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에로영화감독의 비상-127화 (127/140)

〈 127화 〉 덕현: 성불하지 못할 거야.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강사장은 문영에게 두 손을 흔들며 항복을 알렸다.

단기접전은 본래 생사투로 상대가 죽음으로 승패를 결정하지만, 이번에는 생사투 외에 항복하는 것도 인정하기로 했다.

문영은 항복하고 두 손을 올리는 강사장의 태도가 너무 얄미워서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웠다.

강사장은 이제까지 실컷 담배 폭탄을 문영에게 쏘아 놓고는 역전이 될 것 같자, 항복하고 나선 것이다.

문영은 단기접전의 항복한 자를 해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죽일 수 없지만 강사장의 머리를 잡고 원반던지기를 시도했다.

“이 비겁한 할망구.”

“얘, 머리는 잡지 마. 항복했는데 너는 왜 머리를 잡는 거야. 놓고 얘기하자. 놓고. 요즘 머리카락에 힘이 없어서 손대기만 해도 머리가 빠진다고.”

강산은 CG로 강사장이 문영의 손에 머리를 잡히고 공중에서 돌아가는 장면을 넣으려고 했다.

강사장도 문영의 머리를 잡고 시장통 아줌마들의 몸싸움으로 변했다.

문영과 강사장의 몸싸움은 삼검문의 덕일 스님과 수인족의 손일석이 나서서 뜯어말린 다음에야 끝이 났다.

“수인족 승리요!”

단기접전의 참관인으로 온 마법사 간달수가 수인족의 승리를 공표했다.

“컷. 오케이입니다. 잠시 쉬었다가 다음 씬 갈게요.”

강산이 오케이를 하자 배우들은 세트장 밖으로 나오고, 김여정이 모니터 앞에서 강산에게 말했다.

“강감독, 왜 나는 항상 얘한테 머리를 잡히는 거야.”

“극중 긴장감을 풀기에는 재밌는 소재 같아서요.”

“내가 머리를 잡히는 게 재미있어. 내가 머리가 잘빠져서 신경이 날카로운 거 알고도 그러는 거지. 아주 못됐어,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하면 시키지를 말아야지. 죄송하다면서 그런 연기를 시키는 건 뭐야. 강감독, 다음 영화에서도 내 머리가 잡히는 거 아니지?”

“...”

“설마, 정말로 그러는 거야. 이젠 그런 장면은 안돼. 안 된다고 내가 말했어.”

*   *   *

“사제, 판이 불리해지고 있네.”

“알고 있습니다.”

“다음 판에도 패배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수인족으로 넘어가 버릴 것이네. 이번 판에는 반드시 이겨야 하네.”

“네. 알겠습니다. 사형. 이번에는 제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고맙네. 덕현, 자네 다음에는 누가 나갈 것인가?”

“신이치가 나갈 것입니다.”

“준석이가 아니고 신이치인가?”

“지금은 준석이보다 신이치 몸 상태가 더 좋습니다.”

“알았네. 부탁하네.”

덕현이 준석이보다 신이치가 더 나을 것이라고 한 말은, 윤서영을 찾으러 간 준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한 말이다.

덕현의 말에 덕일은 어딘가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덕일이 돌아가자, 덕현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신이치를 조용히 불렀다.

“신이치”

“네.”

“내가 시합에서 끝나갈 때까지 준석이가 돌아오지 않으면 다음 시합은 네가 준비하거라. 그동안 최대한 빨리 사람을 시켜 준석이를 찾아라.”

“네. 사부님.”

신이치는 사부인 덕현의 말대로 서둘러 사람들에게 준석을 찾으라고 지시하고는 조용히 검을 닦았다.

강산은 사람들이 장원으로 날아가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는 장면과 준석과 서영이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교차로 편집하였다.

‘둥’ ‘둥’ ‘둥’ 전장을 울리는 큰 북소리가  ‘동’ ‘동’ ‘동’ ‘동’ '긴박한 작은 북소리로 변하면서 화면은 준석을 찾는 삼검문도들이 장원을 서둘러 뒤지고 있었다.

