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200화 (200/489)

◈ 200화. 산맥이든 하늘이든 오를 뿐이다

목요일.

AAU.

약속의 시간이 지난 순간.

성현준은 으어어 탄식을 쏟아냈다.

“진짜, 이게 얼마 만이에요 선배?”

정기 업데이트 내역, 없음!

한동안 정기로도 모자라서.

긴급으로 업데이트를 쏟아내던 아르카나였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건지는 몰라도.

“고맙다, 레이먼 션.”

중얼거린 성현준은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기억도 안 나요. 목요일 정시 퇴근이라니.”

그런데 어째서인가.

장단을 맞춰줘야 할 윤수겸은 대답이 없었다.

왜,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리지 않는 걸까.

성현준은 그를 바라봤다가 기겁했다.

“……선배,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응? 뭐 하긴 일하지.”

“아니, 지금이 일할 때냐고요! 자축부터 해야지!”

그렇지 않아도 성실한 선배가 요즘 따라 더 성실해지셨다. 그 탓에 덩달아 피곤해지는 건 옆자리의 자신이었다.

왜, 박 지부장님부터 오가면서 한마디씩 건네오셨으니까.

-“요즘 신입들은 말이야. 파이팅이 없어.”

이어지는 끔찍한 훈화 말씀.

그래, 선배님이자 보스의 말이니까 경청해 보자.

신입의 긍지를 가지고 들으려고 해봐도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그야 시작부터 억울한 말이었으니까.

세상에 n년 차 신입이 어딨단 말인가!

AAU의 입사 조건?

단 하나였다.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 코스모에 재직했을 것.

하지만 레이먼 션의 행방불명과 함께 폐사한 코스모가 신입사원을 뽑을 리가 없었으니.

“아니, 선배! 평생 막내가 말이 되느냐고요!”

성현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평생 신입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원망스러운 눈초리가 윤수겸을 향한다.

“선배까지 저한테 가혹하실 거예요?”

“아까부터 뭔 소리야, 대체.”

“왜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시냐고요. 선배!”

야근을 왜 하기는.

드륵─

의자를 바짝 당기고.

꼿꼿하게 허리를 편 윤수겸이 말했다.

“대리의 긍지.”

“아, 진짜!!”

“하하, 농담이고 뭐라도 해야지.”

윤수겸은 고갯짓했다.

수백 개의 모니터.

거기에 떠오른 건 플레이어들의 모습.

“너도 저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아?”

정기 업데이트는 떠오르지 않았어도, 플레이어들은 멈추지 않았다.

제로 산맥 곳곳에서 사냥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윤수겸은 말을 이었다.

“다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다고.”

이전과는 달랐다.

플레이어들에게선 웃음기가 보이지 않았다.

제로 산맥의 위험성 때문인지.

아니면 플레이어로서의 긍지 때문인지.

알 방법은 없었지만.

저들을 보고 있자니…….

윤수겸이 자신의 가슴팍을 내려다봤다.

“이 양심에 찔린다는 거지.”

그 말에 성현준은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래도 선배,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것 같았다.

업무 시간이 이미 훌쩍 지났거늘.

누구 하나 자리를 뜬 이들이 없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건설적인 대화들.

“네임드몹 패턴은? 어떻게 뭐 좀 나왔나?”

“네, 종족별로 고유 패턴값을 찾긴 했는데……. 이게 제로 산맥 몹들한테도 적용이 된 건지, 확신할 수가 없어요.”

“그거면 됐어. 판단은 우리가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하는 거잖아.”

털썩─

결국, 성현준은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네. 아무래도 해야겠네요. 평생 막내.”

평소엔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선배들이었거늘.

다 착각이었구나 싶었다.

‘……아니지.’

이제야 비로소 코스모 시절.

하늘 같던 선배님들의 위엄을 찾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왜, 퇴근 안 하고?”

“됐습니다. 연차가 몇인데, 저도 신입 티 내기 싫거든요.”

“그래? 그럼, 이것 좀 부탁해도 될까?”

“뭔데요?”

그렇지 않아도 어떤 것부터 손대볼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성현준은 윤수겸이 보내온 링크를 확인했다.

