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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장. 아마존의 눈물.(6) (668/1,284)

671장. 아마존의 눈물.(6)

삐이이이잇.

“응?”

이스라엘 텔아비브 지하에 위치한 모사드 분석국.

갑자기 화면이 반짝하더니 경고음이 울렸다.

조사요원 요한이 당황해 번쩍 고개를 들었다.

모사드에서 개발한 인물탐색 프로그램인 ‘여리고성의 파수꾼’이 경고를 보냈다.

여리고성의 파수꾼은 모사드의 보물이었다.

호전적인 아랍 국가에 둘러싸인 모사드는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가리지 않고 온갖 암살과 납치를 감행했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요원들도 덤비지 못하는 어려운 작업도 반드시 해냈다.

한 번 찍은 인물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죽음을 선물했다.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역할을 수행해 주는 보물이 모사드 정보 핵심인 여리고성의 파수꾼이다.

세계 주요 공항과 국가 시설, 사설 경비 업체의 CCTV와 모두 연결됐다.

비공식 세계 1위 슈퍼컴퓨터가 가늠하기 어려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최신 기술도 접목됐다.

모사드에선 AI에 대한 기술 역시 급속도로 발달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 벨리에 투자한 유대인 자금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투입되는 자금에 비례해 쏙쏙 빼돌려진 기술력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유대인들 중에서도 특출한 인재들과 천재들이 하나로 움직였다.

그들의 뛰어난 머리가 합쳐져서 제작한 여리고성의 파수꾼.

계속 빨간 불이 번쩍였다.

모사드에서 선정한 특급 암살 대상이거나 국가 원수급 보호 대상을 발견할 때 나타나는 현상.

“동양인?”

화면에 보이는 동양인.

스르르릇.

화면 속 인물이 특정되며 그에 관련한 정보가 떴다.

“국적 대한민국. 이름 태산 장. 영어 이름 다니엘 장. 한국 나이 25세……. 직업은 변호사. 보호 대상…… 특급???”

보호 대상 인물이었다.

그것도 특급.

특급 보호 대상은 전 세계에 몇 명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 총리도 1급에 불과하다.

이스라엘 국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에게만 내려지는 특급 보호 대상.

“요한, 무슨 일이야?”

분석국의 부국장이 요한에게 다급하게 물으며 다가왔다.

분석실은 수백 대의 대형 모니터들이 멈추지 않고 가동되며 세상 곳곳을 감시한다.

빨간 불이 들어오는 일은 1년에 몇 차례 없었다.

“브라질에서 작전 중인 요원의 실시간 화면에 특급 보호 대상이 잡혔습니다.”

“뭐! 특급?”

타다다다다닥.

요한이 화면을 확대했다.

확실히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

“어! 저 여성은 존 피어스 상원의원이 찾아 나선 엠마 피어스입니다!”

분석국은 그렇지 않아도 아주 바빴다.

미국 특수부대원들이 브라질 작전에 투입됐다.

그것도 모사드 관리 대상인 존 피어스 상원의원과 함께였다.

미국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리 대상 인물들이었다.

알게 모르게 미국에서 이스라엘로 지원되는 자금과 군사 기술의 규모가 컸다.

비밀리에 이스라엘 지원 법안이 미국 국회를 통과했다.

그 모든 키를 거머쥐고 있는 미국 상원의원들.

존 스미스는 그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존 스미스 상원의원이 특급 보호 대상이었나?”

“아닙니다. 여기 보십시오.”

“응? 다니엘 장……. 아! 그 다니엘 장!!!”

부국장은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놀라며 신음을 흘렸다.

모사드는 여러 조직으로 세분화 돼 나뉘어져 운영됐다.

분석국은 그중에서 하위 조직에 속했다.

첩보수집국이나 작전기획국, 기술국에 비해 밀렸다.

위에서 지령이 내려온 인물들에 대한 분석만을 집중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부국장 이스마엘은 화면을 채운 다니엘 장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달된 중요 인물 추가 명단.

