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1 D-1 수능전날 외전 =========================================================================
*수능전날 기념 외전입니다.
*비올렛=이보라 에이든=류이든 다니엘=류다훈 에셀먼드=류하준. 시수일레=서수일
*인소삘이 심하게 나므로 쓰다가 얼굴이 화끈거렸음다 오그리토그리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 제발..뒤로...(흑역사갱신)
*아아아 오그라들어어으응(손발이오그라들었다)
보라는 후우, 하고 한숨을 쉬며 뻗었다. 내일이 수능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 잘 될거야.”
수일의 다독거림에도 보라는 그저 한숨일색이었다. 애초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수일과 평민인 보라는 달랐다.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사고로 돌아가신지 오래였다. 그 사고를 낸 회사의 회장이 후견인으로 나서준다 했지만 보라는 그것을 거절했다.
“그래도 너 처럼 열심히 사는 애가 없잖아.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운걸?”
수일의 말에 보라는 멋쩍게 웃었다. 사실 이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유지하는것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금수저들의 학교였기 때문이었다. 아마 여기에 들어오게 된 것은 그 후견인의 입김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평편이 어려우면 장학금을 지원해주겠다는 학교의 제안에입학서를 제출하고 합격하였으나, 나중에 뭔가 이상하다고 깨달았을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야, 보라야!”
“윽, 왔다.”
보라가 손을 휘휘저었다. 수일은 웃으며 나갔다.
“보라없으니까 꺼져.”
“........”
수일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겨우 생일이 겨우 10개월 차이인 이든은 후견인 집안의 막내였다. 사고로 돌아가시는 원인에 일조했다고 생각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이 금수저 학교에서 여러번 나서서 도와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오버스러운것이다. 이든은 당연한듯 수일을 지나치고 보라에게 다가갔다.
“야 보라야! 이 오빠가 낭낭하게 선물사왔다!”
“........”
그는 품안에 반짝거리는 것들을 내려놓았다. 빼빼로들이었다.
“저기 제발 가줄래요?”
보라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든은 해맑게 웃었다.
“수능 잘봐.”
“........‘
그러면서 머리를 쓰담쓰담해주는데 보라가 폭발했다.
“여자애머리 쓰다듬는거 제일 싫어하는거 모르지?”
“어쭈 오빠한테!”
“같은학년이거든 너랑 나?”
또 싸운다. 수일이가 친구들이랑 깔깔거렸다. 다른건 몰라도 왜 이사람이랑 꼬인걸까요. 그러면서도 독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은 이녀석이 그래도 보라를 따라다니는 덕분에 괴롭힘이 줄었다. 내일이 수능이다. 그러면 이제 이 금수저 학교에서 벗어나 대학을 가게된다. 대학은 무조건 국립대다. 그땐 어려서 자신도 모르게 이 학교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달랐다. 전장학금으로 국립대. 그러나 그것을 노리는데 글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왜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그녀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비소집때문에 학교는 빨리 끝났다. 이든이나 시스가 같이 가자 제안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어 거절했다. 어차피 바깥에 나올땐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핸드폰을 보며 그것을 찾았다.
“우리 교복 입고 버스가 웬말이니? 택시라도 좀 타라.”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곳을 돌아보니 서진이 보였다. 진은 회장님의 여동생의 딸이었다. 뭐가 그렇게 못마땅한지 그녀를 사사건건 괴롭히려 들었다.
“남이사 버스를 타든. 너는 네점수에나 신경써라.”
그렇게 말하자 싸한 정적이 멤돌았다. 그녀의 성적이 구제불능이라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어머 나는....”
“그래 뭐 기부입학이라도 하겠지 외국에서. 그런데 거기서는 뭐 제대로 말이라도 할수있으려나 모르겠다?”
“야!”
보라의 말에 진이 머리채를 뜯으려 달려들었다.
“무슨 일이지?”
굵직한 음성이 들리며 보라도 그녀도 우뚝섰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보라가 뒤를 돌아봤다. 진의 친구들이 대박, 이라고 말하면서 보았다. 검은 차를 정문에 주차한채 서 있는 것은 그의 차였다. 류하준 하준의 차였다. 여자애들이 대박,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주는 깊이감도 깊이감이었지만 핏이 살아있는 긴 검은코트를 입은 그는 마치 모델과도 같았다.
