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화 (197/1,284)

 # 197

회귀의 전설

197장. 파티에 초대받다 (2)

내따라라라라라~ 딴딴♪.

하루 만에 한국에서 조회수 100만을 찍어버린 무명의 피아니스트 동영상.

- 이 남자 한국인이래? 이거 실화야?

- 에이 말도 안 돼? 이 비주얼이 어떻게 한국인이야? 내가 모르는 연예인은 없어.

- 한국대 다닌다는 소문 돔.

- 레알? 진짜?

- 한국대 음대생이 직접 밝혔음. 법대 신입생인데 음대를 초토화시켰다고 함.

- 오오오오오! 죽인다.

- 역시 한국대 법학과는 넘사벽……. 인정!

- 괴물들만 산다더니…….

- 그런데 저 여자 프랑스인이야? 갑자기 웬 키스를?

- 흐흐흐. 정열의 나라 프랑스잖아.

- 개부러운 놈……. 나도 오늘부터 피아노 배운다!

- 망상도 병이다. 약 처묵으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로 한국 네티즌들이 급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럽인들 사이에서만 열풍이었다.

세기의 피아니스트 등장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 소식이 한국까지 퍼졌다.

누가 봐도 대단했다.

현직 피아니스트가 인간이 연주할 수 없는 경지의 연주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뒤를 이어 세계적 연주자나 피아니스트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체를 알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쳤다.

그때 한국에서 일이 터졌다.

프랑스 축제에서 엄청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보였던 피아니스트의 정체가 밝혀졌다.

한국대 법학과 신입생이라고 한국대 음대생이 밝혔다.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한국대 법학과는 본래 인간이 아님을 대한민국 국민은 암암리에 인정하고 있었다.

“뭐야? 이거 대표님이잖아!!!”

“어? 장 대표님 피아노 능력자야?”

내일 미국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회사에서 모인 유세라와 도도희는 깜짝 놀랐다.

한국대 법대생 동영상이라는 실검을 클릭하는 순간 익숙한 남자가 보였다.

LOR 투자대표가 떡 하니 화면에서 재생됐다.

그것도 세기의 피아니스트라는 칭찬을 받고 있었다.

“어머머! 저 여자 뭐야!”

유세라는 연주가 끝나자 달려들어 키스하는 미녀에 어머머를 연발했다.

“으으……. 저럴 줄 알았어. 에휴.”

도도희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 여자 친구는 아니겠지?”

“언니, 대표님 현지 애인 아냐?”

“무슨 소리야. 예전에는 홍콩에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전혀 아니었어.”

유세라가 고개를 저었다.

언제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서 웬만한 여자는 다 감지됐다.

전혀 여자 친구가 있는 남자의 행동이 아니었다.

“남자나 여자나 얼굴값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더니…….”

도도희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희야, 우리도 유럽 갈까?”

“됐어. 사업하는 남자 저 정도는 기본이지. 울 대표님은 양호한 편이야.”

“와아. 너 진짜 마음 넓다.”

“넓은 게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는 거야. 언니도 생각해 봐. 대표님 같은 남자가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나이도 이제 파릇파릇한 스무 살인데.”

“그건 인정.”

“신경 끄고 우리도 휴가에 집중하자. 내가…… 그쪽 출신이잖아. 말만 해. 그냥 다 섭외할 테니까.”

“됐어! 우리 대표님 그거 알면 비행기 표 안 끊어준다.”

“왜?”

“흐흐흐. 은근 나쁜 남자거든.”

“와아아…….”

유세라와 도도희는 대표 뒷담화에 흥을 올렸다.

지금 그들은 대표가 유럽에서 어떤 짓을 벌이고 있는지 전혀 짐작을 못했다.

***

“까르푸 부사장 아들이라고? 참나…….”

어이가 없어 혀를 찼다.

점심시간에 찾아온 진상들은 비바안의 대학교 동창들이란다.

개중에 시비를 진하게 걸던 가브리엘은 까르푸의 부사장이자 대주주의 아들이었다.

비비안에게 데이트 신청 몇 번 했다가 대차게 까였던 전과를 갖고 있었다.

그런 비비안이 나와 함께 있는 모습에 눈알이 돌아갔다.

내가 너무 착하게 보인 것 같다.

매출 수십조짜리 회사도 날려버린 나의 정체를 몰라봤다.

각오는 하고 왔지만 이걸 참고 넘어 갈 수는 없었다.

비비안의 명예도 달렸다.

그것도 날 차이니스로 봤다.

기분이 무지 더러웠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다니엘.”

“어?”

수줍은 비비안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이런! 신이시여!

저녁 파티를 거하게(?) 초청받았기에 드레스 코디를 위해 마르세유 명품 거리로 나왔다.

세계일주 유람선이 기항하는 곳답게 항구 가까운 곳에 명품점이 즐비했다.

명품 고장 프랑스다운 면모로 모두 다 이름 좀 들어봤던 것들뿐이다.

개중에 지방시라는 매장에 들어갔다.

비비안은 그곳에서 추천받은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어머! 대단한 핏이에요. 우리 모델들보다 더 완벽해요!”

호모 같은 머리 벗겨진 가게 주인 프랑스 아저씨가 박수를 치며 좋아라 했다.

완벽했다.

명품을 입는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는 건 아니다.

워낙 미모와 몸매가 되었던 비비안은 옷 하나에 사람이 달라졌다.

가슴이 살짝 보이는 블랙계열의 드레스는 새하얀 피부와 투톤으로 어울렸다.

액세서리 하나 걸치지 않았는데도 자연 미모가 열일 했다.

