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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에로영화감독의 비상-123화 (123/140)

〈 123화 〉 김철웅: 에로영화라는 소문이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난, 나나나, 난난, 나나나나, 솨~”

강산은 동네 사우나에서 때 빼고 광내고 나오면서 기분이 좋았는지, 자신도 모르게 ‘난나나’ 송을 흥얼거렸다.

사람들은 강산의 ‘난나나’ 송을 들으면 무슨 노래냐고 묻지만 채연의 <둘이서 2004>라는 못하겠다.

아니 ‘솨’라는 부분도 섞였으니 탁재훈의 2005년 버전이라고나 할까?

당시에는 유치한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난나나를 하다 보면 죽었던 흥이 살아나는 것 같아서 진짜 가사는 모르고 이 부분만 반복한다.

영화 <삼검문> CG를 만들기 위해 그린 스크린에서 촬영을 시작한 지, 오랜만에 쉬는 날이다.

그동안 그린 스크린만 상대하다 보니 정신병이 올 것 같았다.

강산은 수염이 더부룩해졌지만, 면도는 하지 않았다. 면도하지 않은 것은 미신이나 징크스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이 잘 풀리고 있으면 면도할 시간이 없었고, 일이 잘 안 풀리면 그때 면도하려고 남겨두었다.

난나나 송을 반복하며 <gf필림> 사무실에 올라가자, 잘 모르는 사람이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유명세는 강산을 보자, 같이 이야기하던 사람을 두고 강산에게 말했다.

“강감독. 마침 잘 왔어. 이 분은 썬데이 저널 김철웅 기자. 강감독을 취재하려고 왔다고 하는데.”

“썬데이 저널 김철웅입니다.”

김철웅 기자는 강산 감독에게 인사하며 자신의 명함을 전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강산은 김철웅의 명함을 받으며, 김철웅에게 악수를 청했다.

“강산입니다. 저는 명함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감독님. 만나게 돼서 영광입니다.”

“자. 그럼, 강감독도 왔으니 회의실에 가서 이야기하죠. 김두호 부장님 여기 주스 좀 부탁해요.”

회의실에 가서 강산과 그의 일행을 마주한 김철웅은 이곳에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철웅은 항간에 떠도는 찌라시도 물어보면서 취재도 하고 협박도 하고, 잘 되면 소소한 봉투나 건지려고 이곳에 온 것이다.

김철웅의 반대편에는 덥수룩한 수염에 선글라스가 인상적인 강산과 그 오른편에는 올백으로 머리를 넘긴 채 둥그런 안경을 쓴 유명세, 강산의 왼쪽에는 깡패처럼 얼굴이 울퉁불퉁하게 생긴 김두호가 앉아있었다.

강산은 김철웅의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보던 낯익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명함을 다시 보니, 썬데이 저널 김철웅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철웅, 김철웅이라... 앗! 태산일보 그 김철웅’

다시 보니, 태산일보의 김철웅 기자의 젊은 시절, 아니 얼굴이 살이 오르기 전의 어린 모습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명함을 구겨버렸다.

김철웅은 강산 감독이라는 감독이 자신이 건네준 명함을 계속 문지르더니 오른손에 쥐고는 힘껏 구겨버리는 것을 보았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강산 감독에 대해서는 ‘이상한 천재’라는 소문이 있더니, 김철웅이 여기에 온 목적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 보는 자신의 명함을, 당사자가 보는 앞에서, 저렇게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강산은 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자신이야 김철웅이라는 전생의 태산일보의 기자와 악연으로 지냈다고 하지만, 김철웅에게 강산은 초면의 젊은 감독이었다.

<태산일보가> 아니라 <썬데이 저널> 기자,

강산은 구겨진 김철웅의 명함을 다시 펴서 앞자리에 놓았다.

“제 명함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지?”

“음, 내가 좀 신 끼가 좀 있어서요. 갑자기 이럴 때가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직을 고민하고 있습니까?”

강산은 자신의 실수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에게 신 끼가 있다고 둘러댔다.

“그런 일이 없는데요. 누가 저를 알고 불러주겠습니까?”

“그럴리가요.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고 진돗개 사주를 가진 기자님에게 누가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까?”

“말씀을 좋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똥개라고 하는데요.”

“험, 아무튼 나중에 산과 바다에서 연락이 오면 산보다는 바다로 가세요. 산에서는 편안하게 살겠지만, 개로 쓸 것이고, 바다에서는 조금 힘들어도 선장이 될 거예요.”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강산은 명함을 구긴 실수를 만회하려고 둘러댄 말이다.

지금 갑자기 머리에 떠오른 신문사로는 <태산일보> 말고 <동해신문>이 떠올라서 산과 바다로 표현했다.

“그럼, 질문하시죠.”

“네?”

“여기 인터뷰하러 오지 않았어요?”

“아~ 네.”

김철웅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이상한 몰골의 감독이 자신이 준 명함을 두고 구겨버리더니 산과 바다 중에서  바다로 가라고 한다.

김철웅은 방금 강산의 질문에 거짓말을 한 것이 있었다.

이직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김절웅은 <썬데이 저널>에서 이직 하려고 <태산일보>와 <동해신문>, 경력직원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어떻게 안 것일까?

정말 신 끼가 있는 걸까?

내심으로는 성향은 마음에 들지만, 재정이 불안한 <동해신문>보다 재정이 더 안정적인 산, <태산일보>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상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무슨 소문요?”

“그러니까, 찌라시에 돌고 있는 이야기인데요. 미스코리아 출신 A여배우가 대기업 CF를 거절하고 작은 규모의 영화 조역으로 출연하게 돼서 소속사에서 난리가 났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잠깐만요. 기자님. 그런 소문을 왜 여기에서 말하는 것입니까?”

