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원에 핀 제비꽃-190화 (183/208)

00190  꽃이 지다  =========================================================================

‘다신 붙잡지 않을 겁니다.’

그의 짙은 푸른 눈동자가 보였다. 바다를 닮은 사파이어의 눈 색이 열기를 담아 비올렛을 보았다. 애정이 담긴 시선, 비올렛은 바라보았다. 비올렛에게 휴가가 끝날 때 까지, 그는 가끔가다 그렇게 말하고는 했었다. 그의 자존심을 짓밟은 그녀에 대한 경고였을까, 그러기엔 그는 너무나 절박하게 그녀를 끌어안고는 했었다. 그녀가 떠나는 것을 바라지 않을 듯.

아니, 어쩌면 그것은 그의 다짐이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상처 받아버려, 다시는 상처받지 않겠다는 그의 마음.

이마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 거칠고 투박한 감촉, 비올렛이 너무나 그리워 하던 그 감촉이었다. 비올렛은 눈을 뜨며 반사적으로 말했다.

“에드?”

순간 그 손길이 멈칫 했다. 잠기운에 흐릿한 시야가 돌아오며 초록색 두눈이 보였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이자카였다. 며칠만에 보는 그의 모습에 비올렛은 눈을 깜빡거렸다. 잠이 확 달아났다.

“들어왔더니 낮잠을 자고 있었다.”

“…아.”

비올렛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몸을 느릿하게 일으키자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물을 떠 주었다. 비올렛이 물을 마시는 것을 이자카가 보고 있었다.

“꽤나 깊이 자고 있었다.”

“그런가요?”

어쩐지 어색해서 비올렛은 이자카의 얼굴을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도 알고 있다. 그의 애정이 담긴 손길을 에드라고 착각해 버린 것이 그에게 큰 실례라는 것도.

“신경 쓰지 마라. 허락없이 들어온 내 잘못이다.”

그에 비올렛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신경쓰지 말라는 것은 이자카가 비올렛의 감정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구자르트에 오고 나서, 신기할 정도로 그에 대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비올렛은 오랜만에 에셀먼드에 대해 꿈을 꿔서 당황했다. 오랜만에 꿈에서 보았던 그의 얼굴에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이자카의 시선이 미묘하게 달라진 비올렛의 얼굴을 보았으나, 비올렛은 태연한 척 웃었다.

구자르트의 기온은 온후한 편이라 비올렛으로서는 뜨거운 여름의 날씨였다. 비올렛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붉은 주황색의 노을, 적당히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낮잠 자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비올렛은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다, 그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낮잠이 들었었다. 언제나 정무 때문에 바쁜 이자카는, 그런 비올렛을 찾아와 그녀가 깨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세히라와 라히라와 친해졌다 들었다.”

“네.”

그래도 비올렛의 일거수일투족이 이자카의 귀에 들어가긴 했나보다.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한 여자들이다.”

“…….”

“내게 아그레시아 공용어를 가르쳐준 게 그 애들이다.”

“공용어를요?”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내 부하중의 하나가 아그레시아와 교역을 하고 있다 했다. 그 여자들은 그 딸들이다.”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라히라와 세히라가 공용어를 할 줄 아는 것은 민두라스의 베이는 상단 역시 이끌고 있었구나, 비올렛은 혼자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이자카가 웃으며 말했다.

“라히라는 차분하지만 세히라는 철이없고 짓궂다.”

“…….”

비올렛은 음 하며 말을 삼켰다. 며칠사이에 세히라가 결국 비올렛의 엉덩이를 만지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세히라는 짓궂었다. 비올렛의 두 뺨이 붉게 달아오르자 이자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두분 다 친절해요.”

정말 그랬다. 라히라는 차분하게 찾아와 비올렛과 담소를 나누며 서툴게나마 구자르트어로 대화를 시작하게 했고, 구자르트의 풍습을 알려주었다. 세히라 역시 비올렛의 은발을 가지고 이런 저런 머리모양을 만들거나, 비올렛에게 구자르트어를 알려주었다. 모두 다 비올렛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래, 라히라와 세히라는 네게 가장 우호적일 거다. 나머지는 조금 질투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중 사리타는 네게 싸우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 여자는 전사로서 자신을 더 좋아하니. 아, 라위야와 키아라는 네게 관심이 없겠구나. 라위야는 책읽는걸 좋아하고, 키아라는 수련의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

이자카가 웃으며 자신의 아홉명의 첩을 소개하는 것은 조금 이상했다. 여자가 있음에도, 비올렛에게 마음을 달라 말하는 것일까.

