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의 망령재림-253화 (249/268)

< 45. 금과 쇠 [8] >

신체가 이리된 이후로 몸 상태야 항상 만전이다.

그럼에도 침대에 누우면 낮잠을 자게 되는 것이, 몸과 정신이 따로 지치는 탓이었다.

그래도 여독이 정신에 남아 잠을 청하는 이치로.

아니면 그냥 낮잠이 워낙 달아서 그럴 수도 있고.

낮잠만큼 달콤한 것이 세상에 또 없으니까.

시엔이 그리 생각하며 거실로 나섰다.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고 있으니 이미 소파에 둘러앉은 일행들이 보였다.

“시엔 님, 다녀왔답니다.”

“어. 그래. 누렁이는?”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나 봐요.”

“그래? 다녀온 일은 어떻게 되고?”

“저기요.”

나비가 자랑스레 손으로 거실 중앙을 가리켰다.

거기에 연신 꿈틀거리는 것이 하나.

다시 보니 사람이었다.

팔다리가 좀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있기는 해도.

“뭐야. 저건.”

“이 동네 건달들 두목이에요.”

“오. 머리 좀 썼는걸.”

“헤헤.”

나비가 은근히 제 머리를 들이밀었다.

시엔이 피식거리며 슥슥 쓰다듬어주니 아래로는 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짓도 꽤 오랜만이던가.

다들 이미 자리를 잡고 저 할 일을 하는 중이다.

시엔이 가운데의 일 인용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나비가 두목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었다.

시엔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튼. 자칼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건달 두목이고?”

“예, 맞습니다.”

“이야. 이거 말 잘 듣네? 기특하기도 하지.”

“감사합니다!”

자칼이 급히 외쳤다.

자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저 괴물에게 잡혀 와 이 호화로운 실내에 든 지가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났다.

그런데 개중 관심을 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팔다리가 기괴하게 꺾인 채 꿈틀거리는 이를 보면 어떤 반응이라도 있어야지.

무슨 장식물이라도 된 듯 무심했다.

그래서 더 두려웠다.

자신과 같은 처지로 몇 명이나 스쳐 지나갔는지는 몰라도, 저들에게 자신의 꼴이 전혀 특별하지 않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럼, 이제 말해 봐.”

“예? 무얼 말씀이신지.”

“아는 거 전부 다.”

막상 아는 걸 전부 다 말하라 해도 그뿐이었다.

자칼의 입이 뻐끔거리기만 하고 좀체 말문이 트지 않았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뜬금없이 다 말하라 해도 막연하니 대체 무얼 말하라는지 알 리가 있겠는가.

지은 죄가 있으니 대체 어디서 잘못되었는가 머리만 복잡할 뿐이었다.

“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진 말고. 우리가 여기에 막 도착한 참인데, 보아하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단 말이지. 그러니 누가 설명을 해 줬으면 해서.”

“그, 그런.”

자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정말로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었다.

단지 도시의 근황을 물어본 것뿐이었으니까.

물론, 뒤로 오가는 지저분한 일들을 포함한 것이기는 할 테지만.

그러나 겨우, 고작 그뿐이었다.

겨우 그걸 묻기 위해 여태껏 키워온 조직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는 뜻이기도 했다.

“왜, 억울해?”

시엔이 키득거리며 물었다.

“건달 두목이 그럼 뭐 천년만년 살다 가족 친지 친우들 사이에서 평온히 눈을 감을 줄 알았더냐? 뒷골목에서 칼 맞고 죽어도 덜 아프면 호상이지.”

“그건.”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 안 했어?”

자칼이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다.

자칼은 전대 두목을 뒤에서 찔렀다.

은퇴해서 행복한 생활을 보낸 두목이란 걸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두목 아니라 건달 모두가 전부.

어쩌면, 아니, 그게 모든 건달의 운명이었다.

건달 모두가 가슴 속 깊은 속에서 이해하고, 또 그게 두려워 모르는 척 잊어버린 그런 숙명.

“다 말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를 살려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랑 거래라도 하겠다고?”

“거래가 아니라 살려주시지 않더라도, 원하시는 정보는 아는 대로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차피 그 꼴로 얼마나 오래 살까 싶기는 한데. 그래도 순순하니 마음에 드네. 아는 바를 털어놓기만 하면, 더는 네게 손댈 일은 없어.”