하준은 두살차이였고. 그 회장님의 맡아들이었다. 사람들이 대박이라고 만도 할만한게 이름만들으면 알만한 그룹의 장자가 이렇게 젊었다는 것이고, 이 젊은 남자는 이 학교에 다녔으며 불과 2년전에 학생회장이었다는것이었다. 대학도 사실 외국에 있는 대학까지 갈 수있다 들었으나, 어쩐일에서인지 S대를 지망했다고 들었다. 어찌되었던 보라와는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오빠!”
진이 달려들었다. 그는 입술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보라는 그가 가장 무뚝뚝하다는걸 알고 있었다. 멀리서 보나 가까이서 보나 언제나 인상을 쓰듯 표정이 없었다. 그저 웃음을 짓는 것은 그의 동생인 이든이나, 둘째 동생이 다훈앞이었다.
“그래 진아.”
“오빠 나 데리러 온거야?”
“아니, 너희쪽에서 차가 오기로 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말에 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도 간만에 왔는데 오빠, 나 데려다줘.”
“안돼.”
그가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보라를 향해 말하는것이었다.
“빨리 따라오지않고 뭐하지?”
“네?”
보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리와.”
손을 내밀어 그 손을 너무 쉽게 잡았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보라였다. 이 상황자체가 ᅟᅡᆯ이 안되는 상황이라 냉정을 찾기도 전에 끌려갔던 것이었다.
“자, 잠깐만요. 저는 버스를.......”
그말에 하준이 그녀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보라는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진짜 괜찮아요. 그럴필요 없어요.”
“버스로 가면 30분거리, 차로가면 10분거리. 틀렸나?”
“아....”
맞는말이었다. 하필이면 도보로 한시간걸리며, 차로가면 일직선이라 10분도 안걸리는걸, 버스는 노선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렵다. 지하철은 정류장과 거리가 먼 학교다.
“진짜 괜찮.....”
“회장님이 말하셨어. 마지막 도움이라고 하신다.”
“........”
그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색한 느낌에 뒷자석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미 하준이 문을 연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들어가라는 소리겠지. 차마 문까지 열어줬는데 뒷자리를 탄 무례를 저지를 수 없었던 보라는 앞에 탔다. 교복치마를 꾹 쥐었다. 운전석에 하준이 탔다. 그러다 보라는 하준이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왜, 왜? 그 시선에 의아해하며 물음표를 던지자, 하준이 말했다.
“차를 처음 타 본것도 아닐테고.”
그녀는 무슨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하준이 후, 하고 옅게 한숨을 쉬며 손을 뻗었다. 그의 오른손이 그녀가 앉은 차 시트를 잡고 왼손이 창문쪽으로 뻗는다. 덕분에 그녀는 안겨있는 듯 잠시동안 그의 품에 가두어졌다. 훅하며 그의 향수냄새가 코에 끼쳐왔다. 가슴이 뛰는것을 애써 가라앉혔다. 그는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그 짧은 순간이었지만 너무 커다란 임팩트에 숨이 떨릴지경이었다. 조금 한심한듯 자신을 바라보는 하준이었으나 애써 정신을 차렸다.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며 창문이 움직였다. 그와 같은 차라니 참 꿈만같았다.
보라가 어쩌다 중학교에 입학했을때, 하준은 독보적인 존재였다. 커다란 키에, 조용한 말, 그녀가 중학교 1학년때는 그는 중학교 3학년이었고, 고등학생이 되었을땐 그는 고3이었다. 사실 만나는 접점도 없었으나. 종종 축제때 마주치고는 했었다. 일단 c.a활동으로 어떤거라도 선택해야 했는데 그게 원예부 활동이었다. 왜냐하면 다른 이들은 논술부, 토론부, 음악부, 미술부 등 다양한 활동이 있었지만 그녀는 휴식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꽃에 물을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고. 어쩐지 보라의 손에서 더욱 잘자라는 식물들 덕에 사람들은 식물들의 사랑을 받는다며 보라를 좋아해주었다. 학교의 화원에 자주 물을 주러 다녔는데, 하준과 처음 제대로 마주한 그때였다. 중 2때의 일이었다. 때는 가을이었고 그녀는 가을에도 제비곷을 피울 수 있는지 아닌지 도전하고 있었다. 다행히 도전은 성공적으로 끝나 헤실헤실 웃고 있을 때였다.
“어, 여긴 중등부인데요...”
그녀의 말에 하준이 황급히 화원을 확인했다. 그리고 말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종종 원예부를 찾아서 물어보고는 했었다. 그게 하준과의 기억의 전부였다. 물론, 만인의 이상적인 사람이라 보라도 그를 짝사랑하긴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뭐 동경의 감정이다. 그가 졸업하고 난뒤 단념했었다. 그래도 차를 같이 타고있다는 사실에도 심장이 다시 뛰었다.
