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5화. 짐승도 주인을 알아보는 법이거늘 (1)
아르카나의 상식.
스킬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그것이 아무리 강한 버프 혹은 디버프라고 해도 일정 시간. 시전자와 일정 거리가 멀어지면 그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
“……개새끼.”
거짓된 충심이 바닥을 드러낸 지는 오래전이었다.
아르카나 대륙에서 현실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서 깨닫고 말았으니까.
“류오쥔춘 개새끼가.”
자신이 군주라 섬기던 사내는 충심을 이용할 생각밖에 없었다고.
심정 같아서는……. 남은 한쪽 눈마저 나뭇가지로 찌르고 싶었다. 류오쥔춘에겐 아르카나 대륙의 풍경 하나도, 자신의 감각 하나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칫.”
하지만 이미 한쪽 눈을 대가로 지불하지 않았나.
시야를 완전히 잃게 된다면.
낯선 아르카나 대륙에서 버틸 재간은 없었다.
끼에에에엑!
수풀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비명.
“젠장.”
아르카나 대륙은 여전히 혼란했다.
마왕이 삭제됐으나 악마족 몬스터 전부가 사라진 게 아니다.
왕이 사라진 마당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스스로 왕이 되길 원하는 것인가. 오히려 크고 작은 악마들이 무리를 이뤄 대륙 곳곳을 들쑤시고 다니기도 했다.
“퉷.”
꾸역꾸역.
말라비틀어진 과일을 씹던 사내, 장안림이 중얼거렸다.
그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잔뜩 웅크린 상태였다.
“언제까지 찌그러져 있어야 하는 거지? 이따위로 목숨을 연명할 바엔 차라리 뒈지는 게 낫겠어. 류오쥔춘, 그 새끼가 내 비루한 꼴을 엿보고 있다는 것도 열이 뻗쳐서 참을 수 없다고!”
맞은편에 있던 창백한 사내, 용성락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동안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
“뭐라고? 운이 좋아?”
“먼저 뒈져버린 다섯 명에 비하면 우리 둘은 천운이 따른 거 아닌가? 우연하게도 서로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진 덕분에. 사냥이라도 하고, 풀뿌리라도 뜯어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데.”
“…….”
역정을 내려던 장안림은 꼬리를 내렸다.
용성락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만약, 재수가 없어서 혼자 고립되었다면.
[식인식물 네펜데스 : Lv.530]
[데스윙키 : Lv.550]…….
숲에서 마주친 몬스터에게 습격, 일찌감치 객사하고 말았을 테니까.
장안림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꿀꺽, 과일을 삼켰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그럼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나?”
장안림, 자신의 정신력은 이미 무너져내리기 직전. 맞은편의 용성락이 자신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도리도리 내젓는 고갯짓이었다.
“알았다면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씹, 나랑 똑같구만. 기대한 내가 잘못이네.”
“하지만 슬슬 마지막 발악을 해볼 때 아니겠어?”
“……마지막 발악?”
“기억하고 있나? 대륙에 진입한 순간, 떠오른 메시지.”
“메시지? 물론이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지금도 상태창은 발동 중인 버프로 가득하다.
굳이 상태창을 확인하지 않아도 멀쩡히 살아있는 게 증거였다. 온갖 사기적인 버프라도 있었기에 500레벨 몬스터가 쏟아지는 숲에서 생존할 수 있었으니까.
쯧, 용성락이 혀를 찼다.
“아니, 버프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럼 뭐?”
“모든 것이 흑암룡의 안배였다.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하냐는 거다.”
“……!”
초거대 길드 천하통일.
모략과 암투가 넘쳐나는 그곳에서 살아남아 얻은 건 하나였다.
생존을 위한 상황 판단 능력.
한 단어로 함축하면 눈치.
장안림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나?”
“글쎄. 그쪽이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겠군.”
“아니, 진짜……!”
“하하.”
용성락은 능청스럽게 웃고는 말을 이었다.
