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원에 핀 제비꽃-99화 (92/208)

00099  피어오르는 꽃봉오리  =========================================================================

에이든이 찾아온 것은 오후였다. 에이든은 망설이다 찾아온 듯 머뭇대다 비올렛의 옆에 앉았다. 그는 애써 밝은 말투로 말하는 것이다.

“아, 날씨 구리다. 그렇지?”

비올렛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에이든은 재미없다며 투덜거렸다. 앤은 그 둘을 위해 차를 내온다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집안이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에이든만은 그대로였다.

“에이든.”

이름이 불리는 것은 너무 오랜만의 일이라 에이든은 잠시 눈을 껌뻑였다. 어쩐지 찾아오는 불길한 예감에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비올렛은 다정한 얼굴이었다. 제비꽃을 본 이래로 에이든은 비올렛이 눈에띠게 나긋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나 날이 서 있던 얼굴에서 처음으로 평화가 보였다. 다시 웃고 있었다.

“왜 불러?”

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에이든과 이야기 할 때면 그녀는 괜히 자신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고는 했다. 언제나 애써 끌어모았던 증오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비올렛은 에이든이 거북했다. 에셀먼드가 비올렛의 분노를 일으켰다면, 에이든은 죄책감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오빠다운 오빠였다. 에이든은. 비올렛이 아무말도 하지 않자 에이든은 비가 내리는 창을 보고 있었다.  아 날씨 정말 더럽게 안좋네. 그는 그렇게 말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너한테 잘못한게 많이 있어.”

에이든이 덤덤하게 말했다.

“물론, 나는 너에게 잘못한게 많지만. 또 잘못한게 있는거야.”

“..........”

그 말에 비올렛이 고개를 들어 에이든을 보았다. 그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 말이야, 네가 우리 영지 꽃의 거리 출신이라는 걸 들었을 때, 알고 있었어.”

“뭘?”

“형이 잘못해서 거길 지워버리라 지시했었던거. 형이 사실 무척이나 너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어. 그런데 숨겼어. 그래서, 그땐 널 피해다녔어.”

에이든이 말했다. 그것은, 너무나 작은 죄였다. 배신감을 느낄 가치도 없던. 언젠가는 알게 되는. 사실 알려줄 필요도 없던 잘못. 물론 그가 비올렛을 피했기 때문에 비올렛은 무척이나 외로워 했었다.

“왜 숨겼어?”

비올렛이 물었다. 에이든이 말했다.

“너랑 겨우 친해졌는데, 네가 날 미워할 까봐.”

그가 담담히 말했다. 그 말엔 거짓은 없다. 에이든은 거짓말을 한적이 없었다. 다니엘이 품는 감정과는 반대로 에이든은 이집을, 이 가문을 그들의 형제들을 사랑했다.

“......괜찮아.”

그리고 비올렛은 알고있다. 그것들을 사랑한 만큼, 그는 비올렛도 사랑한다. 비올렛은 입을 다물었다.

“형은 너에게 아무말도 하지 말라 했어. 다니엘 형은 어깨를 다쳐서 너를 향해 욕을 퍼붓고 있지. 나는 다니엘 형이 무척 다정한줄 알았어. 네게 화가 많이 났더라. 네가 일부러 성력을 숨겨서 우릴 함정에 빠트린거래.”

에이든의 말투가 더욱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게 사실이야?”

그의 물음에 비올렛은 대답할 수 없었다. 에이든의 얼굴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대답. 에이든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에이든이 말했다.

“우리 집이 지금 엄청 위기에 처한다는데. 이상하게도 너한텐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어.”

“........”

“너한테 차라리 잘못했다고 날 봐서라도 살려달라 빌고 싶은데, 이젠 그럴 마음조차 들지 않아. 모르겠어. 네가 미워지려다가도 못미워하겠어. 난 그사이에 네게 정이 많이 들었나봐. 너는 안그래?”

에이든의 말에 비올렛이 입을 다물었다. 에이든이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는 알고있다. 그 감정 그대로 비올렛이 가지고 있으니.

비올렛이 바깥으로 나서자 싸늘한 저택의 공기가 와 닿았다. 저택 안은 어두웠고, 죽음이 지척에 깔려 있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싸늘한 그림자가 덮쳐올 것 같았다.

아래로 내려가자 비올렛은 의외의 인물을 마주했다. 그 인물은 이 저택과 어울리지 않는 밝은 금발을 가지고 있었다. 새파란 눈의 여자는 비올렛을 노려보았다.

“지금 이 곳에 얼굴을 들이밀고 다닐 여유가 있나봐요?”

그녀가 빈정거렸다. 패트리샤는 울었는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비올렛이 무표정이자 그녀가 소리쳤다.

