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02장. 변명(辨明). (799/1,284)

802장. 변명(辨明).

“……무서워…….”

멘탈이 부서져 버린 손주혁.

텅 빈 검사실에는 손주혁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눈치 빠른 양 계장과 다른 직원들은 눈치껏 조용히 퇴근했다.

부장에게 인정사정없이 얻어터져 얼굴이 엉망이 된 손주혁은 벌벌 떨며 소파에 웅크리듯 앉아 있었다.

자신은 인식하지 못했지만 바지가 축축하게 젖은 채였다.

태어나서 처음 당한 무지막지한 폭력.

온실 속의 귀한 화초로만 살아온 손주혁은 공포에 제대로 질렸다.

넋이 반쯤 나간 그의 모습에서는 잘나가던 오만한 엘리트 검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경석 부장이 터트린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작심한 듯 손주혁을 흠씬 두들겨 팼다.

뒤에는 지검장의 허락이 있었다.

손국중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했던 손주혁.

아버지 손대균이 든든하게 제자리를 지켜주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국중에 대한 두려움은 저물고 있었고, 그의 아들 손대균에 대한 인식은 중천에 뜬 해와 같았다.

검찰 고위직 중심으로 소문이 쫙 돌았다.

손대균이 손국중과의 트러블로 인해 해외로 내쫓겼다는 얘기가 주였다.

오경석도 손국중이 두렵긴 마찬가지였지만 막돼먹은 손주혁에 대한 쌓인 분노가 더 컸다.

한 번도 직접 마주한 적이 없는 손국중에 대한 두려움보다 검사로서의 자존심이 더 중요했다.

꾹 눌러두었던 분노가 한번 터지자 제어할 수 없게 된 손발.

과거 초임 검사 시절 강력 범죄자들을 다루던 버릇이 나온 것이다.

이성을 잃은 것처럼 인정사정없이 휘둘렀다.

이 일로 옷을 벗게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장마에 봇물 터지듯 버젓이 하극상을 일으킨 손주혁을 응징했다.

깡패들 하는 짓과 다름없었던 검찰 내부에서의 폭력 행위.

다른 검사들도 모른 척 외면했다.

“으으으으으.”

대응 불능 상태에서의 폭력과 공포에 아직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손주혁.

단축 번호 1번을 길게 눌렀다.

뚜우우우우우우.

짧게 울리는 신호음.

- 주혁이니?

남편과 아들의 대립 때문에 신경이 잔뜩 날카로워 있는 이혜라.

아들의 전화를 바로 받았다.

“어, 엄마. 엄마아아아아아아아!”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처음 그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터졌다.

항상 ‘어머님’ 하고 깍듯하게 예의를 차려왔던 그였다.

- 주…… 혁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너 지금 어디야???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혜라가 뭔가를 감지한 듯 다급하게 물었다.

어린애처럼 울음 섞인 부름에 눈앞이 아득해졌다.

누구보다 아들의 성품을 잘 알고 있는 이혜라.

‘엄마’ 소리를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평소에는 결코 입 밖에 내본 적이 없는 호칭.

이혜라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떨렸다.

“무서워요……. 엄마. 저 좀 데려가 주세요. 엄마아아아아아아아!”

울부짖는 목소리로 엄마를 찾는 손주혁.

“주혁아아아아아아!!!”

몇 번씩이나 엄마를 찾는 아들의 외침에 이혜라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전화기를 잡은 손에 힘이 잔뜩 실리며 미친 듯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당장 아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 무슨 일이야? 지금 어디냐고!!!

미쳐 버릴 것 같은 이혜라의 심정.

“검사실이요……. 부장님! 그……만 때리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으아아아악!!!”

뚝.

혼이 나간 손주혁은 강한 폭행의 충격으로 환영까지 보였다.

통화 종료 버튼을 무의식중에 눌러 버린 손주혁.

라라라 라라라라라~♫

손에 들린 전화기에서 경쾌한 왈츠풍의 벨소리가 울렸다.

어머니의 번호가 떴다.

“으아아아! 꺼져어어어!”

와장창창창.

조용한 검사실에 울린 벨 소리에 놀라 그만 스마트폰을 힘껏 내던졌다.

