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4 제비꽃, 피어나다 =========================================================================
비올렛은 막사에 나와 서 있었다. 먹빛의 구름이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듯 흐려졌다. 교황의 가호를 받지 않는 성도는 온기하나 찾아볼 수 없이 너무나 삭막했고, 서늘했다. 비올렛은 방금 교역을 하고 싶다는 이자카의 말에 벌어졌던 일들이 떠올랐다. 샤를은 인근에 있는 귀족들을 막사로 데려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자 했다. 이것은 비올렛의 분야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자리를 피하는 것을 선택했다.
흐릿한 하늘을 보니 속이 더더욱 답답하게 내려앉았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자, 그녀의 기분은 계속해서 가라앉았다. 몸에 걸쳐졌던 갑주를 벗어서인지 칼바람이 살을 엤다. 망토를 가지러 막사를 가야할까 했지만 등에 덮이는 따스한 온기에 그녀의 얼굴이 굳었다.
“외투를 입으셔야 합니다.”
그 말에 비올렛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등에 덮여진 망토를 걷었다.
“아뇨, 딱히 춥지는 않습니다.”
몸이 살짝 떨리고 있음에도, 비올렛은 애써 태연한척 그의 가디언에게 말했다. 에셀먼드의 짙푸른 눈이 비올렛을 향했다. 그리고 그의 눈이 살짝 떨고 있는 비올렛의 입술가에 머물렀다. 그들 사이에 불편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따라나오지 않아도 된다 일렀건만, 따라 나오셨네요. 경께서는 점점 더 내 말을 무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말에 에셀먼드가 대답했다.
“그건 제가 해야 할 의무를 비올렛, 당신의 명령이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에셀먼드는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것은 에셀먼드가 바라던 상황이 아니었음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에셀먼드가 그녀에게 그것을 물어봤던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언제나 그녀의 행동을, 의중을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분노마저 느껴지는 그 시선을 보고, 비올렛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와 달리 에셀먼드는 대화를 끝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의 손이 비올렛의 손을 잡아챘다. 그 따스한 열기가 비올렛의 팔목에 전해졌다. 그 접촉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거리며 뛰었다.
“당신은 당신을 모셔야 하는 내게 지휘를 맡겼고, 나라가 존속되는 것이 당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에 따라 그러했습니다.”
“……그것에 모순이 있는 말입니까?”
“아니요. 그저 이상합니다.”
비올렛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에셀먼드가 다시 한 발자국 다가오려 했다.
“내전이 끝난 이후 당신은 나를……”
“피아케.”
에셀먼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자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자카는 그들의 앞에 나타나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에셀먼드의 손가락이 살짝 얹힌 비올렛의 손목이 그의 손가락에서 빠져나갔다. 얼음처럼 서늘했던 비올렛의 얼굴표정이 호의적으로 변했다.
“이자카.”
“이야기 중이었나?”
“아니요.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그 말에 에셀먼드의 시선이 비올렛을 향했으나, 그녀는 모르는 척 했다.
“왜 바깥에 나온 거예요? 이야기는 끝난 건가요?”
“그들도 그들의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나와 주었다.”
“아아.”
아무래도 상의할 것이 있어 배려차원에서 나와 준 듯 했다. 이자카가 비올렛의 몸을 보고 자신의 털망토를 벗어서 그녀의 어깨에 씌워주었다.
“아, 저는 안추…….”
“보는 내가 춥다.”
이자카는 비올렛이 차마 망토를 풀지도 못하게 끈으로 꽈악 묶어버렸다. 결국 그녀의 어깨엔 검고 윤기 나는 털망토가 매어졌다.
“잠깐 이야기 괜찮겠는가?”
그 말에, 비올렛은 눈을 크게 떴다. 이자카가 무슨 할 말이 있나. 이자카는 조용히 비올렛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단 둘이.”
그 말에 비올렛이 머뭇거렸다. 단 둘이 이야기를 하자니,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밀담이라도 있는 것인가. 그에 에셀먼드가 비올렛의 옆에 다가가 섰다. 안 된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아무리 에셀먼드와의 사이가 이렇게 되었어도, 비올렛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는 잊지 않았다.
