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415화 (415/489)

◈ 415화. 제대로 바라보도록

마탑 전면 개방 이후.

아르카나 대륙으로 향하는 길은 항상 열려 있었다.

“여기가 아르카나 대륙인가?!”

포탈을 통해 아르카나 대륙에 진입한 플레이어들.

선발대가 공유한 정보는 후발대에게 지표가 되었다.

“그러니까 여기가 클라우디령이란 거지……?”

“설마, 저게 말로만 듣던 이호열 저택인가?”

“와씨 뭐가 저렇게 휘황찬란하냐?!”

현실에 무작위로 생성되는 균열이다.

덕분에 세계를 순회하며 호화스러운 5성급 호텔을 경험한 플레이어가 대다수였거늘. 클라우디의 저택은 그를 능가하는 고풍스러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점멸하는 메시지.

몇몇 플레이어는 드디어 의문을 해결했다.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에 이런 영지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어. 역시, 히든피스여서였구나? 플레이어나 NPC나 이런 저택을 다들 그냥 지나쳤을 리가 없지.”

시작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

이럴 때가 아니다.

말로만 떠들 필요가 있을까?

“사냥도 좋지만, 일단 저택부터 천천히 구경하는 게 어때? 대체 얼마나 넓길래. 그리고 얼마나 여유가 넘치길래. 숙박비도 안 받는다는 거야, 이호열은?”

“쓰읍. 이호열이라니, 말버릇 좀 봐.”

“아니지, 이젠 총대장님이시지!”

호의도 보통 호의가 아니었다. 긍지에 이끌려 성전 연합군에 몸을 담은 게 아닌 플레이어들조차도 총대장 호칭을 내뱉게 할 정도의 호의였다.

“자, 잠깐만. 저기 석상 방금 움직인 거 아냐?!”

“석상이 움직였다고? 저 큰 게?”

“뭔 헛소리야. 무슨 괴담이라도 보고 왔냐.”

설렘과 기대감을 띤 후발대가 하나둘.

포탈을 통해 클라우디령에 도착하던 때였다.

두두두─

별안간 느껴지는 압력.

클라우디령 대지가 울리기 시작했다.

“!”

발바닥을 타고 진동이 느껴질 정도.

이내, 그 원인이 시야에 들어왔다.

자신들과 같은 플레이어들이었다.

가늘게 뜬 시선.

어렵지 않게 그 정체를 알아본다.

워낙 유명인사가 섞여 있어 떠올리기 어렵지 않았다.

“슈레이그? 쟤네 세컨드 썬인데?”

그런데, 길드 마스터 슈레이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플레이어들은 그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해 봤다.

아무래도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역시, 안토니움으로 향하는 건가?”

제국 수도 안토니움이 봉쇄된 상황.

그 소식은 현실로 복귀한 플레이어들을 통해 전달된 참이었다. 봉쇄의 원인이라도 찾은 모양. 세컨드 썬을 필두로 클라우디령에 남아있던 거대 연합 길드원들도 세력에 합류한 듯했다.

저벅저벅.

서로 스쳐 가는 플레이어들.

눈치를 보던 후발대가 물었다.

“혹시 안토니움으로 향하시는 겁니까?”

“뭐, 그렇습니다.”

“그……. 저희도 합류해도 될까요?”

사건은 기회가 되고, 기회를 놓쳐선 뒤처지게 되는 법. 클라우디령 관광이야 나중에도 천천히 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현재 아르카나 대륙에 발동 중인 버프를 고려한다면…….

‘척 봐도 대형 이벤트인데, 놓칠 수 없지.’

물론, 봉쇄의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안토니움에서 공성전이 벌어지리란 건 물 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왜, TV에서 주둥이만 털어대는 돌팔이 전문가들도 예상할 정도로 말이지.

후발대는 찰나의 순간, 잔머리를 굴렸다.

‘우리에게도 명분은 있으니까.’

성전 연합군 소속이란 명분이.

그 대화를 듣고 있던 걸까?

거대 연합의 간부, 강은택이 다가왔다.

“지원군은 언제든지 환영이지.”

“그럼 바로 합류하…….”

“하지만 전황은 똑바로 알고 있어야지 않겠어?”