“가짜 성녀인 주제에, 지금 어떻게 모두를 기만할 수 있죠?!”

그녀가 버럭 하고 소리쳤다. 비올렛은 차라리 이런 저주를 바랐다. 에이든이나 앤과 같은 따스한 포옹과 진심이 아닌 분노 섞인 말투와 저주.

“후작님좀 보세요, 지금 후작님께서는 병이 악화 되신게 안보이세요? 의원도 고개를 저어요. 병이 너무 악화되셨대요. 당신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약해지셨다고!”

패트리샤가 소리쳤다.

“당신은, 당신은 결코 용서할 수가 없어요! 당신이 가짜성녀라면, 내가 당신을 친히 없애버릴 거야. 에셀먼드 경이 죽는다면, 당신 때문에 교황의 손에 죽는다면 가만두지 않아!”

그녀가 온 몸으로 소리친 덕분에 그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비올렛은 마땅히 받아야 할 증오를 받고 있었다. 덕분에 사용인들이 나와 비올렛과 패트리샤의 대치를 보고 있었다.

“데후바스 영애.”

냉막한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저택의 꼭대기 층 까지 울려퍼진 그녀의 신경질 적인 목소리는 에셀먼드의 귀 까지 닿았으리라. 그녀는 눈물 맺힌 눈으로 에셀먼드를 보고 있었다.

“약혼은 끊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 온 이유를 모르겠군요.”

“끊어지다뇨, 잠정적으로 미뤄진겁니다! 그리고 성기사단도 날 들여보내 주었어요.”

약혼이 끊어졌다. 비올렛은 그것을 보고 있었다. 하긴 궁지에 몰린 후작과 데후바스 백작가가 약혼관계를 유지할리가 없었다. 그러나 패트리샤는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저 여자, 저 여자 때문에 지금, 이렇게 엉망이 된 거예요, 후작님께서는 후회하실 거에요.”

후회. 그녀는 후회라는 단어가 가슴깊이 스며들었다. 후작은 그녀를 데려온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아마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녀가 화근이 되어, 멸문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에셀먼드! 난 저 여자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저 천한 여자가....”

“그....”

“적당히 하십시오!”

그 말을 한 것은 에셀먼드도 아닌 그녀를 뒤따라온 에이든이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에이든이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빨리 내보내려면 내보내.”

에이든이 차갑게 말했다. 분노하는 에이든은 놀랍게도 정말로 에셀먼드와 비슷한 표정이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에셀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지금 미쳤나요? 당신, 차라리 추기경께 가서, 모든게 당신의 소행이었다고 말 해요, 후작을 당신이 속였다고....! 그래야 후작가가 무사할 수 있어요!  모두가!”

그녀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그녀를 호위하던 성기사단 중 몇명이 그녀를 데려가기 시작했다. 아마 로디온 경의 명령임이 틀림없었다. 에셀먼드는 조심히 모시라는 말과 함께 그녀의 팔을 놓았다.

“에드, 제발 나를 봐요, 이제 사년이나 기다렸는데. 정말 조금만 남았는데...! 이럴수는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멀어졌지만. 에셀먼드는 정말로 단 한번도 그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비올렛에게만 향해 있었다. 비올렛은 에셀먼드가 상당히 헝클어진 모양새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옷가짐을 단정히 한다는게 이상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에셀먼드는 그런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언제나 벼려져 있는 칼과 같은 사람이 그였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약간 헝클어졌으며 얼굴은 잠을 못잔듯 어두운 기색이 서려있었고. 얼굴 선 역시 광대가 튀어나올 정도로 날렵해졌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저런 여자랑 결혼할거야, 형?”

“그래야겠지. 데후바스 백작 가니까.”

에셀먼드가 냉정하게 대답했다. 에이든이 한숨을 쉬었다.

“많이 놀랐냐? 나도 놀랐다. 뭐 저런 여자가.......”

에이든이 말을 해도 비올렛은 가만히 서 있었다. 패트리샤의 절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저주가 머릿속에 울렸다. 그녀가 정말로 성녀라는 것을 입증한다면 에셀먼드는 저 여자와 결혼하게 될 것이다. 후작의 남은 수명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보면 결혼은 빠르게 이루어지겠지. 그것을 드러내 볼 자신이 있을까. 억누르려 했지만 마음은 터져나온다.

손에 넣을수 없지만 망가트리는 것. 비올렛은 눈을 감았다. 사실은 그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너무나 미워서, 모든 것을 사랑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망가트리기로 한것. 그녀가 눈을 감았다. 몸이 덜덜 떨렸다. 그런 추악한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꿈틀거리는 마음이 그녀의 마음을 하나 하나 잠식해나갔다. 에셀먼드가 비올렛에게 등을 돌린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는 뒤돌아 복도 너머로 사라진다. 그 뒷모습은 언제나 익숙하다. 그는 비굴하게 구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녀의 선택을 조용히 받아들일 뿐.