아그레시아는 일부일처제였다. 물론 첩을 들일수도 있지만 그것은 사생아로 취급되어 가문을 이을 수 없다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비올렛은 굳이 그것을 지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찌되었던 이자카의 가족들이다. 그녀가 다른 문화에 대해 이상하게 여길 권리는 있어도, 그것을 지적하며 고치라 할 권리는 없었다. 이자카에게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알았어요, 친하게 지낼게요.”

비올렛의 그 말에 이자카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내를 많이 들이는걸 아그레시아에서는 무척 싫어한다던데 너는 이상하다.”

“……?”

이자카의 문화를 존중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 왜 이자카는 서운한 표정을 짓는 것인가. 비올렛은 황당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 사람이 스물 다섯이 되는 남자가 맞는가. 그를 보며 무언가 말하려 할 때, 갑자기 누군가의 방문을 알리는 종이 울리며 목소리가 들렸다.

“비올렛!”

“……”

이자카와 비올렛이 동시에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았다. 세히라가 뛰어왔다. 살짝 굳은 얼굴이었던 비올렛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것을 본 이자카의 얼굴이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변했다.

“세히라, 왔어요?”

“오늘 저녁 산책, 같이 하기로 했잖아요.”

“맞아요.”

세히라는 비올렛의 옆자리에 붙어 앉았다. 비올렛은 그녀의 격없는 친근함에 미소 지었다. 그에 이자카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히라, 너는 내가 보이지 않나보구나?”

“어머나, 카칸! 세상에, 이렇게 눈에 안 띨 수가! 비올렛이 있어서 못봤지 뭐예요.”

비올렛은 세히라와 이자카가 대화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세히라의 격없는 말은 이자카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았다.

“내가 이 시간에 하렘에서 나올 권한은 준 적이 없는 것 같다만.”

“어머, 라히라 언니는 비올렛이 원하는 거면 모든지 들어주라 명령하셨다던데요? 비올렛이 날 만나고 싶다고 말했는데. 남자가 한입가지고 두말하시려나? 비올렛이 저녁에 하렘에 찾아올 수는 없잖아요?”

“…….”

세히라의 말에 이자카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의 시선이 세히라를 보고 반갑게 웃고있는 비올렛에게 고정되었다. 비올렛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말했으니, 세히라가 비올렛을 방문하는 것도 사사롭게 막지 못할 것이 당연했다.

“세히라.”

“네, 말씀하세요, 카칸.”

“피아케를 핑계로 두 번 다시 내가 세운 규율을 어기지 마라. 경고다.”

이자카의 서늘한 말에 세히라의 얼굴이 변했다. 그녀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올렛은 대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가 차가워졌다는 것을 알았다. 비올렛이 이자카의 눈치를 보자 이자카가 비올렛에게 아무일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들과의 대화는 방해할 수 없다. 내일 저녁은 나와 산책하자 피아케.”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자카가 바깥을 나갔다. 풍채 좋은 그의 몸이 방에서 사라지자 방이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세히라, 혼났어요?”

비올렛의 물음에 세히라가 미소 지었다.

“아냐, 오늘은 저에게 짜증내시는 거예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꽤나 예민하시네.”

“짜증이요?”

타국어로 말하고 있었지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자카의 얼굴은 무서웠다. 그런데 그게 짜증과 예민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인가. 비올렛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히라는 참 신기한 사람이었다.

“아까 제 이름이 나오던데, 저 때문에 혼난거죠?”

“뭐 그렇긴 한데, 저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그녀가 시원스럽게 말하자 어쩐지 세히라에게 미안해졌다. 우울한 표정의 비올렛을 보며 세히라가 미소지었다.

“세상에나, 몸도 예쁜데 마음마저 이렇게 예쁘다니, 비올렛. 이 매력에 카칸이 비올렛을 좋아하는 거겠죠?”

“……왜 갑자기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거죠?”

왠지 모르게 또 가슴을 만질 것 같아 비올렛이 가슴을 가리고 말하자 세히라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나는 신경쓰지 마요, 카칸은 별로 도를 넘지 않으면 관대한 편이니까요. 방금 그건 저한테 짜증낸 게 맞아요.”

“그래요?”

“그래도 궁금하네, 카칸과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

그 말에 비올렛이 고민했다.

“라히라와 세히라 이야기를 했어요, 그, 이자카의 아홉명의…….”