어중이떠중이와 보상을 나누고 싶지 않아서?

아니면 성전 연합군 선배의 텃세?

그따위 착각은 아무래도 좋았다. 강은택은 이제 막 아르카나 대륙에 진입해 안토니움의 상황을 알 턱이 없는 플레이어들에게 가감 없이 말했다.

“현재 안토니움의 거대 연합, 그리고 3인의 선임 마법사들께서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안토니움이 점령당했다는 귓속말만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시지.”

“……!!!”

“또한 총대장님께서도 부재중이시다. 전언에 따르면 그분의 지원은 나흘 뒤에나 바랄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나흘, 남은 건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 말에 하얗게 얼굴들이 질린다.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다.

강은택은 입꼬리를 비뚤게 올렸다.

‘애매한 각오라면 꺼져라.’

남태민, 히사기, 레오니.

현재 거대 연합의 세 길드 마스터는 플레이어 공식 랭킹 1, 2, 3위를 차지한 최상위 랭커였다. 그들로도 모자라 마탑의 선임 마법사가 셋이나 합류한 상황.

그럼에도 모두가 위기에 처한 것이었다.

슈레이그가 강은택의 말에 힘을 실었다.

그 표정이 런던 사태 때만큼이나 비장했다.

“합류하겠다면 죽음을 각오하는 게 좋아.”

“……아무리 그래도 목숨까지는.”

“그렇다면 우릴 방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그, 그렇게 하겠습니다!”

후발대는 얼른 길을 비켰다.

“……와씨 미친 거 아냐?”

그러고는 거침없이 나아가는 세컨드 썬과 거대 연합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솔직하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들의 말에 따르면 안토니움은 사지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합류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어?”

전황이 역전될 가능성도 없는데, 더 나아가 목숨까지 걸어야 한단다. 아무리 보상과 공적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플레이어라고 한들. 현실에도 아닌 아르카나 대륙에서 객사를 각오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일까?

“진짜 갔는데요?”

클라우디령을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이 이젠 대단하게만 보였다.

물론, 누구도 후발대를 비판할 수 없었다.

목숨이 걸린 상황이다.

누구도 선택을 강요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역시나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때.

꾸벅.

별안간 고개를 숙이는 포니테일.

“저, 죄송하지만 여기까지 동행하겠습니다!”

지팡이를 쥐고 있던 마법사, 서정연이 입을 열었고.

“후우.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저희도 이쯤에서 빠지겠습니다.”

대검.

방패와 철퇴.

최정훈과 한성욱도 서정연의 뒤를 쫓아 플레이어 무리에서 이탈했다. 슬쩍, 고개를 뒤로 돌리자 미친놈을 보는 듯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뭐, 그럴 만도 하겠지.

최정훈이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쟤넨 몰라도 우린 완전 뒈지러 가는 거잖아?”

반올림해서 간신히 300레벨 턱걸이.

대격변 이후, 그 출발선이 뒤처져도 한참이나 뒤처졌던 세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 사람의 각오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래, 경험이 있었으니까.

한성욱이 피식 웃음을 뱉었다.

“이제 와서 목숨이 아까워? 따지고 보면 우린 애초에 그 지하철역에서 죽은 목숨이었잖아? 그때 우리 최정훈이 표정 장난 아니었는데.”

그렇다.

자신들의 목숨은 이미 [놀의 지하 창고]에서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아득한 과거, 호열에게 구원을 받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악마의 먹잇감이 되었겠지.

최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

“뭐래? 총대장님도 기억 못 하실 얘길 하고 있네.”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 그리고 아르카나인들과 마주쳤을까?

단순하게 스쳐 지나갔던 자신들을 기억하길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빚을 갚기 위함이었으니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서정연이 지팡이를 부여잡았다.

“그러니까 딱 1인분만 해보자고요!”

세 사람이 세컨드 썬.

그리고 거대 연합이 사라진 포탈에 뒤따라 진입한 순간이었다.

그들의 눈앞에 떠올랐다.

어쩌면.

믿음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는.

믿지 못할 메시지가.

[위대한 모험가가 황제 즉위를 앞두고 있습니다.]

……위대한 모험가?

