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후회해도 늦었다
나는 떠오른 퀘스트를 확인했다.
[클래스 퀘스트 : 악크샨의 절멸]
악크샨과 악마 사냥꾼의 절멸.
최후의 악마 사냥꾼이여.
성전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라.
─나약해진 육체를 단련하라. (반복)
─성전에 참가한 세력을 파악하라. (진행 중)
●여신교단의 성자와 조우하라. (진행 중)
●마탑의 원죄를 파악하라. (성공)
잠깐, 이게 무슨 뜻이냐……?
그러니까 마탑도 성전과 관련되어 있었단 거잖아, 이거.
악크샨이 절멸하게 된 성전에 말이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수뇌부.
마탑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건 원로 마법사, 카림제바를 포함한 과반의 악마 숭배자들이었으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마탑은 성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세력이 아니었다.
“경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외면하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말씀하셨던 대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마르셀로의 말에 따르면.
마탑은 그저 성전을 외면했을 뿐이었다.
여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다.
마르셀로는 이렇게 덧붙였다.
“경께서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겠지만. 이제야 비로소 제 털어놓게 되다니,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마탑은 경에게도, 악크샨에게도 크나큰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악크샨한테는 몰라도…….
……나한테는 그렇게 정중하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니까?
성전이고 뭐고 퀘스트가 아니었다면 까맣게 몰랐을 테니까.
내겐 10년 하고도 수년의 공백이 있단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가슴 속 무거운 긍지가 이끄는 대로.
나는 마르셀로에게 대답했다.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뻔뻔하게.
“그대를 이해하네. 마르셀로.”
인자한 척하지 마라, 그랑펠.
너는 모를지라도 나는 알고 있단 말이다.
사회생활의 부조리함을.
‘윗물이 썩었는데 아랫물이 뭘 할 수 있었겠어.’
까라면 까야 하니까.
성전에서도 마르셀로는 의견을 내지 못했던 거겠지.
그러나 내 입장에선 나쁠 게 없었다.
여신교.
성지, 뮤온에 대기 중인 성기사만 수만 명.
그 거대 세력과 상대하기 위해선.
나부터가 거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늘.
“경, 이번 일은 제게 맡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여신교보다 더한 세력, 마탑이 움직여 줄 줄이야…….
마르셀로는 빈말이 아니라는 듯 ‘격식’까지 들먹이며 내게 의지를 보였다.
내가 해줄 말은 더없이 간단했다.
“그것이 마탑의 긍지라면 나는 그 요청을 받아들이겠네.”
아이고, 감사합니다.
넙죽 고개를 숙여도 모자랄 판에도.
갑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다니.
그러나 철면피에 스스로 감탄하는 것도 하루 이틀.
나는 그 대신에 머리를 굴렸다.
‘마탑이 움직여 준다면.’
수고롭게 돌아갈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같은 수석이라고 해도 낙하산과 엘리트는 취급이 다른 법.
일단, 나와 다르게 마르셀로에겐 명성이 있으니까.
‘뮤온이 적대적인 기색을 거둘지도 모르는 일이지.’
마탑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래도 마르셀로의 이야기 정도는 들어주지 않을까?
그런 마음에 나는 마르셀로에게 말했다.
“내가 의문인 건 프레이자의 존재, 그 자체라네.”
퀘스트를 떠나서도.
그랑펠의 긍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성녀, 프레이자였으니까.
유달리 의심된다는 거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짐작하고 있는 건 나 혼자가 아니던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게 당연해.’
신성모독으로 여신교에게 몰매를 맞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생각했거늘.
“이해했습니다. 경께서는 그녀를 의심하고 계시는군요.”
역시나, 마르셀로는 나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내 말이라면 작은 의문조차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마르셀로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 길로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간다고? 마음의 준비 같은 거 안 해도 되나?
우려가 들었지만, 마르셀로는 이미 연구실을 떠난 상태.
