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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119화 (51/489)

◈ 119화. 압살

맹약.

그것은 드워프들의 왕이 살아있을 적의 이야기.

태산과도 같았던 드워프 왕을 무너트린 건 엘프도 아니요, 드래곤도 아니요, 작은 소악마에 불과했다.

“왕이시여.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것이 아니신지…….”

너무나도 작았기에.

태산에게는 위협조차 되지 않아 보였기에.

처음부터 쳐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조용히 하거라. 이런 바깥의 소문은 흔히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아르카나 대륙과의 접촉이 적은 드워프.

소악마는 대륙의 소식을 빌미로 드워프 왕의 신임을 얻었다.

녀석이 전하는 이야기엔 불순한 의도가 내비쳤다.

“인간 놈들은 드워프들의 기술을 두려워하면서도 시기하고 있답니다. 지금이야 자신들끼리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인간들이지만. 나중에는 또 모르는 일 아니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제가 본 게 있는데 말입니다…….”

사실인가?

거짓인가?

허나 드워프들에겐 그 말의 진위를 가려낼 방법이 없었다.

결국, 녀석의 ‘악의’에 놀아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닥쳐라.”

“짐의 유희를 방해하지 마라.”

“흐아암. 내정이라니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로구나.”

태산은 빠른 속도로 악에 시들어갔다.

드워프 왕은 더 이상 없었다.

소악마의 뜻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만 있을 뿐.

드워프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뇌했다.

“주군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빌어먹을…….”

“우리들의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질 않으시니.”

“이래서야……. 완전히 다른 사람을 보는 것만 같네.”

마탑의 마법과 비견되는 기술력.

찬란한 기계 문명을 이룩한 명석한 두뇌.

허나, 그런 머리를 맞대어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녀석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뭐라고? 자네 지금 무슨 소리를!”

“아니, 나도 헛소리 취급을 할 게 아니라고 생각하네.”

오히려 드워프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날 정도로.

그 고뇌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폐하, 오늘은 어찌 홀로……?”

주군의 곁에서 맴돌던 소악마가 자취를 감췄다.

실로 기뻐해야 할 일이었거늘.

그럴 수 없었다.

“!”

어째서인가?

평소보다 더욱 검고, 짙어 보이는 주군의 새까만 동공.

평생을 들어왔던 그의 말투가 명백하게 달라져 있었으니까.

“오냐. 오늘도 떠들어 보아라.”

“……?”

“짐의 기분이 오늘따라 상쾌하니. 어디 한번 실컷 지껄여보라는 것이다.”

“!”

확실했다.

그건 소악마의 말투였다.

변화를 알아차린 이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이었다.

“반역죄라는 건 참 편해.”

“……?”

“괘씸하면 그냥 죽여도 된다는 거잖아? 반역으로 몰아서.”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단 말인가?

말 그대로 칠흑.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이 모든 게 고작 작은 악마 하나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게.

그러니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사내라고? 인간이 어찌 우리의 고향을 찾았단 말인가?”

병사의 보고를 들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사내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악크샨에서 온 악마 사냥꾼이라고 합니다. 사냥 도중 느껴진 악마의 기척이 쫓았더니 이곳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

고작 한 명의 사내가 이 상황을 해결하리라고는.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그날 이후.

깨어난 드워프 왕과 악크샨은 맹약을 맺었다.

그것은 악마를 사냥하기 위한 협력이나 다름없었다.

“악마는 그 무엇보다도 위험한 존재로군.”

아르카나 대륙 곳곳에 세워진 퀴른베르크 기계탑이 바로 그 맹약의 상징이었다.

왕이 천수를 다하고 눈을 감았어도, 드워프들은 그 유지를 잊지 않았다.

성전(聖戰).

대전쟁을 앞두고도 드워프와 악크샨의 맹약은 굳건했다.

비로소 악크샨에게 졌던 빚을 갚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거짓말처럼 악크샨과의 교류가 끊어진 것이었다.

“……악크샨에게서 답이 돌아오지 않는군.”

