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 정학: 늦었어, 자식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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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은 저녁 식사를 한 후, 습관처럼 너와집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강산이 식사하고 산책 하는 것이 익숙해졌는지 또 산책 나가는 가 했다.
<남수 이야기>도 이제 내일이면 촬영 종료, 이덕배 사장과 약속했던 두 작품도 마무리다.
후시녹음과 편집이 남아 있지만, 눈앞에 결승선이 보인다.
노히트노런 아니, 퍼펙트게임을 앞두고 9회 말에 등판한 투수 같은 심정이라고나 할까?
촬영이 끝나간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자꾸 의식이 된다.
강산이 영화를 만든 경험이 원데이 투데이 하는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감정은 스텝들이나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안타깝지만 이런 감정들은 실수를 부른다.
작은 실수가 큰 사고를 만들기 때문에, 촬영을 마치는 끝까지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이런 시기에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은 불운이나 사소한 실수가 끼어들지 못하게 리더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원들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 * *
저녁에는 가은이 남수를 유혹하는 씬과 남수가 은숙의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정학에게 쫓기는 씬을 촬영할 예정이다.
강산은 저녁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스텝과 배우들을 모았다.
“오늘은 두 씬을 촬영하고 마칠 예정입니다. 내일이면 무리한 일정도 마무리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수도 생기기 쉽습니다. 자! 마지막까지 집중하시고요. 빨리 끝내고 쉬도록 합시다. 제가 먼저 화이팅을 외치면 같이 해 주세요. 화이팅!”
“화이팅!”
건넌방에서 촬영하는 씬에는 안정민과 박미혜가 출연한다.
남수가 타임 트랩을 한 후, 이 집에 있는 여자들을 하나둘씩 유혹하고 성적인 욕심을 채우는 중에 남수가 이곳 너와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는 장면이다.
스텝들이 건넌방에서 촬영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안정민이 실제로 머리를 감고 들어왔다.
촬영이 시작되자, 남수는 머리를 감고 들어왔는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어 머리를 말리고 벽에 걸린 작은 거울을 보면서 혼잣말을 한다.
“오늘은 또 누구를 유혹하지. 아무리 봐도 잘생겼단 말이야. 이러니 여자들이 뻑이 가지, 뻑이 가.”
이때, ‘똑, 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으로 가서 말했다.
“누구세요?”
“아저씨. 가은이에요.”
“무슨 일인데요.”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안 돼서요. 잠깐만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오세요.”
남수는 가은의 방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가은이를 방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방안으로 들어온 가은은 은밀하게 방문을 닫고는 방안 가운데 자리에 앉자, 남수도 가은이를 따라 앉았다.
“무슨 일이에요. 가은씨?”
“아저씨. 분당이라고 아세요?”
“분당?”
“서울시 분당요.”
“음... 가은씨가 말하는 분당이 성남시 분당구라고 할 때 분당 말인가요?”
“서울시 분당이라고 하던데요.”
“서울시 분당이 아니라 성남시 분당이 맞아요. 뭐 분당에 사는 사람들은 성남이 아니라 분당에 산다고 하지만요. 아무튼, 분당이라면 조금 알지요. 제가 분당에 사는 고객들하고 거래가 조금 있어요. 그런데 분당은 왜 물어보는데요.”
“아저씨. 서울에 돌아갈 때, 저 좀 분당에 데려가 주세요.”
“가은씨. 분당에 가고 싶으면 알아서 가면 되지. 누가 못 가게 해요?”
“그건 묻지 마시고요. 저를 분당에 데려가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음... 미안하지만 내가 왜요?”
“아저씨 제발요.”
남수가 표정을 바꾸고 거절하자 가은의 표정이 다급해진다.
“내가 왜 가은씨를 도와줘야 하죠?”
“분당에 어머니가 살고 있거든요. 어머니를 못 본 지 5년이 넘었어요. 어머니 좀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미안하지만 나도 일정이 있어서 안돼요.”
“남수 아저씨. 아저씨가 나를 데려가 준다고 약속하면 나도 아저씨를 도와줄게요.”
“뭘요?”
“......”
“가은씨. 뭘 도와준다는 말이죠?”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요.”
가은이 오후에 있었던 일을 꺼내자, 남수는 내심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후...요, 오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부엌에서 가희 언니하고 있었던 일요. 제 소원을 들어주시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요.”
가은이 이곳을 나가는데, 외부 사람인 자신에게 부탁하는 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수는 귀찮은 일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가은이 이야기를 무시했다.
“그 정도가 무슨 비밀이라고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 가희씨가 점심상 치우는데 도와줬을 뿐인데.”
“그럼, 저는 어때요? 가희 언니보다 더 어리고 예쁘지 않아요? 저를 분당에 데려가 준다고 약속해주면 저를 드릴게요.”
가은은 천천히 상의를 풀어헤치고, 빨간 브래지어를 보여준다.
카메라는 빨간 브래지어에서 잠시 멈췄다가 가은이 브래지어를 아래로 내려 가은의 봉긋한 가슴을 보여주었다.
남수는 가은이 가슴을 보여주자 침을 꿀꺽 삼키고, 가은의 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순간, 가은의 얼굴이 순식간에 기묘하게 변하고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남수는 가은에게 홀린 것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가은에게 천천히 다가가 키스를 하고는 뒤로 넘어뜨렸다.
“컷. OK요.”