“목적이 불명확 하면, 곤란해요 이자카. 지금 이자카의 군대가 월등히 많아 우리에게 위협적이라는 것은 알고 하는 말인가요?”
물론, 그것 때문에 이자카는 호위기사들 하나 없이 린도와 샤를 사이에 있어야만 했다. 비올렛의 말에 이자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구자르트의 카칸의 이름으로 맹세하건데.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겠다.”
이자카는 정말로 대화를 원하는 것 같았다. 카칸인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면 필경 무슨 중요한 이야기일 것이다. 에셀먼드가 멀리 서 있는 조건으로, 이야기를 나눌까 생각하며 대답하려 할 때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적국의 카칸에게, 성녀님과 단 둘이 시간을 달라고 하십니까?”
비올렛은 에셀먼드가 그렇게 싸늘한 말투로 말하는 것은 거의 본적이 없었다. 그의 어조는 날카로웠고, 은은한 분노마저 담겨 있었다. 너무나 노골적인 적대에 이자카마저 그것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자카는 그런 것을 그냥 두고 넘길 성격이 아니었다.
“왜, 지킬 자신이 없는가?”
이자카 가 조소하듯 물어보며 샴쉬르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에셀먼드 역시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지금 이게 무슨! 비올렛이 그 둘 사이를 막아섰다. 터질듯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살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비올렛은 에셀먼드를 보며 소리쳤다.
“에셀먼드 경, 지금 누구에게 검을 들이대려 하십니까!”
에셀먼드가 비올렛을 보았다. 서늘하게 가라앉은 그의 눈을 보고 비올렛은 입술을 깨물었다. 무언가 일렁이고 있었다. 원망이 깃든 그의 눈빛을 외면하며, 그녀는 애써 말했다.
“지금 무슨 짓을 하시고 계시는지 알고 계십니까. 냉정과 이성이 경의 최고의 장점 아니셨습니까?”
카칸의 도발에 명령을 받지 않고. 검을 꺼내드는 나라의 기사라. 자칫하다가는 정말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법이었다. 이것은 에셀먼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이 그러했어도 큰일 날 일이었다. 아까까지 전투를 벌이느라 피를 보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안다. 에셀먼드는 검 손잡이에 손을 얹은 자신의 모습에 자신마저 놀란 듯 했다. 그는 잡은 검에 손을 떼고 비올렛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성녀님.”
순간 감정이 울컥 하고 치밀어 올랐다. 이런 것을 바라고 화를 낸 것이 아니었다. 왜 그는 비올렛이 화를 냈다는 이유로 이렇게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인가. 비올렛은 입술을 깨물고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피아케, 괜찮다.”
이자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비올렛은 완전히 진정할 수 있었다. 또다시 불편한 침묵이 그들을 감쌌다. 비올렛은 에셀먼드에게 무어라 말하려다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전사. 정말로 금방 끝내겠다. 정말 잠깐 이야기 하려던 것뿐이다. 너를 도발한건 나다. 네가 정 그렇다면 저기 막사 안에서 이야기 하겠다.”
그것은 이자카 나름의 사과였다. 이자카는 비올렛이 에셀먼드에게 화를 냈다는 것에 놀란 것 같았다. 이자카가 가리킨 곳은 식량을 넣어두는 좁다란 막사였다. 물론 다른 쪽 막사와 가까워 저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리는 없었다. 비올렛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셀먼드 역시 그것에 납득하는 듯 했다. 그러나 대화의 내용이 들릴 것을 염려하여 그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했다.
천막 안은 화로가 없었으므로 서늘했다. 그러나 비올렛은 이자카가 씌워준 두꺼운 털 망토덕분에 서늘함을 느끼지 않았다. 아까의 일에 그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이자카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느껴졌으나 비올렛의 얼굴은 풀려지지 않았다.
“무슨 일 때문에 보자고 한건가요, 이자카?”
그 말에 이자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슬퍼 보여 그 이유를 묻고 싶었던 것뿐이다.”
비올렛은 그 말에 이자카의 얼굴을 보았다.
“그것이 카칸의 이름을 걸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나요?”