결국, 지켜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말로 해결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나는 이윽고 속보를 통해 목격하고 말았다.
뮤온에 등장한 마르셀로.
그와 동시에 굳게 닫혔던 성문이 활짝─ 열리고.
고개를 숙이고는 마르셀로를 맞이하는 성기사의 모습까지.
……실화냐.
마탑의 위대함이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마탑의 낙하산으로서.
마탑의 후광 덕을 누구보다 많이 봤던 나였으니까.
그런데, 역시 진짜 수석은 달라도 뭐가 다르구나.
물론, 그런 속내와는 상관없이 나는 찻잔을 들었다.
달칵─
그 모습을 지켜보며 태연하게도 지껄였다.
“기사답게 최소한의 격식은 갖췄군.”
동공에 씌인 격식의 콩깍지.
물론, 격식을 갖췄다고 해서 여신교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는 건 절대 아니다.
마르셀로와 성기사의 대화는 길지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포탈을 발현.
곧장 마탑으로 복귀한 마르셀로가 내게 나눴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경의 우려가 맞았습니다.”
……내 우려가 맞았다고?
“성기사단장, 탈림. 그조차도 성녀, 프레이자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랬다.
여신교의 성녀, 프레이자.
그녀는 가려진 막 너머에서 목소리와 예언만을 전해왔단다.
당연하게도 내가 할 말은 간단했다.
“격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군.”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말이야.
‘……아니, 여기서까지 격식을 따질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대놓고 구리잖아, 이건?’
뮤온의 성문을 걸어잠근 것도 모자라서.
측근에게까지 정체를 숨기는 의문의 존재, 프레이자.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확실히 악마 냄새가 난다.’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자칭 성녀의 말에 여신교단은 어째서 속아 넘어간 것인가? 그것 또한 악마의 힘, [상태이상]이라면 설명이 가능하다.
반신, 원로 마법사들에게도 유효했던 [상태이상]이니까.
‘……이쪽도 이쪽 나름대로 쉽지 않겠는데.’
저 정도로 주의를 기울이는 악마가 쉽게 모습을 드러낼까?
당연하게도 아니겠지.
‘심판의 날’까지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걸 보면.
그전까지 프레이자가 모습을 드러낼 일은 없겠지.
‘뮤온에 접근만 할 수 있어도…….’
일단, 입성하기만 한다면 모든 게 확실해진다.
악마 사냥꾼 고유 스킬, [천적관계]의 효과는 전보다도 예리해진 상태. 뮤온, 내부에 악마가 존재한다면 나는 그 기척을 감지할 수 있겠지.
그런데.
이어지는 마르셀로의 말에 나는 경악하고 말았다.
“경의 말씀대로. 저 또한 그녀의 정체가 의심되더군요.”
거기까진 이해할 수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뱅그릿 톰에게 물어도 이상하다고 생각할걸?
세상에 어떤 성녀가 단 한 번도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단 말인가.
“그렇기에 성녀, 프레이자를 마탑으로 초대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소리까지 들었을 땐.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프레이자가 초대에 응하지 않으리라는 것쯤이야 마르셀로도 짐작하고 있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잠깐 잊고 있었다.
마탑이 어떤 집단인지를.
“그녀가 응하지 않으면 저희에겐 명분이 생깁니다.”
섬찟한 말에 그제야 떠올렸다.
그래, 마탑은 자타공인 아르카나 최강의 무력 집단.
마탑이 무언가를 쟁취하고자 할 때에 방해되는 것은 없었다.
흔적도 없이 아르카나 대륙에서 사라지거나, 사라지기 전에 알아서 길을 비키든가.
마탑과 직면한 이들에게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으니까.
새삼스럽게 실감이 난다.
그런 어마어마한 마탑이.
고작 나에게 격식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게……!
그러나 그랑펠의 자의식 또한 어마어마했으니.
내가 부담이란 걸 느낄 수 있을쏘냐.
나는 동요 없이 말했다.
“저들의 대응을 지켜보면 될 일이겠군.”
