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9
회귀의 전설
499장. 전설의 예비역 (1)
“아오! 성질 같아서는 그 자리에서 대갈통을…….”
삼룡 자동차 투자자 회의를 박차고 나온 정성동 수석부위원장은 대한노총 지부를 찾아갔다.
금속노조 삼룡차 지부장 황호규는 인상을 썼다.
연대 자동차 노회에 밀려 만년 지부장에 머물고만 있었다.
대한노총도 밀어주는 뒷배가 있어야 중앙 임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당선만 됐다하면 집 몇 채 건지는 건 일도 아니었다.
직장을 잡지 못한 친인척들 자리에 꽂아줄 수 있는 건 덤이다.
금속노조가 속해 있는 각 회사에서 파업 규모 조절을 위해 쏠쏠하게 뇌물을 건네 왔다.
냉정하게 말해서 현실 정치판보다 더 개판이 노총의 정치판이었다.
과거 배고픈 시절의 명분 있던 투쟁은 끝났다.
회사에서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파업은 계속됐다.
더! 더! 더! 내놓으라고 사측을 협박하는 게 노총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돼버린 것이다.
그런데 삼룡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삼룡차는 작년 노조 투표를 거쳐 대한노총에서 탈퇴했다.
완벽하게 정권에 의해 털렸다.
강성 노조로 취급받던 노조원들도 대거 잘려나갔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온순한 양이 되어버린 삼룡차 노조.
새로운 매입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황호규는 나름 작업을 쳤다.
대한노총 산하가 아닌 관계로 공식적으로 나서지는 못했다.
대신 그동안 교육시켰던 열성 조직원 정성동을 앞으로 내세웠다.
멋모르는 미국 자본이 돈질하려는 냄새를 맡았다.
이 기회에 잘 하면 한 밑천 챙기는 것은 물론 앞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황호규.
속내를 감추고 정성동을 바라보며 인상을 구겼다.
‘멍청한 새끼. 저 자식은 개뿔 정치를 몰라…….’
배운 게 없어 쌈질로만 계단을 올라온 정성동은 아직도 분이 안 풀린 듯 씩씩거렸다.
전투용 칼로는 적합한 물건이지만 다른 용도로는 사용 불가였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뒤로는 모르겠습니다. 일권이 형이 그렇게 배신 때릴 줄 누가 알았습니까. 돈 몇 푼에 자본의 개가 되다니……. 동지들이 흘린 피와 땀의 가치를 모릅니다!”
“좀 더 참았어야지. 가진 놈들 현란한 말빨 몰라? 듣고 있다 보면 허점이 보이는데……. 아쉬워.”
“장태산이라는 그 어린놈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랑질을 하는데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새끼는 제가 꼭 손봅니다!”
공고 출신인 정성동은 배우고 가진 것 많은 자들을 향한 적개심과 자격지심이 보통사람들 생각과 달랐다.
“장태산이라…….”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된 이름을 조용히 중얼거리던 황호규.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게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았다.
“!!!”
그 순간 떠오르는 알고 지내던 전 화학연맹 정책위원장의 조언.
“일단 회사 돌아가는 상황 체크해봐. 그리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주고.”
“넵!”
자신이 열렬한 민주투사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있는 정성동은 황호규 지시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
뚜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
황호규는 전화기를 들고 곧바로 어딘가에 전화를 넣었다.
- 동생이 전화를 다주고 무슨 일이야?
지금은 정치권에 투신해 다음 대 총선을 노리고 있는 강주희가 전화를 반갑게 받았다.
“누님. 삼룡 넘어가는 거 들으셨죠?”
- 얘기 들었어. 처음부터 길을 잘 들여야 해. 외국 놈들 만만하게 보면 안 돼. 강하게 나가다 적당할 때 풀면 알아서 오게 돼 있어.
“알겠습니다. 그런데 다름이 아니라……. 누님이 얼마 전에 조심하라고 했던 놈 이름이 혹시 장태산입니까?”
- 누, 누구! 장태산!
느긋하게 조언하며 통화하던 강주희가 깜짝 놀랐다.
잊고 싶었던 이름 석 자.
어리지만 누구보다 무서웠던 후배의 이름.
“그놈 맞죠?”
