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4 꽃이 지다 =========================================================================
“설령, 그 사람들이 이자카에게 날 부탁했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저는 마지막 성녀이고, 나라에서 추방당했어요. 그래서…….”
그 말에 라히라가 미소 지었다.
“만약 카칸이 정말로 당신이 위험했더라면, 당신을 다른 안전한 곳에 두지, 구자르트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 단호한 말에 비올렛이 눈을 커다랗게 떴다. 라히라의 어조는 신랄했으나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어쩐지 머리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비올렛을 이곳에 데려온 이유가 ‘사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자카가 사랑만으로 자신들의 백성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인물일까? 비올렛은 왕으로서 이자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만약 라히라의 말이 맞다면, 비올렛은 지금 ‘위험하지 않다’는 말인가?
“아그레시아의 국왕과 교황은 아주 간곡하게, 비올렛을 맡아 달라 부탁하고 있었어요.”
“……왜?”
“그건 알 수 없었어요. 그러나 아그레시아 측에서는, 언제나 비올렛을 염려하고 있었어요. 언제나 안부를 묻는 편지가 카칸에게 날아들어왔으니 말이에요. 심지어는 바로 어제도.”
대체 왜? 왜 멋대로 쫓아내고, 멋대로 걱정한단 말인가. 비올렛은 자신을 내쫓은 샤를과 린도를 떠올렸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들이 비올렛에게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은 채, 얼굴도 보지 않고 그녀를 내쫓은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비올렛, 아까 전령이 무엇을 보고했는지 알아들으셨나요?”
비올렛은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가 나타났다고 했는데, 그 ‘무언가’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해석할 수 없었다. 그저 비올렛은 그 보고를 듣던 도중 자신이 들어오자 이자카가 당황했다는 것을 알았다.
“전령은 ‘크레츄라가 나타났다.’고 보고했어요.”
그 크레츄라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비올렛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이 ‘크레츄라(kreatura)’라는 말을 아그레시아로 말하자면 바로―”
“…….”
“크리쳐(creature)를 뜻하죠.”
비올렛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리처가 나타난 것은 말룸이 나타날 징조였다. 구자르트에 드디어 크리처가 나타났단 말인가.
“비올렛, 진정해요. 크리처는 구자르트가 아닌 아그레시아에서 나타났어요.”
그 말에 비올렛이 굳은 얼굴로 라히라를 보았다. 라히라는 어떠한 암시를 계속해서 주고 있었다. 그리고 비올렛은 그제야 그 암시를 제대로 알아 들었다.
샤를과 린도가 비올렛을 쫓아낼 리가 없었다. 그 사람들은, 그럴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남들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이 익숙해, 비올렛은 자연스럽게 그들이 배신했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좋아해달라는 린도가, 언제나 순수한 이상을 고집하던 샤를이 비올렛이 말룸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쫓아내겠는가?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크리쳐는 말룸이 있는 장소를 암시한다 했다. 그렇다면 말룸이 나타날 장소는 구자르트가 아니라 아그레시아가 된다. 그렇지만 말룸이 될 비올렛은 구자르트에 있다. 비올렛은 심지어 두달이 지나도록 허무신에 관련된 어떠한 꿈도 꾸지 않았다. 비올렛은 어떠한 해답에 다가서고 있었다. 문득, 그 해답을 찾자 비올렛은 세상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라히라, 이런 것을 왜 제게 알려주는 거죠?”
해답을 깨달은 비올렛이 내린 결론은 너무도 명확했다. 그리고 그 결론은 이자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녀도 라히라도 잘 알고 있었다.
“비올렛이 이곳에 있으면, 우리의 평화가 깨지니까요.”
그 말을 하는 라히라의 얼굴은 낯설었다. 비올렛은 그제야 저 여자가, 자신의 친구가 아닌 이자카의 아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아내’의 얼굴로 비올렛을 보고 있었다.
“용서해요 비올렛.”
라히라가 속삭였다.