“아르카나 대륙에서 우리가 생존할 방법은 제국을. 그게 아니면 하다못해 마을이라도 찾아가는 거야. 잊지 않았겠지?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 도시와 마을이 수행하던 역할을.”
“알지, 알지.”
장안림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작은 마을의 여관이라고 해도 숲이나 동굴보다는 안전하다. 게다가 허름한 여관에서라도 눈을 붙여야지만 [불면증], [집중력 저하]를 비롯한 각종 디버프를 면할 수 있었으니까.
용성락이 이유를 덧붙인다.
“비단 목숨만을 위해서가 아니야.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처럼 사냥에 집중할 수 있다면? 적용 중인 버프를 고려하면 하루에 1레벨 업도 꿈이 아닐 테지.”
“하루에 1레벨이라고……?”
꼴깍─!
‘하루에 1레벨이면 한 달이면 30레벨?’
비릿한 과즙 때문에 버렸던 입맛이 돌아오고, 축 늘어졌던 육체에 활력이 돌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살아남을 수 있다면. 류오쥔춘, 그 개자식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는 게 의욕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이 있었다.
“그래서 물어본 거야.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하냐고. 문제는 류오쥔춘이 우리 시야를 엿보고 있는 게 아니야. 아르카나 대륙 전역이 이호열의 영향력 아래에, 손바닥 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거지. 우리는 그런 이호열의 유일하다시피 한 적이고.”
“젠장맞을 천하통일…….”
오성은 개뿔.
류오쥔춘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보니 족쇄도 이런 족쇄가 없었다. 한데, 화를 곱씹던 중 의문이 들었다. 현실도 아니겠다, 자신들의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겠다. 소속 길드 정도야…….
“그거 숨기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는 거 아닌가?”
역시나 오답이다.
“우리가 어째서 기뻐했는지를 떠올려 보는 게 어때.”
“그야 류오쥔춘에게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 흔치 않은 기회여서였지. 아르카나 대륙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접속기. 그 접속기를 이호열이 하나, 나머지 일곱을 천하통일이 독점 소유 중이었으니 말이야.”
그 말인즉.
아르카나 안에서.
이호열이 알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전부 천하통일 소속이라는 뜻.
“아니, 젠장맞을 천하통일 진짜……!”
아르카나인들에게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숨길 자신은 없었다. 현실에서 아르카나인이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자신들도 아르카나인 입장에선 이방인이 따로 없을 테니까.
용성락의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됐다.
“그러니 남은 건 도박이다. 이호열, 그가 눈엣가시였을 우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를. 아닐지를 운에 걸어야 하지. 그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지배에서 벗어난 마당에 류오쥔춘이라면 모를까.
이호열에게 악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이호열의 입장은 그게 아니겠지. 자신들이야말로 이호열에겐 때려잡아도 시원치 않을 하루살이에 불과할 터.
장안림과 용성락.
두 사내가 비장한 얼굴로 대화를 마쳤다.
“동이 트면 동전을 던져 보는 수밖에.”
그리고 다음 날.
두 사내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그러던 중 깨달았다.
“……하하하하.”
행운의 여신이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편인 모양이라고.
[대륙의 패권을 위한 전쟁이 시작됩니다.]
[황금의 막시마가 제국을 향해 전쟁을 선포합니다.]
[숲의 유그릭이 제국을 향해 전쟁을 선포합니다.]
[용맹의 캔설이 제국을 향해 전쟁을 선포합니다.]
[전율의 아카몬드가 제국을 향해 전쟁을 선포합니다.]
전쟁 퀘스트.
심지어 제국을 향한 전쟁 선포였다.
그렇다는 건……?
장안림이 설마 하며 입을 연다.
“이, 이 세력들이 제국! 그러니까 이호열의 적이란 뜻인가?”
“맞아.”
“……이봐, 용성락이. 이거 우리에게는 기회 아냐?”
끄덕.
“그것도 맞아.”