“……감사합니다.”

두목으로 살았으니 여기저기 원한으로 쌓아 올린 삶이리라.

양팔이 병신에 다리도 병신이니 시엔이 놓아준다고 일주일이나 넘길 수 있겠는가.

저도 그걸 알 터이나 실낱같은 희망이나 살아보겠다고 저러하니 한 번은 봐줄 수도 있었다.

굳이 처리하지 않아도 원한 가진 이가 죽여 해소하면 그것도 좋은 일이 될 테고.

“아. 교차검증을 해야 하는데. 나비.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 하나 더 잡아 와.”

“저는 지금도 상관없는데요. 바로 출발할까요?”

“오늘은 한 건 했으니 쉬어 둬.”

“헤헤. 진짜로 괜찮은데에. 그럼, 물러갈게요!”

나비가 콧노래를 부르며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자칼이 그 광경을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 * *

뒷골목의 조직 두 개가 사라졌다.

일부 구역이 붕 떴으니 조만간 건달들의 전쟁이 펼쳐지리라. 거야 시엔이 알 바는 아니었지만.

조직 두 개가 사라졌고, 시엔은 할타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이나마 파악했다.

그게 전부였다.

“그러니까, 새 주인을 구한다 이건데.”

할타스의 시장은 덴 타플강드였다.

타플강드 상단에서 도시의 지분을 절반 이상이나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본래 독주는 견제를 부르는 법이었다.

케이즈 상단을 필두로 한 할타스 상인 연합에서 부시장 및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타플강드를 견제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한 달 전.

타플강드는 디엔바 왕국의 아라이드 백작과 접선했으며 도시의 지분을 넘길 것이라 선언했다.

말이 도시의 소유권을 넘긴다고 하지, 결국 도시를 팔아 제 배를 채우겠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도시의 지분 반절 정도는 다른 상인들의 소유였다.

이에 맞서 할타스 상인 연합은 지분이 넘어가는 순간 헤라군 왕국의 왈켄 백작에게 도시의 저들의 지분을 넘기겠다며 응수했다.

한 도시를 두 귀족이 다스릴 수는 없다.

심지어 서로 다른 왕국의 귀족들이었으니.

그게 벌써 한 달 전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두 왕국의 국경에 서서히 군대가 모여들고 있었다.

자유도시는 가치가 없어서 버려진 땅에 생긴다.

그러나 거기에 상인이 둥지를 트고 자유도시로까지 발전하고 나면 이야기가 또 달랐다.

그때부터는 무역의 중심지이자, 거기에 더해 수많은 영민을 일시에 흡수할 옥토나 다름없었으니.

두목들에게 듣기로는 이미 할타스의 조직들 역시 반으로 갈라진 상태라고.

대대적인 항쟁을 앞두고 눈치 싸움이 벌이는 와중이었다.

거기에 누렁이가 빈민들에게 얻은 정보들이 살을 붙였다.

요즘 도시에 용병이 엄청 늘어났다.

덕분에 엄하게 다치는 인물이 많다던가.

창고 노동 중 병기가 쌓인 창고를 목격되고.

심지어는 요즘 삯을 후하게 쳐주면서 빈민 일꾼들에게 전속 계약을 종용한다고도 했다.

“저희가 대접받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트리예가 그렇게 말했다.

겉으로야 평온해 보여도, 할타스는 지금 제대로 한 판 붙기 직전이었다.

이러한 때에 어마어마한 실력자들, 심지어 용병단 주제에 사제까지 끼인 집단이 나타났으니.

“그럼, 상인 연합 측에 붙어서 타플강드를 망하게 하면 되지 않겠어요? 최소한 타플강드가 지분을 넘겨 도시 매각의 혜택을 누리지는 못하게 만들어야지요.”

“그러게.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졌는걸.”

원래는 타플강드의 창고를 몽땅 불태워버릴 요량이었다. 와중에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차라리 잘 되었다 싶었다.

고용되어 소속되었다 하면, 동기와 원한을 모두 고용주가 몽땅 가져가는 것이 아니던가.

이러면 대놓고 나서서 공격을 가해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테니까.