준석과 서영의 정사도 속도를 더해가고, 북소리가 빨라지면서 서영이 준석의 몸 위에서 격정적인 춤을 추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둥탁’ ‘둥탁’ ‘둥타다닥 둥탁’ 심장이 뛰는 소리처럼 울려 퍼지던 작은 북소리가 절정을 향해 휘몰아치다가 ‘퉁’하고 큰 북소리가 났다.

북소리가 멈추자 정적이 흐르고 서영도 더 이상 준석의 몸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서영은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다가 털썩하고 준석의 몸 위로 쓰러졌다.

준석이 일어나 서영을 침대에 편하게 눕히고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 옷을 갈아 입자,  밖에서 준석을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준석 사제! 준석 사제! 어디 있나?”

“저, 여기 있습니다.!”

준석은 서영을 얼굴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사제, 여기 있었구만. 덕현 사부님이 찾고 있네. 서둘러 돌아가 세.”

“네, 사형들.”

준석은 자신을 찾아온 사형들과 함께 단기접전대를 향해 날아올랐다.

한편, 단기접전대에는 덕현과 장일후가 결투 무대에 올라와 대치하고 있었다.

덕현은 용이 새겨져 있는 긴 창을 들고 있었고 장일후는 <액스맨 2000>의 울버린처럼 두 손에는 날카로운 쇠갈퀴를 드러내고 있었다.

장일후는 얼굴에 흉터가 난 곳이 가려운지 쇠칼퀴로 긁적이더니 긴 혀에 대고 날카로운 칼날을 닦았다.

“영감. 시작하자고”

“자네 이 창이 무엇인 줄 아는가?”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그러는 거야.”

“이 창에 죽은 표범들이 생각나서 그러네. 범이라는 놈이 아무 구멍이나 찾아다니다가 내 손에 걸리는 놈들은 다 저승으로 보내 버렸지.”

“잘 됐군, 오늘은 영감이 향 냄새를 맡는 날이 되겠군”

“과연 그럴까!”

장일후는 ‘쇄액’ 번개처럼 날아와 덕현의 목을 노렸다.

덕현의 목에는 어느새 창이 나타나 장일후의 쇠갈퀴를 막고 있었다.

장일후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덕현의 급소를 노렸지만, 쇠갈퀴는 창대에 막혀 번쩍이는 불꽃들만 남기고 있었다.

덕현은 노련하게 보법과 창법으로 장일후의 클로액션(claw action)을 피했다.

클로액션이란 울버린의 손 갈퀴 액션을 말하는데, 적의 목과 정수리, 배를 찌르고, 베고, 가른다.

여러 차례 같은 장면이 반복되자, 장일후는 무슨 수단을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일후는 광폭단(狂爆丹)을 꺼내서 먹었다.

광폭단은 말 그대로 미친 듯이 폭발하는 단약으로, 이각(30분)동안이지만 순식간에 기를 열 배를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부작용이 심해 효력이 다한 뒤에는 한동안 요양해야 한다.

장일후가 광폭단을 먹고 불꽃 표범으로 변신하자, 덕현도 모았던 기를 토하면서 중년의 무사로 변신했다.

중년의 덕현은 시위하듯이 창을 무대 바닥을 치자 바닥이 요동치고 덕현의 창 끝에서는 배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양가이화창(楊家梨花槍)!”

삼검문도의 진영에서 <양가이화창>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양가이화창은 창을 휘두를 때 이화(배)꽃이 휘날리는 것 같다고 해서 부르는 말이다.

그냥, 양가창(楊家槍), 이화창(梨花槍)이라고도 한다.

“아냐, 이화창이 아니라 오가창(吳家槍)이야. 덕현 사부의 보법을 봐.”

오가창은 다른 창법들과는 달리 보법을 중요시했다.