“괜찮아?”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그래도 확인받고 싶어 하는 비비안의 마음이 느껴졌다.

엄지손을 척 하고 올려줬다.

“완벽해. 더할 나위 없이.”

길게 표현해 봐야 더 보탤 말도 없었다.

“고마워~.”

비비안이 활짝 웃는다.

샤크한 그녀의 미소는 1,000만 불짜리다.

저런 딸이 가출한 걸 알면 아빠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반드시 비비안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 주고 싶었다.

“제 슈트도 추천해 주십시오.”

“손님, 그 말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호호. 이건 어때요?

호호 웃는 40대 초반의 프랑스 아저씨 눈빛이 요상하다.

끈적끈적한 눈으로 날 훑는다.

마르세유는 이번 생에는 다시 오지 않는 걸로 결심했다.

옷을 받았다.

댄디한 스타일의 슈트를 추천했다.

옷을 받아 탈의실에서 갈아입었다.

하얀 셔츠에 타이 없이 가볍게 슈트를 걸쳤다.

맞춰 입은 것처럼 편했다.

추천 받은 구두까지 세트로 장착하고 밖으로 나왔다.

“와우!”

게이인 듯한 프랑스 아저씨가 하트를 남발한다.

“완전 멋있어! 한눈에 반할 것 같아~.”

비비안의 립 서비스도 최강이다.

“결제하죠.”

“넵! 손님.”

결제라는 말에 게이인 듯한 아저씨가 미소를 크게 지었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엇!”

블랙 카드를 받아들고 주인이 크게 놀랐다.

왜 유명인들이 블랙 카드에 목메는지 짐작이 갔다.

“최고로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프랑스 아저씨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들어왔을 때 받았던 서비스와 급이 완전 달랐다,

직원들도 자세를 다시 잡았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로밍해 놓은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로버트다.

“로버트.”

- 보스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래요?”

- 보디가드도 같이 보냈습니다.

“그것까지는 됐습니다.

- 까르푸에 대한 공매도는 바로 진행 중입니다.

“적절한 맛 좀 보여주시면 됩니다.”

- ……경영진을 교체하겠습니다.

“일단 기다려 주십시오.”

- 알겠습니다. 보스.

“그리고 내일 부탁했던 파티는 충분히 그리고 완벽하게 부탁드립니다.”

- 걱정 마십시오. 최고의 전문가들로 섭외했습니다.

“고마워요. 로버트.”

- 아닙니다. 보스. 무슨 문제가 있다면 바로 호출하십시오.

“그럼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통화가 끝났다.

유럽에도 갑질이 넘쳤다.

거기에 인종차별까지 더해지니 입맛이 썼다.

갑질에 특효약은 갑질로 대응해 주는 것이다.

바로 로버트를 호출해 까르푸에 대한 금융 작업을 지시했다.

프랑스에서나 잘 나가지 해외에서는 죽을 쓰는 까르푸다.

한국에 와서도 개 털리고 철수했었다.

스르륵.

그때 문이 열렸다.

정장을 입은 중년의 프랑스 남자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다니엘 장 대표님이십니까.”

“맞습니다.”

“만나 뵙게 영광입니다.”

깊숙이 고개를 숙이는 안면이 없는 남자.

“자동차를 가져왔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차 열쇠를 건넸다.

키가 두 개다.

“은색 메탈 키는 고속 주행 시 사용하면 됩니다.”

도대체 무슨 차야?

“부가티…… 베이론!”

“세상에! 정말?”

밖에서 여자들의 놀라는 탄성이 들려왔다.

창밖을 봤다.

매장 주차장에 든든하게 주차되어 있는 빨간 주둥이에 새카만 망토를 입은 녀석.

이건 좀 강했다.

로버트에게 간략하게 말했다.

마르세유에서 까르푸 부사장 아들에게 무시당하며 파티에 초청받았다고 말이다.

킬러를 보내겠다는 걸 말렸다.

로버트는 내 일이라면 사람 죽이는 것도 불사할 판이었다.

그것까지는 필요 없고 파티 준비를 부탁했다.

오늘은 손님이지만 내일은 호스트가 되고 싶었다.

또한 렌터카를 몰고 갈 수는 없어 차량도 한 대 부탁했다.

숙녀를 모시고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알아서 준비하겠다는 답이 왔다.

역시 로버트는 흡족하게 판을 만들어 줬다.

한국에서는 눈치 때문에 타고 다니기 꺼려지는 엄청난 슈퍼카.

떡하니 주차장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액세서리 구입할 때까지 주차 좀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하루 종일, 아니 일 년 내내 주차장으로 사용하십시오.”

게이가 분명한 아저씨가 황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겉으로 보여줄 건 보여주고 살아야 할 것 같다.

프랑스도 재력이 모든 중심의 기준인 것 같았다.

“비비안. 시계가 필요할 것 같아.”

“어? 어…….”

비비안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블랙 카드와 슈퍼카를 마음대로 지르는 나의 정체가 궁금한 눈치다.

날 가만히 보는 비비안.

싱긋 웃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람의 마음은 살 수 없는 법.

날 있는 그대로 봐줬던 비비안에게 더한 선물도 할 수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매장을 나섰다.

물론 나가기 전에 타고 왔던 티구안 키는 배달맨에게 맡겼다.

로버트가 마르세유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해 놨다.

이놈의 갑질, 놈들 때문에 딱 하루 만에 무장 해제된 프리한 여행 스타일.

단단히 그 대가를 받아낼 생각이다.

할배가 당부하지 않았던가.

옆집 개들 때려잡고 네 마음대로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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