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장. 전야제
“하늘성령이 오셨네~ 오셨네~♬”
집단 음성으로 울리는 뜨거운 성가.
“받들라~ 받들라~ 내 생명 기록된 거룩한 하늘치부책~ 하늘사자님이 하늘님께 받아서 이 땅에 가져 오셨네~?.”
신심 가득한 여성들의 환희에 찬 음성이 울려 퍼지는 청부군 오룡산 중턱에 위치한 하늘궁전.
점점 소멸해 가는 별 볼 일 없는 지자체였지만 이곳만은 달랐다.
처음에는 쓸모없이 버려진 작은 터에 불과했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100만 평이 넘는 규모의 엄청난 대지를 확보했다.
이제는 보란 듯이 그 터 위에 10여 개가 넘는 건물이 세워졌다.
넓은 잔디 축구장에 종합 체육관 시설까지 들어섰다.
전문의가 상주하는 잘 갖춰진 병원 시설을 비롯해 식당, 종교연구소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그 건물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압도적인 건물은 하늘승리교의 핵심인 웅장한 하늘궁전.
예수님과 알라, 부처, 단군 같은 세상 성인들을 배출했다는 하늘님.
그 하늘님만을 모시는 대성전의 규모는 엄청났다.
내로라하는 서울 한복판의 대형 교회 못지않은 규모는 물론 사방을 둘러싸고 인류의 성자들이 각자 조각되어 하늘궁전을 떠받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의 광경.
하늘님의 계시를 직접 받는다는 하늘사자 교주 신도겸이 단상 위에 서 있다.
태극 문양이 새겨진 새하얀 비단 옷을 입고 가죽 커버의 책 하나를 들고 있었다.
“너희들의 정성을 갸륵히 여기사 하늘님이 오늘 또 이 자리에 강림하셨도다. 부질없음과 허무함만이 넘치는 물질의 세상에서 한없이 힘들고 지친 하늘 아이들아~. 너희를 위해 오늘 하늘님이 허락하신 피갈음이 있을 지어다!”
쇠통을 울리는 듯 신도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50대 중반으로 매부리코가 단연 눈에 띄는 신도겸은 교주 노릇에 흠뻑 빠져 있었다.
“하늘님의 피갈음~♪ 받드네~? 받드네~?.”
단상 아래로는 200여 명의 여성 신도들이 두 손을 치켜들고 희열에 찬 모습으로 찬양했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얼굴은 젖어 번들거렸고 뻗은 두 팔은 허공에서 춤췄다.
반쯤 넘어간 눈동자는 그들이 최고의 격정에 차 경배를 올리고 있음의 증거였다.
나이 대는 20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보이는 모두가 꽤 젊은 여인들이었다.
하나같이 신장이 165센티미터 정도 됐으며 미모가 대단했다.
이들 모두가 하늘님을 모시는 하늘선녀로 간택된 이들.
다른 남자 신도들은 결코 하늘궁전에 가까이 올 수조차 없었다.
하늘님을 섬기는 하늘선녀들과 최측근 교주, 장로들만 입궁 가능한 장소다.
“아…… 나의 하늘님이시여…….”
“흐윽. 당신의 피갈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소서!”
하늘선녀들은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정신이 혼미해진 채 눈물만 쏟기도 했다.
단상 아래 머리를 조아렸다 다시 치켜들기를 반복하며 교주 신도겸을 우러러 찬송을 불렀다.
“그 잔을 마시라! 이는 하늘님의 피로 정제한 생명수이니! 너희와 하늘님을 연결해 주는 하늘님의 사랑이도다!”
교주가 직접 집도하는 하늘 예배.
어느새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하늘님! 하늘님!”
꿀꺽 꿀꺽.
선녀들은 자신 앞에 놓여 있는 투명한 잔에 담긴 생명수를 소중하게 들어 마셨다.
이 생명수를 마시는 찰나의 순간 거짓말처럼 하늘님의 세상이 보였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 지점.
오직 이 생명수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에만 가능한 지고의 신성한 세계와의 접촉.
교주는 진정한 하늘님의 대리인이었다.
“들리는가? 너희들을 부르는 하늘님의 음성이?”
교주 목소리가 주술사의 주문처럼 들려왔다.
“아아…… 들립니다…… 하늘님……”
“오! 나의 하늘님이시여…….”
