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화 〉 탁성대: 한번 확인하려고 왔어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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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님. 준석이는 어디로 보냈습니까?”
“김실장님. 실장님 제자를 왜 내게 찾아요.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네.”
김실장, 삼검문의 덕현은 강사장, 문일 선자에게 물었다.
“강사장님. 아니, 선자님이 준석이에게 그 여자에게 초밥을 주라고 시킨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제가 점쟁이도 아닌데 누가 말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알겠습니까?”
“설마 준석이가?”
“네. 준석이가 제게 말해 주었습니다. 선자님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것도요.”
“참으로 사장 말을 우습게 아는 어린 직원을 어떻게 해야 할꼬.”
“선자님, 준석이는 지금 단기접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준석이를 어디로 보냈는지 말해 주셔야 합니다.”
덕현은 문일에게 준석의 행방을 물었다.
“준석이에게 윤서영이란 아가씨를 찾으라고 휴게실로 보냈어요.”
“그 아가씨가 좀 전에 말한 반인반수의 인물입니까?”
“네. 구미호의 딸이에요.”
“그럼, 준석이가 위험하지 않습니까?”
“아직은요.”
“아직은 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요?”
“네. 아직은 꼬리가 하나에요.”
구미호는 꼬리가 둘이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요사한 힘을 발산하면서 사람들이 상대하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특히, 아름다운 여자로 변해 젊은 사내들을 홀린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준석이도 아직 각성하기 전인데. 그래도 윤서영이라는 여자애가 언제 꼬리가 둘이 달린 구미호로 각성할지 모르지 않습니까?”
“김실장, 천지인 구슬이 무엇인지 아세요?”
“교룡의 내단이 아닙니까?”
“네. 맞아요. 교룡의 재단. 왜 군마벽을 여는데, 교룡의 내단으로 만든 구슬이 필요한지 아세요?”
“교룡의 내단이 군마벽의 안개를 물리치고 세상의 독들이 모인 군마벽의 늪지를 견딜 수 있는 피독주 역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본래 교룡의 내단은 천년이 넘은 교룡의 정낭이에요. 그래서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중독되기 쉽지요.”
“그럼 준석이는?”
“그녀를 살리기 위한 수단이지요. 그녀는 마교 교주를 죽이기 위한 수단이죠.”
* * *
“컷. NG요. 잠깐만 쉬었다가 다시 갑시다.”
강산은 이규리와 이성호의 정사씬을 준비하면서 스태프들이 세팅을 마치자, 스태프들은 모두 나가 달라고 했다.
촬영장에는 강산이 촬영감독 대신 카메라를 맡기로 하고 이규리와 이성호, 그리고 이규리의 대역을 할 고은아가 있었다.
고은아는 이규리와 비슷한 체형을 가진 모델 겸 에로배우다.
특히, 풍만한 가슴이 비슷하다.
체형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들 것이다.
가슴을 만지는 부분이나 전라로 격정적인 연기할 때, 대역하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카메라 세 대중 한 대는 옆에서, 한 대는 사선으로 고정하고, 마지막 카메라는 강산이 핸드헬드로 들었다.
준석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서영을 안아 들고, 휴게실로 들어와서 구석에 있는 침대에 눕혔다.
준석은 서영이 잠이든 모습을 보다가, 이상한 기운에 이끌려 서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살짝 부딪혔다.
준석이 입을 떼려고 하는데, 갑자기 서영이 눈을 뜨고는 바로 준석의 목을 껴안았다.
놀란 준석이 서영을 밀어내며 서영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서영이 준석을 놓아주지 않았다.
“안돼요!”
“안 되기는 뭐가 안 돼”
서영은 준석에게 키스를 남발하며 준석의 서툰 반항을 강제로 진압하고는 준석의 상의를 풀어헤치고 침대 위로 밀어 눕혔다.
“컷. 오케이입니다. 다음으로는 준석의 위로 서영이 올라가는 장면부터는 고은아 배우가 연기 할게요. 이규리 배우님이 슬레이트를 쳐 주세요.”
이 휴게실 세트에는 강산만이 있고 촬영된 영상은 모니터가 있는 골방에서 체크하고 있었다.
강산은 사전에 스토리보드에 촬영해야 하는 씬들과 편집해야 하는 씬들의 순서와 편집점을 모니터실 스태프에게 지시해 놓았다.
고은아는 뒷모습을 전라로 노출하고 이성호의 몸 위로 올라갔다.
카메라는 누워 있는 이성호 위에 올라탄 고은아의 아찔한 뒷모습을 목에서 어깨, 허리에서 아찔한 엉덩이라인까지 따라갔다.
고은아는 이성호의 위에서 앞뒤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고은아의 뒤에서 이성호의 얼굴을 비추었다.
“컷. NG요. 이배우, 이번 씬은 성적인 리액션보다는 간절한 눈빛에 초점을 맞출 거예요. 여배우의 얼굴에 집중해주세요. 잠깐, 모니터 좀 확인하고 올게요.”
강산은 모니터실로 가서, 현장 편집한 장면을 확인했다.
강산의 옆에는 언제 따라 나왔는지, 가운을 입은 이규리가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고은아의 탄탄한 가슴라인은 괜찮았지만, 배가 조금 나와 있어서 불만이다.
에로 영화였다면 귀여운 애교 뱃살로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균형 잡힌 완벽한 몸매가 필요하다.
강산은 이성호의 단독 촬영부터는 카메라를 메고 직접 이성호 위에 올라가, 이성호의 얼굴에 카메라를 집중했다.
이성호의 흥분한 표정을 촬영하려는 것으로 이규리가 위에서 누르고 있는 장면과 이어서 편집할 예정이다.
