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2장. 앓던 이.
“다들…… 할 말 있으면 해봐라.”
오정 병원 원장이 사용하는 임원 회의실.
상석에 앉은 황라현이 식어가는 찻잔을 앞에 놓고 자식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모두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각자의 생각에 빠져 심사가 복잡했다.
방금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했다.
임성철 회장의 변고는 문제도 아니었다.
그동안 기력이 많이 쇠해졌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그보다 큰 문제는 오정전자의 대주주라고 밝힌 장태산.
차후 오정그룹을 이끌게 될 회장 자리의 주인에 대한 일은 모두의 관심사였다.
오정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면 수십조의 부를 일시에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 고작 그 정도의 현금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100만이 넘는 직원들을 거느리며 황제로 군림할 수 있는 권좌가 회장의 자리였다.
그야말로 인간의 욕망이 만개하는 자리였다.
“엄마는 그 자식 말 믿어?”
임아현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미 장태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척을 졌다.
지금 경영하고 있는 회사는 일찍 분할을 준비해 온 덕에 임아현이 대주주였다.
문제는 다른 계열사를 쉽게 손아귀에 넣을 수 없다는 것.
내심 오정전자를 노리고 있던 임아현에게 장태산은 굴러들어온 폭탄이었다.
직접 귀로 듣고 확인했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확인하고도 못 믿는 거야?”
임아진이 어이없다는 투로 물었다.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로버트 라이언이 대주주지 장태산은 아니잖아? 로버트 라이언은 돈 밝히는 월가의 투자자야. 더 좋은 조건을 내걸면 우리 손을 잡을 거야.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가문의 장자인 임준형은 깍지를 끼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묵묵부답인 임준형.
‘적이냐 동지냐……. 그것이 문제다.’
지금껏 살면서 아버지 임 회장을 제외하고 두려운 게 없었던 임준형이었다.
느닷없이 장태산으로 인해 형체 없는 공포를 맛봤다.
자식 대까지 물려주어야 마땅할 오정그룹이 어느 틈에 장태산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었다.
이렇게 되도록 전혀 위기를 감지하지 못했다.
오정전자 주식이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각자의 욕심에 취해 있어 시장에 풀려 있던 주식을 주워 담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에서야 확인하게 된 진실.
‘진작부터 오정 주식을 매집하고 있었어.’
임준형은 골프장에서 장태산이 자신에게 경고하던 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잠자는 사자를 건들면…… 오정이 아니라 누구라도……. 앞을 막으면 부셔버린다고 했지. 100배의 힘으로…….’
오만하다 못해 미친놈이라 치부했던 당시 장태산의 광오함.
허튼소리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아버지 임성철 회장도 이런 장태산의 실체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진심으로 두려워했음을 이제야 임준형은 눈치 챘다.
앞으로 일어나게 될 오정의 미래와 임준형의 앞날이 걱정되어 그렇게 충고를 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객기를 부렸던 임준형.
‘아직도 멀었다. 아직도…….’
자신의 그릇 크기가 한참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노보다는 차가운 이성이 그의 의식을 깨우고 있었다.
“오빠!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장태산 그냥 저대로 놔둘 거냐고!”
질문에 돌아오지 않는 대답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임준형에게 화를 버럭 내는 임아현.
“그만 징징거리고 집에 가서 애들 봐라.”
조용하지만 싸늘하기만 한 임준형의 대꾸.
한줄기 희망을 품고 임준형의 대답을 기다리던 임아현에게 축객령이 떨어졌다.
“지금 애들이 문제야! 오정그룹이 근본 없는 그놈한테…….”
“언니! 막말 좀 그만해! 태산 씨 그렇게 함부로 대할 사람 아니야.”
잠자코 있던 임윤아가 장태산의 이름이 언급되자 발끈했다.
“흥! 남자한테 홀려서 아예 정신이 어떻게 됐니? 쯧쯧.”
비꼬듯 혀를 차는 임아현.
“뭐라고? 홀려? 지금 말 다한 거야!”
