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5 피어오르는 꽃봉오리 =========================================================================
에이든과 실없는 대화를 하고 난 뒤, 비올렛은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여전히 에셀먼드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따금 앤은 에셀먼드가 들어 올 때마다 매우 피곤해 한다고 했다. 그것은 비올렛도 마찬가지였다. 칼에 찔린 상처를 수복하는데도 시간이 드는데, 그녀는 신의 기적을 재현시켜버렸다. 사실 자칫 잘못했다간 정말 살아있는 시체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때 문이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구세요?”
비올렛이 움직이려 했다. 오래 걸어다니기는 힘들지 비올렛도 어느정도 팔 다리를 운신할 정도는 되었으니,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앤?”
앤인가? 설마 화를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걸까. 비올렛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발걸음은 창가에 드리워진 커튼을 쳤다. 푸른 달빛이 얼굴을 비추었다.
“앤이아니라 미안하네.”
비올렛이 몸을 움찔 했다. 달밤에 금발이 반짝였다. 다니엘이 서 있었다.
“.........”
“몸은 괜찮니?”
다니엘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물었다. 그러더니 비올렛이 누워있는 침대에 다가갔다.
“저런,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 보구나. 하긴, 우리의 성녀님이시니 어련하시겠어.”
그는 비올렛의 침대위에 걸터앉아 비올렛을 보았다. 비올렛은 몸을 일으켜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다니엘을 자극시킬 것 같았다. 다니엘은 어딘지 모르게 텅 빈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아, 아름답더라. 그때 너.”
“.......”
“세상이 환해보였어. 난 신을 믿지 않는데 그 순간 신의 존재를 절감했지. 그리고 그런 이의 대리인이 바로 너였구나.”
다니엘이 손을 뻗어 비올렛의 은빛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선이, 은근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가 마치 눈으로 핥듯이 얼굴과 목덜미를 살폈다. 그는 이따금 이렇게 비올렛을 바라보았다.
“왜 온거야?”
“왜 라니?”
다니엘이 의아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동생이 아프다는데 당연한 거 아니야?”
심장이 두근거리며 뛰었다. 비올렛은 다니엘을 보았다.
“와, 이젠 너도 날 이렇게 보는 거야? 참 이상하네. 저택의 사람들도 모두 날 이렇게 봐.”
그는 고개를 갸웃 하며, 비올렛의 목덜미를 보았다.
“목이 졸린 자국이 남았다던데 남은 것도 아니었잖아? 깨끗하네.”
손을 들어 목덜미를 쓰다듬자 비올렛이 움찔 했다.
“왜 그래?”
다니엘이 물었다. 그는 기분이 상한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다니엘의 눈빛이 번들거렸다. 눈빛에 담은 짙은 감정에 비올렛은 움찔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니엘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거말이야, 네가 요란하게 증명한거.”
“........”
“에드 형을 위해서 그런거지?”
“.......”
다니엘의 말에 비올렛이 다니엘을 보았다. 이전의 비올렛이라면 부정했어야만 했다. 그를 증오하기 때문에 그를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말했어야만 했다.
“그래.”
비올렛이 대답했다. 다니엘이 하, 하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아, 어리석은 비올렛, 넌 정말 멍청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야. 증오하기 위해 날 이용했을 정도면 끝까지 침묵했어야지!”
살려달라고 성녀임을 드러내라고 말하던 다니엘은 또다시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이제 우리 후작 나으리는, 그 이상한 계집애랑 결혼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니?”
“괜찮아.”
“괜찮다고?”
그가 되물었다. 그의 손이 위험하게 목덜미를 쓰다듬었으나, 비올렛은 두려워하는 표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비올렛은 아직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알고 한 거야. 결혼해서 행복해 해도, 아이를 낳아도 이젠 괜찮아. 오히려 홀가분해.”
“너.”
“그가 나한테 잘못을 저질렀다 해서 그가 행복해지면 안된다는 건 아니야. 난 이미 그것에 벗어나기로 했으니까.”
“....너.”
“그만큼 그 사람을 좋아했다는걸 깨달았어. 미움으로 붙잡아 두려 하고 있었던 거야. 오라버니를, 에셀먼드를.”
“....너!”
다니엘이 소리치며 그녀를 밀어 눕혔다. 비올렛의 눈동자에 흔들림은 없었다. 몸은 덜덜 떨렸지만, 다니엘에게 질 생각은 없었다.
