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의 망령재림-119화 (119/268)

< 25. 믿음에 대하여 [3] >

뷔아가 손에 든 나뭇잎 뭉치를 들어올렸다.

폭이 넓고 긴 잎사귀였다. 그 위로 검게 글귀를 새겼다.

눈으로 보고 만져보니 불에 타 그을은 자국이 틀림없었다. 글씨를 새긴 철판을 달군 후에 잎사귀에 찍어 만든 것 같다고.

요컨대 잉크와 종이를 쓰지 않은 활자였다.

잉크와 종이는 싼 물건이 아니다. 하품이라 해도 한 끼 식사와 같은 값이니, 이러한 잎사귀를 쓴 모양이었다.

“머리를 참 잘 썼네요.”

“양드렐 경은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이건 혁명이라고 외치며 당장 교단에 도입해야 한다 하시더군요.”

라이벵이 대답했다.

뷔아가 픽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에이. 종이값 좀 아꼈다고 혁명이라니요. 양드렐 경은 항상 과하시다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혁명까지는 아니라도 천신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긴 할 겁니다. 세상에 치이고 바쁜 이들은 신전까지 말씀을 들으러 올 시간이 없지 않습니까.”

“흐음.”

뷔아가 잎사귀에 새겨진 글귀를 읽어내렸다.

「신을 아십니까?

아주 오래전, 세상이 있으나 규칙이 없어 난장판이었습니다.

여기서의 규칙은 법도와 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상식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모습을 말합니다.

규칙이 없는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모든 것의 모습이 매 순간 뒤바뀌었답니다.

밀이 자라 잡초가 되기도 하고, 사람이 숨을 쉬면 새가 되었다 돼지가 되었다 하니 모든 것이 엉망이었지요.

그때 천신께서 나타나 세상 모두를 한눈에 보아 규칙을 정하셨습니다.

천신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 모든 것이 순리대로 되어야 한다. 내가 밝은 낮과 어두운 밤을 계속 지켜보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때부터 세상은 안정되고 이렇게 좋은 세상이 시작된 것입니다.」

“입법? 쉽게 잘 풀었네요.”

뷔아가 손에 든 글귀를 보며 감탄했다.

천신께서 바라보시매 법이 입하였다. 그리하여 세상 만물이 온존하여 혼돈한 변이 사라짐이라. 지상이 온전히 지성의 것이 되는 순간이었다.

교단에서 설명하는 입법이었다. 세상에 법이 선다 하여 입법이라 하는 세상의 시작이었다.

“천신께서 임하신 내용에 왜곡도 없고. 이단이라 할 부분은 없는 것 같은데요.”

“문제는 뒷 내용입니다.”

“일단 계속 읽어볼게요.”

뷔아가 나뭇잎을 한 장 넘겼다.

그슬린 글자들이 성녀의 큰 눈에 가득 담겼다.

「천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나 그것은 천상의 일입니다.

우리가 고되고 지쳐 마침내 땅에 묻히고 나면 팔을 벌려 낙원으로 인도하시니, 인간이 그 때에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어떻습니까.

어떤 이는 그저 좋은 부모를 두어 평생 부족함이 없이 살아갑니다.

또한 어떤 이는 고아가 되어 매 끼니마다 눈물을 흘리며, 성인식조차 치루지 못한 채로 뒷골목의 시체가 되고 맙니다.

이는 모두 지상에 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죽어 영혼의 영역에서는 천신님의 품에 안기지만, 살아서는 지상에 속하여 괴로운 일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지상에 신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한때 지상에 신이 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인간으로 태어나, 진정한 선함을 깨달아 스스로 지상의 신이 되셨습니다.

인간의 태생이기에 천신님처럼 모든 것을 해내지는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습니다.

그분께서 생각하시기를, 지상의 슬픔과 괴로움이 모두 악함에서 비롯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지상에 계신 동안 모든 악함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러나 지상의 악은 너무나 강력하여, 그분께선 마침내 지쳐 쓰러져 패배하시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육신이 죽어 산산히 조각이 난 그분께서 머리만 남아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이니. 그 때엔 내가 완전하여 지상의 모든 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으십니까?

