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5 Epilogue =========================================================================
‘신은 자기만족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주의 사상으로 사회가 변해갈 때 생긴 말이다. 신성왕국 아그레시아는, 종교를 이끄는 나라로서 그 역사가 오래되었으나, 아그레시아에서 가장 먼저 퍼져나간 사상이었다.
이것은 아그레시아 169대왕 트라이덴에 의해 의도적으로 발생한 사상으로서, 당시 신앙중심체제를 고수했던 교황 린도의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의도적으로 양성시킨 신학자들이 주장한 것으로 기록된다. 이들은 주로 수도에서 왕의 후원을 받으며‘신은 허구며, 성녀의 전설 역시 전설일 뿐이다.’라고 주장하여 신중심사조를 인간중심으로 바꾸는 첫발을 뗐다. 그러나 의외인 것은 이 사상은 다음대 보위를 이은 샤를루스 1세보다는, 교황 린도의 주도에 더욱 퍼져나갔다.
신중심이 아닌 인간중심 사상을 설파한 교황 린도, 실용성 없는 신분제의 완화를 주장한 가장 파격적인 개혁정책을 주장한 국왕 샤를루스 1세가는 같은 세대를 살았으며, 이 시대에 살았던 인물중 가장 유명한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성녀 비올렛을 꼽을 수 있다.
성녀 비올렛은 최초의 천민 출신 성녀이자 최후의 성녀로서 유명하지만, 가장 유명한 부분을 꼽자면 '고귀한 맹세'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성녀 비올렛이 나타났을 때는 샤를루스 1세 즉위 전이라 당시 나라는 신분에 엄격한 보수적인 분위기였으며, 다른 성녀들의 기록과 비교해 유년기 기록이 현저하게 없는 것을 보아, 그녀는 그 당시 주류사회에서 배제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런 그녀에게 고귀한 맹세, 즉, 가디언(guardian, 성녀의 수호기사)맹세를 한 남자는 바로 그녀를 입양한 가문, 국왕의 검 에르멘가르트 가문 의 후계자인 엘리트 기사, 에셀먼드 에르멘가르트였다. 언뜻보면 이들의 관계는‘남매관계’라는 배덕적인 관계일지도 모르나, 엄밀히 따지자면 당시 가주였던 베오른 에르멘가르트 후작이 신분이 없던 성녀를 잠시 동안 맡아 길러주기 위한 방편으로 그녀를 적에 올렸고, 그녀가 신전에 가게 되어 다시 그 적이 사라졌으므로, 그들 사이에 ‘남매’라는 말은 매우 부적절한 단어이다.
이 에셀먼드 에르멘가르트는 성녀 비올렛에게 열렬하게 매료되어, 평생의 수호를 맹세하였다. 이는 당대 충격을 가져온 커다란 스캔들 중에 하나로서, 역사가들 손에서 동화보다 더 아름다운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어 있다.
참고로 지금까지 내려오는 동화‘성녀와 기사 이야기’의 주인공은, 성녀 비올렛과 기사 에셀먼드를 이르는 말이다. (기사와 성녀의 사랑으로서 마귀를 감화시키고, 마귀가 저주를 풀어주었다는 동화 내용을 보면 흥미롭게도, 비올렛과 에셀먼드에게 기록된 특징과 매우 절묘하게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교황과 국왕의 공경을 동시에 받은 성녀 비올렛은 최후의 말룸 격퇴 후, 무엇을 원하냐는 그들의 물음에 지체 없이 자신의 기사를 원했고, 그들은 에셀먼드와 비올렛을 맺어주었다. 당시 보수적이며, 비올렛을 비천한 성녀라며 따돌렸던 귀족들이 천민 출신인 비올렛의 선택과 그들의 결합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신화라고 기록되는 성녀와 말룸의 전설 역시 사실이 아닌가 필자는 추측한다.
또한 최후의 성녀 비올렛과 결혼한 기사 에셀먼드의 가문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존재한다. 에르멘가르트 후작 가문은 아직까지도 무가로서 위세를 드러내고 있지만 검 이외에 이 가문의 유명한 상징을 꼽자면, 절대 지지 않는 에르멘가르트 가문의 ‘후원에 핀 제비꽃’을 들 수 있다.
콘차카족의 급작스러운 침략으로 수도가 한번 전화에 불탔을 때도 이 제비꽃만은 그 선명한 아름다움이 기적처럼 남아있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기록이다. 제비꽃이 피는 봄이 지나고, 또 겨울이 지나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선명한 자색을 잃지 않고 피어있다.
에르멘가르트에 피어난 제비꽃, 왜 하필이면 후원만 제비꽃이 지금까지 피어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신앙을 믿는 자들은 마지막 말룸을 사멸시킨 성녀에게 준 신의 선물이라 주장하며, 현실주의자들은 지금까지 전승되지 않는 어떠한 특수한 약물의 비전이 있었을 거라 주장하며, 마지막으로 일부 로맨티시스트들에게는 에셀먼드가 사랑하는 제비꽃의 이름을 가진 여인, 비올렛에게 바친 사랑이 영원했기에 지금까지 피어난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어찌되었든 진실은 500년 전부터 피어있었다는 에르멘가르트 후작가 저택의 후원에 핀 제비꽃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아그레시아력 2058, 리스틸 카르카로프, <<재미있는 아그레시아 역사>>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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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후기를 쓰고싶은데 질문이 너무 많... @[email protected],...
님들 추천수 만입니다 만, 과연 4월 9일 19금을 보기 위해 여러분들은 추천수 만+ 코멘트 천개를 찍을 수 있을 거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