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89장. 진정한 가치 투자. (786/1,284)

789장. 진정한 가치 투자.

‘장태산!’

손주혁은 오늘만 몇 번째 듣고 있는 장태산이라는 이름에 꽤 예민해졌다.

조부와 부친 사이에 벌어진 불화도 다 장태산이 원인이었다.

부모님 말씀 한 번 거스른 적 없던 여동생도 장태산과 엮이면서 느닷없이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게다가 무척 오랜만에 맘에 쏙 든 여인 임윤아도 그 장태산이란 자와 연관이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 만날까 말까한 숙적을 조우한 듯한 느낌.

“장태산…… 알아?”

임아현이 손주혁의 반응을 보며 물었다.

취해서 나온 반응 같지는 않아 보였다.

임아현은 덫을 놓는 노련한 사냥꾼처럼 교활하게 손주혁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런 임아현의 질문을 무시하고 제 할 말을 시작하는 손주혁.

“……아버지 사표 내시고 프랑스로 가셨다.”

“왜?”

아직 임아현의 소식통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 리앤장 손대균 이사의 동향.

대한민국 법조계의 권력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손대균의 사표 소식은 의외였다.

“아버지가 장태산 실드 쳐주다…… 할아버지 꼭지가 돌았다.”

“회장님이?”

임아현도 잘 알고 있는 손국중 한국변호사회 회장.

임성철 회장과도 가끔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였다.

천하에 무서울 것 없는 임성철 회장도 손국중 회장을 대할 때는 조심스러워했다.

‘이거…… 느낌 오는데?’

술에 한껏 달아오른 임아현의 얼굴.

하지만 전혀 취한 것 같지 않은 붉은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였다.

생각지 못한 정보와 소득을 한꺼번에 올렸다.

“그 두 사람 친해?”

“윤아랑 장태산?”

“어.”

“몇 년 전부터…… 꽤 깊은 사이야. 아빠는 쓰러지기 전부터 점찍으셨고 이제는 엄마까지 두 분 모두 마음에 들어 해. 둘이 밤을 몇 번 보낸 것 같기도 하고.”

꿀꺽 꿀꺽.

임아현의 말에 속이 타는 듯 손주혁은 와인을 한꺼번에 들이켰다.

‘이 새끼. 진짜 꽂혔네.’

손주혁의 성품을 잘 알고 있는 임아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욕심도 많은 데다 집안과 능력도 꽤 좋았다.

뭐든 한 번 꽂히면 반드시 쟁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

모르는 사람은 다루기 힘들어 했지만 막상 비위만 잘 맞춰주면 그 어떤 스타일보다 주무르기가 쉬웠다.

지금의 임아현은 과거 손주혁이 알던 그때의 임아현이 아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여자의 생각과 사고의 폭은 무한 확장되기 마련.

더 이상 자신 혼자만을 생각하는 게 아닌 아이들을 위해 많은 걸 움켜쥐고 싶은 임아현.

소중한 아이들에게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것들을 남겨주고 싶었다.

은근히 화가 난 손주혁의 모습에 애써 웃음을 삼켰다.

“왜…… 실망했어?”

“기분이 안 좋네. 내가 찜한 과일나무에 임자가 있다는 말에.”

“그럼 일찍 좀 찍지. 놀 것 다 놀고 이제 와서 남 탓 하면 뭐 해.”

“후회는 안 해. 어차피…… 그 나무 내 게 될 거거든.”

“장태산 과소평가하지 마. 네가 어디까지 생각하는지 몰라도 그 녀석 진짜 괴물이야. 투자로 일군 재산이 수조래. 미루증권 회장도 무릎 꿇을 천재야. 인맥도 아주 넓어. 네 아빠가 감쌌을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냐?”

임아현이 손주혁의 활활 타오르는 분노와 자존심에 기름을 부었다.

승부욕을 더 자극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봐야지. 얼마나 대단한지.”