없을 것입니다. 그분을 두려워한 악이 세상을 핍박하여 그분의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도록, 말 한마디 글귀 한 줄 남기지 못하도록 세상을 지배하여 강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악이 아직도 세상을 지배합니다.

지금의 삶이 괴롭고 힘드십니까?

그것은 모두 지상에 악함이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그분께서 재림하십니다.

그때 인간의 신을 맞이하여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우리는 함게 기도하여 그분을 모셔야 합니다.

그분께서 재림하심을 믿으세요.

그렇게 선을 행하세요.

몸이 죽어 낙원에 도달하여, 천신님의 미소 앞에 선함을 행하다 왔습니다 당당히 선언할 수 있도록.」

잎사귀를 넘기자, 다시 첫장이 나타났다.

뷔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아. 애매하네······.”

“대주교분들은 재림교라 부르시더군요.”

“재림교라.”

할른폴드에 돌고 있다는 새로운 종교가 바로 이것이었다.

뷔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도 정말 애매하네요. 이단이라 하기에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문제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포교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이미 할른폴드를 넘어 가시렌 전체에 퍼지고 있다 하더군요.”

이 잎사귀 역시 재림교의 전도사에게 입수한 것이었다. 이미 이런 식으로 재료값이 거의 없는 글귀를 만들어서 뿌리는 중이라고.

“라이벵 경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단 선포에 찬성하세요?”

“아직 확언을 드릴 것은 아닙니다. 저들의 교리를 확실히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다만, 지금으로선 이단이라기엔 힘들지 않겠습니까.”

“어째서요?”

“일단 포교문의 내용이 그렇습니다. 천신께서 계심을, 그리고 우리를 항상 사랑하심을 인정하고 있지요. 인간의 신이란 처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만, 태양교처럼 하위신을 표방하고 있다면 문제 될 것은 없지요.”

태양교는 대륙 북부에 퍼진 종교로, 천신의 아들인 태양을 섬겼다. 신자 대부분이 북부의 농민들로, 척박한 땅에서 농작물이 자라는 것이 모두 태양의 은혜라는 교리였다.

뷔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따지면 낙원교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교리보다도, 그 숭배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낙원교는 백여 년 전 성전이 선포되었던 이단으로, 지상에서 힘들 필요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낙원에 도달하자는 교리를 가지고 있었다.

한 개 촌락의 모든 이가 죽었다. 개중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뿐만 아니라,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 역시 다수 존재했다.

남을 해하는 것이 죄악이 아니라, 낙원으로 보내주는 선행이라 여긴 교리의 부작용이었다.

“재림교라. 이들은 신앙 검증이 끝난 신자만 본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면서요? 떳떳하다면 그리 폐쇄적일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재림교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푸는 것도 사실입니다. 교구의 증언에 따르면, 재림교도들이 신관에게 친절하며, 스스로 나서서 빈민 구제에 앞장을 선다 합니다.”

“그럼 굳이 이단을 고려할 이유가 있나요?”

“신학 연구원에서는 대단한 염려를 표시했습니다. 악에 맞서 싸운다는 구절, 이 악이라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우려하지요.”

뷔아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다른 때면 모를까, 슬슬 성황의 대관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하필이면 재림교가 이 시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기 성황으로 유력한 알리스틴 대주교와 보튼 대주교의 세력이 이단이냐 아니냐로 제대로 설전을 벌이는 와중이었다.

성자성녀의 발언권이 약하지 않으니, 함부로 의견을 피력했다간 자칫 그러한 종파 싸움에 휘말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다만 적극적으로 신전이 개입하여 대륙의 어려운 이를 도와야 한다는 알리스틴 대주교와, 신전은 그저 곁에 머무르며 영혼의 위안처가 되어야 한다는 보튼 대주교의 성향이 달랐다.

덕분에 그를 따르는 신관들만 서로 입이 아프도록 설전을 벌이는 중이 아닌가.