아니면, 몰래 공작해 둘 사이의 전면전을 붙여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상인의 패악질이야 익히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자유도시에 와 보니 현실은 그 이상이었다.

심지어 도시의 법률마저 가관이었다.

누렁이가 빈민의 하소연을 듣기로는, 자유도시 내의 살인 사건은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그, 벌금이 피해자 재산의 세 배에 해당했다.

빈민의 재산이야 쓰러져가는 판자집을 넉넉히 쳐 줘도 은화 몇 개에 불과하고.

이러한 악법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진 자에게 유리하고 없는 자에게 불리한 법들.

법을 만드는 것들이 가진 자들이라 저들이 유리한 것들을 채워놓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도시 돌아가는 꼴을 보니 어차피 몽땅 죽더라도 오히려 세상에 더 이로운 놈들뿐이었다.

물론, 시엔이 그러한 정의에 별 관심은 없었다.

그저 일을 더 벌여도 괜찮겠다는 정도?

죽어도 싼 놈은 죽여도 되는 놈이니까.

“자. 그럼 대강 파악은 되었으니까.”

시엔이 손뼉을 짝짝 치며 결론을 내렸다.

“사람 불러 술이나 내오라 해. 제일 비싼 것부터 해서 서른 병쯤.”

대가를 모르는 호의는 받기에 껄끄러워도, 목적을 아는 호의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차피 아쉬운 놈이 호의를 베푸는 법이라서.

* * *

케이즈 상단의 사람이 온 것이 다음 아침이었다.

간밤에 비싼 술을 잔뜩 시켜 먹었다.

제일 비싼 것부터 가져오라 했더니, 진짜로 귀한 술들이 줄줄 쏟아져나왔다.

당장 경매에 붙여도 한 병 한 병 저마다 값이 나가는 명주들이었다.

원래 술 중에 제일 맛있는 것이 공짜 술이었다.

공짜라면 잿물도 마신다는 판에 하물며 술인데.

그래서인지 날이 밝기가 무섭게 사람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놔뒀다간 아주 거덜이 나게 생겼으니 아마도 깜짝 놀라 급히 불러들였으리라.

실제로도 아침 겸 해장술이나 조금 곁들일까 그리 생각하던 와중이기도 했다.

그래서 유례없는 기이한 식사 약속이 잡혔다.

아침 식사 초대라니.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상식이란 게 있지 않나.

케이즈 상단이야 이전에도 들렸듯 코앞이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드니, 케이즈 상단의 주인, 애던 케이즈가 시엔 일행을 맞이했다.

“간밤에 과음을 한 모양이라, 아침부터 조금 별난 식단이나 탕을 준비했다오.”

어쩐지 뼈가 있는 말이었다.

시엔이 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감사해요. 안 그래도 당기던 참인데.”

“과음을 했다 들었는데. 속은 괜찮소이까?”

“물론이죠. 본래 거의 취하지 않는 체질이라서.”

“취하지 않는 이가 어째 술을 그리 들고.”

“취할 때까지 마시다 보니 그리되었네요.”

하는 말마다 과음이느니 그리 드셨냐느니.

어지간히 속이 쓰린 모양이었다.

그러나 속이 쓰리기는 일행도 만만찮았다.

일행이 간밤에 해치운 술이 한두 푼이어야지.

시엔이야 본래 숙취가 없지만, 특히 베른닐이며 트리예는 안색이 까맣게 죽었다.

놔뒀다간 술값을 내라 소리가 튀어나올 기세라, 시엔이 이쯤 말을 돌렸다.

“듣자 하니, 타플강드와 한판 붙으시려나 봐요?”

“아니, 그걸 어떻게…….”

“나름의 소식통이 있어서. 전쟁이라면 또 우리네 용병단이 마침 최고의 전문가들인데. 아. 들어보셨나 모르겠는데.”

“무얼 말이오?”

“이리 가까이.”

시엔이 손짓하니 상단주가 귀를 바짝 들이댄다.

시엔이 거기에 대고 슬며시 속삭였다.

“만화원이라고. 혹시 아시나?”

“설마, 그. 실수로 성채를 날려버렸다는.”

“오. 알고 계시네요?”

시엔이 너스레를 떨었다.

