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3화. 업보 (2)
치솟는 지옥의 불길을 응시한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 업 메시지보다도 반갑게 느껴지는군.
악마로 타락.
이후 내게 패배해 지옥으로 떨어졌던 검성.
셰그윈.
저벅─
일렁이는 불길 속에서 그가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악크샨과 무관한 셰그윈을.
어떻게 [악크샨의 유지]로 불러낼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죽음조차 꺾을 수 없는 긍지다.”
……이것도 기승전긍지라고 해야 하나?
.
.
.
언제나처럼 일과에 시달리던 때였다.
정확하게는 빌어먹을 노가다 클래스.
악마 사냥꾼의 단련 퀘스트를 수행하는 도중이었지.
“선의의 경쟁은 언제든 환영이다.”
혼자 개고생하는 건 억울한 법.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은 잘 모르겠지만.
고생은 나누면 확실히 반이 된다는 걸 알고 있는 나였다.
‘노가다도 맞들면 낫다.’
사실 악크샨 악마 사냥꾼들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악마 사냥 말고 잘하는 게 있긴 한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선배님들이 아닌가?
하다못해 [집념]을 보다 효율적으로 성장시킬 방법이라든가. 훈련을 땡땡이칠 요령이라든가. 뭐라도 알려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 때문에 [지옥의 횃불]을 꺼냈단 뜻이었다.
화르륵!
그런데, 지옥의 불길에서 등장한 건.
다름 아닌 셰그윈이었으니.
나, 내색은 안 했어도 진심 기절할 뻔했다……!
악크샨의 악마 사냥꾼을 불러냈는데.
어째서 불길 속에서 셰그윈이 튀어나온 건지.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이전에.
찌릿!
나를 바라보는 셰그윈의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으니까.
처음엔 생전의 원한 때문인 줄만 알았다.
내게 완패한 셰그윈이었으니까.
‘뭐, 정확하게는 귀철에게 졌던 거긴 한데…….’
허나 아무리 째려본다고 한들.
기가 죽을 내가 아니었으니.
태연하게 단련 퀘스트를 수행하며 말했다는 거다.
“이전과 다르게 긍지로워졌군.”
……긍지로워졌다니.
이젠 사전에 없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서 쓰는 거냐, 그랑펠.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몰라 눈치를 보는데.
다행히도 셰그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지옥의 규율.
악크샨 악마 사냥꾼들이 그랬던 것처럼 셰그윈 또한 살아있는 나와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지옥의 규율 같은 건 또 언제 알게 됐느냐고 묻는다면, 허리춤의 귀철을 내밀어 보이리라.
-그렇게 된 일이었군, 아틀라스.
나의 귀철과 셰그윈의 애검(愛劍), 아틀라스.
규율과 무관하게 검끼리는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모양이었으니까.
덕분에 나는 귀철을 통해 셰그윈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납득했다.
‘날 원망할 만하네!’
[숭고]의 효과 발동.
작은 변화가 일어난 덕분에.
셰그윈은 완전한 악마가 아닌, 가슴속에 긍지를 품은 악마가 되어 지옥에 떨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옥에는 셰그윈과 같은 처지인 이들이 존재했으니.
그렇다.
악마를 사냥하다가 악마로 타락했을지언정.
긍지를 져버리지 않은 우리 악크샨 선배님들이 계셨단 뜻이다.
동병상련.
그게 바로 셰그윈이 악마 사냥꾼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였다.
그렇다면 원망의 눈초리는 뭐였냐고?
뭐긴 뭐겠어.
노가다에 가까운 악크샨의 훈련량엔 검성조차 치를 떤 거지.
그러나 그랑펠이 누구인가.
어찌 보면 악크샨 선배님들보다 더한 독종.
뜻하지 않게 재회한 셰그윈조차 그냥 보내지 않았단 것이다…….
“그럼, 각설하고 단련을 시작하지.”
“……?”
“이번엔 선의의 경쟁이다, 셰그윈.”
“……!”
.
.
.
철컥!
셰그윈의 합세.
셰그윈의 전력은 나로서도 짐작할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마 그때보다 더 강해졌겠지……?’
선후배 관계를 떼어놓고.
냉정하게 비교해본다.
악크샨 악마 사냥꾼들과 셰그윈의 수준을.
무엇보다 나부터가 악마 사냥꾼이잖아?