“나는 비올렛을 싫어하지 않아요, 오히려 당신이 어떤 싸움을 해왔는지 알고 있기에,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해요. 당신이 그에게 사랑받을 만한 여자라는 것은 곁에 있었던 제가 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카칸이 진실로 마음에 두는 당신이 이곳에 있다간, 우리들이 이룩해 온 평화가 깨져버리고 말아요.”
“…….”
“세히라는 언제나 이 생활이 즐겁다 말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진 행복은 위태로운 것이죠. 우리가 평화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카칸이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서예요. 만약 총애가 누군가에게 기운다면 권력이 그곳으로 향하게 되고, 우리는 우리가 공유하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들의 전쟁을 시작해야만 하죠.. 남자의 총애가 즉 권력이니, 그것을 되차지하기 위해서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죽고, 또 죽여야 해요. 전대 카칸의 틴들이 그러했듯. 그리고 또 그 아들들은 또 다시 골육상쟁을 벌일 거예요. 형제들을 죽이고, 그 형제들의 어미를 죽이겠죠. 생존을 위해서 우린 그렇게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예요. 전대 카칸의 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카칸, 이자카가 고통 받은 것처럼.”
비올렛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우리가 우리의 배다른 자매들 중에서 이자카에게 선택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아그레시아어를 할 수 있어서예요.”
“…….”
그렇게 말하는 라히라의 얼굴은 고통스러워 보였다. 비올렛은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 말을 듣는 라히라의 감정이 전해들어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그레사아어를 할 수 있기에 두 틴들을 들였던 것이라니.
“이자카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그 말에, 비올렛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이들에게, 그리고 이자카에게 죄를 지었는지 깨달았다. 비올렛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라히라가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올렛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죠, 계속, 계속?”
“…….”
“언제나 테라스에 서서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거죠?”
그제야 비올렛은 자신이 틈만나면 테라스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 생각했지만, 거리가 먼 만큼 그리움도, 마음도 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테라스에 서서 바깥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무심한 표정으로 두 팔을 벌려, 뛰어내리라고 말해줄 남자를, 떨어진 그녀를 안아들어 사랑을 속삭일 자신의 연인을, 그 뻔뻔한 남자를, 에셀먼드를.
비올렛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안해요.”
비올렛이 울면서 라히라에게 말했다. 라히라 역시 비올렛을 보며 갑자기 울컥, 한 듯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움이 없다 생각했지만 그녀는 그 감정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면, 너무도 고통스러울 까봐.
에셀먼드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그가,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었다. 비올렛은 무력한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이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비올렛은 에셀먼드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
라히라가 떠나고, 비올렛은 테라스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방에 걸려있는 자수정 주렴이 걷히는 소리가 나며, 이자카가 들어왔다.
“피아케.”
그 목소리에 비올렛이 등 뒤를 돌아보았다. 이자카는 굳은 얼굴로 비올렛을 보았다. 비올렛은 활짝 웃고 있었다. 바다를 보았을 때처럼, 홀가분하게.
“기분은 나아졌는가?”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비올렛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노을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아그레시아는 이제 가을이 다가오겠네요.”
그에 이자카가 미약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비올렛은 이곳에 와서, 단 한번도 아그레시아 이야기를 해본적이 없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아그레시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자카도 아그레시아를 이맘때쯤에 떠났죠.”
레기우스 살바나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 때, 그가 떠났다. ‘이별’을 말하는 비올렛의 말에 이자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피아케.”
“이자카, 이자카가 없었으면 저는 제가 흘린 눈물에 잠겨 죽었을 거예요.”
비올렛은 조용히 이자카에게 다가갔다. 그 말을 하는 비올렛의 새파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처연한 모습에, 이자카는 그 눈물을 닦아주려 다가갔다. 하지만 비올렛의 입술이 먼저 열렸다.
“고마워요, 이자카.”
고맙다는 말은 이상하게도 잔인하게 느껴졌다.
“피아케, 너……”
마치 이별인사를 하듯이 그렇게.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무엇이라 말하려 하자, 비올렛이 말했다.
“때가 됐어요, 아그레시아로 돌아갈게요.”