신도겸은 생명수를 마시고 환각 상태에 빠져드는 하늘선녀들을 내려다봤다.
특수 제조한 약에 취한 여성들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흐느끼며 하늘님을 부르짖었다.
‘흐흐흐.’
젊은 여성들이 환각 상태인 것을 확인한 교주 신도겸.
바로 그의 눈빛이 먹빛으로 바뀌었다.
“하늘님을 위해 춤을 추어라! 하늘님 앞에서는 모두가 때 묻지 않은 순결한 아이들. 순수를 되찾고 그 아이들처럼 뛰어 놀아야 하느니~. 나 또한 그러하도다.”
둥둥둥! 둥둥! 두두둥! 둥둥!
때맞춰 하늘 궁전에 울려 퍼지기 시작한 북소리.
사람의 심장 박동과 흡사한 것으로 태고의 첫 소리와 같은 진동으로 영혼을 지배하는 북소리.
집단 무의식을 통해 정신세계를 통재하는 심리학적 주파수가 주를 이루는 특수 음향이었다.
‘오늘도 이곳만이 천국이로구나! 흐흐흐.’
교주 신도겸은 만족하며 춤을 추고 있는 선녀들 사이로 뛰어 들었다.
“미친놈……. 쯧.”
신전의 2층에 위치한 비밀 룸.
음향 파트를 맡고 있는 한 여성이 유리창을 통해 아래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지켜봤다.
매번 반복되는 이해 못할 광경.
여성들 틈에 뛰어든 교주를 보며 욕을 내뱉었다.
“저 자식 저러다 복상사로 뒈지는 거 아닌지 몰라. 더러워서 못 봐주겠네.”
하루라도 여자가 끼지 않고는 잠을 자지 못하는 상변태 신도겸.
하늘 궁전에서 그를 위해 선녀들을 선발하고 뒤를 봐주는 하늘 큰선녀 방보라는 걱정이 됐다.
저런 놈 뒈지는 건 상관없었지만 막상 그가 죽고 나면 쏠쏠하게 벌어들이던 돈줄이 끊긴다.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이 일을 멈출 수도 없었다.
방보라는 하늘승리교 초기 신도였다.
아니 탁태훈과 신도겸, 그들과 함께 이 사이비 사업을 시작한 창립 멤버다.
강남 텐프로에서 근무하던 때 탁태훈과 인연이 됐다.
반질한 얼굴과 학벌, 천상유수의 말빨에 넘어갔다.
방보라도 직업여성처럼 변해가는 자신의 삶에 있어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갈등은 심해졌다.
밑으로 더 어린 여자들이 많아졌고 쑥쑥 자기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십 대 중반만 돼도 미모와 젊음이 무기인 신입들에게 금방 밀렸다.
이 유흥 세계의 변하지 않는 법칙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십 대 중반만 되면 다들 스폰 잡기에 혈안이 됐다.
미모가 더 시들기 전에 돈줄을 잡아 번듯한 집과 원하는 숍 정도는 남기고 싶어 안달이 났다.
또 한 달에 수천씩 벌고 쓰던 습관을 수입이 준다고 버리지 못했다.
화려한 강남 불나방의 삶.
영원할 것 같은 화려한 생활과 젊음의 절정은 생각보다 짧았다.
스폰을 잡지 못하면 그대로 시들어 가다 나이 들어 오피방이나 급 떨어지는 성매매 업소로 가는 게 순서였다.
그랬던 때 만난 탁태훈이었다.
그는 계획하고 있다던 큰 그림을 보여줬다.
보자마자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선뜻 방보라가 모집책이 됐다.
텐프로에 유흥업소를 출입했지만 나름 인서울 명문대에 재학 중인 머리 좋은 여학생이었다.
학과와 동아리 신입생들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선배의 말을 잘 듣는 여학생들을 꼬셔 바로바로 넘겼다.
처음에는 학교생활 등에 대한 고민 상담을 가장해 경계심을 없앴다.
그렇게 상담을 거듭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교로 인도했다.
사이비 교리답게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빈틈을 공략해 끌어들이는 비법이 장난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받지 않았다.
분명한 기준을 두어 가려서 받았다.
잡초 같은 인생을 살아온 여성들은 절대 접근도 하지 않았다.
대신 세상 물정에 어둡고 귀하게 자랐거나 여리고 착한 여학생들이 대상이 됐다.