잠자코 듣고 있던 유명세가 끼어들었다.

이상한 소문에 연루되면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었다.

강산은 유명세에게 가볍게 손짓을 하며 자제 시켰다.

“계속하세요.”

“그 이유가 재미있는데 말입니다. A여배우가 감독에게 반해서 소속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강행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소문이군요. 그래서요?”

“제가 취재에 들어가 보니, 그 A여배우 소속사가 <파인트리>라고 합니다. <한강기획>에서 파인트리 소속 배우라고 확인해주었는데요. 파인트리에서 미스코리아 출신은 서정아씨 밖에 없더라고요.”

김철웅 기자의 질문이 민감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는지, 유명세가 강산 대신에 대답했다.

자신의 답변은 나중에 잘못 알고 말했다고 부인하거나 수정할 수 있지만, 강산의 답변은 부인하기 곤란했기 때문이다.

“기자님, A여배우가 서정아라고 해도 무슨 잘못된 일이 있습니까?”

“미스코리아 서정아 배우가 사랑하는 감독이라면 큰 이슈가 될 수 있지요. 얼마나 사랑하면 10억을 포기하고 저예산 영화에 거의 무료로 출연하겠습니까?”

“그런 소문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입니다. 서정아 배우의 출연은 계약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데 무슨 잘못이 있나요?”

“잘못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미담이라는 말이지요. 돈만 아는 세태에 거액의 CF를 거절하고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드문 일이죠. 그것도 무료 출연이라면서요.”

“거액의 CF라고 하는데 얼마나 되는데 거액이라고 합니까?”

강산이 김청웅과 유명세의 이야기하는 도중에 끼어들었다. 거액의 CF라는 말이 마음에 계속 걸렸기 때문이다.

“1년에 10억의 삼송전자 TV CF라고 하더군요.”

“거액이네요.”

“그럼, 감독님. 인정하시는 것입니까?”

“인정하고 말고가 중요합니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A여배우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힘든 영화계에 도움이 되는 상생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정아 배우는 영화 <첫눈>에 출연한 이후, SBC 드라마 <피아노 맨>으로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의 국민 여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무엇을 할까? 얼마나 대우를 받을까?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 무료로 출연한다고 하는데 관심이 많지 않겠습니까? 감독님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유명세는 강산에게 눈짓으로, 자신이 기자를 상대하겠다고 하였다.

“기자님. 말씀은 서정아 배우가 A여배우라고 가정하고 하는 말 같습니다. 그런데 서정아 배우는 무료출연은 아닙니다.”

“런닝개런티라고 들었습니다.”

“기자님, 우리 영화에는 런닝개런티로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도 많습니다. 런닝개런티가 불법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불법이라고 하지 않았는데요. 미담을 취재하러 왔는데 왜 감추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철웅 기자님. 내가 답변을 드려도 될까요?”

회의실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강산이 김철웅을 보고 말했다.

김철웅은 강산의 말을 듣고는 무릎을 꿇고 들어야 할 것 같은 카리스마를 느꼈다.

“서정아 배우와는 감독과 배우로서 신뢰가 있습니다만 기자님이 상상하시는 그런 관계는 아닙니다. 나중에 서정아 배우와 독점 인터뷰를 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그때 서정아 배우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야, 물론 오케이입니다.”

“기자님, 기왕 멀리서 오셨는데,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질문하세요?”

“네. 감독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영화가 어떤 영화인가요?”

“어떤 영화라뇨? 장르를 묻고 있는 것인가요.”

“감독님. 제 말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고요. 에로영화라는 소문이 있어서요. 서정아 배우하고 이규리 배우가 서로 노출 경쟁하고 심하게 야하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런 류의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 영화는 판타지 무협 영화입니다.”

“그럼, <옥보단 1991> 같은 것인가요?”

<옥보단 1991>.

옥보단은 원제는 <옥포단지투정보감(玉蒲團之偸情寶鑑)>으로 국내에는 원제에서 ‘투정보감’을 생략하고 <옥보단>이란 제목으로 1995년 개봉했다.

“자. 이제 인터뷰를 마치시죠. 다음 약속이 있어서 더 이상의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유명세가 더 이상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것 같아서 인터뷰를 중단시켰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

“다른 기자님들은 몰라도 김철웅 기자님하고는 다시 인터뷰하고 싶군요.”

“그럼, 이만”

“멀리 못 나갑니다.”

유명세가 김철웅을 배웅해주려고 회의실에서 나가고 회의실에는 강산과 김두호가 남았다.

김두호는 강산에게 명함을 꺼내서 건네주었다.

“이거 뭐냐?”

“나하고 김애란씨 운 좀 봐줘라.”

강산은 김두호의 명함을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다.

김두호는 강산이 진짜 신 끼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어려운 순간들을 뚫고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래 강산아. 그렇지 않아도 애란씨가 만나 주지를 않아서 고민인데”

“너하고 애란씨 하고는 인연이 아니야. 네 인연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동쪽에서 귀인이 찾아올 거야.”

“진짜? 어디서 만나게 되는 거야!”

“두호야. 네가 인연을 만나면 이 여자가 운명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될 거야?”

이 말은 김두호가 문숙씨를 보고 강산에게 한 말이다.

어느 날, 꽃 집에 꽃을 사러 갔다가 운명의 여자를 만났다고 자랑하던 것을 기억한다.

김철웅을 배웅하고 돌아온 유명세가 명함을 꺼내 강산에게 주었다.

</gf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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