“…….”
“돌아가게 해주실 수 있죠?”
마치 마법을 푸는 주문을 외운 것처럼, 방 안의 훈훈한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언제나 비올렛에게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었던 입매는 이미 굳어진지 오래였으며 그 두 눈이 서늘한 기운을 띠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아그레시아에서 버려졌다는 자각은 있는 것인가? 라히라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을지언정 그들은 나에게 너를 버렸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 이유가 어떤 이유에서건, 린도와 샤를은 비올렛을 버렸다. 에셀먼드가 찾아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인게 아닐까? 에셀먼드는 비올렛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피아케, 너는 버려진거다. 그리고 난 너를 주웠다. 네 입장을 자각시켜야 하는가?”
이자카의 낮은 목소리는 위협적이었다. 이자카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비올렛은 정말로 이자카에게 납치 당한 것이었다. 그는 이자카에게 어떤 것도 요청할 권리가 없었다.
“……이자카.”
비올렛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비올렛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뜨거운 녹안이 비올렛을 응시했다.
“난 내 손아귀에 들어온 보물을 버리지 않는다. 그저 그 뿐이다.”
“돌아 갈 거예요.”
비올렛의 덤덤한 말에 이자카는 비올렛의 두 눈에 서린 의지를 읽었다. 이자카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비올렛은 그 얼굴에 서린 억눌린 분노를 읽었다.
“내가, 너를 보낼 것 같은가?”
“……아니요.”
비올렛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히려 여유로운 태도에, 이자카가 긴장했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이러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자카는 제가 납치당했다 말했죠?”
“…….”
“제 몸값정도는 제가 지불할 수 있어요.”
비올렛이 탁자 위의 유리병을 가리켰다. 이자카가 그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동그란 유리병에 담긴 액체가 기이할정도로 붉은 빛을 띠었다. 그 붉은 액체는 꽤나 많은 양이었다. 그리고 이자카는 비올렛의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창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비올렛의 볼에 있던 사랑스러운 홍조가 저 탁자 위의 병에 담겨있다는 것도.
그가 참지 못하고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질렀다.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성큼 다가 가 비올렛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그녀의 목 언저리에 있는 자국을 발견했다. 비올렛의 몸은 차가웠다.
“피아케! 넌 나를 모욕할 생각인가!”
“미안해요, 어쩔 수 없었어요.”
그가 비올렛의 허리를 위협적으로 끌어안았다. 자신의 몸과 이자카의 몸이 닿았지만, 비올렛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비올렛은 물러날 마음이 없었다. 이 황폐한 나라에는 비올렛의 힘이 필요했다. 라히라의 말대로 이자카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그는 거래를 받아주어야 했다. 그녀는 아그레시아에 돌아가야 했다.
“분명 제 도움이 필요한다 했죠?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부족하다면 더 흘릴 수 있어요.”
“피아케!”
귀가 먹먹한 고함소리가 들렸으나, 비올렛은 가만히 서 있었다. 이자카는 비올렛의 비정함을 그제야 제대로 경험했다. 그녀는 너무나 잔혹했다. 사람의 마음의 크기를 알면서도 잔인하게 이렇게 짓밟고 있는 것이다.
“이자카. 내가 가야해요, 내가 해야 할 의무가 남아 있어요.”
“의무따윈 없다. 네가 디아볼로스의 자식을 없앤 시점에서, 너는 네 의무를 다 끝냈다.”
“그 의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잖아요.”
“널 쫓아낸 나라에 가서, 대체 무슨 의무를 하겠다는 건가. 그들은 너를 원하지 않는다. 너는 쫓겨날 거다.”
“…….”
“그래, 거래를 하자 피아케.”
이자카가 삐뚜름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비올렛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아냈다.”
“…….”
“대신 내 곁에 머물러라. 내 옆에서, 나와 함께해라.”
그것이 너무 매력적인 제안인지라 불과 몇시간 전의 비올렛이었다면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본다면 이자카의 말은 저열한 협박이었다. 그녀의 처지를 악용하며, 고백하는 최악의 행동. 아마 몇시간 전의 비올렛은 그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건을 내건 그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올렛은 이자카가 저지르는 최악의 행동에도 그를 경멸하지 않았다.
