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버림받았고 비참하게 죽었다. 억울한 삶이 저물었고, 빌어먹게도 과거로 돌아왔다. ‘두 모녀가 나란히 개죽음당하는군. 네게는 유감이야.’ 사람답게 죽지도 못했다. 억울한 개죽음은 샤를로프를 열아홉살 그날로 돌려놓았고, “이만 떠나요.” 이젠 모두 끝낼 때였다. 이번 삶이 망가져도 좋다. 미련도 후회도 없다. “나는 망가져도 좋아요.” 살아생전 어머니가 그리워하던 외가댁에 어머니를 돌려보내고, 지난 삶, 제 가족과 친지들을 죽여 패륜아로 불리던 황제. 벤하민 비센노프. 짐승이라 일컫던 폭군에게 삶을 내던졌는데……. “나는 아직도 네게 목말라.” 그가 갈증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