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장. 누님 찬스(2).
“소장님! 가셨던 일은…….”
출근하자마자 부하 연구관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어제 소주로 꽤 달렸던 정지용 소장.
좋은 사람과 맛있는 안주에 쌉싸름한 소주, 그리고 맑은 빗소리에 젖어 오랜만에 대취했다.
사실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내가 아침에 꿀물을 타주며 ‘당신도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며 놀랐을 정도였다.
그동안 한결같이 꼿꼿한 연구원으로서의 단정한 모습만 보여 왔던 정지용 소장.
가벼운 술자리에서도 절대 취하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지난밤 정지용 소장의 흐트러진 모습을 본 아내가 활짝 웃었다.
언제 봤었나 싶을 정도로 반갑고 어색했던 그 미소.
만취 상태로 혼자 집에 왔을 리 만무해 누가 데려다주었느냐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짐작했던 대로였다.
아주 젊은 후배.
키가 훤칠하고 영화배우처럼 잘생겼다는 소리도 덧붙였다.
바로 장태산 회장이라는 걸 알았다.
집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만취한 자신을 집까지 무사히 귀가시킨 후 돌아간 듯했다.
그 말 뒤에 아내가 뜬금없이 고맙다는 말을 했다.
갑작스런 아내의 표현에 어리둥절하던 찰나.
아내가 뭔가를 내밀었다.
그동안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하와이 호텔 숙박권이었다.
처녀 시절부터 노래를 부르던 여행지였다.
그것도 팰튼 최고급 스위트룸 숙박권.
날짜는 특정돼 있지 않았다.
언제든 전화만 하면 바로 예약이 가능한 티켓이었다.
어떻게 구했는지 1등석 비행기표도 같이 내밀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던 정지용 소장에게 아내가 건넨 말은 더 당황스러웠다.
지난밤 나를 귀가시켜 준 후배가 애국하는 소장님을 평소 존경해 약소하나마 준비한 선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는 티켓이라고 말해 받았다고 했다.
정지용 소장 앞에 그것을 내밀며 다시 돌려줘야 하냐는 묻는 아내.
그 말에 가만히 아내의 얼굴을 바라봤다.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을 보필하느라 고왔던 얼굴도 어느새 주름진 아줌마 얼굴이 돼 버린 아내.
여태 온전한 가족 여행 한 번 가본 적도 없었다.
내심 좋아하는 아내의 눈빛과 얼굴을 보며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지용 소장은 아내의 밝은 표정 앞에 마음의 눈을 감아 버렸다.
엄연히 업무상 대가로 받은 뇌물은 아니었다.
티켓을 받는다고 해도 장태산 회장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온갖 짐을 떠넘기고 온 직후에 받은 티켓이었다.
함께한 술자리 값도 장태산 회장이 계산했을 게 빤했다.
모든 행동이 조건 없는 순수한 장태산 회장의 호의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좋은 소식도 들었다.
평소 대화가 없던 딸과의 일이었다.
꿀물을 마시고 있던 자신에게 다가와 갑자기 고맙다는 한마디를 건넸다.
딸의 예고 없는 말에 정지용 소장은 진심으로 어리둥절했다.
오늘 아침 얼마 전 면접을 봤던 삼룡자동차 디자인팀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아빠인 정지용 소장이 보기에도 실력은 제법 있었지만 아빠로서 도와줄 수 있는 연줄이 전혀 없었다.
자동차 디자인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국 유명 디자인 학교 유학 코스를 밟는 게 정석처럼 돼 있었다.
그리고 유학하는 동안 형성된 인맥으로 국내 유수 기업에 합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경력자 위주로 채용이 이루어졌다.
그런 어려운 일을 딸이 혼자 힘으로 스스로 해냈던 것이다.
대견함에 뿌듯한 시선으로 딸을 보던 정지용 소장은 또 한 번 놀랄 만한 소리를 들었다.
면접 본 회사 인사담당자가 직접 전화해 애국자인 아버지를 평소 존경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떤 의미를 내포한 말인지 모를 수 없었다.
정말 하루아침에 일 중독자 아버지에서 애국하는 가장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잘될 거야.”
정지용 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네?”
“황 수석은 아는 동네 누님 없나?”
“누님요?”