세 사람의 머릿속.

아니, 모든 플레이어의 머릿속에.

위대하다고 칭할만한 플레이어.

장담컨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초, 총대장님……!!”

이호열.

*

AAU.

성현준과 윤수겸이 기겁한다.

“뭐, 뭐라고요?”

안토니움 봉쇄.

그 소식에 AAU엔 폭탄이 떨어졌었다. 손을 쓸 수 없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안토니움이야말로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제국의 수도였으니.

성현준이 메신저를 살피다가 입을 연다.

“다들 전황의 서고를 예상하고 있어요, 선배.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겠네요. 구체적이진 않지만, 초기 설정에서도 전황의 서고는 사기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아카식 레코드와 유사하니까.”

“그 당시엔 밸런스를 위한 장치였는데…….”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

제국은 절대적일 필요가 있었다.

날뛰는 플레이어들에게 예절을 주입할 존재가 제국이었단 뜻.

전황의 서고는 제국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무기였다.

플레이어란 변수마저 고려해 미래를 예측.

제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

물론, 진짜로 미래를 예측하는 건.

코스모의 기술력을 총동원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성현준이 떠오르는 기억에 고개를 끄덕였다.

“밸런스 패치에 덧붙일 그럴싸한 이유였죠.”

한마디로 밸런스 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정에 불과했다는 것. 그러나 대격변 이후, 전황의 서고는 자신들조차도 알지 못하는 살을 붙여 실현됐을 터였다.

윤수겸이 잘근 입술을 깨문다.

“어떤 괴물이 돼서 깨어난 건지 짐작조차 안 돼.”

그러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아르카나 대륙에서 소식이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들고 온 속보가.

“서, 선배! 안토니움이 장미랑 가시넝쿨에……!”

그뿐만이 아니었다.

봉쇄된 안토니움에 진입을 앞두고 있던 거대 연합의 남태민, 히사기, 레오니. 그리고 마탑의 선임 마법사들조차도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AAU엔 말 그대로 찬물이 쏟아진 듯했다.

“이런 미친.”

이호열 제외 플레이어 랭킹 1, 2, 3위.

그리고 아르카나 대륙을 통틀어도 무력으로는 순위권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마탑의 선임들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 출현했다니.

“분명해. 전황의 서고가 폭주한 거야.”

“그런 사기적인 설정을 붙여두니까…….”

“레이먼 션, 그 자식은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을까.”

우리가 전황의 서고라는.

감당할 수 없는 설정을 제국에 덧붙인 후폭풍은 아닐까.

AAU가 죄책감에 빠져있길 수 시간.

“……어라?”

현실보다 시간의 흐름이 무려 네 배나 빠른 아르카나 대륙에서 새로운 소식이 현실로 전해졌다. 그건 충격을 넘어 모두를 경악케 할만한 소식이었다.

성현준이 설마 하며 입을 열었다.

“위, 위대한 모험가가 황제 즉위를 앞두고 있다고……?”

“위대한 모험가? 보나 마나 우리 유스라 총책임자님을 말하는 거겠지. 그런데 뒤에는 뭐라고 했어? 전황의 서고 생각하느라 제대로 듣질 못했네.”

“초, 총책임자님이 황제 즉위를 앞두고 계시데요!!”

“뭐, 뭐라고?!”

덜그럭!

손에 쥐고 있던 머그잔을 놓칠 정도의 충격.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어가 제국의 황제라니.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할 시절에도 가정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윤수겸이 흥분을 가라앉혔다.

“플레이어들이 뭔가 오해한 거 아냐? 총책임자님이 아무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맹활약하셨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그런 영향력을 습득하는 건…….”

“안토니움 성벽, 그리고 제국 곳곳의 도시와 마을들을 재건하신 게 총책임자님이시라는데요? 애초에 아르카나 대륙에 이호열, 이름 석자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대요!”

“허.”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쩌면.

총대장님께선 피보다도 짙은 물이 되실 수 있었다.

정말, 황위 계승 일 순위를 차지하셨을지도…….

“이거, 더는 웬만한 일론 가슴이 안 뛸 것 같았는데.”

당연하지 않나?