강산이 ‘컷’을 외치자, 뜨거워졌던 방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박미혜는 재빨리 상의를 걸치고, 안정민도 박미혜가 무안하지 않게 배려했다.
“다음 씬은 가은과 남수가 사랑을 하다가 정학에게 발각되고 남수가 쫓기는 씬입니다. 처음에는 갑자기 뛰어든 정학에게 놀라 도망가지 못하고 창에 맞아 죽는 장면을 찍고, 다음에는 창을 피하고 도망가는 씬을 연이어 찍을 게요. 대사는 상황이나 기분에 맞게 애드립으로 해주세요.”
다시 스텝들이 세팅을 하고 방안에는 다시 안정민과 박미혜가 촬영을 시작할 준비 자세를 갖추고 있다.
박미혜가 누워있고 안정민이 박미혜 위에서 눈을 맞추며 강산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산이 ‘레디 액션’을 외치자, 남수는 상의를 벗은 가은과 눈빛을 교환하고 뜨거운 키스를 하면서 가은의 가슴을 애무했다.
그런데 갑자기 건넌방의 문이 ‘확’ 열리고, 정학이 창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정학이 방안을 상황을 살펴보자, 가은이 일어나 상의로 가슴을 가리고 남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을 흔들었다.
“이런, 개**, 내가 아무 구멍이나 쑤시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
“으악!”
깜짝 놀란 남수는 정학의 찌르는 멧돼지 창을 피하지 못하고 창에 찔리고 만다.
고통에 신음하며 쓰러지는 남수.
강산이 ‘컷, OK’를 하고 카메라를 내리자, 스텝들은 세팅을 다시하고 바로 이어서 촬영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갑자기 문이 ‘확’ 열리고 정학이 방안으로 들어왔지만 방안에는 옷을 제대로 입은 가은만 남아 있고, 남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개** 같은 놈아, 내가 구멍을... 아니 어디 갔어?”
카메라는 당황하는 정학을 뒤로하고 벽에 붙어 있던 남수는 비춘다.
남수는 방안이지만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고, 심지어 도망가기 편하게 신발도 신고 있었다.
정학이 방안에서 하는 대사를 하고 두리번거리는 동안, 남수는 슬금슬금 문으로 다가갔다.
정학이 대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남수가 건넌방 밖으로 뛰어나가자, 정학이 멧돼지 창을 잡고 남수를 쫒아 나갔다.
카메라는 당황하는 정학의 표정을 잡았다가, 정학을 따라 마당으로 나갔다.
강산은 핸드헬드로 정학이 사라진 어둠속으로 정학을 따라가다가, 어깨에 맷던 카메라를 내리고 ‘컷. OK’를 외쳤다.
* * *
“다음 씬은 가은이 남수를 유혹하지만 남수가 가은을 거절하고 이 영화의 비밀을 듣는 씬입니다.”
강산은 스텝들이 다시 건넌방을 정리하는 동안, 안정민를 불러 다음 씬을 설명해 주었다.
“이번에 남수가 가은의 제안을 거절하는 씬이에요. 남수가 가은이를 거절하는 것은 가은이 하고 섹스하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니에요. 타임트랩으로 반복되는 가은과의 관계가 조금 지겨워서 하는 거예요. 그런데 가은이가 몸 대신 남수에게 이곳을 벗어날 수 있는 비밀을 말해 주는 씬입니다.”
건넌방에 조명 정리가 끝나고 다시 촬영 준비가 되었다.
강산이 ‘레디액션’을 외치자, 촬영을 대기하고 있던 안정민과 박미혜는 다시 남수와 가은이 되었다.
“그럼, 저는 어때요? 가희 언니보다 더 예쁘지 않아요? 저를 분당에 데려간다고 약속해주면 저를 드릴게요.”
가은은 천천히 상의를 풀어헤치고 천천히 빨간 브레지어 풀어 가슴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남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가은의 가슴을 보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 가은의 가슴으로 갔다.
여기까지는 지난번과 같았다.
남수가 가은의 가슴을 만지는 것을 신호로 정학이 들어와 소동을 벌인다.
남수가 가은의 가슴을 만져야 하는데 남수가 가슴을 만지지 않으면, 가은이 남수의 손을 잡고는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수가 풀어진 가은의 상의를 모으고, 천천히 상의의 단추를 잠가주었다.
“나는 가은씨에게 아무 관심이 없어요. 분당도 관심이 없고”
“아저씨 그럼. 우리 가족의 비밀을 가르쳐 드릴게요.”
“비밀? 무슨 비밀?”
“오늘밤에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산으로 도망가세요. 반드시 내일 정오까지 꼭대기에 큰 소나무가 있는 저 산을 넘어가야 해요.”
“가은씨. 무슨 말이에요?”
“그건 묻지 마시고요. 이곳을 벗어나게 되면 저하고 한 약속을 잊지 마시고요. 알았죠.”
갑자기 건넌방의 문이 열리고, 정학이 나타났다.
“이런, 개**, 내가 아무 구멍이나 쑤시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
남수는 정학에게 가은의 옷을 가리키고는 두 팔을 벌려 항복을 취했다.
가은의 옷을 봐라. 당신이 생각하는 일은 없었다. 진짜로 아무 일도 없었다.
당신의 자주하는 말대로 다른 구멍, 그래 남의 구멍은 탐하는 짐승 같은 일은 없었다.
그러나 남수는 정학이 내미는 멧돼지 창에 찔리고 말았다.
“으윽... 아저씨.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찌르는 거예요.”
“늦었어, 자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