의연한 듯 손주혁의 입가에 냉정한 미소가 번졌다.

“올~ 오늘 너 좀 멋진데?”

임아현이 살살 꼬리를 흔들었다.

“서포트 부탁한다.”

“맨입으로?”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앞으로 리앤장은 내 게 될 거니까.”

자신만만함이 뚝뚝 묻어나는 손주혁의 태도.

아버지가 부재 상태인 지금이 차라리 여러모로 자신에게 유리한 여건이라 생각했다.

권력은 부모 자식 간에도 나눠 갖는 게 아니라 했다.

할아버지의 신임이 자신에게 쏠렸을 때 리앤장을 접수하는 게 좋았다.

앞으로 길어야 5년.

‘모두 다 내 거야. 대한민국을…… 내 발 아래 꿇리겠어!’

태어난 자리에서 이미 권력의 검을 손에 쥔 손주혁.

그의 야망은 보통사람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배운 노하우가 상당했다.

“그럼 일단…… 우리 술이나 마실까? 밤이…… 아직 길잖아.”

임아현이 노골적으로 섹시한 목소리를 흘렸다.

“그럼 오랜만에…… 밤새 달려볼까?”

값싼 양심과 이성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이 순간.

게슴츠레 내려 깐 두 눈으로 임아현이 손주혁을 바라봤다.

그런 임아현을 마주 바라보는 손주혁의 끈적끈적한 시선.

팅.

뜨겁게 달아오른 임아현의 붉은 입술이 와인잔에 닿았다.

손주혁이 은근한 시선으로 임아현을 뜨겁게 바라봤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가정 있는 유부녀가…….”

임윤아는 화가 잔뜩 났다.

차라리 회사에서 막말을 퍼붓던 언니가 나았다.

형부가 아닌 외간 남자 앞에서 무방비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던 임아현.

싱글이었을 때는 그렇다 쳐도 이제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여자였다.

회사 일로 만남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야심한 시각에 외간 남자와 너무 편하게 술자리를 만들었다.

두 사람만 놓고 오기 찜찜했지만 치솟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언니의 도발.

얼마 전까지의 임윤아였다면 분명 참아 넘겼을 것이다.

“형부한테…… 전화를 할까?”

임윤아는 망설였다.

막상 형부에게 전화해도 답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특히 둘째 형부는 혼자만의 생각과 속에 품은 욕망이 꽤 큰 남자다.

언니의 일탈을 안다고 해도 꿈적도 안 할 가능성이 높았다.

룸 안에 풍기던 기분 나쁘고 불쾌했던 끈적한 기운들.

손주혁은 나름 깔끔한 척 행동했지만 임윤아는 느낄 수 있었다.

장태산과는 결 자체가 달랐다.

“으으.”

다시 떠올려도 소름이 돋으며 몸서리가 처졌다.

“주혁이라는 이름은 왜 다 한결같이 밥맛인 거야?”

손주혁과 이름이 같은 사촌오빠 임주혁.

두 사람의 이름이 같다는 공통점을 찾아낸 임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운데…….”

와인을 어중간하게 마셨다.

기분 좋은 자리가 아니었던 탓에 와인에 체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럴 때는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한 잔 더 마셔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

차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임윤아.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연락처에 보이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이름 하나.

부모님을 제외하고 세상에서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로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부를 수만은 없었다.

어떻든지 마음 한켠을 묵직하게 차지하고 앉은 사람.

늦은 밤 시간도 바쁘게 보내고 있을 장태산.

임윤아는 쉽게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갈등했다.

***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다니엘 장.

나름 지금까지 세상을 경험하며 농축해 온 충고를 다니엘은 가볍게 받아들였다.

기대했던 바와 달리 너무 싱거운 반응이었다.

‘다…… 짐작하고 있었다는 건가?’

로저스는 눈치가 매우 빨랐다.

젊은 청년 다니엘이 지금 자신의 수를 다 읽고 있음을 직감했다.

