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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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는 담담한 얼굴로 옷가지를 늘어놓고서 방을 빠져나왔다. 닫힌 문 너머로 로렐의 쏘는 듯한 시선이 선명히 그려졌다. 

한숨을 내쉰 뒤 느린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쳤다.

창밖에서 흘러나오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계단 아래에서 들려오는 홀 손님들의 발랄한 재잘거림도 모두 다른 세상의 것처럼 느껴졌다. 달리아는 흐린 눈으로 앞을 향해 걷다가 계단 앞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로렐이 폐병을 앓은 지 벌써 넉 달이 지났다.

괜찮을 거라는 희망과 달리 로렐의 상태는 점점 더 안 좋아졌다. 약을 먹여도 치료를 받아도 그때뿐, 기침은 나아지지 않고 체력도 떨어지기만 했다.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는데.

“그때 조심했어도…”

조금 호전되는 기미가 보여서 한 달 전, 로렐을 두고 일을 하러 나갔다.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내내 일을 하지 않고 있었으니 불안해서 한 푼이라도 벌러 나간 것뿐이었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엎친 데 덮친다고 하필이면 그날, 발작이 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순간. 달리아를 맞이한 건 침대에 기대 책을 읽고 있는 로렐이 아니라 바닥에 엎드려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대체 얼마 동안 그러고 있었던 건지 안색이 하얗다 못해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게 발견했으면 죽을 뻔했을 정도로 심한 상태였다. 그대로 로렐을 들쳐 업고 의원에게 데려가니 씁쓸한 얼굴로 한다는 말이,

‘숨소리가 너무 안 좋아. 폐 질환이 겹쳐 있을 때에는 특히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호흡기 기능이 너무 떨어졌어. 이대로는 영 가망이 안 보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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