덕분에 악마 사냥꾼은 악마를 사냥할 때가 아니면 나사가 빠져도 몇 개는 빠진 클래스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악마 사냥꾼을 셰그윈과 비교한다고?
초월자.
그것도 모자라 검의 정점.
검성이라 불린 존재였다.
‘셰그윈에게 미안할 일이지.’
나부터도 셰그윈이 악마로 타락해서.
[천적관계]가 발동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거니까.
만약, 셰그윈이 타락하지 않았더라면.
‘회춘하지 않았다고 해도 만만치 않았을 거야.’
그런 셰그윈이 지독한 단련을 반복하며 강해진다고 생각해 본다. 그것도 모자라 지옥에 떨어진 악마들을 사냥한다면 그 실전감각이 녹슬 일도 없을 터.
과연, 나의 예상은 정확했다.
귀철이 입을 열었다.
-셰그윈의 검강이 보다 예리해졌군.
스와아아악!
셰그윈이 아틀라스를 휘두를 때마다 달려드는 기계인형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간다. 일합(一合)에 수십씩 처참하게 잘려나가는 기계 조각들.
-물론, 우리에게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자신감은 여전하구나, 도플갱어 3호 귀철.
‘정작, 나는 감탄하기 바쁜데 말이지.’
쾌검술.
뜻 그대로 속도에 중점을 두는 셰그윈의 검술이다.
내 미완성 쾌검술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군.
콰득!
격동하는 셰그윈의 근육.
신체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저런 속도를 낼 순 없겠지.
플레이어로 각성했던 순간부터.
체력 단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던 나였거늘.
‘셰그윈과 맞먹을 순 없겠지.’
간단하게는 살아온 세월의 차이도 있고.
나는 레벨 업으로 획득한 포인트조차 대부분 [마력]에 투자했으니까. 훗날 [집념]을 수백 포인트까지 성장시킬 수 있으면 또 모르는 일이지만, 그게 워낙 훗날이어야지.
그러나.
“그것이 그대의 검로(劍路)인가, 셰그윈.”
귀철보다 더한 이놈의 자신감!
나는 저런 셰그윈 앞에서 기어코 귀철을 치켜들었다.
그런 내게 메시지가 떠오른다.
[B402-심층실험실에 진입하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시야에 들어오는 거대한 기계인형.
이전 층에서 봤던 프로토타입들이 인간 크기였다면.
저건 웬만한 건물 크기는 되는 것 같았다.
보나 마나 네임드 몬스터겠지.
하지만 그 정보는 확인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았나. 숫자도 글자도 무의미하다고.”
그랑펠에겐 멋진 이유가 있을지 몰라도.
나는 그저 그럴 여유가 없는 것뿐이었다.
이 잘난 재능을 썩히면 아까운 일이잖아.
『그랑펠의 재능은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았다.』
눈앞에 미완성이 아닌 완성형 쾌검술이 있었다.
게다가 이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적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아군으로서 협력한다.
덕분에 다른 각도로 셰그윈의 쾌검술을 목격할 수 있다는 뜻.
한 줄로 요약하자면.
‘날로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단 거지!’
어쩌면 이번 전투에서 쾌검술을 완성.
서클에 이어 두 번째 성취를 해금하는 건 아닐까?
내가 김칫국을 들이켜려던 순간이었다.
단호하게 읊조리는 말.
“따라 걷는 길은 의미가 없는 법이지.”
진짜, 내가 이럴 줄 알았다……!
그랑펠의 긍지가.
남의 검술을 그대로 모방하는 걸 용납할 리가 있으랴.
귀철도 이에 질 새라 한마디를 덧붙였다.
-옳은 말이다, 주인이여!
그랑펠 혼자라면 어떻게든 합리화해서 고집을 꺾어보려고 하겠는데……. 귀철까지 맞장구를 쳐버린 지금, 그럴 생각은 말끔하게 포기했다.
그래, 내 팔자가 이렇지 뭐.
‘더더욱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나만의 빌어먹을 검로를 찾기 위해서 말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선택한 가시밭길이 정답일 수도 있었다.
말했다시피 셰그윈의 검로는 아무나 걷는 길이 아니었으니까.
‘앞으로 신체능력에 모든 걸 쏟아부어도 모자랄지 몰라.’
애초에 셰그윈이 타락한 이유가 뭔데?
그 찬란한 재능으로.