비올렛은 첩이라 이야기 하려다가 말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첩이라는 의미가 좋은 의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비올렛, 구자르트에서는 후실을 ‘틴’이라고 불러요. 정실을 ‘툰’이라고 말하죠. 그리하여 카칸의 정실은 카툰, 후실을 카틴이라 부른답니다, 우린 카틴이라지만, 틴이라고도 불려요. 별다른 차이는 없답니다.”

세히라의 말에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툰, 틴, 그녀는 그 말을 계속해서 입으로 되뇌었다.

“아홉 명의 틴들에 대해 이야기 했나 보군요?”

“네, 다들 좋은 분이라 이야기 했어요.”

“정말요?”

“네, 라히라와 세히라는 선한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라히라는 차분하고, 세히라는 짓궂다고요. 다른 이들은 조금 질투가...많고, 라위야와 키아라라는 분은 제게 관심이 없다고.”

“정확하네요. 맞아요, 다른 틴들은 질투심이 많죠. 라위야는 책벌레고, 키아라는 무녀라서 바깥에 관심이 없어요. 카칸께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건 확실히 재밌네요.”

세히라가 즐거운 듯 말했다.

“그리고 또 무슨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아까 카칸께서 제게 짜증낸걸 보면 무슨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비올렛은 얼굴을 찌푸렸다. 세히라가 어서 이야기 해보라 재촉했다.

“어, 질투하지 않냐고 제게 물었어요.”

세히라가 그 말에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비올렛은 깔깔거리며 웃는 세히라를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자기가 실례되는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는 사이에 세히라가 말했다.

“카칸도 참 재미있는 분이네요. 질투라니, 우리를 말하면서 질투하라 하셨다고요?”

비올렛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비올렛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세히라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비올렛,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뭐랄까. 카칸이 아이같아서 좀 웃겼을 뿐이니까. 한번씩 유치하다 생각하긴 했는데 저를 질투해서 화를 낸 것이로군요.”

“……카칸이 세히라를 질투했다고요?”

“그거야, 비올렛은 저를 보면 이렇게 예쁘게 웃는데, 카칸을 보면 얼굴을 굳히고 있으니까요.”

내가 그랬나. 비올렛은 심각하게 생각에 빠졌다. 이자카를 대하면 비올렛은 언제나 몸이 경직되었다. 그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부담감, 그의 마음에 대한 부채의식, 이곳에 왔으니 실수해서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강박감과, 고마움, 여러 감정이 얽혀버려 자신도 모르게 경직되었던 것이다.

“다음부턴 주의해야 겠군요.”

“그래요, 카칸에게 잘 대해주세요, 저는 쉽게 얻을 수 있는 미소하나 보겠다고 그렇게 노력하는 건 불쌍하잖아요.”

세히라의 말에 비올렛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의 남편의 연애를 응원하는 것이 비올렛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자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비올렛은 세히라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세히라가 비올렛에게 말했다.

“비올렛, 비올렛의 생각처럼 이곳 여자들, 아니, 적어도 카칸 '이자카'의 아내로서 사는 것은 괴롭지 않아요.”

“…….”

“아그레시아는 모두 한명의 아내와 남편만이 존재하죠? 그래서 이해하기 힘들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런 건 또 아니에요.”

“그래요?”

“재력과 권력이 있는 남자가 많은 여자를 들일 수 있다는 것은 여자들에게도 축복이죠. 만약 일부일처제라 생각해봐요. 매력없고 빈털터리 남자들에게도 아내가 생긴다는 거잖아요? 그 여자들은 대체 무슨 죄죠?”

듣고보니 그러기도 했다. 일부다처제는, 부와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게 유리한 제도였다. 그럴만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남자들이여자들을 맞이하며, 여자들은 그 남자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이성을 거느리는 것은 그들의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그러나 그것이 행복한 것일까. 비올렛은 실례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여자들은 분명히 그 제도 안에 만족하고 살겠지만, 비올렛으로서는 그것이 보기에 답답했다.

“뭐, 저는 그런 이유랑은 다르지만요.”

“무엇이 다른가요?”

비올렛이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보자 세히라가 신이나서 대답했다.

“사실 한사람의 배우자를 맞는 것은 낭만적이지만, 결국 서로 밖에 없으니 평생 서로만 보잖아요? 구속할 수 밖에 없어요. 적당한 거리는 오래 이어가야 할 관계에 필수적이죠.”

“…….”