- 혹시 이번 투자자 중에 장태산도 있어?
“네. 오늘 투자자 대리인으로 왔다는데 이 새끼가 물정 모르고 건방지게 나댄 것 같아서 말입니다.”
황호규는 분위기를 봐가며 강한 적의를 드러냈다.
- 손 떼! 그리고 혹시라도 일 진행하게 되면…… 내 이름은 빼줘! 이건 충고가 아니라 경고야!
강주희의 반응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변했다.
“누님…….”
- 그 자식 악마야. 너 이 바닥에서 오래 버티고 싶으면 조용히 손 떼. 아니면 다른 지부로 옮겨. 괜히 그곳에 있다가……. 제 명에 못 죽는다.
“…….”
정권 탄압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강주희였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분명 강한 공포와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황호규는 내심 당황하며 깜짝 놀랐다.
노조 임원들 중에서 가장 학벌이 좋고 똑똑하면서 당찬 강주희에게서 이런 반응은 처음 봤다.
- 난 경고했다. 그리고…… 앞으로 장태산과 관련된 일로는 전화하지 마. 생각만으로 불면증 오니까.
뚝.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강주희.
“하아……. 그 새끼 뭐야?”
황호규는 생각지 못하게 골치가 아파졌다.
한번 물면 끝까지 간다는 예쁜 방울뱀 강주희가 저렇게 반응할 정도면 답이 없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지금 황호규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삼룡을 빼앗기면 지역구를 잃은 국회의원과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
“전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뭐가 말입니까?”
“삼룡 투자 말이에요. 이미 정리된 직원들까지 모두 불러들여 끌고 갈 필요는 없지 않았나요?”
회의 장소와 장주시가 멀지 않았다.
오늘 가족 모임이 있다는 말에 도도희가 동행하겠다고 따라나섰다.
부모님도 도도희는 회사 직원으로 알고 있어 문제가 없었다.
삼룡 인수 때문에 휴가도 못 갔다는 도도희가 불쌍한 모드로 나왔다.
그녀는 옆자리에 앉아 삼룡 투자 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말 한 걸로 아는데…….”
“정말 지역 사회와 직원들 가족 때문에 그런 거란 말이에요?”
“네.”
“와아아아아. 우리 아빠보다 더한 직원 사랑이네요.”
대웅 직원들이 아직도 존경하고 있는 도운중 회장.
그의 직원 사랑은 익히 잘 알려진 바였다.
“연애랑 비슷한 투자입니다.”
“연애랑 비슷한 투자요?”
“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여인을 만났을 때 보통 남자들은 아낌없이 질러줍니다. 계산하지 않죠. 그걸 철썩 같이 믿고 여성은 자신을 투자하죠. 후에는 정작 누가 승자가 될까요?”
“……나쁜 남자가 승자겠죠.”
“그겁니다. 직원들은 사원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회사 발전을 꾀할 겁니다. 임금 투쟁요? 집에서 아내에게 쫓겨나고 싶으면 투쟁해도 괜찮습니다. 대부분의 아내들은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과 집을 원합니다. 집이 해결된 뒤에도 월급과 보너스 따박따박 나오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인 회사 배를 가르겠다고요? 그 정도로 무지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죠.”
“……설마 이 모든 게 대표님이 의도하신 큰 그림이었어요?”
“당연한 것 아닙니까. 어차피 볼부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신규 회사보다 기존 자동차 회사가 더 낫습니다. 시기도 적당합니다. 정부와 채권단에 의해 강제 구조조정 당한 삼룡차 직원들을 끌어안는다면 이미지 재고에도 좋지 않겠습니까?”
“와아아아아. 대표님 진짜 무서운 분이네요.”
도도희가 옆에서 다소 과장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계획한 바를 모두 다 밝히지는 않았다.
평생 한 도시에서 살면서 친구 같았던 동료들과 분리돼 외톨이가 된 처지의 사람들이 삼룡차 직원들이다.
성장을 멈춘 성인도 결국 마음은 아이 같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지난 생에 나 역시 서른이 넘는 나이에도 아이처럼 살았다.
독하지 못해 멀리 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다가 쓰러져 간 퇴직 직원들이 많았다.
이런 세상에 돈 벌어서 뭐하겠는가.