여전한 사람이다. 비올렛은 이자카의 얼굴을 보았다. 그 녹안에 서린 시선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슬며시 짜증이 밀려오려 했으나. 비올렛은 이자카가 그녀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한 것 아닌가. 피아케, 내가 너를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는 말이 거짓인줄 알았나?”
그 진지한 얼굴에 비올렛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재회했음에도 저 남자는 나름 비올렛을 세심하게 관찰해왔던 것이다.
“괴로워 보인다.”
그 말에 비올렛은 언제든 괴롭지 않은 적이 없었노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자카에게 투정을 부리려 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리광을 부려야 할 때는 이미 지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다. 네가 검을 든 사내와 어떤 계약을 통해 맺어진 것이라는 건 알겠다. 결국 잘 된 것이 아닌가?”
그 말에 비올렛의 숨이 턱하고 막혔다.
“이자카.”
비올렛이 더이상 묻지 말라는 듯 이자카를 향해 말했다. 새파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이자카는 에셀먼드에게 패할 때 이외에 하지 않았던 항복 선언을 비올렛에게 하고야 말았다.
“내가졌다. 슬퍼하니 묻고 싶어도 물을 수 없다.”
그녀는 그 말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애처로운 미소에 이자카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전에 너는 언제나 따가웠다. 그러나 또 부드러웠다. 그러나 지금의 너는 부드럽다. 그러나 다시 가시를 세우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러는 건가?”
왜 그러냐는 질문을 에셀먼드도 했었다. 그러나 이자카라고 해서 그것을 대답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가 손을 뻗었다. 이자카는 정말로 걱정하는 듯 손을 들어 비올렛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그 애정 어린 손길을 비올렛은 조용히 받아들였다.
“분명 이젠 네 옆에는 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더 많아졌다. 너는 만개한 꽃과 같다. 그러나 지금은 시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늘었다. 이제 그녀는 이자카를 만날 무렵, 상처받아 가시만 세우고 있던 소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시수일레의 우정을 믿었으며, 에이든이 보여주는 가족애를 믿었다. 샤를이 보여주는 스승에 대한 애정과 린도가 보여주는 또 다른 형태의 애정을 믿었다. 저들은 분명히 비올렛을 사랑해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가디언 역시도, 또 다른 신뢰로 그녀의 옆에 서 있던 것이다. 이제 비올렛은 그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자카, 정말 공용어 실력이 많이 느셨네요.”
비올렛의 말에 이자카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비올렛이 말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했다.
“네가 원한다면 널 구자르트에 데려 가겠다. 물론,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아내로 맞이하지 않을 거다. 모든 건 네 뜻대로 해도 된다.”
그 말은 또다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전 그것에 망설였다면, 지금은 망설임 따윈 없었다.
“저는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이자카.”
“........”
비올렛을 보는 이자카의 얼굴이 굳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비올렛은 자신의 의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말룸을 없애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너는 지금 그 의무를 무엇보다 싫어하지 않는가.”
“아직도 싫어해요, 하지만 그게 제 의무인걸요.”
그녀는 두꺼운 신을 신은 발을 땅바닥에 굴렸다. 도저히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자카는 무언가를 캐내려 하고 있었고, 비올렛은 그것에 대답하지 않을 작정이었으므로, 되돌이표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비올렛은 그에게 단 하나의 약속정도는 할 수 있었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에요, 이자카.”
비올렛이 대답했다.
“바다 보러 갈게요.”
그 말에 이자카의 얼굴이 놀람으로 물들었다. 그러다가 그의 표정이 서서히 굳었다.
“피아케 너…….”
“그땐 꼭 비취색의 바다를 보여주셔야 해요. 알았죠, 이자카?”
비올렛이 미소를 지으며 이자카를 보자 이자카가 갑자기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러운 압력에 비올렛은 놀라 몸을 움찔 했지만, 그 굵은 팔에 느껴지는 압력은 비올렛이 저항하기에는 강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어쩐지 비올렛의 마음을 눈치챈 것처럼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이해를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슬픔이 되어, 그녀의 눈에 울컥, 하고 눈물이 차오르게 했다.
“이자카 잠깐만 이거…….”
“아그레시아의 겨울이 너무 추워서 그런다.”
짧은 말로, 비올렛은 이자카의 온기를 느꼈다.
