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3장. 찌라시 대 찌라시 (2)
“이학희는 버리자. 이거 찌라시 수준이 아니야. 확실히……. 뒤가 구려. 분명 VIP께 해가 된다.”
“싫어.”
“순자야!”
“내가 그 이름 부르지 말랬지! 내가 어떤 신분인지 몰라? 아버지 돌아가시고 당신 나 너무 무시한다.”
오태용은 아내 주순자의 씩씩거림을 어이가 없어 바라봤다.
집안은 가난했지만 꿈이 컸던 오태용.
한국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오정그룹 비서실에 당당히 입사했을 만큼 머리가 좋았다.
한창 승승장구하던 때 기혼자였던 여직원과 불미스런 관계에 빠지면서 부득이 퇴사를 했다.
모든 꿈이 그때 사라져 버렸다.
오정의 2인자로 불리기까지 하는 장한수 실장 자리가 목표였지만 하룻밤 개꿈이 됐다.
그때 주순자 집안에서 오태용을 불러들였다.
믿을 만한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주순자의 아버지 주철성.
격동의 시절,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모습을 바꾸며 살았다.
그만큼 눈치가 빨랐고 머리도 좋았다.
어느 시절에는 스님으로 살다가 어느 시절에는 목회자가 돈을 잘 번다는 말에 목사가 됐다.
이후 반공을 내세운 성령기도회 운동을 시작하며 차근차근 권력을 쌓았다.
정치권에서도 그런 주철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반공을 외치며 열성적으로 앞장선 주철성은 카리스마는 대단했고 헤아릴 수 없는 신도를 이끌었다.
청와대도 집단을 이룬 그를 이용했다.
주철성은 그때 조근영과 인연을 맺었다.
세상 물정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공주 조근영을 위해 딸 주순자를 친구로 던져줬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죽마고우가 됐다.
그렇게 긴긴 세월 인연을 맺어오다 결국 조근영을 VIP로 만들어 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최대 공로자인 주순자의 코가 하늘을 찔렀다.
똑똑한 남편의 말을 잘 따르고 지시를 받던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이학희 소문 실체가 있어. 그놈을 밀어주던 스폰과 동영상이 있대. 그게 까발려지면 VIP가 정치적 타격을 받아!”
오태용은 도통 말을 들어먹지 않는 주순자의 태도에 미칠 것 같았다.
오늘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 사람을 해하기까지 했었다.
돈 줄인 조영재단을 손에 넣기 위해 대통령 오빠와 손을 잡고 깡패들을 시켜 여러 사람을 보냈다.
거기에는 대통령의 친척도 섞여있었다.
검찰과 경찰, 정치인과 깡패들이 조직적으로 얽혀 동원이 됐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입을 막기 위해 일개 경찰서장을 국회의원에 당선시켜주기까지 했다.
그 중심에서 모든 걸 기획하고 실행한 이가 오태용 자신이었다.
이 급박한 상황에 와이프 주순자가 말을 듣지 않았다.
문제는 조근영 대통령은 자신의 말보다 주순자 말을 신뢰한다.
긴긴 세월 철저하게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세뇌 당해온 조근영이었다.
정작 자신의 피붙이보다 주씨 집안 식구들을 가족 더 믿고 신뢰했다.
“타격 안 받아! 대통령 지지율 안 봤어? 그리고 검찰하고 경찰, 언론사 대부분 우리 편이야. 이 나라는 우리 거라고!”
권력을 다 차지한 듯 말하는 일개 아줌마 주순자.
이제는 무서울 게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사건들도 버젓이 없는 일처럼 묻히는 걸 똑똑히 봐왔다.
국정원 요원들은 대통령의 명 한마디에 따라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처리했다.
교통사고와 사고사를 가장하는 일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
정권 창출 중에도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던 핵심 문제 인사가 몇 명 사라졌다.
맨 앞에서 검찰은 칼이 됐고 경찰은 그 옆에서 충견이 됐다
주요 언론은 나랏돈 쪼개 얼마 던져주면 시끄럽게 짓다가도 뼈를 얻은 개처럼 알아서 빨았다.
아둔한 주류 지지자들은 그럴 듯하게 포장만 잘 하면 곧장 믿고 따랐다.
최소 30퍼센트는 거저먹고 들어갔다.
