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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시작이 게이트라곤 안 했잖아요-106화 (106/361)

106화

지하 2증, 3증, 4층.

빠르게 내려갔다. 적을 상대하는 건 최소한으로 하고 쌍둥이들을 찾 아내는 걸 최우선으로 하면서 말이 다.

푸욱!

"허억……I"

어쩔 수 없으면 누군가의 목에 스 틸레토를 찔러 넣기도 했지만 말이 다. 털썩, 목덜미에서 핏물을 흘리 면서 연구원이 바닥에 쓰러졌다.

'몇 명째지?'

2충부터 4층까지 내려오면서 계속 죽인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슬 스..

[알림: 잠■이 해제■니 ■.]

[칭호 '기■의 귀재'가 활성화됩니

다.]

역시나. 슬슬 숫자를 채울 때도 됐 다.

[칭호 '기습의 귀재'가 활성화됩니 다.]

기습의 귀재. 내 전투 스타일과 맞 물려,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칭 호였다.

[칭호를 확인합니다.]

〈기습의 귀재〉

설명: 기습으로 300명을 사살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입니다. 기습 에 탁월한 재능가진 이들에게 수여 됩니다.

부가 스킬: 은신(패시브/인기척을 감쪽같이 숨길 수 있습니다. 기감이 아주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대체로 걸리지 않습니다.)

패시브 스킬, 은신.

실력 있는 어쌔신이나 레인저에게 붙을 법한 스킬이었다. 이 칭호가 아이템이었다면 천금만큼 귀하게 여겨졌을 거다.

우드득!

다시 한번 누군가의 목뼈를 꺾었 다. 은신 스킬까지 가진 날 눈치챌 수 있는 용병은 없었다.

-크르르르르...#

그때 한편에서 가래 끓는 듯한 소 리가 들렸다. 개조 헌터다.

나는 빠르게 몸을 피했다. 개조 헌 터와 1대1로 맞붙어서 좋을 것이 없었다 .

'실험의 피해자인 그들을 내가 죽 이는 것도 찝찝한 일이고.'

그리고 드디어. 지하 5층에 닿았

다.

지하 5층은 이전까지와 다르게 생 명체의 기척이 무수히 많이 느껴졌 다.

'대체로 실험체들인 것 같지만.'

그들은 꼼짝없이 누워서 숨만 쉬 고 있었다. 물건을 진열하듯 질서정 연하게 배치해둔 형태만 봐도…… 이들이 실험체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대충 짐작이 갔다.

'제일 바깥쪽 방부터 찾다 보면 어 딘가에 쌍둥이들이 있겠지.'

부디 잠에 든 것처럼 그냥 누워 있다면 좋을 텐데. 아직 실험이 시작되기 전이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 다.

벌컥, 벌컥. 몇 번이나 문을 열었 다 닫았을까.

방마다 보이는 역한 모습에 인상 을 찌푸리면서 한참 헤매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우웅!

수상한 굉음이 들렸다.

나는 문고리를 열려다 멈추고 고 개를 들었다.

'제일 안쪽 방.'

마지막에 확인하려고 미뤄뒀던 곳

인데. 그곳에서 굉음이 들렸다.

'사람도.. 다 저곳에 몰려있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걸까. 이제 는 두려운 마음까지 들었다.

"......성공적인......

"……아직은 안정이 필……. …… 잠시..

"수치가 기하급……! ……긴급팩 을……

다가갈수록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 려왔다.

연구원들이 죄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거대한 마법진이 은은한 빛을 뿌리고, 각 끄트 머리마다 선이 길게 늘어져 각 벽 에 닿았다.

'벽마다 있는 저건…… 실험체들이 야.'

인간이라 부르기 어려운 형상의 실험체들 말이다.

가장 가까이 보이는 이는 아이템 '날카로운 단도'와 결합된 것인지 손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단도가 박 혀 있었다.

벽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그런 실 험체들이 인큐베이터 같은 기계 안 에 담겨 있었다. 이들로부터 뭔가추출해내는 것처럼.

그리고 마법진을 따라가면 이르는 가운데에…… 누군가 누워있었다.

'누구지? 쌍둥이들은 아니야. 혼자 인데..

고급스러운 흰색 옷을 차려입고 누워있는 인물이 얼핏 보였다. 연구 원들이 오가면서 모습을 가려서 알 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여분의 실험체를 당장 데려와!"

"지금 전처리 중입니다!"

