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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헤른은 이르미나의 분노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귀족이란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교양이라고 생각하던 탓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순혈 귀족으로 살아온 그녀였으니 분명 르네도 금방 잊어버릴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작위 계승으로 정신이 없던 찰나, 이르미나는 사병을 보내 르네를 제거하려고 했다. 다행히 살해는 불발에 그쳤지만 그날 이후로 르네의 행방은 알 수가 없었다.
‘아직도 그 계집년을 찾고 싶어요? 제발 체통 좀 지켜요. 당신은 유프겐슐트의 이름이 부끄럽지도 않아요?’
‘누가 보면 당신이 공작인 줄 알겠군. 그렇게 가문이 좋으면 당신이 꾸려가지 그래!’
‘내가 할 수 있었으면 진작에 했어! 가진 거라고는 그 핏줄 하나뿐이면서…! 당신 같은 남자에게 유프겐슐트가 가당키나 해? 진작부터 아버님의 유지를 받드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나였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