그랬다.
이 순간, 부담스러운 건 내가 아니었다.
진짜 똥줄 타고 있는 이는 따로 있을 테니까.
자칭 성녀 프레이자, 그쪽 말하는 거야.
*
여신교단 성기사단장, 탈림.
그는 베일 앞에 무릎을 꿇었다.
드리운 막 아래에서 일렁이는 성녀, 프레이자의 그림자.
탈림은 모든 것을 솔직하게 고해성사했다.
“……마탑, 그들이 뮤온에 찾아왔습니다.”
성녀님을 지켜야 할 성기사거늘.
탈림은 면목이 없었다.
아르카나 대륙에서도 아니고, 이 세계에서 마탑과 직면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심지어 마탑의 수석 마법사가 직접 뮤온을 찾아올 줄은 더더욱.
“성녀님의 규율을 어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눈앞이 아찔해지는 기분이었다.
“!”
만약 자신이 기억 속에서 마탑의 수석 마법사, 마르셀로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뮤온은 마르셀로의 손짓 한 번에 초토화가 됐겠지.
마탑의 마법사, 그들의 능력을 알기에.
탈림은 뮤온의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르셀로와 말을 섞고 말았다.
“그들은 성녀님과 대화를 나누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수석 마법사, 마르셀로가 성녀님을 정식으로 마탑에 초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탈림은 고개를 숙인 채 생각했다.
‘마탑은 어째서 성녀님과 대화를 나누길 원하는 거지?’
스스로 그 이유를 하나씩 짐작해 보려고 하던 찰나.
성녀, 프레이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가요.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탈림.”
그 나른한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
머릿속에 떠오르던 생각을 말끔하게 날려버릴 정도로.
거스를 수 없는 강한 힘이.
“저는 성녀님의 뜻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일 너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런가요, 탈림. 그렇다면 그대는 어째서 나를 찾았나요.”
“……그건.”
“알고 있답니다, 그대는 두려웠던 거겠죠.”
성녀님의 말씀이 옳았다.
마탑은 누구라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었으니까.
그러나 탈림은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감스럽게도 그대에겐 믿음이 부족한 거겠지요.”
“미, 믿음이 부족하다니요. 그게 아닙니다, 성녀님……!”
“아뇨.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답니다. 그대도 혼란스럽겠지요. 악마도 모자라 우리의 성지, 뮤온이 낯선 세계에 떨어지고 말았으니까요.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 탈림. 그대도 알고 있지 않나요?”
“……?”
“이 낯선 세계에서도 여신님의 보살핌은 여전하다는 걸.”
“!”
그 말에 탈림은 떠올렸다.
여신의 보살핌이자 기적.
뮤온이 성지라 불리게 된 이유, ‘성자의 눈물’을.
그래, 프레이자 님의 말씀엔 틀린 것이 없었다.
탈림이 글썽거리며 말했다.
“그 말씀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그런가요, 탈림. 그럼 그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말꼬리를 흐리던 순간.
탈림의 머릿속에 강렬한 생각이 맴돌았다.
이따금 찾아오는 ‘여신의 계시’였다.
탈림이 말을 이었다.
“……계시대로 뮤온을 개방하겠습니다. 이 세계에 여신님의 기적을 증명하고 여신교의 위대함을 널리 퍼트리겠습니다. 마탑조차 막을 수 없는 세력을 일궈내겠습니다.”
탈림의 선언에 베일이 잘게 흔들렸다.
어딘가 모르게.
흡족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
──────
[속보] 여신교단 성지, 뮤온 전면 개방!
[속보] 이것도 마탑 효과? 닫혔던 뮤온의 성문이 열리다……!
[속보] 플레이어 曰, “뮤온에 기적의 샘물이 존재한다……!”
──────
누구도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뮤온에 마탑의 수석 마법사, 마르셀로가 나타났던 것도 놀랄 일이었거늘.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뮤온이 나서서 성문을 개방할 줄이야.