퍼버버벅.

벽에 부딪힌 스마트폰이 깨지며 이내 잠잠해졌다.

“으으으으…….”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소파에 고개를 처박는 손주혁.

진득한 공포에 사로잡힌 채 머리를 파묻고 감히 눈도 뜨지 못했다.

“여보……. 주……혁이가…… 우리 주혁…….”

아들의 엄마를 찾는 울부짖음에 심장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이혜라.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듯 호흡도 거칠고 얼굴색도 좋지 않았다.

“여보오오오!!!”

손대균도 놀라고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불길한 생각이 자꾸 엄습해 왔다.

지금까지 장태산을 건들고 무사했던 자를 보지 못했다.

그룹 오너들은 물론 내로라하던 권력자도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런 장태산을 향해 겁도 없이 도발한 아버지와 아들.

손대균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예감했던 불길함은 현실이 됐다.

털썩.

아들과 통화한 후 아내가 쓰러졌다.

화들짝 놀라 다급히 달려가 품에 안았다.

“무슨 일이야? 주혁이가 왜?”

“흐흐흐흑……. 여보. 어떡해요. 주, 주혁이가 어린애처럼 울었어요. 엄마 엄마 부르며 공포에 벌벌 떨고 있어요…….”

남편의 품에 안겨 불안한 듯 서럽게 우는 이혜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탓하고 욕을 해도 아들은 아들이었다.

“으음.”

손대균은 목을 조이는 듯한 아픔에 신음을 흘렸다.

결국 일이 터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랐다.

“알았어. 일단 쉬고 있어. 내가 알아볼게.”

“흐흐흐흐흑. 여보……. 우리 주혁이 어떡해요.…….”

불안에 떠는 아내를 다독이며 그녀를 침대 위로 옮겼다.

그리고 손대균은 스마트폰을 꺼냈다.

띠리리리리리리리.

- 선배님.

바로 전화를 받는 상대.

“지검에 무슨 일이야.”

짧게 묻는 손대균.

- 그게…….

“빨리 말하라고!!!”

중앙지검 차장검사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손대균.

- ……손주혁 검사 직속상관인 오경석 부장검사가 손을 썼습니다.

“손? 손을 얼마나 썼다는 거야. 어떻게 애가 바보가 됐냐고!”

손대균이 당장 물어뜯을 듯 으르렁댔다.

- …….

입을 굳게 닫아 버리는 차장검사.

손대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손주혁 검사는 지금 어딨어?”

- 검사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앰뷸런스 불러 바로 입원 시켜.”

- 네?

“내 말 안 들려! 당장 입원시키라고!!!”

- 넵!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퇴직 후 리앤장에 들어오기로 예정되어 있던 차장검사가 힘차게 답했다.

지금 손대균 이사는 정말 화가 나 있었다.

보고는 받았지만 사실 손주혁의 상태가 어떤지는 모르고 있는 차장검사.

손대균의 반응으로 보아 일이 커졌음이 확실했다.

“처리하고 보고해.”

- 넵!

띠릭.

전화를 끊어 버린 손대균.

“하아아…….”

쉽게 가시지 않는 화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설마?”

불길한 촉각은 또 다른 곳을 향했다.

곧바로 통화를 시도하는 손대균.

띠이이이이이이이이.

길게 신호음만 이어졌다.

***

띠리리리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리리리.

지금은 보기 힘든 클래식한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러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아니 받을 수가 없었다.

느닷없이 쳐들어온 장태산을 말없이 바라보는 손국중.

‘다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손국중은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과거 법관 시절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유리한 판결을 많이 내렸다.

힘없는 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쌓아온 원한이 그만큼 많았다.

몇 차례의 테러 위협이 있은 직후부터 경호원들을 집에 상주시켰다.

일송회에서 운영하는 경호업체에서 뽑아온 특수 부대 출신들.

그런 베테랑들이 장태산의 침입을 막지 못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장태산이라고 합니다.”

말끔한 블랙 슈트 차림에 구두까지 챙겨 신고 마치 초대받은 손님처럼 손국중을 찾아온 장태산.