과거 가난했던 나라를 부흥시킨 전 대통령의 딸이 조근영이다.
그런 조근영이 국민을 얼마나 위하는지를 한마디 연설을 하면 이미 공개된 진실도 덮어졌다.
방구석에서 처박혀 세상을 원망하던 투표권을 소유한 폐인들도 대거 대열에 합류했다.
본래부터 세상에 원망이 많았던 이들이다.
적당한 소스를 발라 언론을 통해 던져주면 알아서 핫한 요리를 만들었다.
끼리끼리 모인 그들만의 정치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급물살을 타며 진실을 알고 지키려고 외치는 사람들과 세상을 알아서 조롱했다.
그 모든 게 오태용과 주순자, 그리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들의 작품이었다.
국정원 정치팀도 한몫 거들었다.
어차피 한국인 특성이 이런 일에 금방 싫증낸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거 폭탄 된다. 분명히 경고했다!”
오태용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렸다.
“흥! 폭탄 하나도 안 무서워! 당신은 남자가 돼서 왜 이렇게 배포가 없어? 그러니까 밤일도 시원치 않지.”
“뭐, 뭐라고???”
오태용은 화가 치밀어 치뜬 눈으로 아내를 노려봤다.
몇십 년간 살을 맞대고 살았지만 요즘처럼 낯선 적이 없었다.
남편이 있음에도 뻔뻔하게 젊은 남자 접대부들과 놀아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을 감았다.
어차피 오태용 자신도 아끼는 세컨드가 있었다.
주순자는 대내외적으로 형식적인 부부 관계나 다름없었다.
아이들을 같이 키우고 정치적 목적이 같았기에 지금까지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데 목표한 곳을 눈앞에 두고 틈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쌍둥이들 말 태워서 내가 연지대와 배화여대 보냈어! 당신 입김 없이도 잘했다고!!이제 당신 도움 같은 거 필요 없는 거 모르겠어!!”
주순자는 아주 눈이 돌아갔다.
대통령도 자신의 말에 토를 달지 못했다.
최측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인방 역시 주순자의 말을 전적으로 따랐다.
비서실장을 비롯해 국무총리와 핵심 장관도 자신이 직접 라인을 정해 꽂아 넣었다.
그런데 그깟 검찰총장 하나 임명 못 하고 절절매는 게 말이 안 됐다.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드는 게 정치권력의 마술이다.
“야! 주순자! 정신 차려! 조진원이 가만있을 것 같아? 그 새끼 냉혈인간이야. 그 피가 유전됐다고. 사람 하나 없애는 건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아!”
“내가 바본 줄 알아? 나도 사람 죽일 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아! 그러는 당신은? 훗……. 혼자 성인군자인 척하기는…….”
급기야 주순자가 대놓고 오태용을 비웃었다.
“…….”
아내 말에 오태용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자신 또한 이 무리들과 어울리며 손에 피를 몇 번이나 묻혔다.
남을 탓하고 욕할 처지가 아니었다.
‘아직……. 내 꿈은 시작도 안 했어!’
오태용은 나름 멋지게 정치를 하고 싶었다.
권력줄을 만들어 나중에 정치계에 당당히 입문하고자 꿈꿨다.
실세 정도가 아니고 진짜 정치인.
그러나 꿈이 깨지고 있었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하물며 부부간에는 더할 터였다.
이제 와서 그 말의 뜻을 실감했다.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나 청와대에서 자고 올 테니까. 알아서 해. 애들은 신경 쓸 거 없어.”
주순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집을 나섰다.
습관처럼 선글라스를 머리에 쓰고 나가는 그녀.
“미친년…….”
오태용은 주순자의 모습이 사라지자 참았던 욕을 뱉었다.
멍청하고 무식하다 보니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제아무리 대단한 권력도 10년을 넘지 못하는 법이다.
전임 최병박이 불법을 동원해 사방에서 돕지 않았다면 조근영은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주순자가 칼끝을 잡았다.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망나니 춤을 추다 정신줄까지 놓았다.
작은 사건 하나로 권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누구보다 오태용은 그 사실을 잘 알았다.
“X발……. 이거 진짜 엿 되는 거 아냐?”
아직까지는 무사한 자신의 권력.
그러나 분명 뭐가 이상하게 판이 돌아가고 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과거에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던 주순자였는데 확실히 변했다.