“이자카는 저번에 내게 말했죠, 나를 강제하지 않는것은 내게 미움 받길 두려워해서라고.”
그 말에 이자카는 눈을 떴다. 비올렛이 너무나 태연하게 행동했기에,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고 있었는데 숨겼다면 제가 이자카를 미워할게 뻔하잖아요.”
“…….”
“이자카는 절대 숨기지 않았을 거예요.”
비올렛이 이자카의 두 눈을 보며 말했다.
“이자카는 좋은 사람이니까,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이자카가 그 말에, 허탈한 표정으로 비올렛을 보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준비한 마지막 대사임이 분명했다. 이 사람은, 심지어 비올렛을 억지로 잡아두지를 못해서, 이렇게 설득시키려는 변명을 준비했던 것이다.
“이자카. 처음부터 제겐, 저주 따윈 걸리지 않았던 거죠?”
“…….”
그 말에 이자카가 얼굴을 굳혔다. 그리고 그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음산하게 물었다.
“라히라냐?”
비올렛은 고개를 저었다. 라히라가 말했다 해서 그녀를 처벌할 이자카는 아니었으나, 비올렛은 그녀를 감싸주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리고 라히라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깨달을 사실이기도 했다.
“이자카. 사실 세상은 이미 멸망했어야 옳아요. 왜냐하면, 저는 이미 신을 저주해버렸거든요.”
말룸이 되어 세상을 멸망시킬 저주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모른다. 신을 저주하면 말룸이 된다는데, 도대체 허무신이 만족하는 ‘신을 저주한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저주의 말을 입에 담는다는 것인가, 신이라는 존재 자체를 명확히 인식하며 저주의 기도를 올린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그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버린 것인가. 그러나 문제는 그녀가 생각하는 모든 기준을, 비올렛이 충족시켰다는데에 있었다.
체자레는 비올렛이 지나치게 선했기에 세상이 멸망하지 않은 것이라 말했지만. 체자레는 틀렸다. 비올렛은 애초에 착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성공했다. 열두살의 비올렛이 이미, 그 신을 똑바로 쏘아보며 저주의 말을 날렸던 것이다. 비올렛은, 신에게 선택받은 신의 아이는 성녀를 저주하고 있었다. 이미 저주해 버린 마음이, 지금 저주하지 않는다 해서 사라지게 되겠는가?
-신이시여, 당신을 저주합니다!
비올렛은 말룸을 없애고, 허무신과의 본격적인 내기가 펼쳐지기 전 신을 저주해 버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말룸이 되지 않았으며 세상은 파괴되지 않은 채 멀쩡했다. 이미 승리를 확신한 허무신이 그녀의 모든 진실을 보여주어야 했으나, 허무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예전부터 이상하게 느끼고 있었어요. 그 가장 강했다는 아나스타샤도 약 100일이 지난 후에 성흔이 사라졌다고 해요. 그녀가 느낄 정도로 성력이 감소하고 있었다면, 그녀에 비해 작은 존재인 저 역시도 느꼈겠지요.”
비올렛은 성력을 손실하지 않았다. 말룸과의 싸움 직후에도 성력이 사라지지 않고 회복되었으며, 사리타와 싸움 후에도 손실된 성력이 회복되었다. 그녀가 성혈을 흘렸던 것은 이자카와의 거래를 위해서 였지만, 일종의 시험도 되었다. 지금 이렇게 말하는 도중에도, 그녀가 성혈을 흘려 손실되었던 성력은 천천히 회복되어갔다. 라히라의 말을 듣고 비올렛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주는 애초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무언가가, 창조신과 허무신이 내건 내기 자체가 변질 되었다. 인간이 진정한 내기를 시작하기 전에 성녀들을 죽임으로서 내기가 이상하게 변질된 것처럼, 허무신이 내린 저주 자체가 어그러진 것이다. 이자카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이자카가 나를 잡아두려 했던 것은 아그레시아에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거죠?”