파바밧.

장태산을 분노 서린 눈으로 노려보는 손국중.

기분이 심히 언짢고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꾹꾹 눌렀다.

수집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장태산은 천하에 없는 잔인한 놈이었다.

“초대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건 예의가 아니라네.”

대법관 직을 허울로만 지냈던 게 아니다.

근엄함과 위엄이 손국중으로부터 묵직하게 풍겨나왔다.

손국중은 복잡한 심사와 달리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점은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장태산이 짧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나가주게. 지금 있었던 일은 없던 걸로 하겠네.”

손국중은 대범한 척 인심을 썼다.

“후훗.”

하지만 짧게 웃음을 흘리는 장태산.

명백한 거절의 의사였다.

‘보통 놈이 아니군.’

손국중은 장태산을 너무 과소평가했음을 인정했다.

공격 받는 중에 반격을 하고 이곳까지 찾아왔다.

행보에 거침이 없었다.

젊은 혈기로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철두철미한 계획과 치밀함으로 무장한 행동임을 알 수 있었다.

젊디젊은 놈이지만 손국중도 분별하기 힘든 심계를 품고 있는 눈빛이 신경 쓰였다.

“옛 속담에 한 잔 술에 눈물 나고, 반 잔 술에 웃음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방법 때문에 섭섭할 때도 있고 반대로 더 좋아지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뜬금없는 말을 내뱉는 장태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굳이 저를 건드려 이렇게 명을 재촉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손국중은 조용히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대놓고 명을 재촉했다 말하는 장태산.

빈말이 아닌 게 확실했다.

담을 넘어 무단 침입했음에도 두 눈에는 두려움이 엿보이지 않았다.

“CCTV가 모든 상황을 녹화하고 있을 것이네. 나에게 해를 가하면 자네도 무사치 못할 것이야.”

“어르신은 급변하는 세상의 진짜 무서운 얼굴을 아직 모르십니다.”

“뭐라고?”

손국중은 당돌하기 그지없는 장태산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현직 대통령도 손국중 앞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았다.

법조계의 살아 있는 대부 손국중.

그런 그의 앞에서 겁 없는 사자 새끼 한 마리가 이빨을 드러냈다.

‘도대체 이 녀석은…….’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

“제가 어르신께 해를 가하면 안 되는 이유를 단 한 가지만이라도 대보십시오.”

칼자루를 쥔 망나니처럼 입을 놀리고 있는 장태산의 건방진 협박.

손국중 이마에 잡힌 깊은 주름이 파르르 떨렸다.

대내외적으로 뒷방으로 물러나 있지만 지금도 전화 한 통이면 못 할 일이 없었다.

그런 손국중을 조롱하며 모멸감을 안겨주는 장태산.

“네이노오오오오오오오오옴!”

벼락같은 호통이 터졌다.

점잖은 노학자 같았던 손국중의 얼굴이 순식간에 악귀처럼 변했다.

씻을 수 없는 치욕감과 분노로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평생 엘리트 코스만 밟으며 살아온 그에게 이런 치욕은 처음.

“장태산, 네놈이 아무리 오만방자하지만 이리 무모할지 몰랐다. 내 너에게 세상의 무서움을 제대로 가르쳐 주겠노라!”

손국중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장태산을 죽이리라 마음먹었다.

일송회에 감춰진 힘이 많았다.

사회적 권력 이외에도 무서운 무력도 행사할 수 있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중앙지검 손주혁을 통해서요? 그게 아니면…… 일송회?”

“!!!”

일송회라는 말에 순간 손국중은 당황했다.

장태산이 거기까지 알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대균이…… 이 녀석. 어디까지 알려준 게야? 그게 아니라면…….’

대한민국 내 상류층 인사들이나 알고 있는 단체 조직.

언론 쪽에서도 단 한 번 언급되지 않았을 만큼 관리가 철저했다.

자칫 발설하는 자가 생기게 되면 어떻게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감히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만큼 비밀에 붙여진 조직을 장태산이 알고 있다.

“놀랄 것 없습니다. 친일파들 똥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손국중을 면전에 두고 일송회와 친일파를 입에 올리는 장태산.