침묵한 채 다니엘을 다시 천천히 바라보는 로저스.

“흐음.”

묵직한 신음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동양인들의 얼굴은 대체로 동안이라 실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 점에서 눈앞의 다니엘도 마찬가지.

그러나 동안인 외모와 달리 풍기는 기운은 세계의 손에 꼽히는 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비교하자면 버핏이나 소로스와 비슷했다.

로저스로서는 다니엘 의중을 예측하거나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옥스퍼드에서 취득한 철학, 정치학, 경제학 학문으로도 재단하기가 쉽지 않은 존재.

어린 시절 땅콩을 팔고 빈병을 주워 생계를 이으며 체득한 빠릿빠릿한 눈치도 통하지 않았다.

‘괴물이…… 맞아.’

그는 월가의 신성 로버트 라이언과 친구가 됐다.

얼마 전 만난 버핏은 라이언 뒤에 괴물이 한 명 버티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러 전문가 라인 인맥과 사방의 정보력을 동원해 버핏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래서 더더욱 다니엘을 만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어렵게 성사된 오늘의 이 자리.

“다니엘. 난 미국인이지만…… 결코 미국을 사랑하지 않아요. 그들은 태생 자체가 약탈자입니다. ……곧 감춰온 본성을 확인하게 될 때가 올 겁니다.”

로저스는 자연스럽게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한국민들에게 동맹국이자 혈맹국으로 알려져 오랜 세월 자리매김해 온 미국.

그런 믿음에 발등 찍힐 날이 멀지 않았다.

매스컴과 영화, 뉴스 등으로 과대 포장됐지만 미국인들의 본심은 그렇게 착하지 않다.

그들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죽이고 그들의 땅을 빼앗았다.

초기 원주민들을 학살할 때는 머리가죽을 벗기고 약탈과 방화를 일삼았다.

그것이 바로 부정할 수 없는 그들의 역사였다.

그런 그들의 근본이 어디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지금은 먹고 살만 하기에 드러나지 않고 감춰져 있을 뿐.

그들의 속일 수 없는 본성은 말 그대로 야만성.

미국의 곳간이 비는 순간 전세계 사람들은 똑똑히 목격하게 될 것이다.

무자비한 미국인들의 본성을.

“그래서…… 싱가포르에 둥지를 트셨습니까?”

“맞아요. 정말…… 천국 같은 곳이에요. 국가는 작지만…… 법은 엄격하고 국민들에 대한 복지나 의료 서비스는 최상입니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가면을 쓴 탐욕스런 미국과 달라요. 인민을 위한다고 선전하지만…… 결국은 변종 권력 집단에 불과한 중국과도 차이가 크죠.”

“저 역시…… 미국과 중국, 일본…… 그 어느 쪽도 믿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가슴은 항상 뜨거워도…… 얼음 같은 눈이 필요하다’ ……당신의 충고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평생…… 돈 잃을 일은 없겠군요.”

로저스는 자연스럽게 다니엘과 다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저에게 투자하시겠습니까?”

“낄 자리가 있나 모르겠군요.”

로저스 말에 빙긋 웃기만 하는 다니엘.

자기 자본이 풍족한 자는 결코 타인의 자본에 목말라하지 않는 법이었다.

다니엘 장 역시 그만큼 자기 자본이 풍부하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확고한 자신만의 투자 철학도 존재할 것이다.

다른 투자자로부터 이런저런 간섭 받는 걸 싫어할 게 뻔했다.

“보따리를 더 풀어보시죠.”

미소를 잃지 않고 좀 더 매력적인 투자 건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다니엘.

‘허어.’

로저스는 여유 만만한 다니엘의 태도에 쓴 웃음을 지었다.

미끼만 던지면 바로 낚싯바늘을 물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그냥 괴물이 아닌 거물급 괴물이었다.

“다니엘은…… 제 투자 방식을 아나요?”

“물론입니다.”

“듣고 싶군요.”