샤이닝과 더불어 아르카나 대륙 전기에서 가장 많은 전쟁 경험을 지녔던 게 바로 자신들, 천하통일이었으니까. 덕분에 두 사내는 전쟁 퀘스트가 어떤 보상을 가져다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용성락이 나지막이 입을 연다.
“전쟁 퀘스트에선 이기는 쪽이 모든 걸 거머쥔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도박보다는 능력대로 벌어가는 게 낫지 않겠어?”
*
나는 곧장 제국으로 향했다.
전쟁이 선포된 상황.
마음 같아서는 황제의 궁으로 포탈을 열고 싶었거늘. 절차를 중요시하는 몸뚱이가 그럴 수 있겠냐. 나는 제국의 수도, 안토니움 정문 앞에 꼿꼿하게 섰다.
‘처음 진입할 땐 말 그대로 쇼를 했지.’
……뭐가 자랑스러운 거라고.
흑암룡인 걸 증명하려고 흑암룡 전설을 실체화하질 않나, 백성들의 환호 속에서도 위풍당당하게 행진하질 않나, 하여튼 세상 낯부끄러운 짓은 다 했었단 거다.
물론,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문을 열어라!”
나를 알아차린 경비병이 경례와 동시에 외쳤다.
그 후에는 뭐, 일사천리였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안토니움은 수도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다그닥─
절차의 복구.
마차로 손님을 황궁으로 모실 정도의 여유가 생겼단 거지.
덕분에 나는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고뇌했다.
‘이래도 되나?’
제국에도 4가문의 선전포고는 전해졌을 거다. 마차 창문으로 스쳐 가는 풍경에서 느껴지는 부산스러움이 그 증거였다. 그런 와중에 귀빈 대접을 받고 있는 게 맞나 싶었는데…….
뻔뻔한 감상이 튀어나온다.
“작은 소동에 지나친 소란은 삼가야 하는 법이지.”
……어련하시겠습니까, 아주!
입방정에 시달릴 바엔 그냥 다물고 있는 게 낫겠군.
결국, 나는 황궁에 도착. 황제와 얼굴을 맞대고 나서야 다시금 입을 열었다. 황제는 웅장한 황좌도 아니요, 제자리에 서서도 아니요, 다급히 걸어나와 나를 맞이했다.
“베풀어주신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흑암룡이시여. 제국의 황제로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입니다.”
정말로 감사하다면 우선…….
그 흑암룡 소리부터 자제해 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안 될까?
제국의 황제께서 내게 극진한 감사를 전하는 이유야 간단했다.
‘솔직히 인사받을만하긴 해.’
악크샨의 결전병기, 퀴른베르크 기계탑.
나는 제국의 재건을 돕기 위해 안토니움을 중심으로 기계탑을 배치해 뒀었다. 마왕을 비롯한 악마가 기세등등하게 날뛰던 아르카나 대륙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던 퀴른베르크 기계탑이 아닌가.
그런데 마왕이 삭제되어 흉조에게 삼켜지고, 밤하늘의 마안조차 눈을 감고, 어중떠중한 악마들만 주제를 모르고 날뛰는 아르카나 대륙에서 퀴른베르크 기계탑이 가지는 존재감?
내가 말할 것도 없었다.
“제국과 가장 멀리 떨어진 영토, 드레드센 마을에 제국의 정찰병이 도달했다는 전언을 받았습니다. 폐허가 됐기에 이른 시일 내에 복구할 순 없겠지만, 그 소식이 제국의 백성들에겐 더없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국령 끄트머리 드레드센 마을까지 정찰병이 도달했다.
드레드센보다 가까운 지역의 치안?
일찌감치 확보되었다는 뜻이겠지.
황제가 말을 이었다.
“또한 아르카나 대륙에 새로운 세력들이 나타났다는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미 대륙을 일통한 제국의 입장에선 달가운 소식이 아니겠지요. 허나.”
황제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황제인 저는 기뻐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제국에게 위협이 되고, 되지 않고를 떠나서. 비로소 아르카나 대륙이 아르카나 대륙다워졌다는 뜻일 테니 말입니다. 그 역시 흑암룡의 안배라는 소식 또한 전해 들었습니다.”