다니엘 장은 최상단에 그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호자인 차일드 가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특히 야훼의 관심을 받는 자.

“부국장님,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바로 요원에게 전달해. 지금부터 모든 임무를 제치고 요인 특수 보호에 집중하라고 해. 목숨뿐만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상을 보호하라고 해!”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요인 보호 매뉴얼대로 즉각 대응하는 모사드.

브라질 임무에 투입된 요원에게 바로 특급 지시가 하달됐다.

***

‘다니엘 장!’

아론은 남자를 바로 알아봤다.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몇 년 전 아론이 홍콩에 파견되었던 시점에 목격했던 사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그 한국인.

홍콩에서 중국 요원들과 경찰들을 뿌리치고 연기처럼 사라졌다.

모사드도 도주 방법을 찾을 수 없었던 급박한 상황이었다.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자살을 했다는 얘기까지 돌았던 다니엘 장.

어느 날 그가 다시 한국에 나타났을 때 각국의 요원들은 휘파람을 불었다.

잔인하고 집요한 중국 요원들에게서 벗어나 깔끔하게 살아돌아올 수 있는 자는 거의 없었다.

후에 모사드가 알게 된 건 그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는 정도였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그 다니엘 장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 상황.

그때.

- 임무를 변경한다. 눈앞의 다니엘 장을 성궤로 임명한다.

“!!!”

귀에 꽂혀 있는 위성 이어링을 통해 하달되는 놀라운 내용.

가장 중요한 인물을 보호하는 요원 경호 명령이 떨어졌다.

하나님의 성스러운 말씀이 담겨 있는 성궤.

그 보물과 동일하게 취급하라는 명령이 발동됐다.

- 다시 한 번 임무를 하달한다.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눈앞의 요인을 철저하게 보호하라. 죽음도 두려워하지 말라.

최고급 요인 보호 코드가 연속해서 들려왔다.

“회장님! 엠마!!!”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김한별이 들어서는 다니엘과 엠마를 향해 달려갔다.

“회장님. 엠마가…….”

회장의 품에 안겨 미동도 하지 않는 엠마를 확인하고 김한별이 충격을 받았다.

누가 봐도 죽은 사람처럼 축 저진 모습이었다.

진흙에 엉망으로 말라붙은 옷가지와 힘없이 늘어뜨려진 팔과 팔다리.

그리고 드러난 상처들.

얼굴은 다니엘 회장 품에 묻혀 있어 확인할 수 없었다.

“흐읍…….”

김한별은 엠마의 모습에 충격에 받아 입을 가리며 울음을 삼켰다.

담담한 표정으로 그런 김한별을 바라보던 다니엘.

“쉿!”

낮은 목소리로 김한별을 향해 한마디 뱉었다.

“???”

“잡니다.”

“네?”

“알람을 오전 9시에 맞춰놓으라고 하던데. 스마트폰 있나요?”

“!!!”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공주님입니다. 신부님. 남는 방 없습니까?”

“제가 쓰던 방이…….”

“으으음…….”

농담 같은 말을 나누는 사이 엠마가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다.

“여기가…….”

엠마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친구 조이를 바라봤다.

“엠마!!! 으어어어엉!”

그대로 회장 품에 안겨 있는 엠마에게 달려들었다.

‘살았구나……. 꿈이 아니었어.’

도대체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엠마는 몰랐다.

절체절명의 순간 거짓말처럼 자신 앞에 나타난 동양인 남자.

조이의 친구라고 신분을 밝힌 그 남자가 한숨 자라고 했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눈을 떠보니 조이와 바울 신부님이 보였다.

“우아아아아앙! 난 엠마 네가 잘못 됐을까봐…….”

엠마와 다니엘을 한 덩어리로 격하게 끌어안는 조이.

“조이…… 나 숨 막혀!”

“어? 어엉!”

눈물을 흘린 채 급히 떨어지는 김한별.

“저를 내려주시면…….”

엠마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남자 품에 안겨 있다는 걸 늦게 깨달았다.

“오시는 동안 코까지 골며 주무시던데…….”

“제가요?”