떠오른 건 이미지 파일이었다.

“도마뱀……? 이 아니라 이거 드래곤이죠? 날개!”

“응, 맞아.”

“잠깐만, 드래곤을 저한테 맡기신다고요?”

어째, 드래곤의 사이즈가 아담하기는 하다만.

갑자기 용이라니.

끝판왕이라니.

영, 신입이 맡을 정도의 콘텐츠가 아닌뎁쇼.

“선배, 이건 좀…….”

부담스러워진 성현준이 반문하려던 찰나.

윤수겸이 추가 자료를 보내왔다.

자료에 적힌 건 다름 아닌 클래스 목록.

“스압 뭐야, 새삼스럽게 진짜 많네요.”

“그렇지? 전투 클래스만 따져도 수천 개니까.”

“근데, 이걸 또 왜 저한테 보내신 건데요?”

그것도 드래곤 관련 파일이랑 같이?

“당연히 제로 산맥이 등장했으니까.”

“드래곤이면 아직 한참 먼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미리미리 정보를 수집해 둬야지. 물론, 당장도 드래곤과 관련된 정보를 필요로 하는 플레이어가 있을지도 모를 테고.”

“엥? 누구요?”

“누구겠어? 그 클래스 목록에서 하나만 찍어 봐.”

“클래스 목록에서……. 아!”

그 말에 성현준은 떠올렸다.

아르카나의 무수한 클래스.

그중 고작 백여 남짓한 히든 클래스 중 하나.

[용기사]의 존재를.

“스칼!!”

딸깍.

클릭과 동시에 떠오르는 용기사의 정보.

전직 조건부터 클래스 퀘스트 줄거리까지.

새삼스럽게 느끼는 거지만.

세상은 넓고 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했다.

“스칼은 어떻게 이런 조건을 뚫고 전직한 걸까요?”

“플레이어들이 보통 사람이야? 오픈 초창기엔 근력 스탯 하나 때문에 며칠씩 목검만 휘두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뭐, 한 명쯤은 있을 법도 하지.”

“하긴…….”

성현준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다, 어느 정도 의문도 풀렸으니까.

슬슬 시작해 볼까.

그러곤 곧장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그러니까……. 선배가 원하는 건 인류와 드래곤이 충돌하지 않는 선택지죠?”

“우리 서당개, 척하면 척이구나? 뭐, 진짜 먼 훗날이라면 모를까. 당장으로서는 승산이 없잖으니까. 호열 씨가 나선다고 하더라도…….”

“그렇죠. 혹시라도 깨어나서 날갯짓이라도 한다고 생각하면 뒤따를 피해가 어마어마할 테니까요. 역시, 스칼밖에 없겠네요. 그런 선택지는.”

용기사는 드래곤을 다룰 수 있는.

[테이밍]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으니까.

‘그렇다면…….’

용기사, 스칼의 클래스 퀘스트를 도울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해야 하겠지. 보자……. 한참 동안 자료를 훑어보던 성현준이 드디어 그 시작점을 찾았다.

“[악룡(惡龍) 사냥꾼] 퀘스트, 여기부터려나?”

*

제로 산맥.

그 옥탑방엔 드래곤이 산다.

그렇기에 잊어선 안 될 퀘스트가 하나 있었다.

[월드 퀘스트 : 악룡(惡龍) 사냥꾼]

사악한 용의 일족을 사냥한 자여.

산맥의 전설이 그대를 부르고 있다.

─제로 산맥 최정상에 도달하라. (진행 중)

[텟퍼른 미궁] 균열.

악룡, 깨워선 안 될 존재를 처치하고 떠오른 월드 퀘스트.

악룡을 처치하는 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한 덕분인가.

나만 플레이어들과 다른 퀘스트를 받게 됐었지.

“제로 산맥, 그리 높지 않더군.”

포탈로 순간이동 해놓고는 허세 부리지 마라, 그랑펠.

제로 산맥이 얼마나 높은 줄 알고서는 하는 말이냐고!

왜, 위성사진에서도 저거 엄청 크게 나온다니까?

그랑펠의 말대로.

나는 포탈을 발현.