“나만의 지옥에 있는건 나 뿐이야, 나는 누군가에게 초대를 하지도 않을 것이고 누군가의 지옥에 초대받지 않을거야. 너랑 나는 달라, 다니엘.”
비올렛을 내려다 보는 다니엘의 두 눈이 희번덕 거렸다. 그는 한참동안이나 으르렁 거리듯 비올렛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킥킥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기분나쁜 웃음 소리는 계속 되었고 시간이 지나자 그는 고개를 들었다. 헝클어진 금발머리가 보였다. 에셀먼드와 똑같은 바다색 눈을 하고 있었지만 이토록 에셀먼드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그래. 비올렛.”
그가 말했다.
“그렇게 형을 좋아하면,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면 돼. 그렇게 네가 죽을 때까지, 그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
비올렛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다니엘이 말했다. 다니엘의 눈빛이 흐릿해졌다. 그는 상처받은 얼굴이었다. 얼굴을 일그러트리다 그의 표정이 돌변했다.
“다니엘?”
불안감을 느낀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다니엘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가 보이는 것은 다니엘의 광기였다.
“사랑해 비올렛. 정말로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어.”
“다니엘!”
그의 두 눈빛이 음험한 빛을 품었다. 비올렛은 움직이며 그의 팔을 벗어나려 했지만 평소보다도 못한 근력은 제 역할도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심장이 쾅 쾅 몸을 울리며 뛰고 있었다. 다시 피를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이 들었다. 계속해서 몸을 틀었지만 야속하게도 몸은 꼼짝하지 않았다.
“나에게 더럽혀진 몸으로 그를 바라면 돼. 나에게 안겨 그 깨끗한 신전 속에서, 평생 형을 사랑하는 지옥에서 살아.”
“싫어, 하지마! 소리를 지를 거야!”
“질러도 상관없어. 형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에이든 녀석은 바깥에 나갔으니. 사용인들 한 둘이야 무슨 상관이겠어. 죽여버리면 되지.”
제정신이 아니다. 지금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을 교황측에서 알았다간 또 다시 후작가는 위협에처할수도 있었다. 체자레의 귀에 그것이 들어간다면 도대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런 것을 알면서도... 아니, 이젠 그에게 소용이 없어진 것인가. 목숨을 구하려 했던 주제에, 목숨을 구하니 이렇게 비틀려서는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다니엘은 그녀가 품은 증오였다. 다니엘이 그녀를 찍어 누른 손을 풀어 그녀의 옷자락을 더듬었다. 그것을 손으로 막으려 했지만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은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찌익, 하는 소리가 나며 그녀의 잠옷이 찢겼다. 예상치 못하게 바깥의 공기를 접한 피부는 오소소 소름이 돌며 심장이 더욱 더 세차게 뛰었다.
“이러지...”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숨을 갈망하는 사내의 손에 넘어갔다. 지분거리는 손길이 드러난 살결을 괴롭혔다. 발버둥치려 했지만 다시 두 팔이 이미 다니엘에게 잡혀있었다. 그는 게걸스럽게 그녀의 숨결을 탐했다.
그녀가 그의 입술을 세차게 깨물었다. 비릿한 피가 입안에 맴돌았다. 다니엘이 피로 붉게 물든 입술로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는 마치 책속에 나오는 흡혈인 같았다.......그는 딱 붙어있는 비올렛의 다리를 무릎으로 비집어 열었다. 그 수치스러운 자세에 그녀가 명백한 혐오의 표정을 짓자 다니엘이 속삭였다.
“왜, 꽃의 거리에서 이런거 많이 봐왔잖아? 너도 나중에 하기로 되어있던 거 아니었어?”
“그만해 제발!”
온 몸이 부서질듯 다시 아파왔다. 하지만 다니엘은 그녀의 애원을 무시한 채 잠옷의 치맛자락을 들어올렸다. 드러난 허벅지를 지분거리는 손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다른 손 역시 비올렛의 가슴을 탐하고 있었다. 그는 다니엘의 품 속에 갇혀, 그의 진득하고 더러운 욕망을 푸는 인형이었다.
왜 저런 사람을 곁에 두었는가.
왜냐하면, 그는 다정했기 때문이었다. 비올렛에게 가장 손을 먼저 내밀어 준 친절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빠져있던 지옥에 다른 사람을 억지로 쳐 넣으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다. 비올렛을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기뻐하는, 그런 가학심 많은 남자다.