“좋은 투자처에 집중해야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성공한 투자자는 평소에 여유로운 삶을 즐긴다. 내가 똑똑해서 돈을 벌었다고 착각하지 마라. 폭등하는 행운보다 찬란한 미래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공부해라. 어떤 투자 상품이라고 해도 거품 증상이 보이면 과감하게 정리하라…….”

음성파일을 틀어놓은 듯 다니엘의 입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로저스의 투자관.

듣고 있던 로저스는 기분이 좋아졌다.

거물급 괴물 다니엘이 자신의 조언을 조목조목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흥분됐다.

“그리고 중국에 투자하라. 세계의 부가 19세기 유럽을 거쳐 20세기 미국으로. 그리고 21세기에는 아시아로 향할 것이다.”

“오! 대단해요.”

짝짝짝.

로저스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마치 자신의 추종자 같은 면모를 보이는 다니엘의 해박한 투자관.

‘이 친구…… 반드시 잡아야 해!’

로저스는 다니엘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었다.

그의 말에 담긴 기세가 장난 아니었다.

투자자는 몇 마디 말을 나눔으로써 상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다.

로저스는 장태산을 전략적 동반자로 삼고 싶었다.

같이 투자 대상을 선별하고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기묘한 열기.

젊은 시절 누구나 미녀를 보면 쟁취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지금은 투자자로서 다니엘 장의 그 같은 매력에 매료됐다.

“로저스가 보기에 북한은 좋은 투자처입니까? 저를 찾아와 설득할 만큼 말입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군.’

지금부터는 진검승부를 펼쳐야 함을 로저스는 알았다.

눈앞의 남자를 설득하고 싶었다.

자신의 투자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물론입니다. 전 투자자입니다. 지금껏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로저스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서른일곱에 은퇴를 선언하고 세계를 여행했던 괴짜 투자자.

교수로 앵커로, 다시 펀드 투자자로 바쁜 시절을 보냈다.

그런 로저스를 요즘 잠 못 들게 만들고 있는 게 바로 잠재적 우량주 상품인 북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의견은…… 아직도 그대로입니까?”

“북한과 결합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침몰할 거예요. 소수 재벌에게 자본과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요. ……정치권도 폐쇄적이고 각종 규제도 엄청나죠. 미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려고 해도 70% 이상이 온갖 규제로 인해 아예 시작도 할 수가 없어요.”

로저스의 의견은 단호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소수기업 몇 개가 국가 경제 절반을 차지하지 않아요. 위험해요. 기업이 흔들리면…… 국가도 함께 흔들리는 구조예요.”

더욱 강하게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확신하십니까?”

“네.”

다니엘의 되물음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로저스를 바라보는 다니엘.

‘도대체…… 저 눈빛은!’

영혼이 발가벗겨진 것처럼 다니엘의 눈빛은 로저스의 눈동자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전…… 그 반대입니다.”

“뭐, 뭐라고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반대급부를 품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 대기업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산업 발전이 가능했을까요?”

다니엘의 조용한 물음이 이어졌다.

“그건…….”

“중국은 곧 공기업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해 공룡 대기업으로 만들 겁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트업들이 널려 있다지만…… 제대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공룡들이 그것들을 싼 값에 흡수할 겁니다.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었습니다. 내가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이제부터 본격적인 보호무역이 횡행할 겁니다. 이웃집 담을 넘기 전에 ……내가 가진 힘으로 겁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니엘의 독특한 사고방식.

하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북한이 아닌 한국에 투자하십시오.”

“무슨 말도 안 되는…….”

“로저스. 농담이 아닙니다.”

“한국은 역동성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여러 기업들은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럴 때 북한에 선투자를 한다면…….”

“……한다면요?”

“???”

“로저스가 보기에…… 전 어떻습니까?”

‘도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뜬금없는 다니엘의 질문에 로저스는 당황스러웠다.

그의 말을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 순간.

“로저스. 저는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시간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회귀의 전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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