아미창법에서는 입세(立勢)를 중요시하고, 양가창법에서는 ‘손은 내밀어 적을 죽여도 발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덕현은 회춘한 듯 중년의 젊은 얼굴로 창 끝으로 원을 그리며 장일후의 쇠칼퀴를 막았다.

바로 진각을 사용해서 장일후의 가슴 한가운데를 노리고 창끝과 보법을 뻗었지만, 장일후의 쇠갈퀴에 걸려서 창을 놓칠뻔하자, 바로 창을 빼고 뒤로 물러섰다.

덕현은 장일후와 접근전을 피하기로 했다.

갑자기 폭발하는 힘을 발휘하는 불꽃 표범 장일후를 보고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정면으로 대결하다가는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았다.

‘시간을 끌어야 한다.’

장일후는 번개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났다 사라지며 덕현의 몸에 칼날에 베인 상처를 만들었다.

덕현을 창을 뻗어 공격할 때는 진각으로 힘을 모아 공격하고 장일후가 달려들면 바로 빼서 물러서면서 창으로 원을 그리며 방어했다.

몇 번의 심각한 위기상황은 있었지만, 덕현은 장일후의 거친 클로액션을 간신히 버텨냈다.

하지만 갈수록 덕현의 상처가 늘어가고 있어서 일촉즉발의 위험한 순간이 반복되고 있었다.

덕현은 힘에 겨웠는지 변신이 풀리고 나이가 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말했다.

변신이 풀인 덕현의 모습은 중년의 무사로 변하기 전보다 더 늙어버린 모습이었다.

늘어난 주름과 많아진 흰 머리가 더 지쳐 보였다.

덕현은 불꽃 표범으로 변신한 장일후가 공중으로 도약하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이 내 생의 마지막 모습인가!’

덕현은 죽을지언정 항복할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그때, 공중에서 덕현을 향해 달려들던 불꽃 표범의 변신이 풀리고 본래의 장일후가 되어 무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윽, 다 왔는데”

덕현은 장일후의 가슴에 창을 겨누고 말했다.

“항복이냐?”

“죽어도 항복 못 한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음...”

덕현은 기를 모으면서 장일후를 보았다.

기운을 모두 잃고 평범한 표범이 되어 떨고 있는 장일후의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마지막 기회다. 이 창에 네가 죽으면 다른 수인들처럼 성불하지 못할 거야.”

“그러면?”

“네 영혼이 구천을 떠돌게 되겠지.”

수인족에게 성불하지 못한다는 말은 큰 고통이었다.

수인족은 이 세계에서는 노예나 하급 동물로 차별 받는 종족으로 전생에 지은 죄로 수인족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종교를 믿는 수인족에게 성불은 마지막 기회였다.

“네, 네가 이겼다.”

덕현이 창을 거두고 무대에 서자, 단기접전의 참관인 마법사 간달수가 삼검문의 승리를 공표했다.

“삼검문 승리요!”

간달수의 승리 선포에 삼검문에서는 큰 환호성이 일어났다.

덕일과 덕수 사형제와 강사장이 덕현에게 수고했다고 덕담을 했다.

“덕현 사제 덕분에 위기는 넘었네. 다음은 누가 나갈 것인가?”

“제자들과 상의해 보고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알았네. 참, 준석이도 돌아왔더군”

“네”

신이치와 준석이 덕현을 보고 인사를 올렸다.

“스승님. 수고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네”

덕현은 산책하듯이 두 제자를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준석아. 몸은 괜찮으냐?”

“괜찮습니다.”

“시합에 나갈 수는 있겠느냐?”

“준비하겠습니다.”

준석은 괜찮다고 말했지만, 덕현은 준석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있었다.

강사장이 윤서영이란 구미호를 살리기 위해 준석이가 어떤 시간을 가졌는지 말해 주었다.

준석에게는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다음 시합은 신이치가 나가도록 하여라. 준석이는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그 다음 시합을 준비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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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캇. 오케이입니다. 오늘 촬영은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내일은 하루 쉬겠습니다. 푹 쉬시고 모래 아침 10시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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