마법사들처럼 텔레파시를 주고받진 못했지만.

자신들과 악크샨 사이엔 그를 모방한 기계가 있었다.

자신들이, 드워프가 만든 기계였다.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확신할 수 있었다.

“대륙, 끝에서 끝이 아니라면야. 어느 지역에 있어도 목소리는 전해질 텐데……. 불과 어젯밤까지만 하더라도 잘만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가?”

악크샨에 불상사가 생긴 것인지도 모르는 일.

드워프들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성전에 참여한 세력들에게도 서신을 보냈다.

혹시나 악크샨에 관해 들어온 소식이 있느냐고.

그리고 알아차렸다.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네.”

여신교단을 비롯해서 하루아침에 돌변한 저들의 태도.

그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말도 안 돼……! 어찌……!!”

고작 하루아침에 악크샨이 대륙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

.

.

성전에서 드워프들은 다짐했다.

자신들이 다시는 아르카나 대륙.

인간들에게 모습을 비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성전을 둘러싸고 추악한 계략이 얽혀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악크샨이 사라진 이상, 그들에게 인간은 더 이상 상대할 가치가 없는 종족에 불과했으니까.

그랬다.

아르카나 대륙이 악마에게 짓밟히건.

제국의 병사들이 전멸하던 신경 쓸 게 아니었다.

철커덕─!

맹약의 상징.

자신들이 개발한 악크샨의 결전병기.

퀴른베르크 기계탑이 작동하기 전까지는.

“악마 사냥꾼! 악크샨의 생존자를 찾았다!!”

드워프들의 지도자, 체인워커 하드록.

체인워커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저 자다.”

마왕에게 마법을 쏟아붓고 있는, 저 은발의 머리칼의 사내가 바로 퀴른베르크 기계탑을 가동한 악마 사냥꾼이 확실하다고.

그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잔상 덕분이었다.

“그대들에게도 보이지 않는가? 공포에 떨고 있는 악마가.”

과거, 드워프 왕.

아니, 왕의 탈을 쓴 소악마.

악마 사냥꾼의 앞에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빌던 녀석.

-“내, 내가 잘못했다. 살려줘. 제발!!”

지상의 마왕에게서 애원하던 녀석이 겹쳐 보였으니까.

그러나 그때에도 지금에도.

악마 사냥꾼에게 자비란 없었다.

“악크샨, 그대들에겐 또 한 번 신세를 지고 말았군.”

그러니까 체인워커는 망설이지 않았다.

“아이언 캐슬, 지금 당장 고도를 하강한다!”

지금부터가 바로 악크샨과의 맹약을 지킬 순간이었다.

*

푹찍─

악마 군단장, 에티오.

키치가 녀석의 목덜미에서 비수를 뽑아냈다.

울컥울컥.

넘실거리며 쏟아지는 피.

키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피를 털어냈다. 적어도 비수를 손에 쥐고 있을 때만큼은 키치는 누구보다 잔혹하고 냉정한 살수였다.

그런데, 그런 키치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저, 저 말도 안 되는 짓을 또……!”

지피지기.

키치에겐 웬만한 마법사 못지않은 마법적 지식이 있었다.

아르카나 대륙에서 마법사란 족속은 여러모로 원망을 사는 존재.

천금이 든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목숨을 원하는 의뢰가 종종 들어오곤 했었으니까.

“저렇게 퍼부어서는 피할 수도 없잖아.”

그러나 호열이 발현한 마법은 차원이 달랐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법‘들’이 맞겠지.

키치의 눈썰미로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동시다발적인 마법 발현의 향연이었다.

“과연.”

마르셀로는 마도구, 백색(百色)의 겉날개를 알고 있었다.

마법을 저장할 수 있는 마도구는 마탑에도 흔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마도구로서의 활용 가치는 적다고 판단했다.

‘저장을 통해 탐색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간섭과 발현의 반동은 오롯이 사용자가 감당해야 하니까.

일백 개의 속성 마법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들.

