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108화 (40/489)

◈ 108화. 에고(Ego) (3)

길드 랭킹 2위, 천하통일.

길드 마스터, 류오쥔춘에겐 목표가 생겼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서 샤이닝을 뛰어넘는다.”

기회는 당연하게도 신규 업데이트로 새롭게 생성된 균열이었다.

타도 샤이닝이야, 언제나 변치 않는 목표.

그러나 이번만큼은 더욱 진지하게 임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샤이닝은 전례 없이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록스, 너는 전력에 큰 피해를 입었겠지.’

록스의 뒤를 이어 샤이닝의 2인자로 불리던 제시 하인네스.

──────

[속보] 제시 하인네스, 샤이닝에서 공식적으로 탈퇴……!

──────

그녀가 샤이닝이란 울타리를 뛰쳐나갔으니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발표가 꿈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곤두박질친 샤이닝의 주가. 그와 반대로 치솟은 자신들의 주가가 그 증거였으니까.

‘뮤온에서 낭비할 시간은 없다.’

여신교단의 성지, 뮤온.

처음엔 그 이용가치를 가늠해 봤다.

여신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면 여러모로 길드에 도움이 될 요소들이 많았으니까.

그러나 뮤온이 인류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더 이상 뮤온에만 매달릴 이유는 없었다.

[만트라 광산 - 2광구]

[적정 레벨 : Lv.550]

[붕괴 진행도 : 0.8%]

“다들 균열로 진입한다!”

샤이닝의 위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 앞에서 류오쥔춘은 망설이지 않았다.

천하통일 최정예 전력을 이끌고 균열에 진입했다.

“물러나지 마라!”

“이를 악물고 버텨!!”

“뭣들하고 있나, 마법을 퍼부어라!”

공략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균열에 등장하는 몬스터가 전부 유령 속성인 게 컸다.

그에 대비해 무기에 속성을 부여해 유령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포션을 섭취했다고 한들.

“너무 빠르잖아, 저것들!”

“젠장. 벽으로 숨다니.”

“머리 위로 날아다녀서 검을 휘두르기 쉽지 않습니다……!”

스스스스─

놈들은 대군을 농락하듯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류오쥔춘에겐 수많은 경험이 있었다.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천하통일을 최상위권 길드로 우뚝 서게 한 경험.

“쫓지 마라. 대열을 유지하라.”

까다로운 패턴.

그러나 이보다 훨씬 까다로운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을 많이 봐왔다.

게다가 절호의 기회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기에.

“우린 놈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류오쥔춘은 장기전도 자신이 있었다.

그의 지휘에 따라 천하통일은 차분하게 균열을 공략해 나갔다.

그리고 지금이었다.

“전군 대기.”

광산의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곳곳으로 흩어진 수십 명의 탐험가.

이내, 그들이 무언가를 들고 본대로 복귀했다.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제아무리 복잡한 광산의 구조라고 해도 물량 앞에선 장사가 없는 법.

류오쥔춘은 탐험가들이 스킬을 발동해 작성한 지도를 살펴봤다.

수십 개의 지도에서 유달리 시선을 끄는 통로를 찾았다.

“유달리 자라난 잡초가 많군.”

물론, 류오쥔춘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그에겐 자신을 대신해 고생할 손과 발이 넘쳐났으니까.

그가 손짓하자 재빠르게 몇 개의 무리가 움직였다.

“정보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들이 탐험가의 지도를 가지고 광산 너머로 사라졌다.

이내, 류오쥔춘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균열의 보스 몬스터라 할 수 있는.

[철의 귀인]을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전군 전진!”

[철의 귀인].

녀석만 쓰러트리면 균열은 클리어다. 단시간에, 그것도 완벽하게 신규 균열을 클리어해 낸다면 길드 랭킹이 뒤바뀌는 것도 헛된 기대는 아니겠지.

“쓰레기들이 쓸데없이 넘쳐나는구나.”

철갑을 두른 거인.

그 덩치도 목소리도.

상당한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거늘.

“전군 돌격!”

류오쥔춘.

그를 비롯한 천하통일의 플레이어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류오쥔춘의 클래스, [군주]의 특수 효과 덕분이었다.

───────

우두머리 : 전투 시작 후, 군주가 첫 피해를 받을 때까지 군주를 섬기는 플레이어에게 스킬, ‘사기진작’이 발동된다. ‘사기진작’의 효과는 군주의 레벨과 비례한다.

───────

초거대 길드.

천하통일이 류오쥔춘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는 이유.

그건 바로 [군주]라는 류오쥔춘의 클래스 덕분이었다.

류오쥔춘은 거인에게 달려드는 길드원들을 바라봤다.

‘저들이 나의 검이자 방패다.’

말뿐이 아니었다.

저들이 벌어들이는 경험치가.

실제로 일정 비율로 자신에게도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그래, 이것이 바로 희귀 클래스 [군주]의 위력!

류오쥔춘이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물론, 류오쥔춘 또한 그 무게를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냉철하게 판단했다.

“크아아악!!”

쓰러지는 길드원들.

류오쥔춘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검과 방패는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군주]는 오직 하나.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자는 어디에도 없다.’

류오쥔춘은 검과 방패를 휘둘렀다.

“결코, 물러서지 마라!”

[우두머리] 스킬의 효과 덕분.

