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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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기만 했던 삶에서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을 만나다니. 

카를라는 아직 만나보지도 않았음에도 막냇동생을 사랑하리라 마음먹었다. 동생을 동정하고 가여워하면서, 내심 우월감을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루라도 빨리 동생을 만나고 싶었다. 아버지를 졸라 직접 동생을 데려오기 위해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렇게 무법 지대로 악명이 자자한 안크시를 향해 마차를 몰았다.

“…하, 진짜.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생각에 자조 섞인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멈췄더라면.

직접 만나러 가지 않았더라면. 아이작이 미친놈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오랫동안 눈을 깜박이지 않아 뻑뻑해진 망막 너머로 조금씩 물막이 어렸다. 카를라는 눈가를 지그시 눌러 피로를 떨쳐냈다. 다시 뜬 눈은 조금 전보다 붉어져 있었다.

“안크시라….”

그렇게 도착한 안크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도시였다. 약을 파는 사람들이 꽃 파는 아이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길가에서 물건을 들이대고, 구석진 곳마다 부랑자들이 모여 온기를 나눴다. 색색의 리본이 장식된 낡은 판잣집 안에는 헐벗은 여자들이 창가에 기댄 채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은근한 눈짓을 던졌다.

더러운 도시 끝에서 지나온 모든 집보다 작고 더러운 판잣집이 나타났다. 정말 이런 곳에 동생이 있을까 한참을 망설이던 카를라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호위병들에게 문을 열라 지시했다.

호위들이 문을 연 순간, 역겨운 지린내가 코를 찔렀다.

그 틈에 섞인 비릿한 냄새는 카를라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호위들을 제지한 카를라가 홀린 듯 집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찍찍거리는 불쾌한 소음이 함께 들려왔다. 달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컴컴한 거실을 가로질러 후각에 의지해 발길을 향했다.

그렇게 복도 끝에 다다랐을 때였다.

‘…누…… 누구, 누가… 누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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