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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화 (213/1,284)

 # 213

회귀의 전설

213장. 귀환

“다 나았다. 앞으로 칼싸움은 조심해라.”

“영주님! 사랑합니다! 헤헤~.”

친구들과 나무 칼싸움을 하다 다친 꼬맹이 녀석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해왔다.

“영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 엄마가 황송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애들이 크다보면 다 그런 것이다. 괘념치 말고 씩씩한 백성으로 육성하라.”

“영주님은 자비의 여신님이 보내주신 신의 사자이십니다!”

- 자비의 여신이 흡족해 합니다.

- 마나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그동안 바빴다.

오크 대전사들과의 전투는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성문을 막고 조자룡처럼 설쳤다.

탈만이 그런 승리를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칭송했다.

엄청난 마나 포인트를 획득했다.

탈만을 비롯해 용병들 다수가 영지병사로 귀속됐다.

제롬 마차에 실려 있던 물건들은 모두 매입했다.

닭들이 남긴 황금과 보석량이 상당했다.

물건을 더 주문했다.

성 밖에서 자란 밀을 수확해도 남은 식량으로 겨울나기에는 부족할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모인 난민들 숫자가 어느새 1,000명이 넘어갔다.

팔자에도 없는 영주가 됐다.

포인트를 벌기 위해 요리도 대접하고 대장장이 노릇도 겸행했다.

누군가 다치면 치료에도 솔선수범했다.

상태창도 개선됐다.

레벨 17이 됐다.

요리가 중급 2로 진화가 됐다.

치료술도 초급 8, 드래곤 마나 호흡법도 초급 2를 찍었다.

대장장이도 초급 5로 올랐다.

종합무력도 곧 중급을 앞에 뒀다.

장족의 발전이었다.

정신없이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그만큼 마음은 편치 않았다.

오크들과의 전쟁도 아직 진행 중이다.

그에 따른 엄청난 혜택도 받았다.

무려……. 아공간을 선물로 받았다.

고룡 하르케우스 영혼이 전투에 감동 받았다며 선물한 아공간.

정신없는 와중에 긴가민가했던 선물이 엄청난 놈이었다.

레벨에 따라 사이즈가 커졌다.

활용도는 끝장이었다.

황금 같은 귀중품과 마력 도끼 같은 무기 보관도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마력석도 획득했다.

마력을 자체 발산하는 녀석은 오크 대전사의 배꼽에서 뽑아냈다.

개수는 무려 20여 개.

제롬이 그거 하나가 1,000골드가 넘는다고 했다.

일단 아공간에 쟁였다.

지구에 돌아가면 어디든 쓸 곳이 있을 물건이었다.

“영주님. 끝까지 저희를 지켜주실 거죠?”

상처가 다 나은 꼬맹이가 해맑게 웃으며 묻는다.

“그럼~. 영주님은 반드시 지켜주실 거야. 그러니까 잭 너도 잘 먹고 잘 자라서 영지의 멋진 병사가 되어야 한다~.”

“네! 엄마. 난 영지의 병사가 돼서 영주님을 지켜드릴 거야!”

“…….”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내가 없었다면 이 영지로 피신해 온 이들은 어떻게 될지 몰랐다.

만약 지금 지구로 돌아간다면…….

- 크나큰 신뢰를 획득했습니다.

- 마나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 본래 있던 차원으로 이동 가능합니다. 마나 포인트를 지불하고 돌아가시겠습니까?

“!!!”

갑자기 들려온 알림음에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지구 귀환 포인트 충족!

인간들 목숨을 구명한 일에 상당한 포인트가 주어진 것 같다.

이곳 인간들의 삶이 절박했던 만큼 포인트도 그에 상응했던 것이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그동안 이곳 영지민들과 용병들과 암암리에 정이 많이 들었다.

이렇게 돌아가면 어떻게 다시 만날 수나 있는지 몰랐다.

돌아가서 비비안을 구할 수 있는지도 장담 못 했다.

그렇다고 기회를 버리고 머물 수도 없다.

또랑또랑 바라보는 잭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나를 향해 활짝 웃는다.

저 눈빛, 무한히 보내는 순수한 신뢰였다.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선택의 순간이었다.

잭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

놀라 눈을 껌벅이는 모자.

“젝……. 영주님 믿어라.”

“네?”

“반드시 널 지켜주겠다는 약속의 증표다.”

잭의 새끼손가락에 나의 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도장을 찍었다.

“헤에~.”

아무것도 모르는 잭이 웃는다.

순수한 영혼의 눈동자가 더 푸르게 빛난다.

나도 웃었다.

더는 머뭇거릴 수 없었다.

이제는 떠나야 할 순간.

약속의 증표를 남기고 무심히 등을 돌렸다.

“아공간 개방!”

스르릇.

나에게만 보이는 아공간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열렸다.

그곳에 손을 넣었다.

손에 잡히는 묵직한 것의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지구로……. 귀환한다!”

- 포인트를 사용해 지구로 귀환합니다.

파아아아앗!

커다란 빛이 터졌다.

그리고…….

***

“아!”

비비안은 공포에 파랗게 질렸다.

앞을 가로막고 있던 다니엘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빠르게 다가오던 악마들이 멈췄다.