임윤아도 임아현에게 지지 않고 쏘아붙였다.
어린 시절에는 오빠와 언니에게 덮어놓고 주눅이 들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장태산이 든든하게 등 뒤에 버티고 있었다.
독하게 공부하면서 막연한 삶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깨트렸다.
인생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임윤아.
결코 과거의 순진무구했던 어린 그녀가 아니었다.
“어머니는 어떻게 하셨으면 좋겠습니까?”
여동생들의 다투는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임준형이 황라현에게 의중을 물었다.
임성철 회장의 오늘 날 이룬 성공 뒤에는 암중에서 적절하게 내조를 해 온 황라현의 공이 컸다.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아버지가 아프시니…… 임씨 가문의 장자인 네가 오정의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할 텐데 말이야.”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는 왜 빼?”
평소와는 다른 어투에 깜짝 놀라며 임아현이 물었다.
자식들을 결코 눈에 띄게 차별하지 않았던 황라현.
“아빠 쓰러지시기 한참 전에 얘기 다 끝냈다.”
“그럼 우리는?”
“지금도…… 부족하니?”
냉정한 시선으로 임아현을 바라보는 황라현.
“…….”
임아현은 싸늘하게 변한 황라현의 낯선 시선에 순간 몸이 굳었다.
외손주들이나 친손주들 구분 없이 한없이 사랑해 주던 황라현은 이 자리에 없었다.
황라현은 임성철 회장 사망 시 법정상속 지분이 가장 많았다.
아내로서뿐만 아니라 오정을 수십 년 동안 키워낸 기여분도 네 자녀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한마디로 황라현의 말이 지금은 법이었다.
‘엄마가…… 어떻게.’
황라현의 본심을 확인한 임아현의 시선은 불신으로 번들거렸다.
그에 반해 임아진와 임윤아는 담담했다.
임준형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이미 다 짜놓았어! 모두 다!’
임아현은 앞으로 펼쳐질 시나리오에 대해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출가외인이라 이건가…….’
오정그룹이 분할할 때 한몫 챙기려 했던 주현민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
아무리 개같이 충성해도 사위는 사위일 뿐.
오정그룹 임씨 집안의 높고 단단한 벽이 새삼 피부에 와 닿았다.
그리고 그 거대한 벽을 단숨에 뒤흔든 장태산이 대단하게 보였다.
“윤아야.”
“네.”
황라현이 따뜻한 시선으로 임윤아를 바라봤다.
임아현를 대했던 시선과는 다른 눈빛.
“태산 군과 잘 지내니 보기 좋구나. 아버지가 욕심이 많아. 알지?”
무심한 듯 건네는 황라현의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 순간부터는 반대하지 않고 전폭 밀어주겠다는 의미.
“고마워. 엄마.”
임윤아가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예기치 않게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교제를 정식으로 허락받게 된 것이다.
“…….”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임아현 만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만큼 바보가 아니었다.
장태산을 적이 아니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분노를 잠재웠다.
“준형아. 태산 군하고 화해해라.”
“……알겠습니다.”
“아현이는 욕심 더 내지마. 네 몫은 거기까지야.”
“엄마…… 난…….”
임아현은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쌉싸름한 신물을 삼켰다.
“아진이는 할 말 없어?”
“엄마 뜻대로 해. 난 지금 계열사도 벅차.”
임아진은 계산이 빨랐다.
치고 빠질 때를 정확히 알았다.
“윤아도 도와줄 거지?”
“……알았어. 최대한 힘써 볼게.”
임윤아도 자신이 지금 정식으로 그룹 일에 참여하게 됐다는 걸 알았다.
“공부 그만하고…… 한국에 들어온다고?”
“회사 일 배우고 싶어.”
“그럼……. 물산에서 시작해. 자리는 상무이사가 좋겠다.”
“엄마! 그건 아니지 않아? 물산 상무이사라니! 난 과장부터 시작했어!”
임아현이 더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던졌다.
덩달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윤아와 네 입장이 같니?”
황라현이 어이없다는 듯 임아현을 바라봤다.