그녀를 보며 욕정하는 다니엘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두 눈은 비올렛에게 취해있었고, 그의 옷 역시 풀어헤쳐져 있었다. 그것에 생리적인 혐오감이 들었다. 그래, 다니엘의 말이 맞았다. 저런 남자의 모습은 사실 너무나 많이 보았다. 원하지 않음에도 철저하게 유린당하며 눈물짓던 꽃들을, 그리고 그런 가학심 어린 괴물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그리고 그의 얼굴과 다니엘의 얼굴이 겹쳐졌다. 그 역시 괴물이다.
오라버니가 아니다. 에셀먼드나 에이든 같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사랑 또한 정상이 아니리라. 그가 비올렛을 향해 그러한 삐툴어진 가학심을 드러내는 것은 비올렛은 이해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사람을 지옥으로 빠트리기 위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었다. 그녀가 에셀먼드를 증오하길 포기했다면 이제는 다니엘을 견디는 것을 포기했다.
“다니엘.”
이제껏 듣지 못한 부드러운 목소리에 다니엘이 고개를 들어 비올렛을 보았다. 그리고 다니엘은 숨이 멎은 듯 움직임을 멈추었다. 붉은 입술, 그의 시선에 자리한 것은 붉은 입술이었다. 그의 입술을 짓씹어 터트린 피로 물든 그녀의 입술은 요염한 붉은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가장 순수하며 고결해야할 소녀는 성녀의 모습을 하면서도, 남성을 유혹하는 마성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달빛에 어슴푸레하게 비친 그녀의 굴곡진 몸이 보인다. 아찔할 정도의 아름다움에 그는 넋을 잃었다. 그녀는 다니엘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다니엘은 그 손길을 막지 않았다.
다니엘은 아까까지 비올렛이 격렬하게 저항했다는 것도, 혐오감 어린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는 것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지어주는 그 미소, 그 미소만 계속 볼 수 있다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다니엘의 목젖을 쓸어 내려 옷깃 속으로 내려갔다. 그 황홀한 미소에 다니엘은 환희했다. 이대로만 더...... 그는 비올렛의 손길을 더욱 더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 은근한 손길은 다니엘의 두꺼운 옷 단추를 풀고 그의 얇은 셔츠를 드러나게 했다.. 그의 셔츠 속으로 비올렛의 손이 들어갔다. 따스한 손가락의 감촉이 간지러웠으나 다니엘은 그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것은 최고의 유혹이었다. 다니엘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손바닥이 다니엘의 배를 부드럽게 쓸었다. 그리고 비올렛의 손에 빛이 터져나오는 것은 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빛에 사내의 몸이 튕겨나갔다.
회복이 안된 몸에서 성력을 썼기 때문에 몸은 큰 부담을 가졌다. 울컥.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내장에서 피가 쏟아져 내려올 듯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이 상황에 대한 구역질일지도 몰랐다. 꽃의 거리에서 지독하게 보아왔던 미소를, 은근한 손놀림을. 꽃의 거리에서 얻은것이 있다면 정말로 이러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비올렛의 출신을 손가락질 했을 것이다. 사실 그녀로서도 배운 것이 이런 것 뿐이고 그것에 거리낌이 없었으니, 그것이 슬픈 일이었다.
“으으으으으으윽!”
다니엘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배를 감싸안았다. 그의 배는 불로 지진듯한 상처가 지직거리고 있었다. 다니엘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두 눈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찢어발기고 싶다는 살의만이 그득했다.
“이 더러운 년!”
비올렛의 얼굴은 그 전보다 더욱더 서늘한 빛을 머금었다.
“더 이상은 나도 용서하지 않을거야. 내가 이 나라의 성녀라는 것을 기억해. 티게르난 추기경에게 말해서 몸소 지하감옥에 널 가둬줘 고문할 테니까, 다니엘.”
비올렛은 그가 다시 그녀에게 덤벼든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 다니엘도 그것을 깨달은 듯 했다. 배신감을 느끼는 얼굴로 비올렛을 노려보며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을 보고 비올렛은 배신감을 느끼는건 오히려 자신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 문이 벌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그 둘이 동시에 문을 바라보았다. 뚜벅 거리는 걸음소리가 들리며 들어온 사람은 그 둘을 바라보았다. 거의 반라의 몸으로 상처를 입은 남자. 그리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여자.