“마탑이 어떤 식으로든 뮤온에 개입했다고밖에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 않습니까? 대격변 이전에도 이후에도. 마탑이 이렇게까지 전면으로 나서서 행동했던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아니, 세계 각국의 정부가 나서서 러브콜을 보냈을 때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수석 마법사, 마르셀로 아니겠습니까?”
대체 마탑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길래.
마탑의 태도가 이렇게 바뀐 것일까.
추측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저 호멘
과거와 현재의 마탑.
바뀐 건 수석 마법사.
호열의 존재밖에 없었으니까.
정작 호열은 뮤온 근처에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건만.
호열을 향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어떤 채널, 커뮤니티에 접속해도 그에 관한 이야기가 한창.
-아니ㅋㅋㅋㅋㅋ이게 노벨 평화상이 아니면 뭐임!!
-가이버 쓰러질 때만 하더라도 진짜 ㅈ된 줄 알았는데;;;
-큰그림 오졌다 진짜ㅋㅋㅋㅋㅋ
-균열 돌면서도 뮤온 쪽을 신경 썼다는 거잖아, 이건??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 걸 동시에 해냈네ㅋㅋㅋㅋ
그런 호열에 관한 관심에 비하면.
아직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하겠지만.
뮤온에 입성한 넷튜버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가는 정보도 하나 있었다.
뮤온, 정중앙에 위치한 호수.
그 호수를 채운 샘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거 샘물 효과가 심상치 않은데요, 형님들?”
“성기사들이 괜히 여신의 기적이라 부르는 게 아니었어요.”
“이, 이런 효과면 저도 여신교로 개종하고 싶어지는데요?!”
일파만파─
퍼져가는 호수 속 샘물에 관한 소식.
그 효과를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타고 호수의 효과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으니까.
호수의 샘물이 정말 회춘의 묘약이라도 된다는 것처럼. 넷튜버의 피부를 앳되게 만들어 준 것이었다.
자신.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치솟고 있는 여신의 기적, 샘물에 관한 관심.
당연하게도.
그 모든 사태를 확인한 호열은 언제나와 같았다.
거울 앞에서 가지런히 정돈하는 차림새.
그런 호열이 이내 걸음을 옮겼다.
또각─
뮤온을 향해서.
.
.
.
자칭 성녀님께서도 좀 치시는데?
스스로 뮤온을 개방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정말이지 비열한 수법이 아닐 수 없었다.
누가 봐도 누명을 씌우려는 속셈이 분명했으니까……!
실제로 언론에선 떠들어 대고 있었다.
뮤온이 개방된 건 전부 마탑, 마르셀로가 움직인 덕분이라고. 더 나아가서 그런 마르셀로를 움직인 내 덕분이란다.
그래, 그게 바로 프레이자가 노린 거겠지.
개방된 뮤온에서 사건이 터진다면 그 책임의 화살은 마탑을.
더 나아가서 나를 향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러나 이로써 더없이 확실해졌다.
“비열한 족속답구나.”
그런 쪽으로 머리가 굴러가는 건 역시 악마밖에 없겠지.
글쎄, 어떤 악마인지는 몰라도 능력 한번 좋다.
뮤온을 통째로 집어삼킨 것도 모자라서.
여신교를 내세워 마탑에 누명까지 씌우려고 하다니 말이야.
게다가 뭐라고?
회춘의 묘오오오약?
사람들이 몸에 좋다면 환장하는 건 또 어떻게 알아서는.
그런 식으로 신도를, 아니 인질을 끌어모으시겠다?
이거, 하마터면 굉장히 피곤해질 뻔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도는 좋았다고 할 수 있겠군.
물론.
“주제를 모르는 것만큼 하찮은 것도 없는 법이지.”
내가.
너희가 성전이란 개수작을 부리면서까지.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고 들었던 천적.
악마 사냥꾼이 아니었다면 말이야.
[스킬, ‘천적관계’가 발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