“…….”
비올렛이 이자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자카는 비올렛의 물기어린 파란 눈을 보았다. 비올렛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자카가 그것을 괴로운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이자카도, 모두가 날 배신한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내가 버려진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애초에 저들은 비올렛에게 저주가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버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자카는 굳어버린 표정으로 그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비올렛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미안해요 나 사실, 사랑받아도 그걸 잘 실감하지 못해요. 언제나 나중에 깨닫고 그게 사랑이었구나 생각해요.”
“…….”
“저도 이제 사랑을 해봐서 알아요. 이자카에게 제가 잔인하다는 거.”
“…….”
“자꾸 외면해서 미안해요. 이자카의 마음이 너무도 커서, 혹여 거절한다면 이자카 마저 잃어버릴까봐 두려워서 말 못했던 거였어. 그건 이자카에게도, 이자카의 틴들에게도 실례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요.”
이자카는 가만히 서서 비올렛의 참회를 듣고 있었다. 그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를 보고 마음이 약해졌으나, 비올렛은 입술을 열어 말했다. 이젠 진정으로 꿈같은 달콤한 순간을 깨트릴 시간이다.
“이자카, 난 이자카를 좋아할 수 없어요. 평생 그럴 거예요.”
“…….”
그가 온 마음으로 그녀를 대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말했어야 했다. 이자카가 그를 맡아준 게 과연 린도와 샤를의 부탁 때문이었을까? 아니, 비올렛은 단언할 수 있었다. 이자카는 그것이 아니더라도 비올렛을 데려갔을 것이다.
이곳 구자르트에 머물면서, 비올렛은 이자카의 마음의 깊이를 깨달았다. 그가 언제부터 비올렛에게 애정을 느꼈는지 모른다. 어쩌면 열여덟인 그가 작은 소녀였던 비올렛을 처음 만났을 때인지도, 아니면 그의 기억에 남은 인상깊은 소녀가 이내 그의 마음을 훔쳤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그가 살아오며 쌓아두었던 가치관을 뒤흔들 정도로, 이자카는 비올렛을 사랑했던 것이다.
“너는 항상 내가 잔혹해 질 수 없도록 만든다.”
“…….”
“널 보낼 수 없다.”
이자카는 비올렛을 보며 말했다. 그의 녹안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단언했다.
“피아케, 너는 분명 후회할 거다. 아그레시아는 돌아가면 안된다. 너는 분명 후회한다.”
“후회하더라도 알아야 한 진실이 있다면 마주해야 해요.”
체자레에게 가서 진실을 알았을 때도, 비올렛은 후회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올렛은 그 진실을 알아야만 했다. 마음이 찢어져도, 산산히 부서져도, 그것을 알아야만 했다. 또 어떤 진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듯, 마주해야할만한 진실은 분명히 존재했다. 이 아그레시아의 사람들은 그 진실을 숨기기 위해 비올렛을 내보낸 것이다.
이자카는 이 순간 저 여자가 누구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금방 짓밟히는 제비꽃처럼 연약하나, 아무리 짓밟혀도 새로 싹을 틔우는 그 들풀꽃처럼. 비올렛 도 똑같았다 비록 그녀가 세상에 짓밟혔을 지언정 그녀는 다시 피어났다. 그리고 또 짓밟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피어나겠노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내겠는가? 간다면 그녀는 다시 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자카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가지마라 피아케. 정말로 강요하지 않겠다. 날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것도 네 자유다. 그냥, 이곳에만 있어라.”
“…….”
“제발, 이곳에 남아 있어라. 너를 위해서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이 강한 남자가 약한 모습으로 애원하고 있었다. 그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며 비올렛은 눈물을 흘리며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에드가 보고싶어요, 이자카.”
“…….”
“그가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가, 그가 너무 보고싶어요.”