그냥 한 번 대 봤는데, 이게 또 먹혔다.

라이네스가 말하기로는 그래도 나름 유력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집단이라 했던가.

흐레이그 공방전 때 아군을 몽땅 날려 먹은 탓에 악명이 자자해 망해버렸다지마는.

“그게 정말이오?”

“어느 걸 말씀하시나요. 성채를 날려버린 거? 아니면 우리네 정체가 진짜 그네들이냐 물으시는지.”

“진짜 그들이 맞냐는 확인이다만.”

“혹시 만화원 수장의 이름을 알고 계세요?”

“모르겠소이다.”

“이제는 아시겠네요. 레이슈노프라 해요. 그리고 그게 제 이름이기도 하고.”

참으로 교묘한 화술이었다.

시엔은 저네가 만화원이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만화원을 아느냐 물었을 뿐.

또 그 수장의 이름이 자신과 같다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어째 마법보다 말빨만 부쩍부쩍 늘었다.

물론, 이미 경지에 오른 흑마법이라 여기서 더 높은 성취를 이루기가 워낙에 지난 일이기는 해도.

“거긴 망했다고 들었는데.”

“뭐. 거의 망했죠. 그래도 사람이 남았으니 뭐.”

“흠. 흠. 실력은 알겠으나, 그 실수가 말이오.”

애던 케이즈는 꺼림칙한 표정이었다.

시엔이 웃으며 대꾸했다.

“실수였고 아군이었다지만 그 한 방에 몇 명이나 날려버렸을까요? 혹시 아세요?”

“그건.”

“에이, 상단주님. 예전 일은 예전 일로 묻어두시죠. 애초에 호위나 방어 임무와는 맞지 않았다고 치고, 그 화력이 공격에 쓰인다면요?”

“으음?”

“주변에 아군이 없으면 실수해도 오사가 날 일도 없잖아요. 타플강드에 크게 한 방 먹여주고 싶으시다 들었는데?”

“흐음. 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외다.”

그제야 에던 케이즈가 관심을 보였다.

“저희야 단가만 맞으면야 뭐든 날려드릴 준비가 되어있는데요.”

“좋소이다. 본래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라고, 좀 큰 실수이긴 하나 두 번 반복하지는 않을 거라 믿겠소.”

“아무렴요.”

“다만, 귀하의 신용이 신용이라. 대금은 의뢰를 끝마치고 나서 지불하겠소이다.”

어차피 먹고 쨀 생각도 없었다.

시엔이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래서 의뢰하실 내용은요?”

“이미 돌아가는 상황은 다 알고 온 모양이니 내 따로 설명하진 않으리다. 마다네 지구 33번지. 그 방면 창고들 전부 타플강드의 소유지. 원래는 양곡 창고이나, 추수 때가 가까우니 지금은 텅 비었거든.”

빈 창고를 공격해 일단은 경고부터 날리겠다는 뜻이었다.

지금 벌이는 수작을 그만두라는 그런 경고였다.

“좋아요. 싹 날려드리죠.”

“기한은…….”

“걱정 마세요. 최대한 빨리 처리해 드릴 테니까.”

“내 믿겠소이다.”

시엔이 에던과 악수를 나누었다.

의뢰의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구두 계약이다.

“아. 탕이 다 식겠군. 드십시다.”

그제야 한 박자 늦은 아침 식사가 시작되었다.

맑은 탕이 속에 스미니 몸에 피가 도는 기분이다.

일행의 얼굴 역시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쓰린 속이 나아지니 기분이 풀리고, 기분이 풀리니 곧 화기애애하니 분위기가 살아났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아침나절부터 디저트까지 꼼꼼히 챙겨 먹은, 바로 그 직후였다.

구궁……!

한 겹 너머로 들리는 폭발음과 함께, 식탁이 부스스 떨려 달칵달칵 식기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 창문 너머 저 먼 곳.

버섯 형상으로 잿구름이 피어올랐다.

에던 케이즈가 입을 떡 벌렸다.

이미 할타스의 지형이야 머릿속에 훤했다.

먼 곳이나 대충 어디쯤인지는 확실히 알겠다.

에던이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아니. 무슨 의뢰를 하자마자 벌써…….”

< 45. 금과 쇠 [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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