신도겸은 전직 영업사원답게 입을 잘 털었다.
거기에 약까지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았다.
탁태훈을 통해 배운 사이비 교리로 금세 세력을 확장시켰다.
순진한 여학생들은 생각보다 쉽게 넘어갔다.
그들이 열성신도 숙주가 되어 새로운 교도들을 몰고 왔다.
철저하게 세뇌된 상태로 전국 학교를 돌고 자발적으로 길거리로 퍼져 나가 젊은 피들을 수혈했다.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제는 전국적으로 10만 명이 넘어갔다.
“다들 병신들이지…….”
난잡하고 문란해져가는 아래층 광경을 바라보며 방보라를 고개를 저었다.
핵심 사이비 신도인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사이비 교리.
의식 있는 사람이라면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살피면 금세 어설픈 구석을 발견할 수 있는 교리들.
스스로 삶에 대해 고민하고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빠져드는 일이 없을 만큼 허점 투성이었다.
띠릭.
스마트폰을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 방보라.
- 큰선녀님이 어인 일입니까?
“오빠 긴장 풀어. 나만 있거든.”
- 그래? 교주는?
“뭐하겠어. 이 시간이면 발정난 개가 됐지.”
- 미친 놈. 그놈은 전생에 씨받이 종견이었을 거다.
“우리는 종견 사육산가?”
- 보라 똑똑해. 흐흐흐.
“웃지만 말고~ 이번 달 정산 왜 아직 안 들어왔는데. 언제 해 줄 거야?”
- 보채지 마라. 이번 달 하늘 큰 축제로 한판 크게 땡기자. 보너스 두둑이 넣어줄게.
“나 오빠 믿는 거 알지?”
- 나도 너 믿는다. 도겸이 그 자식 잘 보필해라. 요즘 애가 이상한 헛소리 하더라. 지가 진짜 하늘님 아들이라도 되는 줄 알더라. 으흐흐흐.
“내 말이. 미친놈이 요즘 맛이 갔어. 그래서 그런지 애들한테 말빨이 더 먹혀. 교리에 아주 통달하다 못해 신이 됐다니까.”
- 보약 좀 먹여라.
“안 그래도 요즘 어렵게 구한 백사 탕 먹이고 있어. 그게 효과가 좋던데……. 오빠도 생각 있어?”
은근 큰장로 탁태훈을 자극하며 묻는 방보라.
두 사람은 지난 세월 동안 애인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왔다.
- 챙겨놔. 며칠 내로 궁전으로 갈 테니까.
“알았어! 기다리고 있을게~.”
- 궁전 관리 잘해라.
“걱정 마. 나 밥줄 관리는 철저해.”
- 한눈팔지 말고. 수고해.
“응~. 오빠도 밥 잘 챙겨먹고.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 흐흐흐흐.
대답 대신 서로만이 아는 음흉한 웃음으로 대신하는 탁태훈.
그리고 다른 말없이 조용히 통화를 끝냈다.
“개새끼. 웃음소리 천박한 거 하고는…….”
탁태훈과 통화를 끝내고 개운하게 욕을 한바탕 퍼붓는 방보라.
“조금만 더 벌자…….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해외에 가서 폼 나게 사는 거야!”
제 정신 박힌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발정난 개의 난잡한 짓거리.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신전의 광경을 쳐다보며 전혀 다른 세상의 미래를 꿈꾸는 하늘큰선녀 방보라.
불벼락이 언제 하늘궁전에 떨어질지 전혀 짐작을 못했다.
***
“진짜 가는…… 구나.”
구서현은 출근 전 집 앞에서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난 장태산을 맞이했다.
“왜 아쉬워요? 저 내년에 검사할까요?”
“됐어! 너 같은 후배는 둬봐야 골치만 아파.”
“그건 다른 고참 검사님이 구 검사님께 하는 말 아닙니까?”
“야! 장태산!”
구서현이 빽 소리를 질렀다.
장태산이 호언장담했던 대로 정말 출근할 수 있게 됐다.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여형조 부장검사가 직접 전화로 출근을 지시했다.
목소리 톤이 다른 사람처럼 부드럽게 변해 있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돌아오게 된 통영지검.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예상대로 몇 가지 일이 생겼다.