방문객은, 아니, 이 집의 주인은 잠시동안 생각에 잠겨있는듯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망토를 벗어 거의 반라가 된 비올렛의 몸을 덮은 것이었다. 사실 이불을 덮어도 될 일이었지만 그 역시도 이성을 찾지 못하여 그런 행동을 할 수 도 있었다. 너무나 수치스러워 망토를 덮어주는 짙은 푸른 눈동자를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위압감이 이 방을 집어삼켰다. 에셀먼드가 이번에는 다니엘 쪽으로 고개를 돌렸기에 그녀는 에셀먼드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그 목소리가 너무나 커다란 분노가 일어, 살기마저 배어나온다는 것만이 알았다.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뽑아나왔다. 그와 동시에 거의 방안을 가득 채우던 살기가 폭사되었다. 그의 손에서 뽑한 검은 망설임 없이 다니엘을 찔러들었다.
“오라버니!”
비올렛이 소리쳤다. 그러자 그가 휘둘렀던 검은 불과 다니엘의 코 끝에서 멈추었다. 다니엘이 식은땀을 흘렸다. 방안에는 그의 헉헉거리는 숨소리만이 들렸다. 에셀먼드의 시선이 비올렛을 바라보았다. 어둡게 가라앉은 파란 눈이 보였다. 비올렛은 그 두눈에서 발견한 명백한 실망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명백하게 상처받은 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다니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순간 만큼 내가 네 형이라는 것이 수치스러웠던 적이 없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친동생에게 살기를 드러냈다. 그 씹어뱉듯 말하는 말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다니엘은 에셀먼드가 겨눈 검끝에 차마 움직이지 못한채 형을 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네게 에르멘가르트의 성을 박탈한다. 너는 이제 이 가문의 일원이 아니다. 설령 네가 ‘에르멘가르트’라는 성을 그대로 쓰더라도 그것은 ‘같은 성’을 가지는 것 뿐, 너는 이제 내 다음 후계가 될 자격도, 방계가 되어 권세를 누릴 자격도 없다.”
“형!”
“에르멘가르트 후작으로서 명한다. 이 순간, 다니엘 에르멘가르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가문에 네 이름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
“형!”
“나는! 오늘부로 네 형이 아니다!”
그가 사자의 음성처럼 고함쳤다. 감정을 잃은 그의 목소리가 갈라져 허망하게 비올렛의 방에 울려 퍼졌다.
“내 검이 인내를 잃기 전까지 사라져라.”
다니엘이 덜덜 떨었다. 에셀먼드가 검을 치우자 다니엘이 고개를 들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황급히 사라졌다. 방 안에는 검을 든 에셀먼드와 그녀만이 남았다. 에셀먼드의 시선이 비올렛을 향했다. 그 시선이 무서운 예기를 띄었다. 그 시선이 차갑기만 했다.
“.........앤을 부르겠다.”
아. 나는 마지막 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비올렛은 생각했다. 다니엘의 죗값따윈 상관 없다. 하지만, 그는 다니엘의 형이었기에,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가 그 스스로 형제를 버리게 되었다. 그녀가 원인이 되어. 콜록 거리며 기침이 새어나왔다. 또 다시 입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에셀먼드는 그것을 바라보다 이내 바깥으로 나갔다.
어두운 방 안, 하얀 시트에 핏물이 튀었다.
============================ 작품 후기 ============================
54화때부터... 그리... 다니엘이 위험한 종자라 암시를 했건만... 이런 일이 터졌습니다.
다른 독자님 코멘을 보고..옆동네에서 뭔가 일이 일어났다는걸 듣긴 들었어요 으앙...그래서 이걸 어떻게하나 엄청 고민했었어요..ㅠㅠ
저는 이러한 행위를 미화할 생각도 아니며, 이것은 다니엘의 비틀리며 이기적이고 찌질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자기가 열등감을 느끼는 형을 사랑하는 좋아하는 여자라니 또라이새끼.. 계획된 부분이었는데도 사실 너무 쓰기 싫었어요.
여튼 이걸 보고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나머지 편수 2편 남았네요, 한편은 오후 여덟시에서 아홉시 시쯤에 돌아와서 올려드리겠습니다. 그 이후
2부완결 후기도 올리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