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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에로영화감독의 비상-118화 (118/140)

〈 118화 〉 유명세: 경영은 제가 하기로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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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필림>이 있는 건물은 지하 1층에 지상 4층으로, 4층은 <gf필림>이 쓰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 2층, 3층은 임대를 내주고 있었다.

임대를 내준 곳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해피머니의 대출이자를 내고 있어서 4층 <gf필림>은 거의 공짜로 쓰고 있었다.

4층에는 <gf필림> 사무실과 회의실이 있고, 구석 모퉁이에 강산의 작업실이 별도로 있었다.

강산은 유명세에게 회의실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유실장님. 할 말이 있어요.”

“말씀하시죠. 감독님.”

강산은 <gf필림>을 같이 하기로 하고 회식을 하면서 동년배인 유명세와 말을 트기로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유명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과거의 트라우마가 생각나서 말을 편하게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명세도 강산이 말을 높여서 하는데, 자기가 먼저 강산에게 말을 편하게 하기 어려웠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강산이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 같았다.

“유실장님. 우리가 아무리 회사를 같이하는 동료라고 해도 감독과 투자사 사이에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해서요. 그 선을 넘으면 서로 곤란해지지 않을까요?”

“제가 선을 넘었나요?”

“네. 선을 넘었어요.”

“음, 이해가 안 되는데요. 감독님. 무슨 말인지, 설명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바로 말하는 것이 좋겠죠.”

“네.”

“강산아. 너무 심각해 보이는데 얼굴 좀 풀고 하면 안 되겠냐?”

강산과 유명세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두호가, 나름 중재하려고 두 사람 대화에 끼어들었다.

“두호. 미안하지만 조용히 좀 하고 있을래. 유실장님에게 들어야 할 말이 있어. 불편하면 나가 있어도 되고”

강산은 이번 기회에 유명세를 단단히 경고하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부분에서 서로에게 실망하고 같이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알았어. 조용히 할게.”

김두호는 강산의 심각한 눈빛을 보고 자세를 낮추었다. 김두호가 조용히 하자 강산이 유명세에게 말했다.

“첫 번째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인데요. 내가 스텝들하고 나눈 사적인 대화를 엿듣지 말아 주세요. 두 번째는 제 영화에 투자할 때는 먼저 저하고 이야기해 주세요.”

“음, 감독님. 지금부터 제가 답변을 드려도 될까요?”

“하세요.”

“첫 번째 질문이 혹시 스텝들하고 대화가 신태형 대표와 관계된 것이라면, 제가 대화를 엿들은 것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뭐죠?“

”신대표님이 먼저 찾아와서 투자 의견을 제안한 것입니다.”

“신대표가요?”

“네. 신대표님이 저에게 CG 투자를 늘릴 수 없느냐고 물어보더군요. 내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감독님 아이디어를 CG로 만들고 싶은데 비용이 부족하다고 제작사에 투자를 늘릴 의향이 없냐고 문의해 왔습니다. 오해가 풀리셨으면 합니다.”

“그래. 강감독, 오해는 풀어라.”

강산이 심각한 표정으로 유명세에게 질책하자, 옆에서 보고 있던 김두호는 잔뜩 쫄아 있었다.

그래서 강산에게 오해를 풀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산은 이번 기회에 자신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강력하게 말해 놓으려고 하는데, 여기서 표정을 풀 수는 없었다.

“두 번째는요?”

“감독님. <gf필림>을 만들 때, 회사경영은 제가 하기로 감독님도 동의하지 않았습니까?”

강산은 회사경영에는 자신이 없어서, <gf필림>을 만들 때 유명세가 회사경영을 맡기로 했다.

이거, 말빨에서 밀리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다른 영화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만드는 영화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제 판단은 영화가 성공할 것 같은데, 감독님이 투자자금 때문에 위축되신 것 같아서 투자금을 증액하려고 한 것입니다.”

“유실장님. 미안하지만 이 영화 <삼검문>은 흥행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반대로 흥행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이 떨어지는군요. 먼저 이 영화가 후속 작업을 마치고 개봉하면 2002년 월드컵 시즌입니다. 사람들은 온통 월드컵에 빠져서 영화를 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강산은 직접 보았다.

2002년 월드컵이 벌어지는 기간에 우연히 상가집에 들리게 되었는데 마침, 한국하고 이탈리아하고 16강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상가에 조의를 표하러 온 문상객이나 상주도 모두 TV 앞에 앉아있었고, 안정환이 역전골을 넣었을 때는 서로 부둥켜안으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음식 영화는 성공한 적이 없고요. 일식이라 정서적인 반감도 있습니다.

후반 CG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흡입력이 약합니다.

제 말에 결론은 <삼검문>은 흥행하기 어려우므로 투자를 더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제 생각은 감독님과 조금 다릅니다.

감독님 말대로 월드컵 시즌에 영화 개봉은 무리라고 생각하면 월드컵 시즌 후로 미루면 되지 않겠습니까?

음식 영화가 흥행하기 힘들다면 음식 부분은 좀 줄이고 다른 부분을 늘리기로 하죠, 초밥이 부담스러우면 한식과 중식 이야기도 넣으시죠.

