍽!

땅에 머리를 박는 데릭 교수에게 알렌이 용서 없이 발길질을 날렸다.

데릭 교수가 헛숨을 토해내며 뒤쪽으로 날아갔다.

알렌이 가늘게 숨을 토해냈다.

“당신의 말을 믿지. 악마 같은 것은 알지도 못했고 그냥 이용만 당했을 뿐이라는. 하지만.”

하지만 혈석에 관한 것은 그랬을지라도, 알렌과 시안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은 교수 본인의 의도였다.

“다신 내 눈에 띄지 않게 주의하도록. 다음번엔 정말로 죽일지 모르니까.”

그렇게 쏘아붙이고, 알렌이 감옥을 뒤로했다.

뒤를 따라가며 시안이 힐긋 뒤를 돌아보았다.

땅에 엎어진 데릭 교수가 흠칫흠칫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일별하곤 시안이 경비대 건물을 나왔다.

그가 먼저 올라와 있던 알렌에게 물었다.

“이걸로 됐나?”

“응. 혈석에 대한 정보는 모두 들었고, 흑마법사가 아니라면 더는 관심 없어.”

“착해 빠졌군. 뒤통수 맞기 딱 좋은 상이야.”

“하하…… 아버님한테도 많이 들어…….”

시안을 함정에 빠뜨렸던 베리엄은 반 주검이 되어 가문에 유폐됐다. 그나마 목숨을 붙여둔 것도 자비가 아닌 정보를 빼낼 목적으로.

반면에 발차기 한 번으로 용서하다니, 사람도 좋은 녀석이다.

물론 베리엄과 데릭 교수는 지은 죄의 크기가 다르긴 했지만.

“그나저나 시안 안 놀라네. 흑마법사 얘기.”

“아니, 깜짝 놀라고 있는데.”

“하하하, 그게 놀란 모습이야?”

굳이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부우.」

어느새 현현했는지 알렌의 옆에선 알티마가 볼을 부풀리며 시안을 노려보았다.

알렌을 웃게 했다고 질투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귀찮은 녀석.

「어?」

그런데 그때, 알티마가 알렌의 어깨를 바라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알렌의 옷깃을 잡고 점프를 하더니 무언가를 낚아채는 알티마.

「너 뭐야!」

「꺄, 꺄아…….」

그 손안에서 연녹빛의 작은 무언가가 낑낑거리는 것이 보였다.

알렌의 눈이 커졌고, 시안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실레인…….”

「깜장이! 누군지 알고 있어?」

깜장이라니, 나를 부르는 말인가?

잠시 어이가 없어진 시안이었지만 일단은 대답했다.

“융 교관의 정령이다.”

「그 여자가 진짜!」

시안의 말에 알티마의 머리에 불길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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