그 차가운 자신의 연인은 지금은 무얼하고 있나. 비올렛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자카는 침묵한채 비올렛을 보았다. 이 순간, 비올렛은 너무나 잔인했다. 한 남자의 품에 안겨서, 다른 남자가 그립다고 울고 있었다. 고요한 방 안에는 그녀의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이윽고 이자카는 비올렛을 안았던 품에서 떼 놓았다.
이자카는 비올렛을 보았다. 그 잔인한 여자를 원망스러운 듯 보던 이자카는, 이내 말을 꺼냈다.
“네 말대로, 그렇게 알고 싶다는 진실을 확인해라.”
그는 비올렛에게 등을 돌려 방 바깥을 나가버렸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왜 등을 돌렸는지 알았다. 그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방 바깥으로 걸어나가버렸다.
*
“내가 잘못했다, 다시는 머리가지고 장난치지 않겠다.”
사리타가 눈물을 보였다. 세히라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라히라는 침착한 표정으로 비올렛을 보고 있었다. 틴들 몇몇이 비올렛의 눈치를 힐끔힐끔 보았다.
“비올렛, 미안해요, 많이 화났어요?”
세히라가 풀죽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사람들은 비올렛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면서도, 비올렛에게 다정했다. 갑작스러운 비올렛의 귀국 결정에 여자들은 각양 각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 겨우 영혼의 벗을 만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날 버리고 가냔 말이다! 배에 타다가 발병날거다!”
사리타가 눈물을 흘리며 비올렛의 손을 꼭 잡았다. 비올렛은 미소를 지었다. 이 무뚝뚝해 보이는 여자가 가장 쉽게 울음을 터트리며 비올렛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참으로 솔직한 사람이었다. 사리타의 얼굴은 눈물 콧물로 범벅되어 있었다. 비올렛은 사리타가 에셀먼드와 같은 나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사리타 그만해라.”
보다못한 이자카가 차갑게 말했다. 그러자, 사리타가 고개를 숙여 훌쩍이다 고개를 홱 들어 이자카를 노려보았다.
“남편은 정도 없습니까?! 지금 영혼의 벗이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
“설마 남편이 쫓아낸 건 아니겠죠! 이럴 줄 알았습니다!”
그녀의 두 눈은 이글이글 불꽃이 담겨 있었다. 그에 화가 난 이자카가 무엇이라고 말하려 하자 비올렛이 이자카에게 미소를 지으며 사리타와 마주 잡은 손을 꼭 쥐었다. 그에 이자카가 입을 다물었다. 사리타가 훌쩍거리며 결국 비올렛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 마치 거처를 옮기는 소꿉친구를 보내기 싫어하는 아이처럼 그렇게. 세히라가 비올렛 옆에서 작게 흐느꼈다.
“갑자기 가는 게 어디 있어요. 너무해요.”
세히라가 비올렛의 옷깃을 잡았다. 잡혀버린 팔과 옷깃, 사리타와 세히라 비올렛에게 둘 다 가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비올렛은 이 순간,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짙은 이들의 애정에 울컥 하고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시수일레를 제외하고 비올렛이 같은 여자들에게 받아들여졌던 적이 있었는가? 심지어 그녀들은 비올렛의 신분을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아그레시아에 남은 유일한 친구인 시수일레마저도 그녀에게 폐가 될까 언제나 눈치를 보며 함께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이곳 사람들은 비올렛이 처음으로 마음 편하게 대했던 친구들이었던 것이다.
“저 때문인가요?”
키아라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녀의 검은 눈은 물기에 차 있었다. 비올렛은 어제 키아라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고 무작정 카칸궁으로 뛰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걱정했을 것이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고 있는 키아라를 보며 비올렛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제가 향수병에 걸려버렸어요.”
“…….”
키아라는 그 말을 믿지 않은 듯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라위야가 말했다.
“아그레시아 인의 습성에 대해 조사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되었네.”
그 말에 비올렛이 피식 하며 웃었다. 라위야와는 대화한 적이 없었지만, 그녀는 항상 비올렛에게 이상한 쪽으로 관심을 주었다. 다른 틴들 역시 찝찝한 얼굴로 비올렛을 보고 있었다.