우스운 것은, 두 대주교가 함께 서약한 동기로, 지금도 돈독한 우정을 가진 친구 사이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두 대주교 모두 덕이 높기로 유명한 이들이라. 정작 당사자들은 서로 상대방을 차기 성황으로 추천하여 후보에 오르지 않았던가.

라이벵이 뷔아를 보며 빙긋 웃었다.

“성녀님께선 성녀님이 할 일을 하시면 그만이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단 슬슬 성사를 준비하실 시간입니다.”

왕가의 행차가 있어 축사를 하고. 이후 불꽃놀이라는 것이 잡혀있었다. 그 후엔 성녀가 나서서 모두를 축복하는 성사가 이어졌다.

가시렌의 국왕이 마침 찾아온 성녀를 써먹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 대가로 막대한 양의 기부가 따르겠지만은.

“불꽃놀이란 것이 그렇게 아름답다 하더군요.”

“아. 저도 들었어요.”

뷔아가 눈을 반짝였다.

할른폴드 교구에서 예쁘다 환상적이다 하는 소감을 귀에 딱지가 붙도록 들은 참이었다. 게다가 다들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니, 빈말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분명했다.

라이벵이 웃으며 말했다.

“내일부턴 원로원의 귀족가에 방문하는 일정입니다만, 오늘은 골칫거리를 잊고 편히 지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축제니까요.”

* * *

하늘로 불을 쏘는 것이 무에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으나, 오가며 지나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도 으레 빨리 보고싶다 등으로 언급되니 보통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이유로 시엔이 중앙 광장에 들어섰다.

주변이 온통 사람 뿐이었다.

수천인지 수만인지, 그 넓은 광장에 사람이 빽빽하니 들어차 앞뒤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그뿐이랴. 건물의 옥상이며 지붕 위, 테라스며 창가에도 온통 사람이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니 이것도 꽤 고된 일이었다.

“시엔 님, 이쪽이랍니다.”

트리예는 이미 겪어 본 모양. 시엔의 손목을 붙잡고 한 편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이끌려 도착한 곳이 광장의 가장 가장자리였다. 트리예가 노점을 차린 상인 하나를 붙잡았다.

“이봐 너. 위에 자리 있지?”

“한 자리밖에 안 남았습니다만······”

위에 자리라. 시엔이 고개를 들자, 노점의 지붕으로 친 천막이 움푹 내려앉은 상태였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그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으리라.

트리예가 다시 말했다.

“그럼 비워.”

“그렇게 말씀하셔도.”

상인은 곤란한 기색이었다.

아직 젊은 여인이 다짜고짜 반말이니 으레 귀족가의 여식이다 여겼을 터다. 그러나 이미 올라간 이들을 어찌 내리랴. 그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꼴이었다.

트리예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아이고. 그럼요. 당장 마련해 드리겠습니다요.”

금화 한 장에 상인의 얼굴이 활짝 폈다. 이내 이미 자리 잡은 사람을 내리니, 자리값을 돌려주고도 동전을 더 얹어주어 불만을 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시엔과 트리예가 노점의 천막 위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여럿이 있던 자리를 둘이 쓰니 낙낙하니 팔다리가 자유롭다. 아래의 빽빽한 인파보다는 백배 천배 나은 꼴이라, 시엔이 웃으며 엄지를 들어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갖 종류의 나팔 소리가 음악이 되어 저 멀리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강력한 신성이 감각에 잡혀 서서히 다가오기도 했고.

왕의 행차가 다가오는 것이었다.

강력한 신성이 느껴지니 아마 성녀가 함께 있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성녀가 공식적으로 방문했으니, 이런 행사에 써먹지 않으면 손해가 아닌가.

미리 비워둔 길을 따라 거대한 짐승이 모습을 내밀었다. 코끼리라 불리는 것으로, 온순하고 힘이 좋으나 그만큼 귀한 짐승이었다.

느릿하게 코끼리가 광장으로 들어오고, 그 짐승이 끄는 거대한 마차가 뒤를 따랐다.

마차라기보단 작은 탑이라 불러야 할 것이었다. 그 위에 국왕이 서서 손을 흔드니, 우레와 같은 함성이 장내를 휩쓸었다.