“이든이는 왜 데려다 주지 않아요?”
“그녀석은 알아서 잘 가겠지.”
“네?”
말이 좀 이상하다. 알아서 잘 가는건 그녀쪽이 아니던가. 뭐 그 애는 다른 학교 인 것 같으니 다른 차를 타고갈지도 모르겠다.
“보통 형이 동생을 데려다 주지 않나요?”
용기를 내서 말을 거니 룸미러에 그의 시선이 그녀를 향한다.
“글쎄, 그런법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가 팔을 뻗어 허리를 든 그녀를 다시 시트에 눕혔다. 가방에 보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가방에 그게 뭐지?”
“이든이가 줬어요, 빼빼로 데이라고....”
그말에 하준이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자기 앞가림이나 신경쓸 것이지......”
어쩐지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뉘앙스라 그녀는 하준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동생을 무시하는 사람이었나?
“이든이 공부도 잘해요 성격도 좋아서 친구도 많고요.”
아무리 이든이를 께름칙하게 여긴다해도. 그렇다고 그녀석이 무시를 당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준과는 달리 이든이의 곁엔 친구들이 많았다. 하준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었으나 너랑은 달리 성격이 좋아 라고 말한 분위기가 되었다.
“꺅!”
왠지 조금 운전이 거칠어졌다느끼는건 착각인걸까. 그녀는 부스럭거리는 가방을 끌어안았다. 마침 번화가쪽을 지나가는 길목이라 빵집에는 빼빼로를 판다고 걸려있었다. 왜 하필이면 수능 전날이 빼빼로데이어서 이런걸까. 차는 정확히 정문에 멈추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그녀는 나와서 수험번호와 시험을 볼 교실을 확인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이제 돌아가려 했다. 정문을 나서려 할때 누군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아, 아직안갔어요?”
“.......”
“무슨 볼일이라도?”
그녀의 말에 하준의 얼굴이 더욱 더 일그러졌다.
“지금 너는.....”
“네?”
그녀가 의아한 듯 물었다.
“아, 저 이제 집에 가려고.”
“점심, 안먹을건가?”“네....?”
예비소집이다. 말그대로 학교에 수험번호 학교 확인만하러 오는데, 왜? 그녀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점심까지 사주라는 말이 있었나.
“이것도 회장님이 시킨거에요?”
“.......그래.”
왜 한참후에 그런 대답이 나오는지 궁금했으나, 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날이 마지막인데 못받을 호의도 아니다 싶었다.
“뭘 좋아하지?”
“음....”
갑작스러운 물음에 그녀는 생각했다. 음식을 딱히 좋아한건 없었다. 그래도 먹을걸 물어보니 설레긴 했다.
“햄버거?”“........”
그 말에 그가 한숨을 쉬었다. 뭐 설마 햄버거도 모르는 바보는 아닐거아니야.
“마, 만두?”
“.........”
“그래요 돈까스, 그것도 맛있고....”
결국 간곳은 수제버거점이었다. 그냥 패스트푸드점도 된다는 것을 기어코 이곳까지 와서 먹게되었다. 햄버거가 이렇게 고급요리인줄이야. 그러나, 수제버거는 남자친구 앞에서 절대로 먹어선 안된다는 진리를 몰랐던 그녀는 이걸어떻게 먹나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입에 넣기엔 너무 크다. 그렇다고 칼로 썰어먹기에, 햄버거를 보통 칼로 썰어먹나?
“.........”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그가 물었다.
“왜, 뭐가 이상해?”
“......이거 어떻게 먹죠?”
“이젠 먹는방법도 모르나?”
“....그럼 어, 하준선배는 알아요?”
그 말에 하준이 얼굴을 찌푸린채 자신의 것을 보았다. 애초에 햄버거를 시키지 않았다. 현명하기도 하지. 보라가 생각했다. 하준이 팔을 뻗어 햄버거를 반으로 잘랐다.
“어라 쓰러졌다.”
다만, 반으로 갈라진 햄버거는 처참하게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완벽한 하준이 저렇게 실수도 하다니, 우스웠던 탓이었다. 하준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아 어쩐지 체할것 같았던 감정도 가시는것 같았다. 만약 고급레스토랑이었으면 단번에 체했을거다. 적절한 곳에 와준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냥 빵에 고기와 야채를 곁들어서 먹어.”
“에이, 그러면 어떻게 그게 햄버거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달리 방법이 없기에 그녀는 그렇게 먹었다. 그러자 그녀가 기대했던 맛 그 이상의 맛이 느껴졌다.
