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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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막스와 공작 부인, 공작까지 세 사람은 서로 기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공작 부인은 막스를 이길 수 없는 대신 공작보다 우위에 서 있으며, 막스는 어미에게는 그야말로 폭군처럼 굴었지만 아버지에게는 꼼짝 못 했다. 공작은 막스에게는 강자였고 공작 부인에게는 꼬리 내린 개처럼 굴었다.

힘의 균형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기에 세 사람은 안 좋은 사이였음에도 늘 일정한 선을 지켜왔다. 공작 또한 부인을 견제하기 위해 단 한 번도 막스에게 손찌검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공작이 막스의 뺨을 후려친 순간,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었던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가신들을 등에 업고 저택을 활보하던 아이작을 내내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던 공작 부인은 기다렸다는 듯 쌓여 있던 분노를 공작에게 퍼부었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공작이 주춤할 줄 알았겠지만, 공작은 그녀에게 숙이는 대신 그보다 더 큰 분노를 표출했다.

‘제발 그만 좀 하시오! 당신이나 막스나 눈앞에 보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볼 줄 몰라! 저렇게 천박해서 소공작은 무슨!’

‘당신, 어떻게 후계자인 애한테 그런…!’

‘애가 저 모양인데 아직도 후계자 타령이 나오시오? 어미가 되어서 애를 대체 어떻게 키운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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