CG 부분이 약하다면 신태형 대표가 말한 대로 CG 부분을 보강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럼 감독님이 생각하는 <삼검문>의 약점은 어느 정도 보강되지 않을까요?”

“......”

유명세의 논리정연한 말에, 강산은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자신이 회귀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미래를 벌어질 사건을 안다는 생각이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자유로운 상상을 막고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유명세에게 알았다고 하고, 순순히 물러설 수는 없었다.

“유실장님 말대로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죠. 영화 <무사>가 9.11 때문에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조폭 마누라>같은 코미디 영화에게 밀릴 줄은 누가 알겠습니까? 그렇다면 위험을 최소화해야지 않겠습니까?”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말 그대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입니다. 3억 중에 2억은 이익금을 넣었다고 치더라도 나머지 1억은 유실장님하고 김두호 부장 사비라면서요.”

“그렇습니다.”

“너무 위험한 투자입니다. 이 3억은 저에게 투자하지 마시고 제가 추천하는 영화에 투자하세요.”

“어떤 영화인가요?”

“<집으로...>라는 영화예요. 산골에 사는 할머니와 7살 손자 이야기인데, 지금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다섯 배는 남을 거예요.”

<집으로... 2002>는 영화는 <가문의 영광> 전국관객 520만에 이어 419만 동원으로 2002년 국내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순수 제작비 14억으로 저예산 영화였지만 2002년 당시 순이익만 해도 60억이 넘었다고 한다.

“음,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런데 감독님. 오늘 재미있는 이야기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유명세의 고민해 보겠다는 말에 화가 조금 풀린다. 완전하게 풀렸다는 말은 아니다.

“말씀하세요.”

“첫 번째는 일본에서 영화를 수입하는 타카하시 나리아키(高橋成章)라는 분을 만나서 영화 <첫눈> 판권을 일본에 팔았습니다.”

“어떻게 우리 영화를 알았죠.”

“임정재 배우가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가 봅니다.”

“조건은요?”

“판매 조건은 선금 오천만 원에 수익이 나면 6:4로 배분하는 조건입니다. 6은 당연히 우리 몫입니다.”

“잘했네요.”

강산은 유명세의 말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시크하게 말했다.

마음속으로는 유명세의 말에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어떻게 수입상을 만났느냐고 임정재는 인기가 많냐고 작품은 어떻게 평가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태세전환 하기는 아직 이르다.

“진짜 흥미로운 것은 다음 일입니다. 제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차를 마시는데 다음 작품 이야기가 나와서, 홍보를 위해서 가지고 다니던 <삼검문> 홍보영상 CD를 나리아키씨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뭐라고 하던가요?”

“그분 평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완성되면 판권을 사고 싶다고 하더군요. 판권료로는 1억, 수익이 나면 6:4로 배분하는 조건으로 하면서 가계약서를 쓰자고 하더군요.”

“스시 때문인가요?”

“일본에도 스시를 이렇게 정교하게 만든 영화는 드물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리아키씨는 스시보다 CG에 관심을 더 보이더라고요. 스시와 CG를 조합한다는 아이디어는 일본에서도 하지 못한다고 하면서요.”

“저도 <삼검문>이라는 영화의 소재의 특성상 일본이나 프랑스에서는 반응이 괜찮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일본 문화 특히, 스시가 유행하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님, 감독님이 제작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아끼겠습니까?

*   *   *

“손님, 이것 좀 받으세요”

“이게 뭐예요?”

“초밥입니다. 가게에서 파는 게 아니라 그냥 드셔 보라고 만든 것입니다. 드시고 난 접시는 탁자에 두시면 됩니다.”

강산은 영화 <삼검문>의 촬영을 다시 시작했다.

김석규(이성호 분)는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 윤서영(이규리 분)에게 초밥을 가지고 왔다.

준석은 조리대에서 얼핏 강사장과 이야기하는 서영을 보았는데,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신이치가 팔꿈치로 신호를 주지 않았다면 서영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준석은 서영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처음보다는 모습이지만 무언가 끌리는 느낌, 운명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은 구미호인 서영도 마찬가지였다. 순진하게 생긴 인간 사내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처음이었다.

강사장이 윤서영을 휴게실로 데려가서 쉬게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준석에게 김실장 몰래 초밥을 만들어서 가져다 주라고 해서 가져온 것이다.

초밥을 전한 준석은 쭈볏거리며 휴게실에서 몸을 돌려 나왔다.

“컷. OK입니다. 잠시 후에 조리대 전쟁 씬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리허설부터 할 테니까요. 준비해 주세요.”

강산은 유명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실, 강산으로서는 <gf필림> 경영을 유명세에게 맡긴 마당이라 거절하기 적당한 명분도 부족했다.

자신이 <gf필림>을 경영한다고 해도 미래에서 보았던 결과가 보장된 것만 찾아다닐 것이고, 진짜 안전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재미는 없을 것 같았다.

강산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제일 편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제작비를 더 주겠다고 하는데 거절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그 제작비에 자신의 돈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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