쾌검술, 하나만을 보고 매달렸어도.
검로의 끝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노쇠한 육체가 쾌검술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근데, 나는 노쇠한 셰그윈보다 형편없지.’
혹시라도 그랑펠이 호통을 칠라.
슬그머니.
확인하는 상태창.
[이름 : 그랑펠 클라우디 아르페우스 로미오]
[칭호 : 최후의 모험가, 숭고, 초월자]
[클래스 : 악마 사냥꾼]
[레벨: 630]
[능력치]
근력 : 150 / 민첩 : 145 / 마력 : 537 / 행운 : 12 / 심미 : 上 / 집념 : 2
[보유 포인트 : 9]
숫자가 전부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근력과 민첩이 한참 부족해.’
그랑펠은 몰라도, 내겐 셰그윈을 쫓아갈 자신이 없었으니까. 결국, 미완성 쾌검술을 내 방식대로 완성해서 써먹는 게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각오하거라, 귀철.”
내게 실망하지 않게 마음 단단히 먹으란 소리다.
있는 거 없는 거 죄다 끌어오는 나의 전력은.
네 생각보다 훨씬 구질구질할 테니까.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이여!
끼긱─
쇳소리를 내며 가동하는 거대 프로토타입.
기계지만 그 형태는 네 발로 걷는 짐승에 가까웠다. 앞다리가 유독 짧은 게 얼핏 보면 장난감 같아서 귀엽기도 했는데……. 전투력은 절대 귀엽지 않겠지.
‘인간형도 레벨이 1,000이었는데.’
쟨 최소 네임드 몹, 크기도 비교할 수 없이 커다랗다.
마법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검술 실력.
귀철에게 몸을 맡기지 않은 상태로 저런 것과 맞선다?
심지어는 [천적관계]도 발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죽고 싶어 환장한 거라고 할 수 있지.’
그러나 보다시피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내 옆에 아틀라스를 치켜든 셰그윈이 있었으니까.
그런 셰그윈이 나를 바라본다.
……뭐냐, 미묘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는데?
귀철이 말했다.
-누가 먼저 쓰러트리는지 자웅을 겨뤄보자는군!
뭔데.
너도 선의의 경쟁 타령이냐, 셰그윈?
그나저나 몬스터가 한 마리인데 무슨 놈의 경쟁을……?
나는 셰그윈 쪽을 바라봤다가 흠칫했다.
아뿔싸.
잊고 있었다.
레이먼 션이 내놓은 퀘스트를.
[퀘스트 : 루트 선택]
침입자여.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두 개의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라.
─B401-심층실험실 (선택)
─B402-심층실험실 (선택)
심층실험실.
확실히 두 개였지?
등장하는 네임드 몹도 두 마리인 게 더 자연스럽긴 하긴 한데…….
불길한 예상은 잘도 들어맞는 법이었다.
끼기긱─
똑같이 생긴 거대 프로토타입이 한 마리 추가.
사이좋게 때려잡을 생각을 했더니만.
누가 먼저 쓰러트리는지 자웅을 겨루자니.
긴박한 상황에 우리 그랑펠이 어울려줄 것 같…….
“그대가 원한다면 그리하겠다.”
아니, 이런 요청은 왜 또 승낙하는 건데?
“온전하게 빚을 되갚아 주겠다는 그대의 긍지를 존중하겠다.”
하여튼, 이놈의 숭고하신 긍지가 또 말썽이구나.
‘쩝, 흔한 기회가 아닌데.’
사실 셰그윈이야말로 아군 중에서도 치트키 수준으로 강한 아군이었다.
앞으로 지옥에서 노가다. 아니, 단련과 사냥을 반복하며 무한하게 강해질 것까지 고려하면…….
든든한 걸 넘어서 나중엔 셰그윈에게 내 경험치를 빼앗기는 건 아닌가 걱정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아무 때나 불러낼 수 없다.’
[악크샨의 유지].
이름 그대로 악크샨의 긍지를 잇는 스킬이었다.
그런 스킬을 사리사욕에 사용한다는 건 그랑펠의 청렴결백에도, 악마 사냥꾼의 규율에도 어긋나는 일이 분명하다.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남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셰그윈도 마찬가지야.’
단지 상대가 레이먼 션이기에.
셰그윈을 불러낼 수 있었을 뿐.
사회생활에 찌든 누군가는 묻겠지.