조근영도 마찬가지.
오태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감았다.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는 미래.
달콤하기만 할 줄 알았던 권력이 오늘따라 쌉싸래하게 입안을 맴돌았다.
***
- 대한민국 탑 걸그룹 소속 리더인 J양이 회사 소속 젊은 이사와 눈이 맞아 뜨거운 열애중이라는 소문입니다. 둘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서로 알던 사이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회사 사무실이나 집에서 애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 이 짜리시 뭐임?
- 탑 걸그룹? 설마…… FXX?
- 에이, 주민이 그럴 리 없음. FOB 멤버들 지금껏 스캔들 한 번 없었음.
- 그건 모르지. 걸그룹은 여자 아닌가?
- 흐흐. 주민이라고 방금 네티즌 수사대에서 뜸.
- 와아! 주민…… 그렇게 내숭 떨더니…….
- 서련만 아니면 된다!
- 회사 이사라잖아. 우리 FOB 건들기만 해봐!
- 이사가 누구임?
- 한국대 법대 출신 인재라는데…….
- 헐. 한국대 법대 출신 이사? 그것도 젊은 이사? 집안이 갑부?
인터넷 공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갑자기 터진 탑 걸그룹 멤버의 열애설과 이니셜.
누군지 정확히 이름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찌라시가 그대로 연예 뉴스가 됐다.
기사가 하나둘 터지더니 이내 특정 인물로 밝혀졌다.
지금껏 한 번도 스캔들이 없었던 탑 걸그룹이었던 만큼 강도가 셌다.
“회장님. 이거……. 어떻게 합니까?”
황연태 대표가 사색이 되어 이사실을 찾아왔다.
태블릿PC 화면을 가득 채운 각종 뉴스들.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들이 사방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뭘 말입니까?”
“지금 사방에서 전화 오고 난리가 났습니다! 사실을 밝혀달라는 팬들 성화뿐만 아니라 기자들이 회사 앞에 진을 쳤습니다!”
- 주민 언니! 진실을 밝혀주세요!
- MTS는 사실을 밝혀라! 밝혀라!
- 팬들은 진실을 원한다!!!
밖에서 들려오는 조직적 음성.
남성 팬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FOB.
찌라시 한 방에 기반 전체가 흔들렸다.
“황 대표님. 회사에 쥐새끼가 섞여 있습니다.”
아주 잠깐 주민과 이사실에서 얘기를 나눴을 뿐인데 그 상황이 외부로 유출이 됐다.
“죄송합니다. 요즘 회사가 확장되면서 여기저기 부서마다 직원들이 새로 입사했습니다. 찾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연예계 바닥이 아주 좁다.
다른 소속사에서 일하다 온 경력직 직원들이 물어낸 게 확실했다.
“적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최측근이나 팬클럽 임원들도 믿지 마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언제나 바람 잘날 없는 연예계였다.
소문에 살고 소문에 죽어나가는 곳.
몇 년 후 대대적으로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만드는 미투 운동이 벌어진다.
가려져 있던 무수한 성추행을 비롯해 뒤에서 갑질을 해오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퇴출된다.
그때까지 버텨야 했다.
나 혼자 알고 있는 일들을 까발린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국민들 다수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도와주지 않는다면 언제든 자유는 억압당하고 빼앗기는 법.
기득권 세력은 그걸 잘 알고 늘 틈을 노렸다.
국민들이 분열될 때에만 그들은 자신들끼리 뭉쳐 제대로 말아먹었다.
“짜라시 수준이 아닌가 봅니다.”
“……짜리시 수준에서 갑자기 불이 확 번졌습니다. 당장 스케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치하면 큰 타격을 입습니다.”
“누가요?”
“…….”
나의 물음에 황연태 대표가 큰 눈을 껌벅였다.
이 회사의 주인은 나다.
내가 타격받을 일은 없었다.
겨우 몇백억짜리 회사였다.
마음만 먹는다면 그 정도 규모의 자금은 당장이라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지금 이 내용이 진실입니까?”
“아, 아닙니다.”
“주민이와 전 친구입니다. 대표님도 모르는 말 못할 고민을 들었습니다. 지금 그 여파로 사건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 말씀은…….”
“주민이를 끌어내리려는 배후가 있다는 겁니다.”