“뭐가 다른데? 나도 아빠 엄마 자식인데 왜 윤아만 시작부터 상무야!”
“윤아는 박사까지 땄잖아. 그런데 넌…….”
“엄마!!!”
임아현의 가장 아픈 부분을 콕 찍는 황라현.
공부해야 할 시점에 노느라 매일 바빴던 임아현이었다.
그게 오늘 이렇게 발목을 잡았다.
“결정적으로…… 네가 장태산 감당할 수 있어?”
핵심을 짚는 황라현의 물음.
“정말…… 너무해!”
임아현이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찼다.
타다다닥.
말릴 사이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가 버리는 임아현.
“여보!”
바늘과 실처럼 주현민도 가시방석 같은 자리를 털고 튀어나갔다.
“출근은 언제부터 할래?”
“한 달 정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신년부터 출근할게.”
임윤아는 다부지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래. 알았다. 준형이 들었지? 자리 만들어 놔.”
“네.”
“그리고 너도 그룹 위기 상황이니…… 부사장으로 다시 복귀해.”
“알겠습니다.
몇 년 전 부사장으로 있다가 임성철 회장에서 밉보여 여러 차례 직위가 바뀌었던 임준형.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화려하게 본래 자리로 복귀했다.
“그리고 그룹 사장단 불러서 긴장 풀어지지 않게 조여.”
황라현의 지시는 확고하고 분명했다.
“오늘 저녁에 임시회의 소집해 놨습니다.”
“그래. 다들 눈치가 빠삭하니 알아서 잘할 거야. 회장님 깨어날 때까지 그룹은 네가 맡아서 운영해봐.”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래. 최선을 다해. 그래야 사장단들과 이사진에서 널 신뢰할 거야.”
아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황라현.
오늘에서야 확실히 깨달았다.
오정은 아들의 것이어야 한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아버지를 닮아 고집이 센데. 그것 좀 꺾어. 그래야 그룹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어.”
“명심하겠습니다.”
그동안 뜸하던 따뜻한 대화가 모자간에 오갔다.
“그런데 장태산…… 그 친구는 아빠하고 뭐 하는 거야?”
임아진이 병실 상황이 궁금한 듯 임윤아를 바라봤다.
“나도 잘 몰라…….”
임윤아도 모르는 장태산의 기이한 행동.
“일단 차나 마시고 기다려 보자.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니?”
황라현이 다 식은 찻잔을 들었다.
지금 임성철 회장 병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상상도 못 한 채.
***
“하하. 성격 여전하십니다.”
“웃음이…… 나와?”
기력이 원활하게 돌지 않아 아직 힘들게 입을 여는 임성철 회장.
“그럼 울어요? 쓰러졌던 회장님이 눈을 떴는데.”
“끄응…….”
임성철 회장이 신음을 흘렸다.
내가 공급한 카르마 포인트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본래 쓰러져 깨어나지 못했어야 할 임성철 회장의 운명이 바뀌었다.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공동체가 됐다.
“누워서 들어보니…… 어떻습니까?”
임성철 회장은 다 듣고 있었다.
계획한 바는 아니었지만 자식들 속마음을 직접 확인하게 된 임성철 회장.
부모가 돌아가시고 난 뒤 100만 원만 남아 있어도 서로 갖기 위해 싸운다는 남의 자식들 이야기가 본인의 얘기가 됐다.
그 참모습을 그룹 회장도 여실히 확인하게 됐다.
천하의 오정이라 해도 다를 바 없었다.
가진 게 많은 만큼 욕망의 크기도 거대하고 다양했다.
모든 게 자기 것이라 착각하는 임준형과 대놓고 욕심을 부리는 임아현.
눈치 빠르게 내실을 다지는 임아진과 이제 본격적으로 판에 뛰어든 임윤아.
이들이 만들어 낸 모습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그 현장 상황을 누워서 직접 듣고 확인한 임성철 회장.
“말해서 뭐하냐……. 다 나를 닮은걸…….”
눈을 감은 채 임성철 회장이 자신을 탓했다.