아무리 그래도 신입이면 마음대로 부려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랑펠에게 독설을 들어도 싼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긍지가 잘도 그런 짓을 용납하겠다.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위태로운 내기에 써야 한다니.
내 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귀철이 말한다.
-패배에도 굴하지 않고 정진하는 모습이 기특하구나, 검성!
……내가 앓느니 죽지 진짜.
승낙이 떨어진 순간.
벌써 행동에 돌입한 셰그윈이었다.
스와아아악─
휘몰아치는 푸른 검강.
빠르고 화려하다.
저것이 바로 아틀라스와 신검합일(身劍合一)한 검성.
셰그윈의 진가였다.
아르카나 대륙, 한 시대를 대표하는 검이었다.
물론, 나도 넋 놓고 구경할 때가 아니다.
땅을 박찬다.
셰그윈보다 신속할 순 없다.
그러나 셰그윈보다 절박하고 처절하다고 자신한다.
셰그윈이 오직 쾌검술 하나만을 바라보고 자신의 검로를 걸어왔다면.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길을 발버둥 쳐서라도 지나쳐온 나였으니까.
이제 와서 그 초심을 저버릴 순 없다는 것이다.
고오오오─
흑색으로 물드는 귀철.
그 위를 타고 휘감는 은빛의 검강.
그와 동시에 나의 몸에서 일렁이는 마력.
-……이건?
슬슬.
알아차렸느냐, 귀철?
그렇다, 이것이 너의 주인이 살아온 방법이다.
하찮게 말하자면 잡캐.
그럴싸하게 말하자면 마검술.
더욱 거창하게 말하자면 이 또한 기이.
슥─
검을 휘두를 때마다 검강에 섞여드는 마법.
베어낼 때는 그에 적합한 마법이, 막아낼 때는 또 막아낼 때에 적합한 마법이 발현한다. 검술과 고도의 마법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는 것.
문무겸비.
검과 마법에 낯부끄러울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오직 그랑펠만이 수행할 수 있는 전투법.
문득, 귀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천적관계]가 발동되지 않은 내 실체에 놀랐나, 싶었거늘.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오른손에서 귀철의 고동이 전해져 왔으니까.
-비로소 깨달았다, 주인이여.
갑자기 뭘 깨달았다는 거지.
……나의 실체를?
실망스러워도 어쩌겠냐, 이게 나란 놈인데 이해해라.
-내게만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던 이유를……!!
……잠깐만 뭐라고?
귀철아, 너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갑자기 이름이 왜 튀어나오는 건데?!
‘나도 모르는 이유를 네가 어떻게 알아?’
두근─
나의 의문과는 무관하게 귀철의 고동은 더욱 커져갔다.
그 고동은 귀철을 쥐고 있는 나는 물론.
“!”
검을 휘두르던 셰그윈에게도 전해질 정도로 우렁찼다.
-착각이었다. 그대의 검로를 함께 걷기 위해서는, 나는 하나의 이름에 만족할 수 없었거늘. 미련하게도 하이엘과 디엔드를 시기하고 말았다.
……뭐야, 이름을 안 붙여줘서 삐졌어?
아니,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럼 둘에 뒤지지 않는.
여러 의미로 기가 막히는 이름을 붙여줬을 텐데.
-그러나 오늘로서 깨달았다.
그러니까 뭘 깨달았다는 건데?
불안하게.
정말로.
이내, 비장한 귀철의 음성이 이어졌다.
-나는 하나의 이름에 종속될 수 없는 존재였다는 것을!
……뭐?
-그렇다, 주인이여.
-나는 그대가 원하는 대로.
-이 순간만큼은 ‘허상을 베는 검’으로 거듭나겠다.
허, 허상을……. 뭐?
왠지 그랑펠이 흡족한 미소를 흘릴 것 같은.
그 이름은 대체 뭐냐니까?!
내 질문에 관한 답은 점멸하는 메시지가 내놓았다.
[?]
[등급 : 전설]
[제한 : 알려지지 않음]
[효과 : 알려지지 않음]
[설명 : 고귀한 자아를 가진 에고 소드.]
→
[허상을 베는 검 : 일루젼 브레이커(Illusion Breaker)]
[등급 : 전설]…….
……허상을 베는 검, 일루젼 브레이커어어어?
그보다 이 화상.
아니, 허상아.
너, 이런 사기적인 효과는 어디서 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