손국중의 평소 근엄했던 인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가면을 벗은 듯 고약하고 독살 맞은 눈빛으로 장태산을 노려봤다.

“어린놈의 새끼가……. 겁대가리가 없구나.”

두툼한 안경 속에 감춰져 있던 눈동자에 살광이 번뜩였다.

“그 눈빛 제대로 어울리십니다.”

“닥쳐! 네가 감히 일송회를 입에 담다니……. 너 같은 감정적인 놈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몇 번씩이나 위기를 맞았다. 말로만 평등과 자유를 부르짖는 어설픈 민주주의 투사 새끼들. 어둠 속에서 이 조국을 지켜낸 건 우리 일송회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이 정도로 떵떵거리며 살게 만들어 준 은공이 바로 우리들에게 있다고!”

손국중은 울분을 토하며 대노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대법관이 되어 명예롭게 직무를 수행했어도 친일파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참으로 억울하고 분한 일이었다.

나름의 인생철학과 애국심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네놈들이 뭘 알아! 힘이 없어 고개 숙이지 않으면 목이 날아가는 세상에서 살았다. 내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나와 동지들은 온갖 수모를 견디며 이 조국의 부를 일궜다. 하나를 내주면 둘을 더 내놓으라고 악을 쓰는 놈들의 탐욕에 자물쇠를 채우고 이뤄낸 대한민국이다. 그런 나에게 친일파? 네놈이 나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손국중은 진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자신의 삶을 변호했다.

지금까지 한결같이 품고 살아왔던 삶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사상.

“친일파 한 사람의 변명으로 듣겠습니다.”

“변명? 네놈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느냐? 국제 정서에서 경제 문화 선진국인 일본의 도움 없이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이렇게라도 일어설 수 있었을 것 같더냐? 어리석은 놈. 쯧쯧.”

손국중이 혀를 찼다.

마음 한편이 여전히 다급했다.

손자는 급하게 자신을 찾았고 비서는 불러도 나타나지 않았다.

방금 전 울렸던 전화.

누군지 모르지만 그라도 이곳의 위기를 감지하고 속히 달려와 주기를 바랐다.

“손…… 국! 중!”

그때 장태산이 손국중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힘주어 불렀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이 말하는 그 알량한 욕망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간 힘없는 민초들의 원한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친일한 당신들의 오염된 이념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신까지 오물로 뒤덮었다! 대한민국의 발전이 너희들 덕분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건 너희의 친일이 아닌, 내 새끼에게 가난만은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피땀을 흘렸던 이 땅의 모든 부모들 덕분이다! 어디서 감히……. 더러운 친일파 변절자 주제에 너희의 공이라 한단 말이냐! 네놈들은 지하에 묻힌 한반도의 조상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묻을 수 없는 진실을 그분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

스피커를 통해 터져 나오는 듯한 장태산의 준엄한 호통.

손국중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어리고 가소롭다 생각했던 장태산이 달리 보였다.

저벅저벅.

장태산이 바짝 다가왔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손국중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오늘 내 손으로 직접 더러운 민족의 변절자인 당신의 목숨을…… 거두겠다.”

장태산의 손이 뻗어왔다.

“으으…….”

턱.

서재 벽 구석까지 몰린 노구.

빠져나갈 만한 틈이 보이지 않자 신음을 흘렸다.

장태산의 손은 천천히 더 바짝 다가왔다.

“장태산……. 네놈은 물론 네 식구들의 피와 가죽까지 일송회에서 다 거둬갈 것이다!”

본성을 드러내며 악독하게 저주를 내뱉는 손국중.

장태산이 하얗게 센 손국중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죽음의 공포가 정수를 타고 심장까지 전해졌다.

손국중은 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살만큼 살아온 인생.

크게 후회할 것도 미련도 남지 않은 삶이었다.

장태산의 손에 죽는다면 돌아섰던 아들이 돌아오고 원수를 갚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

파지지지직.

갑자기 머리채를 움켜잡은 장태산의 손에서 터지는 강력한 스파크.

“헉!”

동시에 장태산 입에서도 외마디 비명이 터졌다.

회귀의 전설 2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