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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에 핀 제비꽃-108화 (101/208)

00108  제비꽃, 피어나다  =========================================================================

[돌아왔는데 추천도 코멘트도 많이많이 해주실거야. 그럴거야 우리 독자님들은!!]

자, 이리 와서 앉아보렴. 겁먹지 마렴, 모르겠니? 나는 너희를 해치지 못해. 왜냐하면 너희는 정말 귀엽거든. 아, 이 책이 뭐냐고? 바로 '성녀와 기사'의 이야기란다. 궁금하지? 이것은 동화이지만 실존하는 역사이기도 해. 이야기 해줄까? 듣고싶지?

이미 다 들은 뻔한 이야기라고? 그렇지만 나는 그 ‘사실’까지 넣어서 이야기 해 줄 거란다? 너희들이 읽던 동화와는 좀 다를 거야. 그래, 이제 좀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로구나?

응? 일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냐고? 사실 그런 이유도 좀 있구나. 하지만 좀 봐주렴. 이런 즐거움이라도 있어야 세상을 살아갈 재미가 있는 법이니 말이야.

그러니 오늘은 역사와 동화에 대해 이야기 해 볼 거란다.

앞의 내용은 똑같아. 그러나 중요한 내용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그 신성한 맹세, 그 뒤의 이야기를 시작할 거란다. 그러나 너희들은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구나. 동화로서 미화된 마냥 밝고 행복한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고뇌를, 그들의 아픔을, 그들의 애절함을.

-이들의 서글프고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말이야.

***

리체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일주일 후 성녀님께서 오신다고 했다. 시녀 언니들이 흥분으로 속닥속닥거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들은 성녀를 모시기 위해 성도의 도시에서 뽑힌 선택된 사람들이었다. 리체는 아직도 그 설렘을 기억하고 있었다. 금녀 구역이었던 이 신전에 성녀님을 모실 자들이 모집되었다. 허드렛일이라도 좋으니 리체는 자신을 뽑아달라 신관나으리에게 간청했고. 백궁의 시녀로서 뽑혔다. 리체가 맹목적이었던 것은 그날의 일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수도의 사람들은 빛줄기에 눈을 뜨지 못했다고 하였다. 태양이 잠시 눈을 감았고, 검은 밤 하늘 위로 신성의 빛줄기들이 원을 그리며 돌았다. 그 기적의 순간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맞이했다.

모두가 리체를 비웃었다. 측근에서 모시는 것만이 아니라 멀리서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신의 대리인의 발 하나하나가 닿는 곳이었으니. 하지만 그녀는 신의 대리인을, 성녀를 직접 눈으로 보고싶었기에 용기를 내었다. 다행히 리체는 약삭빠른 편이고 일하는 매무새도 야무져서 백궁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성녀를 직접 가까이서 모시는 수석 시녀들 선발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리체는 또 다시 자신의 운을 감히 시험했다. 이 자리에 지원한 시녀들은 전부다 아름답고 기품있는 소녀들이었지만 리체만은 달랐다. 다소 기품이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앞으로 곧 오실 성녀님을 잘 모실 자신이 있었다. 조금 맹하다는 소리는 듣지만, 그 마음만은 진짜야, 성녀님은 그런 마음을 알아주실거야.  신관들 선에서 후보들을 한번 걸러내고 수석시녀는 성녀님 손으로 직접 고르는 거라 했다. 과연 신전이었다. 신은 언제나 공평하게 기회를 주셨다. 그러나 지금은 후보생마저 떨어질지도 모르는 입장이었다. 왜냐하면 지원하는 시녀 언니들의 표정이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리체의 차례가 다가왔는데, 신관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들은 대놓고 리체가  이 자리에 걸맞지 않은 시녀라고 혀를 찼다. 리체는 역시 신전에서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과분한 것인가 생각했다. 그때였다.

“데려가십시오.”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체는 깜짝놀라 고개를 들었다. 사람들이 놀라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하얀 성복을 입은 붉은 추기경이 서 있었다. 우와, 그 무섭기로 소문난 붉은 추기경예하가 저런 사람이었다니! 리체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 마저 그 자리에 납신 추기경님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신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취했다. 하지만 리체는 몸이 굳어버렸다.