“욕심이 많아야…… 회사가 성장하는 겁니다.”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우리 아버지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거야……. 마음이 아프다.”
오정의 그룹 승계 파문은 과거 언론들의 좋은 이슈 거리였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과거 오정가의 상속 문제.
“이제라도 아셨으면 됐습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방법이…… 있어?”
눈을 뜨고 날 쳐다보는 임성철 회장.
“얼마 되지도 않는 회사…… 그냥 사회에 기증하세요. 그래야 멋지지 않겠습니까?”
“기증? 끄으응…….”
다시 눈을 감고 신음을 흘리는 임성철 회장.
“어차피 대략 상속 문제는 정리해 두신 것 아닙니까?”
“……네가 문제잖아. 대주주.”
임성철 회장이 허탈한 듯 대주주라는 말을 뱉다 뒷말을 끊었다.
내가 준비한 선물이 마음에 상처를 남긴 것 같다.
“본래 어느 정도 떼 주시기로 마음먹지 않았습니까?”
“양이…… 많으니까 문제지.”
여전히 누워 눈을 감은 채 대답을 참 잘도 했다.
“안 먹어요.”
“뭐라고?”
“오정 안 먹는다고요. 오정 삼키면 임씨 가문 조상님들 원망이 대단하지 않겠습니까. 다 지은 밥 장씨 집안에서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서 다 먹었다고 말입니다.”
“진짜 관심 없어?”
금세 눈을 뜨고 뜨겁게 감동한 듯 바라보는 임성철 회장의 눈빛.
“물론입니다. 오정이 몇 푼이나 한다고…….”
- 당신의 대범함에 임씨 집안 조상들이 듬뿍 카르마 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 지금 뱉었던 말에 대한 언약의 각서를 은밀히 요구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카르마 포인트로 협상하려는 임씨 조상들.
죽어도 장사꾼 기질은 못 고치는 것 같다.
“장 대표, 그 말 믿는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확약을 바라는 임성철 회장.
씨익.
내 입가에 번진 장난스런 미소.
“하는 거 봐서요.”
“끄으으응……. 고얀 놈…….”
“회사 경영 잘하면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보장하고 지지하겠지만 엉망이면 잘라야죠. 회장님도 계열사 사장들한테 그러셨잖아요. 저도 똑같습니다.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해……. 준형이가 그렇게 어리석지는 않으니까.”
아들에 대한 신뢰가 제법이다.
“윤아도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장씨 집안사람 될 애잖아.”
“큰일 날 소리하십니다. 저 아직 자유로운 영혼인 총각입니다.”
“둘이 잤잖아!”
“그게 무슨…….”
누워서도 호통을 치는 임윤아 아버지.
순간 당황했다.
저렇게 노골적인 단어를 사용할 줄은 몰랐다.
“발뺌하지 마. 오정 정보력이 만만해 보여?”
“하하하하…….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결백을 주장했다.
임윤아와 여러 뜨거운 사건이 있긴 했지만 아직은 서로에 대해 순결했다.
“개가 똥을 참겠다.”
“컥!”
기습적 일격에 숨이 턱 막혔다.
곧 죽을 것 같은 양반의 팩트 공격이 지렸다.
“남자는 다 똑같아. 돈 많고 힘 넘치면 할 게 뭐 있어?”
“회장님. 그런 일반화의 오류를…….”
“알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신토불이다.”
“…….”
임성철 회장 말에 대답할 말이 없었다.
사라 요한슨을 비롯해 여러 관계를 알고 있는 게 확실했다.
무서운 오정의 정보력.
확 빼앗아 버릴까 잠시 고민이 됐다.
“장 대표……. 나 부탁 하나만 하자.”
그때 귀에 들려오는 임성철 회장의 다소 떨리는 목소리.
“말씀하십시오.”
“……내가 앓던 이가 있는데…… 그것 좀 빼줘.”
“네? 앓던 이요?”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병환 중에도 털어내지 못한 분노를 드러내는 임성철 회장.
“그놈을……. 나보다 먼저 가게 해줘!”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