“거 있잖아. 힘 좋은 강남 살면서 까칠한 그런 누님 말이야.”
“……소장님, 아시다시피 저 마라도 출신입니다. 아는 동네 누님 중에 강남 살면서 까칠한 그런 동네 누님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가장 잘나가는 누님이 제주도에서 귤 농장을 하십니다.”
정지용 소장을 보좌하는 항공기 개발 분야 수석 연구관이 괜히 죄송한 표정을 지었다.
융통성이 없는 전형적인 연구원의 모습이었다.
사적으로는 정지용 소장의 학과 후배였다.
“내가 어제 만난 분이 그런 누님이 있다더군.”
“???”
정지용 소장의 뜬금없는 동네 누님 타령에 황 연구관이 영문을 알 수 없어 눈만 깜박였다.
속으로 술이 덜 깼나 생각했다.
정 소장의 입에서 아직도 진한 소주 냄새가 숨에 묻어났다.
“회의가 몇 시라고 했지?”
“점심시간 지나 오후 2시입니다.”
“같이 갈 거지?”
“소장님이 직접 가시려고요?”
“어.”
“안 가셔도 됩니다. 괜히 가시면 속상한 일만…….”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지 빤히 알고 있는 황 연구관이 말을 줄였다.
그도 이리저리 아는 인맥을 통해 여러 소식을 들은 터였다.
평소 알던 개발 분야 고위급 장교들과 업체 관계자들이 단발로 결정됐다고 이미 알려왔다.
쌍발이 될 가능성이 거의 제로였다.
“히든카드는 까봐야 아는 거야.”
정지용 소장이 사태의 심각성과 달리 빙긋 웃었다.
하루 만에 그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
정지용 소장은 지난 술자리에서 장태산을 통해 엄청난 기운을 받았다.
‘내 뒤에는 백의의 한반도 조상님들이 계신다! 그리고 까칠한 동네 누님도!’
구체적인 사항은 알 수 없지만 장태산 회장의 동네 누님이 엄청난 일을 해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 출발하지.”
“바로 말입니까?”
“응. 지금 바로 말일세.”
마음이 살짝 들뜬 정지용 소장.
‘아는 누님! 제발 대한민국 쌍발 스텔스기를 선물해 주십시오!’
누군지 모르는 장태산 회장의 동네 누님에게 정지용 소장도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만약 결과를 바꿀 수만 있다면 자신도 기꺼이 그녀를 동네 누님으로 모시리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
“존경하는 의원님과 국방 관계자 여러분들께 저희 DAI에서는 최종적으로 기존 경공격기로 개조된 DF-50을 바탕으로 한 단발 스텔기를 추천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희의 주적은 북한입니다. 폭격 임무는 기존 F-16, KF-15, F-4로도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곧 미국 락히트 마린사에서 F-35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게 됩니다. 그들이 F-35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순간 기체 가격은 F-16만큼 떨어질 거라는 사실을 잘 아실 겁니다.”
과거 오정항공을 모태로 해 지금은 공기업이 된 DAI의 대표이사가 차분하게 논제를 폈다.
“그런 까닭에 F-5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요격 임무에 특화될 게 분명한 DF-X를 굳이 쌍발형의 대형 기체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절대 무시하면 안 됩니다. DF-50을 개조하는 순간 설계를 비롯해 부품까지 전환 가능해 생산단가가 반절 이상 확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생산 대수가 월등히 많아져 국민들께서도 충분히 납득하고 지지해 줄 거라 전 믿습니다.”
DAI 대표이사 박현수가 좌중을 둘러보며 꼼꼼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그의 시선은 공군과 ADD 관계자에게 좀 더 오래 머물렀다.
‘이제 겨우 초음속 훈련기 정도 제조 가능한 국가에서 무슨 쌍발 스텔스기야! 주제도 모르고.’
솔직히 DAI는 크게 사업적으로 얻거나 잃은 것들이 없었다.
어차피 모든 전투기 제조는 DAI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쌍발이든 단발이든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그럼에도 박현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줄 기체는 DF-50이다.
기존 부품 생산 라인에서 알아서 커미션이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그를 밀어주고 있는 곳에서도 DF-50를 추천했다.
‘정 선배. 당신은 이번에 아웃이야.’
발표자 뒤에 앉아있는 ADD 정지용 소장을 보며 은근한 비웃음을 던지는 박현수.