“와, 너무 맛있어요.”
그녀가 미소지으며 말하자 어쩐지 굳어진 하준의 얼굴이 풀리는것도 같았다. 뭐 설마 그가 긴장이라도 했겠어. 그렇게 생각하던 그녀는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
“커피는 안먹을건가?”
“네? 저 학생인데요?”
“요사이 학생이라고 커피를 안마시나?”
“어, 회장님이 커피를 마시라고 했나요?”
“아니, 그건 아니지.”
대화가 없던 차 안에서 그래도 대화라는게 이루어져있었다.
“하지만 이 근처에 맛있는 디저트가 있는데가 있....”
“진짜요?”
보라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그걸 바라보던 하준이 피식 하고 웃었다.
“너, 그렇게 원래 잘 웃어?”
“네? 제가 잘 안웃나요?”
생각해보면 언제나 공부 공부, 워낙 삶의 무게에 짓눌려서 웃었던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그래도 나름 웃고 살았다 자부하는데. 뭐 물론 하준의 입장에선 언제나 찡그린 얼굴만 봤을수도 있다. 원예부내에서 만났을 때는 우선 무슨 소리를 들을까봐 긴장하고 잇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 디저트를 먹고(그는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마카롱이라는 신문물까지 접한 그녀는 행복하게 미소 지었다.
“.......어 그런데 생각해보니까요. 수능 전날이라도 대학생들은 수업을 들을텐데, 하준오빠는 음... 상관없어요?”
그 말에 그가 말했다.
“글쎄.”
“네?”
“세상엔 수업보다 중요한게 많지.”
“아, 회장님, 그러니까. 오빠의 아버지의 말씀이요? 하긴 그러기도 하겠네요.”
나름대로 납득한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준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
“....뭐묻었어요?”
“크림이.”
그렇게 말하며 그는 냅킨을 들어 그녀의 볼을 닦아주었다. 의외로 친절한 사람이었구나.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이든이와는 많이 친하나?”
“몰라요. 걔를 만난건 인생의 실수라니까요. 어휴. 무슨 자기가 오빠라고...”
그녀가 투덜거렸다.
“그 과자는 이든이가 준 거라고 했지?”
“네, 아까도 말했다시피 빼빼로 데이에, 수능전날이라고.. 생각해보니 이든이꺼는 준비를 못했네요.”
생활비 때문에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경제상황은 빠듯했다. 그래도 무리한다면 살 수 있었다. 대신 일주일은 거의 굶어야 했지만.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게 친한사이였나?”
“아니, 보통은 먼저 받으면 돌려주죠. 그게 빼빼로데이의 우정이잖아요.”
“나는 한번도 돌려준 적 없는데.”
그가 말했다.
“그거야 그렇게 많이 받으시면 당연히 돌려주는것만으로도 돈이죠 아니, 돈은 궁하시지 않으니. 자기가 주고싶어서 주는거니 상관하지 않으셔도 될 거에요.”
보라가 말하자 하준이 말했다.
“그녀석도 똑같아 주고싶어서 주는거니 신경쓰지 마.”
“......어...”
“주지 마.”
단호한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저 집에 가야하는데, 그래도 마지막으로 요점정리한것만 보고 자게요.”
“그런거 봐도 눈에 안들어와.”
하준이 말했다. 사실 그 말이 맞았다. 수능 전날에 무엇을 본다해봤자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와, 오빠도 수능을 봤어요?”
“고등학교 3학년이 수능을 안보면 검정고시를 보는건가?”
그 이상한 농담에 그녀는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당도한 곳은 공원이었다. 차로 이동시간은 꽤나 오래걸렸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공원이었다. 평범하고 한적한 공원,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하준이 말했다. 호수에 해가 저무는게 비쳤다. 물비린내가 훅 하고 끼쳤다. 서늘한 바람에 그가 머플러를 풀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그것을 멀뚱멀뚱 바라보자 그녀의목에 머플러가 감아졌다. 따스한 온기와 그의 체향이 느껴졌다.
“내일은 춥게 입고 가지 마.”
“........”
언제 이사람이 날 이렇게 생각했나. 보라가 고민했다. 오늘은 물론 기분이 좋은 날은 맞았다. 하준을 만나고 그가 하루종일 그녀를 보살펴주었다.
“보살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이것도 마지막이네요.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는건 처음알았는데.”
그녀의 말에 하준이 그녀를 보았다. 싸늘한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간질였다.
“마지막이라.”