“성호씨, 흥분한 표정으로 카메라에 시선을 집중하고 발가락 끝에 힘을 주세요. 이건 과장된 표현이기는 한데 목에는 핏발이 올라오는 것처럼 연기해 주세요.”
이성호는 강산의 주문대로 카메라는 보면서 흥분한 눈빛으로 허리를 계속 들썩거렸다.
어떻게 보면 혼자서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이지만 카메라는 이성호의 얼굴만 촬영한다.
“성호씨, 좀 더, 좀 더, 좀 더, 오케이. 조금만 쉬었다 다시 갈게요.”
“감독님. 오늘 촬영 언제 끝나요?”
“한 절반 정도 왔어요. 왜요. 힘드세요?”
“아뇨. 저보다는 여배우들이 힘드시죠.”
강산이 이성호와 대화하고 있는 동안 저쪽에서 가운을 입은 이규리와 고은아가 있었다.
이규리는 고은아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고은아의 연기에 만족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촬영장에서 여배우들은 민감한 상태라 서로 말이 많지 않았다.
노출 연기는 양면성이 있다.
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외설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연기자가 대역을 쓴다는 것은 프로답지 못한 태도다.
그래도 강산은 여배우의 감정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씬부터는 규리씨가 올라오세요. 규리씨도 성호씨처럼 카메라에 집중하시고 술에 취한 듯 앞뒤로 몸을 흔들면서 입술은 반쯤 벌려 주시고 눈빛은 조금 몽롱하고 젖은 눈빛으로 바라봐 주세요.”
“감독님. 어떻게 하라고요?”
“음, 술에 취한 듯... 아니, 그냥 올라와서 해보세요.”
이번에는 강산이 침대에 누워서 카메라를 이규리에게 집중했다.
이규리가 담요로 가려진 강산의 몸 위로 올라와서 카메라를 바라보았는데, 이규리의 얼굴에 조명이 너무 어두웠다.
강산은 다시 일어나 이규리의 얼굴과 조명을 맞췄다.
“규리씨,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고 연기해 주세요.”
강산은 이규리가 연기하는 것을 촬영하다가 이규리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컷 NG요.”
강산은 일어나서 자신의 이규리에게 말했다.
“규리씨, 눈망울이 촉촉하게 보여야 하는데, 두 눈이 너무 생생해서 안 어울리는데.”
“어떻게 보이는데요?”
“무서워 보여. 갑자기 호러 영화로 변할 것 같아.”
“감독님 생각은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요?”
“음, 뭔가 갈구하는 느낌을 주어야 할 것 같아요. 슬픈 느낌이 아니고, 지금 윤서영은 춘약 같은 것을 먹은 상태거든?”
“춘약이 뭔데요?”
“마약 같은 거 있어요.내 생각에는 두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으면 좋겠는데”
“젖어 있어요.”
“규리씨, 그게 어려우면 안약이라도 넣어서 눈물이라도 좀 흘린 다음에 촬영할까?”
“아뇨.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 후, 이규리가 준비되었다고 하자, 강산은 다시 촬영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규리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연기를 시작했는데 천천히 눈을 뜬 두 눈에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컷. 오케이요. 잠깐, 잠깐만요. 이배우, 잠깐만 쉬었다 한 번만 더 갈게요.”
“아니. 왜요. 감독님, 이제 감정이 잡히는 것 같은데.”
“그게, 이배우, 연기할 때 손 말이야. 내 가슴 말고 다른 거, 만지고 하면 안 될까?”
“그럼, 손을 어디에 놓고 해요. 얼굴을 만져요. 그리고 그 정도도 참지 못해서 어떻게 감독을 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격렬하게 흔들어서 카메라가 흔들려서요.”
“감독님, 촬영 중에 딴 생각했죠.”
“이 컷은 오케이입니다. 다음 컷으로 넘어갈게요.”
강산은 애써 이규리의 도발을 회피하며 다음 씬으로 넘어가자고 했다.
“규리씨, 아주 크게 기절할 듯 성호씨에게 매달리며 울부짖듯이 소리쳐 주세요. 성호씨, 이번에는 성호씨가 밑에서 연기해 주세요.”
강산은 이번 베드씬은 노출보다 표정과 눈빛에 초점이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각적인 노출보다 관객의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 젊은 남녀의 거친 숨소리가 자극할 것이다.
* * *
스태프들은 세트장에서 조금 떨어진 방에서 모니터로 촬영장면을 확인(?), 구경하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강산이 촬영장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현장 편집을 하고 있었다.
“강감독, 정말 대단하네.”
“너희들 보기에도 그렇지.”
“핸드헬드가 전혀 흔들리지 않아요.”
“어떻게 마구 찍는 것 같은데 편집을 하면 완벽한 정사씬으로 만들어지죠.”
“강산 감독의 머릿속에 정확한 씬들이 들어 있는 거야.”
스태프들은 강산이 보내오는 영상들과 옆에서 현장 편집본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박감독, 지금 어디까지 촬영했어?”
“절반 정도, 그런데 너 왜 여기 왔냐?”
음악감독 탁성대가 골방으로 들어오며 촬영 진행을 묻자, 촬영감독 박형수가 탁성대에게 왜 왔냐고 물었다.
탁성대는 모니터 앞에 앉아서 강산이 촬영하는 영상을 구경하고 있는 스테프 사이에 의자를 들이대며 앉았다.
“나? 영감 받으러 왔지.”
“음악감독이 영감을 받으려면 편집본을 보면 되지, 촬영 현장을 보려고 하는 거야.”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적 영감을 받고 있거든.”
“그래도 현장까지 와서 보는 건 조금 지나친 것 같은데”
“사실은 소문이 사실인가 한번 확인하려고 왔어.”
“무슨 소문?”
“요즘 돌아다니는 이야기 있잖아. 전설의 감독 이야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