“그에 카칸도 저도, 서로를 구속하지 않잖아요? 몇몇은 카칸의 눈에 띠어보겠다고 애쓰는데. 사실 카칸은 우리를 내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요. 카칸은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는 관대하며, 자비롭죠. 심지어 어려운 성격도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친구 같기도 하죠. 또 남자로서도 매력적이에요. 하렘에 있는 언니와 다른 여자들과 어울려 놀다보면 심심하지도 않고, 툰으로서 의무도 틴끼리 서로 나눠가지니 별로 힘이 들지는 않죠. 라히라 언니는 똑똑하니 카칸의 정무를 돕고 라위야는 책속에서 얻은 고사와 지식을 조언하며, 사리타는 전사들을 담당하죠. 친델라와 파드말라, 탈리아, 록셀란은 아름다운 춤과 어여쁜 목소리로 노래하며, 흥겨운 악기 가락을 연주하며 카칸의 지친 마음을 달랜답니다, 마지막으로 키아라는 마법의 힘을 가지며 위대한 정신을 가늠하고 마법의 힘을 담당한답니다. 우린 우리 나름의 역할이 있어요. 서로 필요에 의해서 카칸의 곁에 머무르는 거예요. 원하지 않으면 하렘에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요. 한 남자를 공유하는 것은 생각만큼 끔찍한 일은 아니랍니다. 이것은 일종의 거래예요.”

비올렛은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외적 조건으로는 그것이 완벽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사랑한다면, 그래, 세히라가 이자카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와 공유할 수 있을까? 비올렛은 에셀먼드를 떠올렸다. 에셀먼드를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그의 약혼녀를 떠올리며 가슴앓이 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틴들이 많지 않았으면, 누가 카칸을 밤에 당해내겠어요.”

“네?”

“그래서 가끔씩 오는 게 제 몸에 더 좋답니다. 매일매일 카칸을 받아들이면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할 거예요. 그를 받아들이는건 하루만으로도 너무 버겁잖아요? 그건 틴들 모두 다 동의하고 있어요.”

“…….”

비올렛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들은 엄청난 사실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왜 그래요, 비올렛? 다 아시고 계시잖아요?”

세히라가 버엉, 폭발하기 직전 얼굴을 한  비올렛을 쳐다보았다.,

“비올렛, 왜 그래요, 꼭 처녀처럼.”

비올렛이 아무말도 못하고 달아오르는 두 뺨을 진정시키지 못하자 세히라역시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설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던 건가요?”

“…….”

“정말로, 두 분 사이에 아무 일도?”

“…….”

비올렛이 고개를 푹 숙이며 살짝 끄덕이자. 세히라의 얼굴역시 서서히 굳어갔다.

“그분이 비올렛을 가만히 뒀다고요? 그 카칸이? 이자카가?!”

“…….”

“저, 정말로?”

구자르트어로 맙소사 라고 말하던 세히라는 비올렛을 향해 확인하듯 물었다.

“내가 보기에도 이렇게 예쁜데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의 몸에 손 하나 대지 않았다고?”

비올렛이 수줍게 ‘네.’라고 대답하자 세히라는 충격을 받은 듯 얼어 있었다.

“하렘이 아닌 카칸궁에 거처를 마련할 때부터 알아 봤지만, 보통 마음이 아니셨네.”

비올렛이 세히라를 바라보자 세히라가 말했다.

“맙소사, 저 방금 정말로 질투할 뻔했어요.”

“…….”

============================ 작품 후기 ============================

오늘은 몸도 심하게 안좋고, 개인적으로 정말.. 너무 힘든일이 일어나서 멘탈이 산산히 부서지고 조금 쉬어야 한다 결정을 내렸답니다. ㅠㅠ... 오늘 목표한 분량까지 퇴고 하고 올려야 하는데 너무 죄송해요.

대신 내일 코멘트 100+추천수 1000이 넘으면 내일도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구자르트 편은 앞으로 4편남짓이에요, 더 늘릴까 생각했지만 역시 제 욕심이죠.

1. 세히라가 말했던 일부다처제에 대한 것은, 그것에 대한 시각중에 하나로서, 저는 비올렛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것을 밝힙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뤄질거에요.

2.이자카 그림이 나왔네요, 드디어 색칠이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이들을 환호하게 하는 이자카... 이자카로 표지를 바꾸니 갑자기 선작이 쑥쑥 올라서 당황했... 즐겨주십시오, 이자카는 사랑입니다.

3. 요새 열두시까지 기다렸다 편수 올리고 코멘트 확인하기 넘나 힘이 듭니다...흑.

4. 오늘까지 구자르트편 비축 완료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내일만 쓰면 된답니다, 내일만! 내일은 몸이 좋아졌으면 좋겠네요.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