‘당신은 그저 가만히 침묵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다 끝날 테니까요. 당신이 손에 넣고 싶었지만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 모두가 당신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적어도 망가트리는 것은 가능하지요.’

체자레의 목소리는 악마와 같이 다가온다.

결코 다가설 수 없는 사람. 결코 가질수 없는 남자. 만약 가질 수 없다면 망가트리는 게 나은 것이 아닐까.

*

문제의 날 전날이었다. 비올렛의 걸음은 후작의 방을 향했다. 후작의 방은 후작이 끙끙거리는 신음소리가 가득했다. 에이든이 후작의 곁에 있었다.

“어......”

에이든이 말했다.  그는 매우 놀란 표정이었지만 비올렛이 쉿, 하고 소리를 막자 고개를 끄덕였다.

“나가 있어줄래?”

“왜? 아니 나도 같이 있을게.”

에이든이 눈치없이 말하다 비올렛의 눈치를 보고 한숨을 쉬며 바깥으로 나갔다. 밤은 고요했고, 빗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비는 단 한번도 그치지 않았다. 후작은 생기없는 얼굴로 누워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기침을 해댔는데, 가끔씩 각혈을 하는 듯 했다. 왜 이지경까지 그는 참았던 것일까.

“오셨습니까.”

비올렛이 손을 들었다. 그것은 후작을 편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후작은 그것을 막았다. 어차피 성력을 쓰더라도 신어로 제대로 된 성녀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게 된다면 가짜성녀이므로 이젠 성력을 감추는 것도 소용이 없었다. 그럼에도 후작은 한결 같았다.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후작이 말했다.

“말할 정신은 있습니다. 성녀님,”

비올렛은 그를 내려보았다.

“열흘 동안 단 한번도 저를 부르시지 않았습니다.”

“.........”

“왜 부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말에 후작이 말했다.

“그거야, 찾아와 주실 줄 알고 있었으니까요.”

비올렛은 후작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그는 숨을 쉬기 힘든 듯 몇번이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죽어가는 얼굴로 비올렛을 바라보았다.

“절 미워하셔도 됩니다. 당신은 저를 사랑할 의무가 없습니다.”

“........”

“당신을 거뒀다 해서, 당신이 절 미워할 권리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후작은 눈을 감았다. 비올렛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에셀먼드나 후작이나 똑같았다.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은 채 판단을 오롯이 그녀에게만 맡긴다. 말라붙은 입술이 계속해서 떨린다. 그는 손을 들어 비올렛을 말했다.

“후회합니다. 언제나, 당신을 데려온걸 후회합니다.”

“........”

“나는 언제나 후회합니다.”

후작은 저번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콜록, 그가 다시한번 기침했다. 욱, 하며 구역질을 하자 그녀가 얼른 후작을 일으켜 세웠다. 몇번 기침을 하자 그의 가래끓는 목소리가 사라지고 그는 다소 말하기 편해진 듯 했다. 한결 나은 목소리로 그가 말을 이어나갔다.

“당신을 대할때면 언제나 어떻게 대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들들에게도 좋은 아비가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당신에게 내가 어떻게 좋은 아비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

“처음에는 조금 쉬웠습니다. 당신을 웃게 하는 것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당신이 자라나며 웃게하는 것을 도무지 알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건.”

후작은 몇번 거칠어진 숨을 골랐다. 그리고 그 푸른 바다색의 눈으로 비올렛을 보며 말했다.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워한다면 차라리 원없이 미워하게 만드는게 당신을 위한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후작은 그 혹독한 검술훈련을 회상한다. 그는 다소 냉정하며 엄격하게 비올렛을 가르쳤다. 기사들도 심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로. 그래서 마음껏 미워할 수 있었다. 마음 껏 울 수 있었다. 그것은 배려인가. 그 나름의 배려인가.

“그것으로 당신이 나에게 저질렀던 짓은 절대로, 용서될 수 없어요. 그래서.......”

후작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 앉아있던 비올렛과 몸을 일으킨 후작의 눈 높이가 맞았다. 그는 전에 본적이 없는 따스하고 온화한 얼굴로 비올렛을 보고 있었다.

“그래도 됩니다. 용서할 필요 없습니다. 원망은 모두 내게 향하면 됩니다.”

“........”

“차라리 미워한다고, 저주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우리 사이는 쉬워지니까요. 하지만 이젠 내 생명도 얼마 남지 않았군요. 나도 마음이 많이 약해졌나봅니다.”