“네~ 아빠 찾고 엄마 찾고~.”

남자가 엠마를 내려놓으며 농담을 하자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전혀 기억이 없는 상태.

다만 숨을 쉬고 있다는 게 감사하고 좋았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장면이 새로웠다.

“다니엘. 고마워요.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어요.”

엠마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와 아빠를 통해 많은 것을 습득했다.

그중에서도 은혜는 반드시 두 배로 갚아야 하나님이 사랑하는 진짜 자녀라고 배웠다.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김한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두 신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니엘이 담담하게 소식을 전했다.

“아…….”

김한별이 신음을 토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사실을 알고 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한때 같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뜻을 함께했던 환경운동가들과 수색팀 멤버들.

이제 그들은 하늘의 별이 되어버렸다.

“절대 용서치 않을 거예요! 절대!”

정신을 차린 엠마가 다시 분노에 사로잡히며 이를 갈았다.

이 모든 사태를 아빠가 알게 되면 분명 손을 써줄 것이다.

미국 상원의원 존 피어스는 엠마에게 있어 세상의 정의를 수호하는 구도자의 표본이었다.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다니엘 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론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누구십니까?”

“타이스 경호회사의 팀장 아론이라고 합니다.”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뭐지? 이 여유로움은……. 그리고 어떻게 들어온 거야?’

부하들은 이곳에 오기 전 위성 지도를 이용해 미리 마을 경호 위치를 잡았다.

물 샐 틈 없는 경호 상황에서 작은 소란도 없이 귀신처럼 성당으로 들어온 다니엘.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다니엘이 보이는 여유로움도 낯설었다.

닥쳐올 위기 상황을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전혀 동요가 없다.

평정심을 극도로 수련한 동양의 정신수양 최고 고수 같다.

“위험합니까?”

바로 알아듣는 다니엘.

“대규모 병력들이 마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숫자는 약 150명. 각종 무기로 무장한 상태입니다.”

“그렇군요.”

“헬기를 이용해 안전지역으로 이동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의뢰인은 다니엘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주문했습니다.”

거짓말이다.

의뢰인은 다니엘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르라고 조건을 걸었다.

“마을 주민들은요?”

김한별이 끼어들었다.

“안타깝게도 헬기 공간이 부족합니다.”

대형 수송 헬기가 아니었다.

경호원들과 여기 있는 중요 인물들의 이동만으로도 헬기는 만원이다.

“놈들은 잔인해요. 이 마을을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어요.”

엠마가 치를 떨며 흥분했다.

그녀가 직접 경험한 살인마들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 죽이는 걸 곤충 몇 마리 죽이는 것 정도로 여겼다.

“누가 스마트폰을 줘보세요. 아빠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삐이이잇.

그때 아론의 귓가에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음.

‘통신방해!’

황급히 스마트폰과 무전기를 체크했다.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마을로 접근하고 있는 놈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집단이었다.

“통신방해가 일어났습니다.”

아론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놈들이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장착했을 수도 있다.

자칫 헬기를 띄우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안토니우의 사냥개들입니까?”

‘알고 있었어?’

다니엘의 담담한 물음에 아론은 다시 한 번 크게 놀랐다.

적의 실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기색이다.

전투를 앞둔 군대의 수장처럼 냉철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맞습니다.”

“흐음……. 그래요.”

짧은 신음과 함께 생각에 잠긴 다니엘.

“방어는 가능합니까?”

“하룻밤 정도는 가능합니다.”

“그럼 제가 없는 동안 마을의 안전을 부탁합니다.”

“네?”

“완수와 동시에 계약한 금액의 두 배를 지급하겠습니다.”

실로 파격적인 의뢰다.

타이스 경호회사 직원들 중 돈을 마다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혼자 무슨 일을…….”

아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본국에서 최대한 보호하라는 지령이 내려온 인물.

반드시 지켜야하는 특급 보호 요인이다.

“아마존 여신이 주최하는 밀림 서바이벌 게임!  지금 막…… 시작 됐습니다.”

“???”

회귀의 전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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