"아니. 필요 없어. 모르겠나? 이제 전처리는 할 필요도 없단 걸!"

연구원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 리던 노인이 환희에 가득 차서 외 쳤다.

"교주님은 지금 신이 되고 있는 거라고!"

교주? 저기 누워있는 인물이 교주 라고?

'하지만…… 교주는 분명 나이를 많이 먹은 노인이라고 들었는 데……

누워있는 인물은 얼핏 봐도 노인 이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드러난 손 등이 주름 없이 매끈했다.

"대령했습니다!"

도르륵, 바퀴 달린 철제 침대가 들 어왔다. 마치 수술대에 오른 이들 같다.

그 위에 덮여 있던 하얀 천이 걷 힌다.

덜컹!

"누, 누구냐!"

나도 모르게 동요해서 소리를 내 고 말았다. 황급히 숨죽인 채 몸을 숨겼다.

'……쌍둥이들이다.'

그 애들이, 저 수술대에 올라 있었

다.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럽던데…… 누가 나가서 확인해봐! 이런 중요 한 순간에 방해하다니. 버러지만도 못한 것들……

"아. 네. 알겠습니다."

노인이 쯧, 혀를 찼다.

"사이비니 뭐니 떠들지만, 그것도 곧 끝이다……. 우리의 교주님께서 신이 되어 돌아오면, 아무도 그런 헛소리를 나불대진 못하겠지!"

소름 돋는 인간들. 노인에게 명령 받은 연구원 하나가 내 쪽으로 다 가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푸욱!

"어..?"

순식간의 일이었다. 연구원은 영문 도 모른 채로 바닥을 나뒹굴었다.

"침……!"

외침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나는 이 미 그들 한가운데로 파고들었다.

"……입자다!"

푸욱!

쌍둥이들이 누워있는 침상을 붙잡 고 있는 이까지 제거한다. 다들 화들짝 놀라며 내게서 멀어진다.

"아, 안 돼! 돌려줘!"

침상을 잡고 뒷걸음질하며 거리를 벌렸다. 노인이 허둥지둥 내게 달려 온다.

'돌려달라니. 이 애들이 언제부터 당신 것이었다고.'

우스운 일이었다. 돌려받는 쪽은 오히려, 내가 아니던가.

"겨, 경비! 경비를 불러!"

"용병 측과 연락이 닿지 않습니 다!"

"젠장! 도움이 된 적이 없어!"

"어떡하죠? 저희가 허, 헌터를 막 을 순...

연구원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혹여나 자신이 방패막이로 갈려 나 갈까 봐 걱정하는 어투였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장치해 뒀지."

삐빅!

노인이 버튼을 누르자 벽면에 달 려있던 실험용 수조에 다른 색의 약물이 주입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쨍그랑!

수조가 깨지고 실험체들이 밖으로

나왔다.

'하나, 둘, 셋……. 숫자는 총 열 명.'

쌍둥이들을 안전한 곳에 둘 수만 있다면 저들과 맞서 싸울 텐데.

"하, 하지만 저 실험체들은 세뇌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아서 저희까지 공격할 텐데요!"

"시끄러워! 내겐 다 방법이 있으니 까!"

아하, 그러셔. 좋은 정보였다. 내가 고개를 돌려 그들을 응시하자 노인 도 크게 놀라 움찔했다.

'따로 안전한 공간을 준비해두셨 다?'

아마 그런 의미였을 거다. 피아도 구분하지 못하는 놈들을 거리낌 없 이 풀어놓을 근거는 그것뿐이니까.

'자기 목숨까지 내놓을 게 아니면 말이야.'

하지만 이놈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그리 숭고하게 제 목숨을 내 놓을 것 같진 않았다.

'하다못해 톨룩의 녀석들은 제 목 숨도 가차 없이 바쳤는데 말이야.'

이 녀석들은 제 목숨만큼은 보전

하기 위해 벌레 떼처럼 꿈틀거리니, 역겹기 그지없었다.

= e e르!

침상을 들고 놈들에게 돌진했다. 그 안전가옥이 어딘진 몰라도 따라 가면 알겠지!

"따라옵니다!"

"달려!"

암만 빨리 달려봤자 이들은 비전 투요원이라 나보다 빠를 순 없다.

-키이이이잉.....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달려가는 쪽으로 반투명한 막이 생기기 시작했다. 위에서부터 덮개가 닫히려 하 고 있었다.