당장에라도 제로 산맥 최정상에 도달할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도달하는 게 아니라 뒷감당이었다.

그러다 진짜로 깨어나면 어쩔 건데?!

비바체…….

그러니까 드래곤의 둥지 바로 밑에서 셰그윈과 소란을 벌인 덕분에.

나는 미약하게나마 체감했다는 말이다.

드래곤의 압도적인 기운을!

드래곤과 비견되는 유이한 존재, 엘프.

엘시도어에게선 느낄 수 없던 압박감이었다.

물론, 내가 엘시도어를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건 [첫 세계수의 축복] 버프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지금, 나로선 맞설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거지.’

방금 말했던 [첫 세계수의 축복], [천적관계], 마지막으로 귀철까지.

발버둥 치면서 본의 아니게 거품이 잔뜩 끼어버린 나였다.

하지만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주제 파악.

[이름 : 그랑펠 클라우디 아르페우스 로미오]

[칭호 : 최후의 모험가, 숭고, 초월자]

[클래스 : 악마 사냥꾼]

[레벨: 595]

[능력치]

근력 : 130 / 민첩 : 131 / 마력 : 514 / 행운 : 12 / 심미 : 中 / 집념 : 1

[보유 포인트 : 0]

애초에 마탑도 이기지 못한 게 드래곤들이다.

탑주가 행동불능에 빠진 지금은?

말할 것도 없겠지.

드래곤이 깨어나고, 인류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나랑 너만 긍지에 가라앉아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니까, 그랑펠?

“허나, 산은 올라야 산인 법. 절차를 지켜야겠지.”

그래, 말 한번 잘했다.

제로 산맥이 괜히 거대하고.

괜히 그 꼭대기에 드래곤이 있는 게 아니다.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산맥을 오르며, 드높은 정상에 도달할 때가 되면 알아서 드래곤과 맞설 수 있는 레벨을 갖추게 되는 구조겠지.

그렇지 않습니까, AAU 선생님들?

‘그래서 설정해 둔 것일 테니까.’

십만(十萬) 동굴을.

제로 산맥에 존재하는 십만 개의 동굴.

AAU의 설정에 따르면 [던전], [미궁], [유적], [전장] 등등.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했겠다.’

제로 산맥이 현실에 나타난 지금.

십만 동굴은 십만 개의 [균열]로 봐도 무방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가능하겠는데?’

드래곤과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게.

역시 괜히 아르카나의 창조자들이 아니다.

전부 계획이 있잖아, 계획이.

‘계획 없이 좋은 거, 멋있는 거, 있어 보이는 거라면 다 때려 박은 누구랑은 다르게 말이야.’

그래도 어쩌겠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게다가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사실 좋아할 게 아니긴 하다.’

드래곤.

균열 십만 개를 클리어해야 범접할 수 있는 존재.

그렇게 환산하니까, 얼마나 무지막지한 상대인지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선 잘했다, 호열아.

“십만 개의 동굴인가. 내게 안배는 필요치 않거늘.”

그래, 위축되는 것보단 긍지 넘치는 게 나은 법.

물론, 그 무거우신 긍지에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크나큰 부작용이 있기는 하다만.

주제 파악만큼이나 전문분야라는 것이다.

발버둥 치는 건.

‘그런 의미에서.’

스칼과는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

스칼의 클래스는 무려 히든 클래스, 용기사.

무엇보다 스칼은 나를 악룡 사냥꾼이라고 불렀다.

악룡 사냥꾼 퀘스트에 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거겠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어쩌면 드래곤과 충돌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가능성이라도 파고들어야 한다.

사실 십만 동굴을 전부 클리어하는 것도 큰 가능성은 아니었으니까.

아쉬운 놈이 더 치열하게 발버둥 친다고 생각하자고.

물론.

“스칼, 그대는 자격부터 갖추는 게 우선이다.”

스칼은 그랑펠에게 밉보인 상태였으니.

나로서는 우려스럽다.

그랑펠의 쓴소리에 스칼이 토라지기라도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피곤한 일이었으니까.

“격식과 긍지를.”

그런 의미에서 진정 좀 하자, 그랑펠.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부귀영화에 덧없으시고, 또 청렴결백하신 너는 알 턱이 없겠지만.