“하나만 알아라. 피아케.”
“.......”
“구자르트에서 제비꽃은 절대 지지 않는다.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이 제비꽃이다.”
*
비올렛이 막사에 나왔을 때, 비올렛은 습관적으로 에셀먼드를 찾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에셀먼드가 걸어왔다. 그러나 걸어온 에셀먼드의 얼굴이 조금 기묘했다. 그의 얼굴은 이전에 보던 것 과 같이, 냉막하고 건조해보였다. 서늘하게 가라앉은 얼굴이 얼음과도 같았다. 아까의 일로 화가 난 것이 풀리지 않은 듯 했다. 무슨 말을 했냐는 추궁이라도 당할 것 같아 걱정했던 비올렛으로서는 다행인 일이었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샤를이 있는 막사 안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착석하던 귀족들은 각자의 막사에 돌아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빈 의자들 만 보였다. 샤를루스와 린도는 아직도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린도가 그 와중에 비올렛을 보며 빙긋 웃었다.
린도와 샤를, 교황과 국왕. 그리고 가디언. 에셀먼드……. 비올렛은 눈을 감았다. 머리가 아파왔다. 언제나 일정 거리이상 사라지지 않던 에셀먼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비올렛은 자신도 모르게 그를 찾아 나가려다가 그저 서 있었다. 그 역시도 그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가 스스로 개인시간을 찾아 간 것이라면 오히려 반길 일이 아닌가. 에이든이 걱정스럽게 보는 시선이 느껴졌으나, 비올렛은 다시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후에, 샤를루스는 결국 린도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자리에서 다시 돌아온 이자카와 샤를루스는 추후 공식 서류로 이 사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그 회의동안 에셀먼드가 돌아왔다. 그리고 에셀먼드는 이전처럼 다시 비올렛의 곁에 서 있었다. 마치 예전의 냉막한 관계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러나 비올렛은 그 관계에 안심하면서도 안절부절 못하는 자신을 느꼈다. 이 작은 협상은 끝이 났고, 사람들이 우르르 일어났다.
파장하는 분위기 속에 비올렛은 멍하게 생각에 잠겨 있었다. 샤를루스가 그럴 필요가 없다 말했지만 이자카는 하루 빨리 이 추운 나라에 있고 싶지 않다며 철군 명령을 내렸다. 막사가 철거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비올렛은 에셀먼드가 이젠 다신 그녀에게 제대로 된 대화를 시도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다음에 공식적으로 방문하겠다.”
여름이 어울리던 청년은, 추운 겨울에 우연히 비올렛에 닿았다 떨어졌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자신의 눈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만약 피아케가 저렇게 안 웃는다면 이번엔 약탈하러 올 거다.”
놀랍게도, 협상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카칸은 침략할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남겼다 물론 그 말을 들은 린도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샤를루스는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자카는 말에 올랐다. 반역자인 타르크를 포획한 이자카로서는 더 이상 이곳에 남을 이유가 없었고, 인정있는 샤를의 의견과는 다르게 린도와 대신들과 신관들은 그들의 대군이 영토 밖으로 한시 빨리 나가는 것을 원했기에 굳이 그를 붙잡지 않았다. 비올렛은 이자카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걱정의 기색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비올렛은 그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성도에 남아있던 잔당들은 이자카의 등장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되었다. 비올렛은 먼 훗날을 상상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내일 3부 마지막화 올리겠습니다. 야레야레 우리 독자님들~~ 추천 수 너무 약.했.다.귱?
내가 늦게들어왔다고 그새 나를 잊어벌인거여요?
오늘 내로 3부 완결 볼수도 있었는데 말이야...쿡(중2병)
다음편은 bgm을 준비하셔야 하는데, 이미 뜰에 올려놨어요. 뜰에 올린 브금중 하나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우리 비올렛 너무미워하심 안됩니다 ㅠㅠ
제가 사실 오탈자 0퍼에 도전하는 미션을 하고 있는데. 트위터를 막 재ㅐ밌게 하고 있는걸로 보여도 지금 사실 몸이 심하게 안좋아요. 정말 되도록이면 같은 실수를 안하려 하는데. 자꾸 해버리게 되니죄송합니다. 지적하시는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