“네, 회장님한테 이젠 정말 진짜로 도움은 필요 없다고 전해주세요. 이 학교에 6년동안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고, 사실 엄마 아빠가 죽은건 자재 부품을 관리를 잘못 못한 다른쪽 사람이지 회장님이 아니잖아요. 할만큼 하셨어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를 거두려고 까지 했던 사람이다. 까딱 잘못했으면 중학교 입학도 제대로 못할 뻔한것을 이런 어마어마한 학교에 넣어주던게 회장님이다.
“수능 전날 이렇게 와준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정말이에요.”
“........너는 어디 대학을 쓸거지?”
“S대학은 당연히1순위고, 거기 아니면 음, 국립대중 아무거나 선택할거에요. 전공이야 언제나 똑같은거 선택할거구요.”
그녀의 말에 하준이 그녀를 보았다. 갑자기 말이 없어진 하준을 보며 보라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거.”
“.....?”
품에 내밀어진 바구니를 보며 그녀는 깜짝놀랐다. 그때 들렸던 카페에서 뭔가 사갔나 했더니, 이 빼빼로를 사갔던 것이다.
“이,이건.”
“........”
“비싸잖아요!”
하준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용서할 수 없었다. 겨우 포장 몇개를 두르고 싸구려 중국산 초콜렛 코팅에 맛없이 구워진 과자를 수십배나 되는 가격으로 판매하다니. 아무리 자본주의사회라지만 이건 폭리였다!
“일단 선물에대해 비싸다고 말하는건.”
“아, 아니 감사합니다.”
그녀는 얼결에 받았다.
“하준 선배한테 수능선물도 다 받고 제가 오늘 운이 좋네요.”
헤헤, 그녀가 웃으며 말하며 바구니에 있는 빼빼로를 보았다.
“....그런데 왜 하트모양이죠?”
그녀가 말했다. 수능 대박 기원이 아닌 왜 하트일까. 왜 장미꽃 초콜렛이 있는 것일까.
“.........”
하준이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보라는 음. 하며 혼자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인상을 쓰며, 그 대답을 내렸다.
“내가 그걸 샀으니까, 답은 간단한거 아닌가?”
한심하다는 투에 그녀가 울컥했으나 그 의미를 알고 그녀는 표정을 굳혔다. 설마 저 사람이. 저 하준이라는 남자가 카페에 들려서 고작 샀다는게 하트모양 빼빼로라는 것인가? 솔직히 그림이 안되는데. 그러다가 그녀는 하트라는 보통의 의미를 떠오르며 설마,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그녀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사실 회장님이 시킨거 아니죠.”
그녀의 대답에 그가 말했다.
“아니, 시킨거다.”
역시, 그렇구나. 에이 착각은, 조금은 심장이 두근거리려 했는데. 속으로 웃던 보라가 돌아가려고 몸을 움직이자 바로 앞에 하준이 서 있었다.
“으 으아 갑자기 왜요!”
“하지만 점심을 사주라는 것도, 카페를 가자는것도, 이런 이상한걸 주라는것도 시키지 않았어.”
“.......”
그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녀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의 얼굴이 다가갔다. 그의 향기로 똘똘 감싸진 머플러를 풀고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는 장난스럽게 웃고 있었다.
“자, 잠깐만.”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하준을 보았다. 하준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저 이러면 내일 어떻게 수능치라고....”
“열심히 힘내서, S대로 와.”
“........”
화끈거리는 두 뺨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수능 전날의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이벤트 D-9임니다 여.러.분? 뜰에 팬아트도 도착했어요 ㅠㅠ 에드 팬앝 넘나 좋은것...!
욕정돋는 패러디소설도 있네여 넘나좋다...ㅠㅠ
여러분들도 선물을 얻은 당사자가 될수있습니다.
수능전날의 고3들을 위해 쓴 외전입니다만.. 이거 흑역사 각이야...
자 여러분 이렇게 패러디를 쓰는거에요! 이렇게!!
지금 딱 다섯명이 이벤트 참여했는데 여기서 다 나눠가지는거야? 후후후후
이벤트 까진 9일 남았다고?
아 넘나 오그라든거
고3들 자 내말잘들어요 .내일 옷따숩게 입고가고
녹차마시지 말고. 웬만큼 확신이 들지 않으면 답 바꾸지 말고.
수능전날이라고 보라양처럼 이상한거 먹다가 내일 설사난다? 평소에 먹던거먹고...
이미늦었나..시간은...
여튼 그러기에요?
다 준비한 만큼 잘될거야! 진짜로!!1힘내요 화이팅
*본문내 보라가 비올렛이라 쓰여진게 있어도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여.. 넘나 햇갈리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