같은 크기의 마차 몇 대가 그 뒤를 따르니, 개중엔 익숙한 얼굴도 있었다. 이쪽을 알아차리진 못한 기색이었다.

광장 중앙에 국왕에 행렬이 멈추고, 마법으로 증폭한 국왕의 축사가 이어졌다.

시엔이야 어차피 관심이 없는 것이라.

그리고 마침내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붉은 로브를 걸친 방화광들이 일제히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마력의 파동이 번지나 싶더니, 피잉피잉 불덩어리가 하늘로 솟구쳤다.

피이이이, 팡! 팡!

하늘로 오른 불덩어리가 산산 조각이 나며 허공에 흩어졌다. 조각들이 다시 폭발하여 사방으로 번졌다.

푸르고 붉고 희며 노오란 불똥이 수십 개의 동심원을 이르며 검은 밤을 수놓았다.

처음 보는 마법이었다.

아마 이 행사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리라. 화염탑이 알았다면 돈벌이에 썼을 것이니, 아마 가시렌 왕국에서 개발하여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으리라.

“후훗, 어떠신가요?”

“대단하네.”

시엔이 홀린 듯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름답다 하는 것이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어떤 실용성도 없이 그저 아름답기 위해 만들어진 마법이 아니던가. 세상의 법칙을 뒤흔들어 만들어낸 예술.

방화광들이 연신 불꽃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이태까지 없던 거대한 파동이 장내를 뒤흔들었다. 최상위 비술에 버금가는 거대한 마력의 움직임이었다.

“어?”

탑의 꼭대기, 어느새 홀로 선 방화광 하나가 지팡이를 높이 치든 상태였다.

길고 긴 주문이 이어지고, 마력의 유동이 현상 세계에 영향을 미치며 바람이 되어 휘몰아쳤다. 방화광의 로브가 맹렬히 펄럭거렸다.

시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 이리 강력한 마법을 쓰나?”

“소녀가 오 년 전에 보았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답니다. 가장 마지막에 가장 화려한 불꽃을 쏘아올리니, 그때도 마력의 파동이 이러한 것이었지요.”

“그래? 마지막에 가장 화려하다 이거지?”

지금까지도 아름다웠건만, 지금 저 방화광이 준비하는 한 발은 보통 것이 아니었다. 앞에 것들과 감히 비교를 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니 당연히 기대가 될 수밖에.

* * *

······라므아 델 하비아.

광장의 중앙, 불꽃놀이를 위해 준비된 이동탑의 꼭대기에서, 또메쏘가 주문의 마지막 문장을 끝냈다.

토메쏘가 아련히 중얼거렸다.

“잠시 떠날게요. 내 사랑.”

뒤이어 정신세계에 불길이 들이닥쳤다.

백파이어. 마법사가 제 한계를 넘은 마법을 부리게 되면, 정신세계에 허수 차원의 것이 침범하는 것을 말하는 단어였다.

토메쏘가 웃었다.

그는 아주 잠시간의 이별이라 했다. 위업을 이뤄 권능에 이르면, 불타 사라진 영혼을 모아 다시 그가 제 품으로 불러들이리라.

관념 세계의 불길이 토메쏘의 정신세계를 덮쳤다. 뒤이어 토메쏘 개인이 불타 사라졌다. 감히 시도해서도 안 될, 가장 깊은 곳의 심층 심화를 다룬 결과였다.

백파이어를 받아줄 성유해나 다른 도구가 없었기에, 정신세계를 불태우고도 남은 불길이 현상 세계에 번졌다.

내부에서부터 피어오른 불꽃이 토메쏘의 장기를 태우고, 피를 끓게 만들었다. 안구가 타오르자 눈가에 불길이 번졌다.

그러나 그도 잠시, 이내 방화광의 미소가 재가 되어 스러져 휘날렸다.

천천히 허공으로 오르는 거대한 불덩이.

자신의 삶과 뒤바꿔 만들어낸 거대한 마법만이 세상에 남았을 뿐이었다.

< 25. 믿음에 대하여 [3] > 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