'그렇다면……!'

후욱!

쌍둥이들의 침상을 우선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대로 미끄러지면 안 으로 안전하게 들어가겠지.

그리고 곧장 바닥에 엎드리며 자 세를 잡았다.

철컥!

덮개가 절반 넘게 닫히고 있었다.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놈들을 겨누 고, 쏜다.

탕, 탕, 탕!

총성에 그들의 비명이 묻혔다.

탕, 탕, 탕!

덮개가 거의 닫히기 직전. 마지막 한 발이, 안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 가 연구원의 발목에 적중했다.

"으으윽... 허 억..

"아아아악!"

안은 완전히 아비규환이었다. 복 부, 어깨 그리고 허벅지와 발목까 지. 제각기 총알을 맞아 제대로 움 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연구원들 중 절반쯤은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저대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과다출혈로 사망할 것이다.

"네, 네 녀석이 그러면, 이놈들이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으 냐!"

노인이 피를 흘리는 어깨를 부여 잡고 소리쳤다. 쌍둥이들을 인질 삼 아 헛짓거리라도 해보려는 모양인 데, 우습지도 않았다.

"내가 지금 당신들을 못 죽여서 이러는 거 같아?"

내 물음에 노인이 침묵했다.

"탄환이 아까워서 참는 거야. 이깟 방어막 뚫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 어."

관통하는 철화 한 방이면 뚫릴 방 어막이었다. 필요가 있으니 내버려 두는 것이지.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

살벌한 경고를 내뱉자, 더 이상의 반발은 없었다. 저 안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라지.

'자, 그럼 이제……

나는 천천히 뒤돌았다.

-키에에…… 커흐흐…….

쿠웅, 쿵!

실험체들이 일제히 날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양새도 가지각색이었다. 아까 본 손 대신 검이 달린 남자, 몸 절 반이 책과 합쳐진 여자, 얼굴이 있 어야 할 곳에 아이템이 자리한 사 람까지.

'……이상하다.'

왜 이들은 육체까지 아이템과 합 쳐진 게 보인단 말인가.

'분명 나타롯샤 신학교에서 들었던 내용에 의하면…… 영혼에 결합하 는 것이지 정신이나 육신엔 손대지 않는다고 했는데.'

실제로 달리아도 겉보기엔 아이템 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지 않 았던가.

아이템을 발동하자 그 등 뒤로 거 대하게 펼쳐지긴 했으나, 손발이나 몸의 일부가 아이템처럼 변하는 현 상은 없었다.

'실험 방법이 달라.'

하지만 어째서? 김기택은 신부로 있었으니 그 실험 방법을 모를 리가 없는데.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나?'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톨룩과 지 구는 다른 세계이니, 그 세계의 법 칙이 반드시 이곳에서 통한다는 법 은 없었다.

콰직!

생각도 잠시. 내가 있던 자리가 완 전히 반파되었다.

후웅.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익숙 하다. 반사적으로 피해낸 다음, 허 공을 날았다.

'하늘의 가호. 거기다 부가 스킬 은신까지.'

하늘에서 나보다 민첩한 이가 없 고, 내 기척을 눈치챌 수 있는 자 도 없으니.

'이제야 좀 예전 같아졌네.'

나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것을 보 고 있자니 예전 생각이 났다. 이렇 데 다수의 적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치는 게 내 주된 임무였다.

혼란을 가중시키고, 두려움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

소리 소문 없이. 정신 차리고 보면

이미 톨룩 놈들은 바닥을 나뒹굴곤 했다.

철컥.

장전하는 소리에 실험체들이 고개 를 돌리지만 이미 늦었다.

'쏟아지는 불꽃'

콰과과광!

불꽃비가 그들에게 몰아쳤다.

- 키에에에엑!

- 쿠르륵, 쿠륵.

내구성이 약한 개체는 크게 다쳤 지만, 튼튼한 방어구와 결합한 실험 체들은 흠집도 나지 않았다.

'역시. 단번에 해치울 순 없군.'

아이템은 인간의 영혼과 결합하면 한계치를 넘어 그 효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사악!

나는 고개를 들어 겨우 피해냈으 나, 얼얼한 뺨을 부여잡았다.

단검이 뿜어져 나왔다. 제대로 피 할 새도 없이 빠르게.

- 키르르르…….

알 수 없는 소리로 그가 울부짖었 다. 손 대신 단도가 달린 그 부분 이 날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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