자고로 심적 안정에는 무언가를 사는 게 제격이다.

‘쇼핑이 최고란 거지.’

그나저나.

“찬물에도 우러난다라. 흥미롭군.”

고작 신상 녹차에 너그러워지다니.

너도 참 쉬운 남자구나, 그랑펠.

.

.

.

슥슥─

아르카나 공식 랭킹 1위, 스칼.

스칼은 빗질을 멈추지 않았다.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흔드는 자신의 애마(愛馬).

알렉산더를 향해 중얼거렸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알렉산더?”

무엇이 잘못됐을까?

이호열.

인류의 영웅.

플레이어들에게도 한없이 자비로운 존재.

그런데.

어째서.

나하곤 말조차 섞지 않으려 한단 말인가!

스칼은 여러모로 억울했다.

“실패도 모자라서 굴욕이라니. 괴롭다, 알렉산더.”

스칼은 대다수 플레이어들과 달랐다.

정확히는 그 시작점부터가.

스칼이 그동안 극도로 정체를 숨긴 이유?

그건 자신의 가문 때문이었으니까.

본명, 스카라 로스차일드.

스칼은 지구상 몇 안 되는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중세부터 이어져 온 가문의 막대한 부와 권력.

모든 것을 쥐고 태어난 그에게 인생은 너무나도 쉬웠다.

그런 스칼에게 아르카나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다른 세상이라니.

현실과 다르게.

쟁취할 게 한가득이라는 소리였으니까.

스칼의 아르카나 플레이 목적은 간단했다.

아르카나 대륙을 내 발아래에 두겠다.

그런 목표를 가진 스칼에게 용기사는 더없이 적합한 클래스였다.

아르카나 대륙 최강의 생물, 드래곤에게 목줄을 채우는 것만큼.

확실한 정복의 상징도 없을 테니까.

대격변 이후에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스칼은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균열을 클리어하고, 성장해 왔다.

안내자 역할을 해준 클래스 퀘스트를 따라서.

그런데.

“……이게 뭐냐고 진짜.”

스칼의 퀭한 눈이 퀘스트창을 향했다.

[클래스 퀘스트 : 악룡(惡龍) 사냥꾼]

전설의 존재.

드래곤과 마주하려는 자여.

그들과 마주할 수 있는 격을 갖추어라.

처음 클래스 퀘스트가 떠올랐을 때는.

드디어 목표가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싶었다.

그러나.

─금역에 잠든 악룡을 처치하라. (실패)

난데없이 실패란다.

실패, 그 단어를 보는 순간.

스칼은 기절할 뻔했다.

태어나서 처음 맛본 실패.

실패의 쓴맛이 이런 거란 말인가?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단 말인가? 식음을 전폐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니까 스칼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새롭게 갱신된 퀘스트 목표.

─악룡 사냥꾼과 조우하라. (진행 중)

실패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

누군가가 자신의 퀘스트 목표.

악룡을 가로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누군가를 찾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이 하도 떠들썩했어야지.

이호열.

금역, 텟퍼른.

악룡, 깨워선 안 될 존재.

머릿속에서 맞춰져 갔던 퍼즐.

그쯤에서 스칼은 움직였다.

-“떨거지는 필요 없다.”

-“이호열, 나는 그쪽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대단하신 악룡 사냥꾼 씨.”

하지만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가 대단하다고 칭찬까지 했는데.”

악룡 사냥꾼, 호열은 자신에게 시간조차 내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애마에게 한탄하는 와중.

“?!”

스칼은 접한 것이었다.

호열이 드래곤이 잠든 제로 산맥.

최정상 언저리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툭─

손아귀에서 떨어지는 빗.

“서, 설마.”

……이호열도 드래곤과 관련된 퀘스트를 받은 건가?

악룡을 처치한 지금이라면.

드래곤과 마주할 격까지 갖췄을 터.

혹시, 내가 실패한 퀘스트가 이호열에게 옮겨간 거라면……?

“!”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

드래곤을 타고 하늘을 누비는 호열의 모습.

스칼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아, 안 돼! 내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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