추기경님은 그 황금색눈동자를 굴리며 리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는데, 그 잘생긴 얼굴에 서린 미소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어쩜 저렇게 빛나는 사람이 다 있을까? 리체가 눈을 깜빡이자 추기경님께서는 그것을 인자한 표정으로 보다 말했다.

“기품과 아름다움만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가장 중요한건 내면의 아름다움이 아니겠습니까?”

그 말은 리체가 정말로 듣고싶어하는 말이었다.

“성녀님은 그런 사람을 선택할 겁니다. 선택은 성녀님의 몫입니다. 우리가 감히 그분의 성심을 헤아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추기경의 말에 신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원하는 후보생을 거르는 일은 없었다.  추기경은 손을 들어 리체의 머리를 쓰다듬어 말했다.

“분명히, 성녀님은 알아주실 겁니다.”

추기경님은 그녀와 눈을 똑바로 맞추며 다시 미소지었다. 그 모습에 리체는 마음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예하는 아름다운 것만 좋아하시는데 별 일이로군.”

“그러게 말이야.”

자리가 파하고 신관들이 속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름다움만을 좋아하는 추기경이라니. 설마. 추기경은 정확히 리체를 보고 알아주실 거라는 꿈결같은 소리를 했다. 곧 있으면 성녀님이 오신다. 몸이 아프시다고 하시던데 빨리 나으시길 리체는 빌었다.

속세와의 결별식에서 성녀님을 데려오는 시녀로 언니 둘이 뽑혔다. 성녀님께 눈도장을 찍을 기회라며 그들은 신이나 떠들고는 했다. 그들을 실은 마차가 출발하고 리체는 불안했다. 언니들은 분명히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아마 모시는데 부족함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운은 여기까지구나. 리체는 침울해졌다.

하루가 지난 뒤 성녀님이 오셨다는 소리를 들었다. 교황이 거하는 이 신전에 처음으로 신의 대리인의 발길이 내려앉는 것이었다. 신관들과 견습신관들은 날카롭게 소리쳤다. 대예배당에서 그녀는 이제 속세의 성을 버리고 신을 모시겠다는 서약도 한다. 아, 물론 가디언 역시 그곳에서 충성맹세를 한다.

리체는 그곳을 가 보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런 신성한 의식에 참여할 권리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녀의 침소 앞에서 다른 시녀 언니들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성녀님이 거하실 백궁에 서 그녀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래도 성녀님을 볼 수 있다. 그녀의 가슴이 설렘으로 콩닥거렸다. 사락 사락거리는 옷자락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신관들의 발걸음 소리도 들렸다.

“자, 이곳이 네가 묵을 곳이야!”

맑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 아이다. 요사이 나타나 추기경님을 졸졸 따란다닌다던 신관 소년. 얼굴이 예쁘장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교황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이 신전의 실세는 추기경 예하였으니. 그가 데리고 있는 신관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한번식 행복한 얼굴로 신전을 돌아보고는 했는데, 모든 신관 사람들이 그 소년에 대해 신기하게 여기다가도 그 순수함에 미소짓고는 했었다. 그렇지만 성녀님께 반말이라니. 리체는 입술을 삐죽였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시야에 하얀 옷자락이 보였다. 사르락 거리는 발걸음은 분명히 여자의 것이다.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

“수발을 들 아이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옆에 보좌하는 신관중 한명이 말했다.

“너희들, 고개를 들어라.”

복도 양끝에 나열한 후보 소녀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리체는 드디어 성녀를 볼 수 있었다. 허리깨까지 늘인 은발이 곱슬거렸다. 아, 아름다운 분이시다. 리체는 느꼈다. 가을의 하늘의 청명함을 담은 눈이 그들을 살피고 있었다. 이마에 새긴 성흔은 그녀의 신성을 증명했다. 새하얀 피부, 눈 색, 머리색, 얼굴 생김새. 모두가 신비로워 보였다. 어딘지 모르게 기이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생명체라면 누구나 가진, 창조주에 대한 경외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리체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성녀님이 무도한 왕도에 있으시면서 출신때문에 많이 핍박받았다는 사실은 들어왔다. 어떻게 저런 분을 천하다 핍박한것인가! 그저 고개만 돌리는 것으로도, 눈짓으로도 저렇게 우아하신 분이. 리체는 이 순간 자신이 수발을 들지않아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정돈된 걸음걸이로 그녀는 고개를 이리저리 보았다. 모두들 간절하게 비올렛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비올렛과 리체가 눈이 마주쳤다.