정지용은 박현수의 대학원 선배였다.
열정이야 높이 샀지만 융통성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였다.
오정에 취업한 자신과 달리 ADD에 투신한 정지용.
여러 사업이 ADD와 얽히며 사사건건 그와 부딪치고 대립했다.
성격부터가 서로 맞지 않았다.
정지용 소장은 절대 뒷돈이나 뇌물에 혹해 기본으로 삼는 기준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학업 성적이나 결과물에서도 정지용 소장에게 항상 밀렸던 박현수.
절치부심 기다려온 복수의 기회를 잡았다.
“DAI 측 의견 잘 들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반대 의견 없습니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주관하고 있는 방사청 방위력개선사업본부장이 사방을 둘러보며 물었다.
“저희 공군 입장은 다릅니다.”
조택환 전략기획참모부 소속 준장이 큰소리로 외쳤다.
공군 본부에서 그를 지명해 참석시켰다.
웬만한 인사들 모두 오늘 결과를 대충 다 예상하고 있어 뒤로 몸을 뺀 상황이었다.
괜히 정권에 밉보이면 그나마 있던 예산이 깎이거나 승진에서 밀릴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용감하게 의견을 내는 조택환 준장.
“공군은 어떤 기종을 원하십니까?”
본부장이 발언 기회를 줬다.
‘쯧쯧. 멍청한 새끼들. 끝까지 말을 안 들어요.’
발언 기회를 준 본부장은 속으로 혀를 찼다.
“제출한 자료들 다들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택환은 결의에 찬 음성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연구용역부터 시작해 지금 기종 결정까지 합해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동안 정치권의 이불리에 의해 공군 전력에 심각한 타격이 있었습니다.”
“이봐요. 거기. 관등성명이 뭐요.”
의원석에 앉아있던 여당 국방위 소속 간사인 3선 안창석 의원이 인상을 쓰며 큰소리로 물었다.
말투가 시작부터 삐딱했다.
‘저 자식 일개 준장 따위가 어디라고 아가리를 털어!’
기분이 어지간히 언짢았다.
지금껏 DF-X 사업을 방해한 건 야당시절 때나 여당인 지금이나 자신들이었다.
특히 본인이 그중 가장 핵심축이었다.
“공군 전략기획참모 조택환 준장입니다.”
“그래요. 조 준장. 다 좋은데 정치권 이불리라고 하기에는 이 사업 규모가 방대하지 않소. 다들 알다시피 우리가 미국처럼 기축통화를 찍어내는 곳도 아니고, 이제 겨우 수출로 중진국 수준에 도달한 국가 아니요. 그런데 10조에 가까운 세금을 투입하는 사업을 함부로 결정했다가 그 뒷감당은 누가 질 거요?”
“의원님. DF-X는 정말 중요한 사업입니다. 우리의 주적이 언제까지 북한일 수 없습니다. 동으로는 독도, 서로는 격렬비열도와 남으로는 이어도까지 우리가 방어해야 할 영공입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영토와 자유, 이념,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쌍발에 스텔스기가 필요합니다.”
조택환 준장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눈앞에 앉아있는 국방위 3선 의원이 자신의 승진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쯤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의 영달을 위한 이익 때문에 후배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기체를 안기고 싶지 않았다.
“이거 위험한 군인이구만.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요! 중국과 일본은 협력할 이웃이라는 걸 모르는 거요?”
일제시대 때부터 사학 재단을 운영했던 3선 의원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흥분한 채 큰소리를 쳤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변국을 위협할 정도의 전력은 항상 유지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순신 장군님이 왜 전란 이전에 전투선을 만들고 군사들 훈련에 최선을 다했는지 상기해 주십시오.”
“지금 날 가르치는 거야? 어디서 일개 준장 주제에!!!”
탕!
3선 의원이 참지 못하고 책상을 내리치며 삿대질을 퍼부었다.
“…….”
회의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3선 의원은 이곳에 모인 실세들 중 가장 막강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축에 드는 인물이었다.
국방위에서는 국방에 모든 것들이 다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에게 밉보이면 승진은 당연히 물 건너가고 각종 예산에 있어 불이익을 받았다.
조택환 소장이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더 이상 다른 말을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다.