놈들도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비비안을 향하던 아사신은 개의치 않고 혀를 날름거렸다.

비비안 바로 3미터까지 다가온 아사신의 킬러.

노란 눈동자가 살인 욕망에 더 번들거렸다.

“키키키키.”

악마처럼 놈이 웃었다.

손에 달린 기다란 칼날이 비비안의 하얀 목을 노리고 다가왔다.

파르르 파르르.

비비안은 죽음의 공포에 몸이 떨렸다.

‘다니엘……. 안녕.’

갑자기 사라져 버린 다니엘이 없는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와의 짧은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행복했다.

사르릇.

비비안은 위급한 상황 앞에서도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이제 곧 만나게 될 엄마가 있었다.

눈을 감았다.

다니엘과 좀 더 나누지 못했던 애틋한 이야기들이 못내 아쉬웠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와 함께 못다 한 여행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콰직!

그때 갑자기 귀에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깔끔하게 무언가 베어질 때 나오는 소리였다.

터덩 텅.

“???”

양쪽으로 뭔가 무너져 부딪히는 물체의 충격도 감지 됐다.

촤아아아아아앗.

압력에 의해 쏟아지는 분수 같은 소리도 들렸다.

눈을 살며시 뜨는 비비안.

“!!!”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연기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던 그 남자였다.

그의 듬직한 어깨가 보였다.

손에 빛이 나는 도끼를 들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남자.

그의 발아래 머리통이 쪼개진 아사신의 몸뚱이가 파닥거리며 뒹굴고 있었다.

“다, 다니엘…….”

비비안의 입술을 비집고 나오는 남자의 이름.

“비비안 눈 감아. 조금만 기다려.”

부드럽지만 단호한 다니엘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뭔가 느낌이 달랐다.

다니엘 목소리와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전과 너무 달랐다.

“하아.”

하지만 비비안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기다리라는 말에 안심이 됐다.

비비안은 눈을 감았다.

빨리 이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가길 간절히 바랬다.

***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공간에서 도끼를 뽑아 들고 차원을 이동했다.

차림도 입고 있었던 청바지에 셔츠로 바뀌어 있었다.

그을린 피부와 탄탄해진 근육만이 이계에 다녀왔음을 증명했다.

비비안의 목에 칼을 들이밀던 아사신의 대갈통을 쪼갰다.

인간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놈들이었다.

뿜어지는 피분수를 도끼로 막았다.

“!!!”

나의 움직임에 놀라는 아사신들이 보였다.

이계로 가기 전까지 순간순간이 두려웠던 놈들이 이제 만만해 보였다.

굳이 뒤돌아 비비안을 확인하지 않았다.

“아사신…….”

차원 이동한 흑마법사의 끄나풀 같은 놈들이다.

놈들과 눈이 마주쳤다.

새끼들, 눈에 당혹감이 가득했다.

순간 사라졌다 갑자기 나타난 내가 유령처럼 보일 것이다.

그것도 손에 도끼까지 들고 나타났다.

마력 도끼인 줄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마법을 배워오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았다.

이계에 갔다 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강해져야 목숨 지키며 살아남을 수 있다.

총에 이어 흑마법을 사용하는 아사신의 등장이 끝이 아닐 것이다.

“마, 마법사!”

나무에 매달려 있던 놈이 마법사를 언급했다.

“노노~ 정령사~.”

놈이 알아듣지 못할 이계어로 답했다.

일그러지는 놈의 표정.

“죽여!!!”

떨어지는 명령.

그것도 틀렸다.

죽여가 아니다……. 내가 죽인다!

타앗!

바닥을 박찼다.

돌격해오는 놈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펑! 퍼버버벙!

드래곤 호흡법으로 전환되며 내공의 질이 달라졌다.

뿜어지는 발경 기술로 두 놈을 동시에 날렸다.

“크아아아아악!”

“컥!”

장풍에 얻어맞은 아사신들이 비명을 토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정면에서 칼날을 세워 배를 노리며 날아오던 놈은…….

파가가가가강!

칼날이 수수깡처럼 박살났다.

쩌어어억!

그리고 도끼 손잡이에서 느껴지는 깔끔한 느낌.

쫘아악, 놈의 몸뚱이가 반으로 쪼개졌다.

비명도 없었다.

“헙!”

아사신 대장놈이 신음 토했다.

녀석에게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짜증도 났다.

이계로 잘못 날아가 오크간식이 될 뻔했다.

대신 살아남아서 이렇게 여러 능력을 획득했다.

고마움을 진하게 전하고 싶었다.

바닥을 박차고 놈을 향해 날아갔다.

몸이 전과 달리 가볍고 빨라졌다.

놈이 잡고 있던 나무를 튕겨내며 몸을 날렸다.

그래 기다리고 있었다!

들고 있던 도끼를 있는 힘껏 힘을 담아 시원하게 날렸다.

쇄애애애애애앳.

제트기 날아가는 굉음과 함께 강맹하게 회전하며 날아가는 도끼.

콰직!

놈의 몸통을 그대로 관통하며 날아갔다.

터엇.

바닥에 착지했다.

스스스스스스슷.

거짓말처럼 삽시간에 걷히는 진한 안개.

“우, 움직이지 마!!!”

그때 일단의 무장한 사내들이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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