사용자가 끄집어낼 수 있는 마법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자신만 하더라도 채 십여 개의 마법을 끄집어내는 게 고작이었겠지.

그러나.

“경보다 그 마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이도 없겠군요.”

호열에겐 기우에 불과했으니.

마르셀로는 작게나마 웃을 수 있었다.

“역시 경이 있기에 저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

.

.

젠장.

아무리 꼼수에 최적화된 그랑펠의 육체라고 해도.

이번엔 그 반동이 심상치 않았다.

‘……이 정도로 무식한 건 나도 처음이니까.’

비약초를 그렇게 퍼마시고.

마력재생력 관련 아이템으로 도배를 했거늘.

역시나 일백 개의 마법을 동시에 끄집어내는 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이 마법들이 어디 보통 마법이냔 말이냐. 마력 먹는 하마가 따로 없는 속성 마법만 일백 개였다……!

마력 탈진.

전신에 옭아매는 탈력감.

그러나 나는.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마왕, 플라우로스를 응시했다.

빛 속성 마법이 녀석의 피부를 연약하게 만들고.

화염 속성 마법이 연약해진 피부를 불태운다.

거센 바람이 불길을 더욱 거세게 부추기고.

하늘에서는 심판, 벼락이 내리친다.

마왕 체면이고 뭐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을 거야?

그러나 압살(壓殺)을 위해 저장해 둔 마법들이다.

그중에는 당연하게도.

내가 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경지의 마법.

[『절대영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다.

“왕을 자처하는 열등한 악마여.”

“……?”

“그 오만의 무게를 감당하라.”

“……!”

[마왕, 플라우로스에게 ‘빙결’이 발생합니다.]

절대영도.

분자조차 움직임을 멈추는 극한의 온도.

빙결마법과는 극상성을 자랑하는 화염마법의 정점, 카림제바조차 어찌할 수 없던 [『기이』]. 녀석이 저항할 수 없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이내,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무려 850레벨의 보스 몬스터.

정공법을 썼든, 꼼수를 부렸든.

혼자서 녀석을 쓰러트렸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레벨 업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요구 경험치를 가뿐하게 충족하고 넘어설 정도의 경험치를 습득했단 소리였다.

게다가.

[마왕, 플라우로스 vs 드워프]

마왕과 드워프.

승리하는 것은 누구인가?

마왕성과 비행정.

남겨지는 상징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그대의 판단에 달렸다.

공적에 따라 승리의 보상을 쟁취하리라.

─마왕, 플라우로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라. (성공)

●마왕, 플라우로스를 처치하라. (성공)

퀘스트도 빼놓을 수 없겠지.

목표는 드워프를 도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었지만. 나는 보다시피 추가 목표, 마왕 플라우로스 처치까지 달성했다. 그래, 그로 인해 측정된 공적은…….

─현재 공적 : 1,000,000p

정확하게 백만 포인트.

물론, 이 퀘스트를 진행한 플레이어는 나 혼자였으니까.

공적치를 비교할 비교 대상은 없었다.

그러나 나도 눈치가 있다는 말이다.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적으로 마왕을 홀로 처치했으니까.

‘그래도 그 보상이란 걸 기대해 봐도 되겠지?’

문득, 떠오르는 [프로스트 탈환] 퀘스트.

그 퀘스트 보상은 관계도와 영향력 상승으로 인한 프로스트의 [권한 기능] 활성화였다.

하지만 나와 드워프들이 어디 관계나 영향력을 따질 사이란 말인가?

그보다 더 진한 맹약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말이다.

적어도 프로스트 때와는 다른 보상이 주어지겠지.

꼭 보상이 아니더라도 나는 드워프들에게 신세를 질 게 있었다.

인벤토리에 보관해 둔 귀하신 광물, 에고 장비의 재료가 되는 귀철을 말하는 게 맞다.

‘이거 참 여러모로 할 말이 많은데 말이야.’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나는 빳빳한 고개를 들어 드워프들의 비행정을 바라봤다.

퀘스트도 성공했겠다.

마음 같아선 당장 드워프들과 조우.