구자르트는 참 이상한 나라였다. 철저한 이방인이었던 비올렛을 두 팔 벌려 받아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있고, 달콤한 때를 보낼 수 있었다. 마치 꿈결과도 같은 곳이었다. 비올렛은 이 언니 같은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나중에 또 들릴게요.”
비올렛이 훌쩍거리며 말하자 사리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오면 내가 찾아갈 거다. 진짜다.”
“네.”
“진짜로, 찾아갈 거다. 밥 먹고, 잘 수련해라. 나중에 한번 겨뤄보자.”
“알았어요.”
엉엉 우는 사리타를 보며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별의 장을 무표정하게 보던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말했다.
“가자, 피아케.”
*
떠나는 비올렛과 그녀를 배웅하려는 카칸 일행을 보려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말을 타고 있던 비올렛은 자신을 구경하는 군나르족의 얼굴들을 보았다. 약탈과 전투의 민족인 군나르 족을 한때는 흉포하다 들어 두려워했던 적도 있었다. 아마 그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이방인들을 보는 사람들은 이전처럼 적대적으로 비올렛을 보지 않았다. 이전 날뛰는 코끼리를 진정시켰던 일을 사람들은 아직도 잊어버리지 않은 듯 했다.
그때 비올렛은 자신에게 날아온 것을 보았다. 거의 시들어 가는 하얀 꽃이었다. 비올렛은 그것을 물끄러미 보다, 성력을 써서 그 꽃을 다시 향기롭게 피어나게 했다, 손 안에 탐스럽게 피어난 하얀 꽃을 바라보던 비올렛은 꽃을 던진 쪽에 다시 던져주었다. 그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비올렛이 작게 신어를 외우자 도시 안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 보며 그 기적에 입을 벌렸다.
이것은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나라에 대한 비올렛의 선물이었다. 비올렛은 앞서 말을 타고 가는 이자카를 보았다. 이자카는 단 한번도 따라가는 비올렛을 돌아보지 않았다.
마침내 항구에 다다르고 정박해 있는 배 앞에서, 이자카는 드디어 비올렛의 얼굴을 마주했다.
“…….”
비올렛은 이자카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멋대로 행동하고, 결국 배까지 빌려 타는 입장에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이자카가 말에서 내려 그녀에게 걸어와 손을 내밀자, 비올렛은 그 손을 잡고 말에서 내렸다. 화가 났어도 그 손길은 더없이 다정했다. 그는 말에서 내린 비올렛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이자카가 이토록 서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 본 적이 있었던가. 그의 변화에 가슴이 아려왔지만 비올렛은 그 시선을 묵묵히 감내했다. 이자카의 부하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항구에서 멀리 떨어졌다.
“네게 큰 실례를 저질렀다.”
이자카가 말한 것은 비난이 아닌 사과였다. 그에 비올렛은 의아한 표정으로 이자카를 보았다.
“너는 누군가에게 지켜져야 할 여자가 아니었다. 너 역시 전사였던 것이다.”
“……”
“그 남자도, 너도, 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사람이었다.”
이자카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남자라니, 에셀먼드를 말하는 것일까.
“피아케, 나는 언제나 졌다. 패배자였다. 그리고 비겁했다.”
“…….”
비올렛이 눈을 크게 뜨자, 이자카가 말했다.
“나는 널 기다리지 않겠다. 널 탐하지도, 너를 훔쳐올 생각도 않겠다.”
“…….”
“나는 너를 포기할 것이다.”
이자카는 비올렛을 끌어안았다. 포기하겠노라 말하면서도 꽈악,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미련 같은 그의 힘에 비올렛은 잠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비올렛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 역시 ‘포기’를 수도 없이 해왔던 것이다. 그 말을 입에 담는게 얼마나 마음이 부서지는 일인지 비올렛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널 잊지 않을 것이다.”
이자카가 그녀를 감싸안은 팔을 풀고 조용히 말했다. 그것은 그의 마지막 작별인사였다.
“나도 이자카를 잊지 않을게요.”