후작의 말에 비올렛이 대답했다.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비올렛은 그것을 삼켰다. 그리고 후작을 쏘아보았다.

“그동안 왜 병에 대해 말하지 않은건가요. 처음에 제가 치료했더라면 병은 나았을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당신이 신전에 끌려가버리지 않습니까.”

“.......”

비올렛은 입을 다물고 후작의 얼굴을 보았다. 겨우 그런 이유 때문인가. 죽을 병인걸 알면서도 그것을 넘겼던 이유는 겨우. 그것 때문에. 겨우 신전에 그녀를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바보같은 말하지 말아요, 지금 나를 속이는거죠? 지금, 그러니까. 내가 선택을 바꾸게 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잖아요!”

비올렛이 소리쳤다. 후작은 그녀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가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신은 너무 착하게 자랐습니다. 너무 다정해서...... 당신을 데려온걸 후회합니다.”

후작의 숨이 다시 거칠어졌다. 비올렛의 눈시울이 다시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착하다고? 착하니까 봐달라고 수를 쓰는 것이다.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다정한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후작은, 그래, 정말 그 말대로 그녀에게 뻔뻔하며 딱딱하게 가문을 살려달라 요구하면 되는 것이다 언제나 후작답게!

“미안합...”

“하지 말아요!”

미안하다고 말하면, 안된다. 사과해서도 안된다. 사과를 해버리면 더이상 마음 놓고 미워할 수가 없지 않은가! 선택 또한 마음껏 하지 못한다. 비올렛이 고개를 흔들었다. 얼굴은 일그러지고 눈물은 떨어진다.

“미안합니다.”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비올렛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질렀다. 그리고 흐느꼈다. 이제와서, 이제와서 사과를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러나. 후작은 욕심을 부린다. 이렇게나 욕심을 부린다.

“내가 당신의 삶을 망가트렸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후작을 보며, 그 얼굴에 서린 회환과 슬픔을 보며. 그리고 그 눈빛에 서린, 비올렛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애정을 보며 비올렛은 파르르 입술을 떨었다.  약해지면 안된다. 약해지면....

“그러니 살려주십시오.”

그래, 그렇게 말해야 한다. 후작은 그렇게 말해야만 했다. 이렇게 그녀의 마음을 약하게 하며 파고들어야만이 옳았다. 비올렛이 그것에 안심했다.

“에드를 미워하지 마십시오 그 녀석은......당신을 결코 버린게 아니었으니.”

후작이 진실을 말한다. 비올렛의 눈을 크게 떴다. 두 눈에 눈물이 흘린다. 비올렛은 후작을 끔찍하다는 듯 쳐다봤다. 후작의 말을 듣고 그녀는 일어났다. 너무나 빨리 일어나느라 의자가 뒤로 쾅하고 넘어졌다.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멈추지 않을게 분명했다. 언제나 끝까지 끔찍하고 증오스럽게 행동한다. 후작은, 언제나..... 언제나..... 비올렛은 후작을 쏘아보았다. 후작은 콜록 기침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도망치듯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끝까지 모질지 못해서 비올렛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방을 나온 그녀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 집안의 사람들은 그랬다 끝까지 미워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차라리 냉혹하려면 끝까지 냉혹해야 했다. 애매한 다정함은, 오히려 그녀를 더 괴롭게 했던 것이다.

입을 막고 계속 흐느꼈다. 비올렛은 그 앞에 에셀먼드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에셀먼드는 언제나 처럼 무표정으로 그녀를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증오스러운 남자. 저주스러운 남자. 그녀가 입술을 피가나도록 꽈악 깨물었다.

============================ 작품 후기 ============================

진작좀... 추천해주시지..큽..이렇게 빨리..날 돌아오게 하다니. 예상밖이닷..

한번 퇴고하긴 했어도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벌써 다음편이 재판인가요.. 재판까진 아니지만 뭐.

여러분들 연참이라고 추천..코멘 적으면 저 서운해여 뿌잉뿌잉!

저 빨리 돌아왔으니 칭찬해죠요 ㅠㅠ(들이댄다.)

다음화에는 에드에 대한 진실이 아주 약간 나올겁니다. 그리고 bgm도 준비했어요.

다다음 화에 2부 완결이에요 벌써 우호오오옹 소름 벌써 시간이..

사실 이런걸로 질질끌면 제일 짜증나지 않나여... 자 우리 후딱 다음화에 마무리지어버립시다!

그 한달동안 휴식을 가지는건 제가 스토리작가로 다른곳에 있어서. 그 작업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요~  사실 쉬어도 쉬는게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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