통영에서 부산 조직원 네 명이 실종됐다고 신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타 조직원들과 붙어 칼부림하고 지들끼리 죽이고 살리는가 하는 일은 그 전에도 빈번했다.
실종되는 일은 그보다 더 자주 있는 일이었다.
누구도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천준규 경위가 사라졌다는 것.
구서현은 알고 있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아니 머리에서 싹 지워버려 모르는 일이 됐다.
자신을 죽이라고 사주했던 장본인 천준규.
실종된 항구파 조직원과 호형호제 하는 관계였다는 사실을 통영 조직원이 확인해줬다.
실종된 천준규가 차고 나갔던 총은 어제 발견됐다.
통영에서 자살 명소로 알려진 해안가 절벽 길 아래서 총과 신발이 함께 발견된 것이다.
동료 경찰이 남긴 마지막 흔적이었지만 통영 관할 형사들은 자살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검찰 측도 마찬가지.
비리가 이만저만 했던 인물이었던 만큼 사건이 밖으로 알려지게 되면 서로 복잡했다.
유족들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구서현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건이 하나 더 발생했다.
오늘 장태산이 검찰직무대리 실무수습을 끝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아쉬운 마음에 구서현의 마음 한구석이 쓰리고 아렸다.
남녀 간에 느껴지는 그런 애정 때문이 아니었다.
오로지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건 목숨을 빚진 동료간의 진한 우정.
“그 눈빛은 뭐죠? 제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넌 남자가 눈치가 뭐 그렇게 빨라?”
“성차별적 발언입니다.”
“됐고. 우리 지청 여직원들 아쉬워서 어떡하냐. 장태산 팬클럽이라도 만들 기세던데.”
“제가 그래서 어제 달달한 초콜릿하고 꽃다발 쫙 돌렸습니다.”
“……나는?”
구서현은 사실 당황했다.
밸런타인 데이도 아니었는데 어제 지청 여직원들이 형형색색의 꽃다발에 큼지막한 초콜릿 상자를 받아들고 잔뜩 흥분해 행복해했다.
그중에는 유부녀들도 다수 끼어 있었다.
평소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던 구서현.
오늘에야 그 상황의 진실을 알게 됐다.
“……형제들끼리는 그런 선물 주고받는 거 아닙니다~.”
“뭐라고? 형제? 우리가?”
하도 어이없어 다시 묻는 구서현.
“하하. 우리 함께 같은 집에서 며칠 지냈어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났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형제라는 가장 확실한 징표입니다.”
“나, 나쁜 놈!!!”
구서현의 여성적 감성과 자존심에 상처를 낸 장태산.
“겨울 동안 저렴한 회 많이 드시고 오십시오. 내년 서울에서는 그 가격에 맛볼 수 없을 겁니다.”
“서울? 내가?”
오늘 여러 번 셀프 바보가 되는 구서현 검사였다.
다른 말없이 씨익 웃기만 하는 장태산.
‘에이 설마…….’
뜬금없는 장태산의 말에 셀레기도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설마 하는 의심이 걷히지 않았다.
중앙에 제대로 낙인찍힌 자신이었다.
웬만한 라인이 아니고서는 다시 중앙으로 간다는 건 어림도 없었다.
‘혹시?’
그러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의심 하나.
장태산이 말을 뱉었다면 뭔가 대책이 있을 수도 있었다.
“저 갑니다. 오시면 연락하십시오.”
“바로 가는 거야?”
아쉬움에 붙들어 보는 구서현.
집에 한 번씩 가면 자꾸 돌아서는 자신을 붙잡던 엄마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니요. 잠깐 가볼 곳이 있습니다.”
“어디? 여자 친구 만나러 가는 거야? ……한참 뜨거울 나이지~. 부럽다. 장태산.”
지레짐작하며 한 수 앞서 나가는 구서현 검사.
“여자 친구보다 더 뜨겁고 화끈한 일 보러 갑니다. 후훗.”
장태산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했다.
“…….”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있지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눈치.
눌러놓은 분노를 감추기 위해 거짓 웃음을 환하게 보이는 장태산을 보며 구서현은 더 묻는 걸 멈췄다.
단 두 달이지만 함께 많은 일을 했던 장태산.
이제는 웬만큼 그의 성격을 알 것도 같았다.
한마디로 저 온기 없는 차가운 웃음 뒤에 감춰진 비밀은…….
대형 사건을 예고하는 전야제였다.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