거, 그놈의 흑암룡은 진짜로!
“다시금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황제에게 존댓말을 듣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야 했거늘. 현실에서도 대통령과 대화를 주고받아서 그런가. 그게 아니라면 철면피가 더 두꺼워졌나. 예전처럼 낯간지럽지는 않았다.
덕분에 나는 다짜고짜 본론을 꺼낼 수 있었다.
“전할 말은 그게 다인가?”
“……!”
황제는 정곡을 찔린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작은 미소엔 어느새 씁쓸함이 비쳤다.
찰나의 침묵, 황제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배후에서 대륙을 관조하시는 흑암룡께서 알아차리지 못하셨을 리가 없으시거늘. 옳으십니다. 4가문, 그들이 제국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필이면 제국이 희망의 싹을 틔운 지금…….”
그래, 나도 그게 어이가 없었다고.
아무리 그래도 상도덕이라는 게 있지.
4가문, 너희는 삭제됐다가 복구된 것도 아니면서.
가만히 있다가 이런 타이밍에 전쟁을 선포한 이유가 뭔데?
‘절대 흑역사 때문에 예민한 게 아니라고.’
보자.
……그래!
긍지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 행동이어서라고.
그런데, 어째 황제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제국이 아르카나 대륙에서 어떤 위치인가?
전쟁이 끊이질 않던 아르카나 대륙을 사실상 통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광활한 영토를 자랑하는 제국이었다. 그 말이 뜻하는 바는 간단하다.
제국은 호전적이고, 물러섬이 없고, 적에게는 자비가 없고, 용맹하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불과 얼마 전에 일어난 반란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성 셰그윈을 중심으로.
안토니움의 함락을 계획했던 귀족과 사병들.
그 전투는 누가 봐도 제국의 열세였다.
초월적인 존재, 셰그윈을 빼고 견적을 내봐도 마찬가지다.
악마에게 난도질당한 제국엔 멀쩡한 병사가 채 1만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압도적인 열세에도 물러서지 않았던 게 제국과 황제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훨씬 상황이 나아진 지금.
‘왜 이렇게 주눅이 들으셨대?’
4가문이 실현되었다면 그 설정들도 실현되었을 터.
그래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럼에도 내가 아는 제국과 황제는.
붙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이들이 아니었거늘.
황제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때가 온 것입니까, 선대들이시여.”
이내,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선대들께서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제국의 구원자이신 흑암룡께 제국이 숨겨야 할 비밀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숨겨야 할 비밀이라.
뭔가 했는데.
이거, 정말로 큰 비밀이었다.
“황가, 세릭로즈. 장미가 아르카나 대륙과 황좌를 차지할 수 있던 이유는 강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장미의 연약한 가시로 제국을 통일하다니 터무니 없는 일이겠지요.”
황제가 소리를 내 웃었다.
“그렇습니다. 세릭로즈가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건 단순하게 그들이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4가문, 그들이……. 그렇기에 어쩌면 때가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걸 체념한 듯 허탈한 웃음이었다.
“과거 자신들이 입맛대로 앉힌 허수아비를 끌어내리고, 자신들의 왕좌를 되찾을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제국의 실질적인 주인으로서 그 자리를 되찾으려는 것입니다.”
……아니, 잠깐만.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따라갈 수 없다.
4가문, 그것들이 그렇게나 날뛰었었다고?!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실현된 클라우디의 행적만 하더라도 내가 전부 파악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상황파악이 덜 된 와중에도.
내가 이거 하나는 자신할 수 있다.
4가문이 제국의 주인이라고?
……아니, 그러면 나는 뭔데?
나는, 클라우디는 그런 4가문의 주인인데?!
이내, 나의 심정이 그랑펠식 화법으로 표출되었다.
“짐승도 주인을 알아보는 법이거늘.”
서늘하기 짝이 없는 음성과 함께.
“그대들에게 악마가 들린 모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