비올렛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자신에게 이렇게 깊이 사랑을 준 사람을 절대 잊을 리가 없었다. 설령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비올렛은 이제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비올렛의 말에 이자카가 주먹을 꽉 쥐었다. 비올렛이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이자카는 그 입을 막고 속삭였다.
“네가 더 무언가를 말하다간, 겨우 포기한 욕심을 부릴 것 같다.”
배가 출발하고 나서, 선상에 오른 비올렛은 자신을 보는 이자카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다시 출발하려는 듯 말을 타고 있었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의 시선이 마주했다. 그리고 이자카는 말머리를 돌려. 다시 도시로 떠났다. 비올렛은 빨리 사라져가는 그 너른등을 바라보았다.
비릿한 바다 내음은 이젠 익숙해졌다. 이젠 이자카가 좋아하던 페로자(터키석)색의 바다가 사라지고 다시 에셀먼드의 푸른 눈동자 같은 바다가 자리하게 될 것이다.
배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해풍이 불어오며 소금기 어린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선원들은 무어라 소리치며, 일하고 있었고, 배가 항구로부터 멀어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비올렛은 어느새 점이 되어버린 이자카를 보고 있었다. 눈물이 흘렀지만, 그녀는 애써 그것을 닦아냈다.
그가 멀어진다. 그리고, 이 대륙, 이자카의 땅인 구자르트가 멀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을 팔벌려 안아주었던, 그녀에게 너무나 친절한 땅. 이자카와 같은 그 대륙이.
이자카를 바라보던 비올렛은 다시 등을 돌렸다. 정면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너무나 시원했다.
아그레시아에 크리처가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다만, 비올렛은 그곳에서 진실을 파헤칠 것이다.
샤를과 린도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쫓겨나야 했는지, 이자카가 끝까지 말해주지 않은 사실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낼 것이다.
그리고.......
비올렛의 머리속에는 한 남자가 스쳐지나갔다. 이제 배는 돛을 활짝 펼치며, 바람을 타고 아그레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이 그녀를 그곳으로 인도하는 듯 했다.
[성녀는 구자르트에서 벗어나, 진실을 알아내려 고국으로 향했단다. 자신을 비정하게 쫓아낸 그녀의 나라로.
그리고 그것이 내가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단다. 자, 이제 마지막 부분이야 . 최후의 성녀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란다. 어, 뜨,뜸들이지 말고 어서 이야기해보라고? 알았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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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코멘닫았습니다.. 본인의 추측이 남들에게 스포일러가 됩니다.]
추천수 1000안넘었지만 내일 좀 큰일이 있어서 돌아왔어요... 흠 26,27도 큰일이 있네요, 조카 돌잔치에 결혼식에.. 흑.. 매우 바쁘네요 흑흑흑 휴재 해야 하나....
1.사실 이것도 두편으로 나눠야 하지만 1편남았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합쳐서 올립니다... 저는 추천수 1000과 코멘트 100개라고 말했지만 님들은 100개만 넘겻을 뿐... 추천수는 여전히 600대라규여..
2.사실 저번편 별로 멘붕으로 안쓰려고 했는데 독자님들이 생각보다 멘붕이라 말씀하셔서 당황.
3.아 그리고 여러분 '90'화에 재미있는 댓글이 달렸어요.
피폐물이 아니라 답답물이라고 이게 피폐냐고, 피폐물이라면 "여자주인공을 더 굴려야"한다고.
(독자님 저격아님, 비꼬는거 아님 진짜 아님)
194화를 다 읽으신 여러분들은.. 이 코멘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주를 더 '굴려'야 하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난생 처음으로 머리 탈색하고 염색했어요. 연보라색이 예쁘네요. 하핫.
5. 몸이 나아가지만 역시 체력이 저질인지라, 올리자 마자 잠들 것 같습니다. 오탈자는 지적해주시면 내일 아침에..고칠거여요...
6. 호빵우먼님! 후원쿠폰 50장 넘나 감사드립니다!
7. 안녕 구자르트 편.. 개인적으로 제일 밝고 행복하게 썼던 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