“.........”

와. 정면으로 마주보았어. 그녀는 졸도할 지경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비올렛은 정확히 리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차마 눈을 마주치는것도 불경이라 생각하여 눈을 돌리니 추기경의 미소가 보였다. 그것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리체는 다시 자신의 앞에 선 성녀님을 보았다.

성녀님은 그 존귀한 얼굴로 리체를 바라보며 말하는 것이다.

“이 아이로 하죠.”

아. 정말로 성녀님은 신통력이 있으신가보다. 리체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행여 예법에 어긋나면 다시 무를까 허리를 푹 숙였다. 다시 고개를 드니 이번에는 한 청년이 그녀를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노골적인 경계에 리체는 겁을 먹었다. 이사람이 가디언이구나. 분명 가디언 일로 신전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건 기억이 났다. 레기우스 살바나에 우승한 왕도의 유명한 기사라 했다. 로디온 경을 제치기 까지 한 실력자이자, 그녀의 오라버니 였다고. 성녀님과 같은 서늘함을 가지고 있는 남자는 날카로운 예기까지 가지고 있었다. 짙은 푸른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 그 시선이 리체를 바라보자 리체는 자신도 모르게 겁을 먹어 고개를 푹 숙였다. 무서운 사람이다. 잘생긴 얼굴임에도 온 몸이 칼과 같아 보기조차 두려웠다. 무패의 기사라더니 허명은 아니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일단 성녀님이 자신을 선택해주었다! 행복한 마음을 가슴에 품은채 리체는 그 둘을 따랐다. 슬쩍 본 체자레는 리체에게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마치, 봐요, 내가 말했죠? 성녀님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신 거랍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리체의 최고의 날이었다.

*

성녀님은 너무나 다정한 사람이다. 웃어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리체가 실수한 것도 탓하지 않으셨다. 자애로우신 분. 가디언께서는 그런 것이 못마땅한 듯 했지만 성녀님은 개의치 않아하셨다. 성녀님은 가끔씩 상냥한 시선으로 리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것에 느껴지는 따스함에 리체는 몸둘바를 몰랐다.

리체는 성녀님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가지고 예배실에 간식을 가져다드리러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때 신관이 그녀를 불렀다.

“예하께서 보자신다.”

왜? 예하께서?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힝, 그래도 이건 성녀님께 드리고 가야하는데. 그녀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설마 그녀가 실수한게 예하의 귀에 들어간 것일까. 그래도 추기경님은 다정하셨는데. 문을 열고 숨을 삼키고 들어가자, 앉아있는 추기경이 보였다.

“안녕?”

소파에 앉아 생글생글 웃고 있는 신관 소년이 보였다. 그녀는 허리를 꾸벅 숙였다.

“심부름을 하는 도중이었습니까? 다 마치고 오게 해도 되었는데......”

추기경이 혀를찼다. 그녀는 쟁반위에 다과를 들고 있었다. 추기경님은 다정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하아, 다행이다. 혼이 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리체는 경계를 풀 수 없었다.  리체는 그것을 내려놓았다. 소년이 키득거리며 리체가 가져온 간식에 입을 대었다. 리체는 입을 꾹 다물고 그걸 지켜보았다.

“성녀님께서 드실 간식이에요.”

“정말?!”

소년이 말했다. 추기경님은 소년에게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말했다.

“성녀님을 모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닙니다 예하, 성녀님은 정말 친절한 분이세요.”

리체의 말에 추기경이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었다. 성녀님은 그녀가 하는 자잘한 실수에도 아무런 말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따금 에셀먼드 경이 노려보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녀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이상 가디언께서는 리체에게 무슨 말을 할 권리는 없었다.

“항상 성녀님을 모심에 있어 부족함이 없도록 하려하나. 성녀님께서는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되셔서 힘든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네.”