포인트 교환에 있어 절대적으로 좋은 기회였다.
동시에 대한민국 강성 노조에 대한 개혁과 도전의 기회였다.
더 이상 과거 방식은 안 통하니 제발 정신 차리라는 의미였다.
미래 사회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로봇과 AI와 경쟁하게 될 운명인 인간.
미래 인류의 삶에서 인간들은 자꾸 산업 현장에서 밀려나게 된다.
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간들을 빨리빨리 사용하며 회전율을 높인다.
인턴이나 비정규직을 채용해 고혈을 빨아먹고 내치는 기업의 행태도 끊어내고 싶었다.
더는 언론의 저울질에 의해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것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 언론도 가진 자들을 위해 계급간의 싸움을 교묘하게 부추겼다.
그들에게 이용당할 수밖에 없도록 어리석게도 주먹을 쓰는 자들이 앞으로 나섰다.
이번 일 역시 정성동이라는 수석부위원장이 그 표본이다.
그자 뒤에 대한노총이 버티고 있다는 것쯤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교묘한 사슬들에 의해 단단하게 엮여 굴러갔다.
그 사실을 알고는 용인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삼룡 자동차는 상급단체 노조 가입은 있을 수 없다.
기업 단일 노조는 혹시 모를 임직원들의 횡포를 위해 필요했다.
하지만 회사에 삥 뜯는 강성 노조는 사라져야 하는 게 맞았다.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나는 그 꼴 못 본다.
“사람은 사람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천 벌받습니다.”
깊이 감춰져 있던 비밀 하나를 넌지시 알려 줬다.
나와 인연이 닿은 신들은 하나같이 윤회를 말했다.
다들 기억 못하는 지난 생에 서로 역할을 바꾸어 가며 수없는 생을 반복했던 인간들이었다.
미래도 결코 다르지 않았다.
이 생에 부자였다고 다음 생에도 부자로 나고 살란 법은 없었다.
그래서 사람은 태어나서 받을 복을 계산하는 일보다 살면서 복을 더 짓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건 맞는 것 같아요. 월가에 있던 선배나 친구들 상당수가 쫓겨났어요. 그리고……. 인턴 직원들을 뽑아 그 자리를 채우더라고요.”
얘기를 듣던 도도희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
“기존 직원들에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굳이 다른 이들을 채용하느니 기존 직원들에게 미래와 안정을 약속해 주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겁니다. 그중에서도 과감하게 도려낼 인사들은 속아 낼 예정입니다.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지……. 모두 다 단군 할배 피를 이어받은 한민족입니다.”
“…….”
도도희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삼룡에 자동화 라인을 도입할 겁니다. 결국 사람은 필요하고 이왕이면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좋지 않겠습니까? 지역 사회가 안정되면 그 자체가 국력이 됩니다. 그래야…… 이웃집 개들이 함부로 짖을 수 없을 겁니다.”
“대표님 애국자세요~. 그래서 제가 대표님을 많이 좋아라 합니다~ 흐흐.”
“…….”
이제야 도도희가 배시시 웃었다.
조수석에 탄 그녀의 왼손이 가볍게 나의 오른손을 터치해 왔다.
경계해야 할 유혹의 향기가 넘실거렸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어 도도희의 짧은 치마 자락이 살짝 말려 올려가 있었다.
탄탄한 새하얀 허벅지 살이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왔다.
보조석과의 거리가 무척 좁게 느껴졌다.
중요한 일들을 마무리 지어서인지 긴장감이 풀렸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공식적인 투자자 대리인 명분의 회의 참석이어서 빨간 스포츠카가 아닌 벤틀리를 몰고 나왔다.
조 변호사님은 씨큐리티 직원들과 함께 동승해 돌아갔다.
도도희와 차에 있자니 호랑이 굴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돌았다.
“대표님~ 쫄지 마요. 안 잡아먹을 테니까~.”
눈치가 귀신같은 도도희였다.
“삼룡을 인수하면 회장님 추천으로 자동차 대표 좀 받아 주십시오.”
“하관우 회장님 있잖아요?”
“권력이란 놈은 한쪽으로 쏠리면 탈이 나는 법입니다.”
“……사회 경험도 많지 않은 분이 어떻게 그걸 다 알아요?”