마왕을 보고, 드래곤을 보고, 그런 절대적인 몬스터를 처치한 플레이어들의 활약상까지 목격했다. 그 이상의 눈 호강은 없으리라 생각했거늘.

“비로소 합당한 대접을 받으실 때가 온 건가.”

지부장, 박민재가 관제실 모니터를 바라본다.

실시간으로 하나의 화면으로 통일되어 가는 모니터들. 호열이 아르카나 대륙, 제국의 황제 즉위를 앞두고 있다는 속보가 속속들이 떠오르고 있다.

물론, 아직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

VBC의 간판 프로듀서 현용석.

현용석이 핸드폰 너머 윤종진을 닦달한다.

“그동안 우리들 김칫국이 적중한 적 있어?”

현용석은 호열을 믿고 있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호열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믿었다.

세상 모두가 호열의 황제 즉위를 믿어 의심치 않는 상황.

현용석도 그에 관해선 동감이었다.

위대한 모험가.

그 칭호는 단연코 호열밖에 거머쥘 수 없는 칭호일 테니까.

그러나.

“밋밋하게 왕관을 머리에 쓰실 것 같아?”

분명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리라. 현용석은 그 사건을 카메라에 담을 생각이었다. 다른 방송국들이 자칭 전문가를 불러놓고 제국 황제의 가치에 관해 떠들어 대고 있는 지금.

“우리는 포착해 보자고. 그 순간을.”

현용석은 투데이 아르카나의 편성도 미룬 채 도박수를 던졌다.

물론, 그런 현용석에게 휘둘리는 윤종진은 죽을 맛이었다.

통화를 마친 윤종진이 한탄을 뱉는다.

“아니, 그래서 어딜 찍으란 거야?”

일개 방송국 카메라 감독에 불과한 자신이었다.

마법으로 현실에 번쩍, 아르카나 대륙에 번쩍하는 호열을 무슨 수로 쫓는단 말인가? 윤종진은 한숨을 삼키곤 할 수 있는 최선의 앵글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순간을 포착했다.

“어?”

유스라 왕국.

황금 궁전.

문득, 깃발이 솟아올랐다.

윤종진의 눈이 움찔거렸다.

“……장미? 저거, 제국기잖아?”

유스라 왕국.

제국 소속이 아닌 고대 왕국이었거늘.

어째서 제국의 상징인 장미가 그려진 제국기를 내건 것인가?

깨닫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응?”

속속들이 전해져 오는 후배들의 메시지.

프로스트에도, 여신교단 성지 뮤온에서도, 심지어는 마탑도 제국기가 게양되고 있단다. 그러나 제국기는 높은 곳에 매달려 펄럭이지 않았다.

마치 조의를 표하듯.

낮게 매달려 고고하게 펄럭이는 제국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던 윤종진이 중얼거렸다.

“선배 말대로, 진짜 조금도 예상할 수 없으신 분이시네요.”

덕분에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 새로운 황제가 즉위를 앞두고 있다는 건.

전 황제가 사망했다는 뜻이었으니까.

.

.

.

점멸하는 [최후의 모험가].

현실에서의 24시간이 지났다.

나는 사전 약속대로 마탑으로 향했다.

몰려든 취재진들.

수많은 카메라.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네는 기자들.

차기 황제?

위대한 모험가?

그 쏟아지는 질문에 내가 해줄 말을 하나뿐이었다.

“이 순간, 그대들이 바라볼 것은 내가 아니다.”

그리고 마주했다.

라이언 하트 기사단.

황제의 오른팔, 하르콘을.

나는 감히 짐작할 수 없다. 하르콘이 느끼고 있는 슬픔의 크기가 어느 정도일지를.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하르콘과 라이언 하트 기사단을 너그럽게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시선이 마주친다.

슬픔이 깃든 눈이다.

이윽고, 하르콘이 결단한 듯 입을 열었다.

“제국, 라이언 하트 기사단. 기사단장, 하르콘 킹스가드.”

사자심의 기사들이 나를 향해 일제히 경례한다.

“총대장님과 이 세계의 애도에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뒤늦게 깨달은 걸까.

“……!!!”

좌중이 가라앉았다.

감히 플래시 하나 터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한 애도가 이어졌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