역시 그녀가 부족하다고 말하려는 것일까. 그녀는 겁에 질렸다.

“하여, 성녀님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당신이 제게 알려주셔야겠습니다.”

아, 이것은 말로만 듣던...! 리체의 눈이 번쩍였다. 심장이 다시 쿵 쿵 뛰었다. 추기경은 언제나 처럼 사람좋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앞으로 성녀님께서 가디언과 어떤 대화를 나누시는지, 무엇을 하셨는지 어떤 특이점이 있으면 모든 제게 알려주셔야 하십니다. 아시겠습니까?”

다정한 말에는 힘이 서려 있었다. 리체는 말했다.

“네, 물론이죠!”

“와, 빠르게 대답하네. 이러기를 기다렸나?”

쿠키를 집어먹던 소년이 비꼬듯 말했다. 리체는 그 소년이 싫었다. 추기경 예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성녀님께서 특별히 이상한 행동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평범하지 않다던지........”

“네, 있습니다.”

리체가 바로 대답했다. 이것을 말해도 되나, 말하지 말아야 하나. 망설이던 리체는, 후우, 하고 심호흡을 내쉬었다.  추기경의 눈에 위험한 빛이 돌았다. 하지만 리체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추기경이 재촉했다.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비밀을 추기경 예하께서 알았다가는 앞으로 일어날 파장이 두려웠다.

“언제나 차에 세스푼 설탕을 타시던 성녀님이, 요즘 계속 한스푼을 타십니다!”

“........?”

“이상합니다! 쿠키는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성녀님은 단걸 정말 좋아하시는데 왜 한스푼을 타시는걸까요?”

“.........”

“그게 사실이야!?”

쿠키를 먹고있던 신관 소년이 버럭 하고 소리쳤다. 아 쿠키! 결국 쿠키는 저 소년이 다 비워버렸다.

“세상에나, 큰일이로군. 비올렛이 어떻게 설탕을 한스푼만 타지!?”

아. 신관 소년은 이 심각성을 이해해주는구나. 싫어했던 말 취소. 그래도 말이 통하는구나. 괜히 선입견을 가졌어. 리체는 자신을 꾸짖었다. 그리고 저 순박한, 그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신관 소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렇죠? 정말 이상하죠?”

“그래, 아무래도 요리사들을 전부 다 문책해야겠어! 뭔가 입맛에 변화가 있는거 아니야? 아니면 찻잎이 이상하다던가........”

“......신관께서는 입을 다무십시오.”

추기경님의 낮은 목소리가 소년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마치 애써 미소를 짓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정말 그게 답니까?”

“네? 성녀님에 대한건 모든 다 말하라지 않으셨나요?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에요, 예하.”

리체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체자레를 보았다.

“정말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요?”

“무엇이 잘못 된 건가요?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추기경의 물음에 리체가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설탕 세스푼......”

“아니요 한 스푼이요.”

추기경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주길 바라며, 리체는 힘주어 ‘한 스푼’이라 말했다. 추기경의 얼굴에 힘이 빠져보였다. 어라, 이건 그거 아니었나? 혹여나 손님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되어 수발시녀에게서 손님의 정보를 대충 알아 준비하려는 아름다운 마음, 집주인의 미덕, 상냥함의 극치! 이런것 말이다. 리체는 추기경의 얼굴이 허물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비올렛의 앞에서도 없었던 일이고, 심지어 린도 앞에서도 일어난 적이 없던 일이었다. 그녀는 최초로 추기경의 표정이 요상하게 일그러지게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돌아왔는데 추천도 코멘트도 많이많이 해주실거야. 그럴거야 우리 독자님들은!!]

안녕하세요 금잔화꽃입니다. 미리 말씀드렸던 시간에 찾아뵙습니다.

후제꽃 연재 일정은 아직 잡지 못했는데 제가 요사이 취재때문에 바빠서 주 2~3회 원칙은 지키도록 노력할 것 같습니다.

오랜 기다림이셨을텐데도 잊지않고 절 선작목록에 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망시키지 않고, 진중하며,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 혹여나 그동안의 제 행동이 어려서 눈쌀을 찌푸렸던 분들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달라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에드와 비올렛의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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