지난 생에 증권회사에 있으면서 남자들만의 정치를 제대로 배웠다.
비정규직이었지만 눈치가 빨라 습득한 게 많았다.
똑똑한 오너는 절대 권력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았다.
외삼촌인 동룡 회장 주현태가 그거 하나는 철저했다.
대표이사와 이사, 전무 상무 라인이 따로 존재했다.
그들은 회장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맨발로 뛰어 다녔다.
나는 그냥 나이 어린 사회 초년생이 아니다.
나의 사람들을 신뢰하고 믿지만 그들에게 타락할 틈과 여지를 주고 싶지 않았다.
“회장님이 서운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맞아요. 라면 한 번 안 끓여준다고 뭐라고 하세요.”
처음 도운중 회장을 만날 때 끓여줬던 라면 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비싸다고 전해 주십시오.”
“그러게 말이에요. 우리 대표님 얼마나 바쁜데~ 백수인 아빠가 참아야죠.”
“인재를 꼭 부탁드린다고 전해 주십시오.”
“좋아하실 거예요. 대표님이 대웅 인재들을 많이 챙겨준다고 칭찬은 자주하세요.”
충성심 하면 대웅맨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한국에서 거둬들인 회사들의 안정화가 빨리 됐다.
그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일송회에 대해 몰랐다면 대비도 못하고 뒤통수 제대로 맞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도희에게도 고마웠다.
그녀 덕분에 사무실 분위기가 더 살았다.
월가에서 근무했던 인재답게 일처리 역시 깔끔하고 빨랐다.
내가 생각지 못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소유자였다.
- 사랑~ 그 하나 때문에~♬.
스마트폰이 울렸다.
“희철이? 친구예요?”
나 대신 핸드폰을 확인하며 그녀가 물었다.
“스피커폰 연결해 주세요.”
“네~.”
비서처럼 도도희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태산아~ 나다. 통화 가능해?]
“가능해.”
[부모님 댁에 전화했더니 너 집에 온다고 하시더라.]
“그걸 또 알아냈냐?”
[모이자.]
“너 제대했어?
[당연하지~. 며칠 전 만기 병장 제대했다. 으하하하하하하하.]
난 만기 훈령병 제대다 인마.
“축하한다.”
[내가 군대 다녀와서 말인데 거기는 법무 장교도 뺑이 치는 곳이다. 넌 언제 다녀올래? 아우~ 나 같으면 접시 물에 코 박고 자살 할 거다. 으흐흐흐.]
내 말이 그 말이다.
아직 나에 관한 소문이 친구들 사이에 쫙 돈 건 아닌 듯했다.
알고 나면 희철이가 코 박고 자살 할 판이었다.
“애들은?”
[제대한 놈들이 꽤 된다. 알바 뛰는 놈들 말고 20명 정도 있다.]
“술 고파?”
[내 친구 아직 센스 살아 있네~. 흐흐흐.]
아직 배고픈 청춘들이다.
군대를 제대해도 용돈을 받거나 알바로 근근이 버티는 친구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에게 봉이 돼 주고 싶었다.
사회에서 만났던 인간관계와 달리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친구로 받아줬다.
“너희들이 날 간절히 원하면 난 과거부터 지금까지 피자요 통닭이요 술이니~ 나를 찬양하라~.”
[찬양합니다! 술과 안주의 신이시여~.]
군대 다녀온 온 보람이 있게 눈치가 빠른 희철이가 장단을 맞췄다.
“푸우웃. 키키.”
옆에 앉아있던 도도희가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어, 어! 뭐야! 이 아리따운 여인의 웃음소리는!!!]
아니나 다를까 강력하게 반응을 보이는 희철이.
“그, 그게.”
“안녕하세요~. 도도희라고 합니다~.”
막을 사이도 없이 도도희가 선수를 쳤다.
[안녕하십니까. 제수씨! 태산이와 같이 꼭 오십시오!]
“네……. 같이 갈게요~.”
약속을 해버린 도도희.
어이가 없어 그녀를 바라봤다.
장난스럽게 활짝 웃으며 눈웃음을 짓는 그녀.
예뻤다.
웃는 미녀에게 침을 뱉는 용자는 세상에 없는 법!
마주보며 웃는 도도희를 보며 확실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