“아!”
연예계에서 제대로 당하고 굴렀던 황 대표.
이 말을 못 알아들을 리 없었다.
“두렵다고 타협하지 마십시오. 그 순간 악마 같은 놈들은 그걸 미끼로 또 다른 굴레를 씌웁니다.”
“…….”
흥분했던 황연태 눈빛이 가라앉았다.
내 말뜻을 충분히 알아들었다.
“FOB 멤버들에게도 이번 사건이 자신들을 뒤돌아볼 계기가 될 겁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정상을 유지하는 건 올라가는 것보다 몇 배 이상 힘이 든다는 걸 황 대표님도 알 겁니다. 그걸 멤버들도 깨우쳐야 오래 살아남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정상에 있을 때 겸손해야 합니다. 정상에서 아량을 베풀 줄 알아야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들도 어쩔 수 없는 우주 공평의 법칙이다.
FOB멤버들이 잘하고 있었지만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걸 말이다.
“넵! 회장님!”
황 대표가 정신이 번쩍 들어 답했다.
황 대표에 대한 충고도 겸해졌다.
“이번 사건, 내일이면 묻힐 겁니다.”
“네?”
“아마 지금쯤이면……. 시작 됐겠군요.”
“???”
상황 이해를 못하는 황연태 대표.
느긋하게 최근 개통한 대포폰을 들었다.
띠릭.
준비된 사진과 문자를 놈에게 보냈다.
악마 같은 놈들에게는 똑같이 대응해줘야 깨닫는 법.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나도 모르게 지어졌다.
***
- 주민……. 완전 실망.
- 청순한 척 오지게 하더니 오리발이었다니…….
- 재수탱 주민!
- 오늘부로 탈덕한다!
“흐흐흐……. 이 정도면 끝났네.”
사론은 회사에서 제공한 사무실에 앉아 만족한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준 정보를 백형조 대표가 주변 기자들에게 쫙 풀었다.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기자들이 제법 됐다.
떡밥이 풀리자 공격력이 훨씬 높아졌다.
지금쯤이면 MTS는 난리가 났을 것이다.
팬들의 사랑은 언제나 증오로 바뀔 수 있는 이중성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우상으로 삼던 대상이 타락한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걸 아는 순간 모두들 거짓말처럼 돌변했다.
별은 하늘에 떠서 신비로움을 갖고 있을 때 사랑받는 법.
그 대가로 스타들은 명성을 얻고 돈을 벌었다.
“잘 가라 주민. 그동안 즐거웠다~.”
준비된 자료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자신의 협박에 못 이겨 진짜 진한 사진을 보냈던 주민.
죽어도 부정 못할 빼박 사진이 곧 기자들에게 유포될 것이다.
한 달 정도는 주민과 FOB 멤버들 기사로 온갖 포털 사이트가 도배되고도 남았다.
짜릿한 쾌감이 중추신경을 타고 사론을 행복감으로 자극했다.
띠링.
문자음이 들려오기 전까지.
“누구야?”
모르는 번호였다.
무심결에 터치해 사진을 살피던 사론.
“허어어억!”
눈알이 튀어 나올 것처럼 놀란 사론.
자신과 원탑 멤버들이 모여 상스러운 자세를 취하며 놀고 있는 사진.
책상 위에 널브러진 환각 물질과 대마초.
누가 봐도 건전하지 못한 장면.
분명 자신의 스마트폰 사진에 저장되어 있었던 사진인데 유출이 됐다.
티디디딕.
급히 스마트폰 비밀 갤러리를 살피는 사론.
“!!!”
모두 사라졌다.
누군가 지우기라도 한 듯 깨끗이 사진 자료들이 다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멤버들이나 어울려 같이 놀던 타락한 연예계 친구들과 나눴던 단톡방 대화들도 모조리 사라졌다.
“으으으…….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킹이 불가능하다 알려진 스마트폰이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참사.
혹시 모를 이런 일에 대비해 비밀번호를 분명 설정했다.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풀 수 없었다.
만약 갤러리에 있던 사진들이 유출되면…….
띠링.
그때 다시 울리는 문자음.
다급하게 사론은 문자를 확인했다.
- 사론아, 이제 시작이다……. 정신줄 꽉 붙들어라! 크크크.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