‘개새끼들!’
조택환 눈에 저들의 검은 속내가 뻔히 보였다.
자신은 한반도 영공 수호에 청춘을 바쳤는데 그 안에서 탐욕스럽게 호의호식하며 지내온 기름덩어리들.
그들이 돈 냄새를 맡고 모두 킁킁거리고 있는 꼴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뒷조사를 통해 모두 다 영창에 처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잘해야 2025년쯤에나 실전 배치가 가능할까 말까 했다.
그쯤 되면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은 6세대 기체 개발을 끝내고 제작에 들어갈 시점이다.
한마디로 한 세대가 뒤처지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를 악물고 뛰어도 부족한 시점에 곳곳에서 친일파들과 탐욕스러운 작자들이 초를 쳤다.
게다가 장군을 두고 일개 준장이라며 무시했다.
여러 인사들 앞에서 당한 모멸감에 조택환 소장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툭툭.
그때 옆에 앉아있던 ADD 연구소 소장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쳤다.
흥분을 가라앉히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내가 여러 루트를 통해 알아봤는데 레이더를 비롯해 중요 소프트웨어, 항공전자장비를 대부분 자체 제작해야 한다는데. 우리 기술로는 현재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소. 그런데 쌍발에 스텔스기? 세금이 썩어납니까! 그냥 국가 돈이라면 눈이 먼 줄 알고 공상과학소설을 쓰려고 하니 원…….”
“안 의원님. 너무 말씀이 심하십니다.”
그때 야당 측 간사 의원이 입을 열었다.
“뭐가 심해. 난 틀린 말 안 해요.”
반말과 경어를 반쯤 섞어서 발언하는 안 의원.
“훈련기 때도 다들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해내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반쪽짜리니까 가능했지. 미국 쪽에서 엄청 선심을 써서 만들어 준 거 아니오.”
동료 의원이 나서자 안 의원이 말을 줄였다.
“처음부터 어떻게 배가 부릅니까. ADD 쪽에서는 할 말 없습니까?”
야당 의원이 정지용 소장을 겨냥해 발언권을 넘겼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 ADD는 쌍발 스텔스기를 주장했습니다. 안창석 의원님이 주장하는 것처럼 여러 곳에서 불가능하다 말했지만 지금껏 저희 ADD는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모든 과제를 대부분 완성해 왔습니다. 이번 DF-X 사업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DF-50 사업을 비롯해 K-9 자주포, K-2 전차 개발, 다연장 로켓과 뛰어난 선박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한 한국형 구축함과 이즈스함, 잠수함이 좋은 선례입니다. 믿고 맡겨주신다면 앞으로 10년 후에 대한민국 영공은 우리가 개발한 한국형 전투기가 수호하게 될 것입니다.”
정지용 소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발언했다.
어차피 자료 제출만 수십 차례 반복해 온 터였다.
더 말해봐야 입만 아팠다.
정지용 소장이 여유 있는 눈길로 사방을 훑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의 눈길을 피하기 바빴다.
“…….”
회의장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 있는 이들은 애꿎은 서류만 만지작거렸다.
“더 하실 말씀 없습니까?”
회의 주관자인 본부장이 서둘러 회의를 종료하기 위해 서둘러 물었다.
이 정도면 요식행위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이제 남아 있는 건 위원회의 결정.
다수결로 결정 날 사항이기에 결과는 뻔했다.
공군과 ADD만 빼고 대부분 단발기를 밀고 있다.
“그럼 이만 토론을 마치고 최종 결정을…….”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끼이익.
그리고 허락도 없이 회의장 문이 열렸다.
이 자리는 비공개 회의장이었다.
중요 군사 기밀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비밀 취급 허가를 받은 이들만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조 팀장. 뭡니까?”
얼굴이 사색이 되어 회의장에 들어온 방사청 부장급 팀장.
“본부장님…….”
의원을 비롯해 고위급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바들바들 떨며 본부장에게 종이 한 장을 빠르게 전달하는 팀장.
“으음…….”
종이를 받아 본 본부장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드르르르르.
뿐만 아니라 그 순간 여당 3선 의원 안창석을 비롯해 몇 명의 스마트폰이 진동모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렸다.
그들 모두에게 전해진 메시지 하나.
- VIP 긴급 지시. 쌍발.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