느긋하게 티타임이라도 가지며 대화를 나누고 싶었거늘.

[수렵의 마왕성 균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균열 클리어를 알리는 메시지.

쩌적─

그와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하는 [『기이』]의 공간.

그 사이로 쏟아지기 시작하는 현실의 풍경.

키치가 힐끗, 비행정을 쳐다보다가 내게 물었다.

“……저기 이렇게 헤어지셔도 괜찮으실까요?”

키치도 처음 진입하는 균열이 아니었으니까.

저들과 재회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고 있는 거겠지.

그러나 내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하이엘.”

나한테는 하이엘 크리시아드…….

아니, 이하 생략.

아르카나 대륙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하이엘이 있었으니까.

“하이엘, 부르심에 응답했습니다.”

……근데 어째 더 우아해진 것 같다?

그 외관이 볼 때마다 달라지는 게 정령한테도 성장기가 있나, 오해할 뻔했겠는데. 그러나 나는 정령학 선임, 페이얀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내가 하이엘이란 이름을 붙여준 덕분.

{고유 정령}으로 거듭나게 된 게 원인이겠지.

“……저, 정령과 계약도 하셨어요?!”

마르셀로는 하이엘과 짧게 눈인사를.

키치는 딸꾹질로 인사를 대신했다.

물론, 나까지 태평하게 인사를 나눌 새는 없다.

이 순간에도 균열은 붕괴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하이엘에게 텔레파시를 전달했다.

곧장 내 뜻을 알아차린 하이엘의 시선이 비행정을 향했다.

그러더니 곧장 고개를 숙이며 고상하게 인사했다.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하이엘 소환에다가 텔레파시까지.

……이젠 진짜 마력의 한계다!

드러난 밑천을 바가지로 박박 긁어냈다, 정말로.

그러니까 나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펄럭─

지금만큼은 쓸데없이 화려하고 치렁치렁 거리는.

백색의 겉날개에 감사하다.

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감춰줄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내게 키치가 딸꾹질을 간신히 멈추고 물었다.

“저, 그……. 전리품 같은 건 안 챙기셔도 괜찮으신가요?”

그랑펠이야 청렴결백 그 자체.

탐욕을 초월한 인물이라고 해도.

나, 이호열은 아니다.

그런 내가 전리품.

그것도 마왕 드롭템을 잊어버릴 리가 있나.

[높은 처치 기여도로 전리품이 자동으로 습득됩니다.]

이미 내 인벤토리 속에 고이 모셔져 있다는 말이다.

.

.

.

[수렵의 마왕성].

진입을 망설이던 플레이어들이 결국, 결심했다.

“……그래요. 다른 플레이어도 아니고 호열 님이 계시는데!”

그동안 호열이 보여준 행보가 있었으니까.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 어떤 적정 레벨의 균열도, 누구보다 먼저, 또 두려움 없이 진입했던 호열이 아니던가? 그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내린 결정.

-수금 드디어 끝났네ㅋㅋㅋㅋㅋㅋㅋ

-자 들어가자

-몇 분은 더 끌 줄 알았는데 아니네ㅋㅋㅋㅋ

-방송감 다 살았음 ㄹㅇ

고작 10분 남짓한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차마 상상조차 하지도 못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플레이어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자, 잠깐만요!”

-???

-아니 뭐하는데 ㅡㅡ

-개노잼

-ㅁㅊ? 여기서 수금각을 본다고???

-감다죽

폭발하는 채팅창.

그러나 오해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앵글에 플레이어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유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쏟아지는 빛.

사라져가는 균열.

그 강렬한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호열과 두 사람.

그랬다.

호열이 [수렵의 마왕성]에 진입한 뒤.

정확하게 10분 41초 경과한 현재.

[수렵의 마왕성] 균열이 클리어된 것이었다.

정기 업데이트 직후.

등장한 세 개의 마왕성.

세 명의 마왕이 쓰러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

이 대사건을 요약할 수 있는 한 단어가 있었다.

그래.

그야말로.

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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