그의 지휘에 따라 길드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철의 귀인이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은 내가 증오하는 족속이었구나.”

고작 몬스터 따위가 뭐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쓴소리에도 류오쥔춘의 눈빛엔 흔들림 따윈 없었다.

적을 앞에 두고 동요한다?

군주된 자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내 스스로 파괴될지언정. 네놈에게 무릎 꿇진 않겠다.”

바라던 바다.

류오쥔춘은 쉴 새 없이 철의 귀인을 압박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그 내구도가 대단했지만.

몇 번이나 강조했다시피 물량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콰직─!

이내, 들려오는 소리.

그와 동시에 발광하는 광산의 벽면.

류오쥔춘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 돌덩이가 네놈의 본체였나?”

처음부터 본체를 파괴했다면.

보다 빠르게 녀석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는 건가?

그러나 상관없었다.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검과 방패는 넘쳐나니까.

[만트라 광산 - 2광구]를 오직 천하통일의 힘만으로 공략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으니까.

떠오르는 메시지.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만트라 광산 - 2광구 균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류오쥔춘은 더없이 흡족한 미소를 흘렸다.

“정상의 공기를 만끽할 시간이군.”

*

……아찔하다. 정말.

만약 나한테 [정순한 지식의 오망성]이 없었다고 생각해 보자고.

당연하게도 나는 귀철이 뭔지도 몰랐겠지? 그럼 철의 귀인을 쓰러트리는 데만 하더라도 개고생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 운이 좋아서 귀철이 본체라는 걸 알았다고 쳐.’

그래서 귀철을 직접 공격.

귀철을 파괴해서.

철의 귀인을 쓰러트렸다고 생각해 보자고.

신음이 흘러나올 정도로 끔찍한 일이다……! 그건 에고 소드를 포함, 에고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귀철을. 내 손으로 박살 내는 꼴이나 다름없는 거였으니까.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진짜로.

모르는 게 약이라고.

끝까지 모른다면 모를까.

혹시나 나중에라도 알게 된다면.

‘그날부터 불면증 시작이지.’

물론, 귀철의 금전적인 가치를 짐작할 순 없었다.

에고 소드와 마찬가지로 그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귀철]

[등급 : 에픽]

[제한 : 없음]

[효과 : 제작 시, 제작 아이템에 ‘에고’를 부여한다.]

[설명 : 영혼이 담긴 광물. 그 희귀함은 전설이라 취급받아도 손색이 없으며 그 가치 또한 감히 평가할 수 없다.]

그랬다.

그 대단하신 귀철이 내 손에 들어왔으니까.

그래, 모든 건 검기(劍氣) 덕분이었다.

앞서 말했던 대로.

귀철을 습득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귀철을 굴복시키거나.

그게 아니라면 귀철에게 인정을 받든가.

나는 후자, 귀철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었다.

“현재로도 더없이 고고한 검기……. 그럼에도 그대에겐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나를 향한 귀철의 평가였다.

듣는 도중에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다 싶었거늘.

떠올려보니까 하르콘이 했던 말이랑 비슷하잖아, 이거?

-“전부터 확신하고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네. 호열 경! 그대는 검의 길을 걸어야 하네. 다섯 손가락이 뭔가? 적어도 대륙에서 세 손가락 안에는……!”

귀철은 그렇게 말을 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그대와 같은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디 나를, 그대가 나아갈 검의 경지로 데려가 줄 수 있겠는가? 나 또한 그대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나의 육신을 불사르겠다!”

마법에도 경지가 있듯.

검에게도 경지가 있겠지.

당연히 안 될 게 뭐가 있겠어.

‘그랑펠의 재능을 썩힐 생각은 없으니까.’

게다가.

나름대로 착실하게 파놓은 우물이 아까워서라도 말이야.

할 수 있는 데까진 발버둥 쳐봐야겠지.

나는 그렇게 귀철을 손에 넣었다.

‘뭐, 경험치는 얻지 못했지만.’

고작 경험치 때문에 귀철을 부순다?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철의 귀인]이 균열에서 사라졌다는 결과엔 변함이 없었으니까.

[만트라 광산 - 1광구 균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이내,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곧바로 무너져가는 균열의 풍경.

처음이 아니기에 적응했다는 것인가.

님프가 격식을 갖춰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다음 만남 때까지 부디 평안하시길.”

……어째 말투가 갈수록 고상해지는 것 같았다만.

내가 말투로 트집을 잡을 순 없는 노릇이다.

나는 님프를 역소환하고 클레를 찾았다.

“앗, 끝나셨을까요, 이호열 수석님……?”

역시나 짐작했던 것처럼.

클레는 무너지는 균열에 동요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탑의 숙련 마법사라고 해도 처음 보면 놀랄 수밖에 없겠지. 나는 태연하게도 클레에게 말했다.

“두려워할 것 없다.”

그래, 눈을 감았다가 뜨면.

현실로 돌아와 있을 테니까.

왜, 지금처럼.

빌딩 숲 사이에서.

눈을 뜨자 플레이어들이 보였다.

대충 눈치를 보아하니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들이었다.

“……뭐야, 벌써 클리어됐어?”

놀랄 법도 하지.

나도 흠칫할 정도였으니까.

뭐, 님프 덕분에 귀철이 묻힌 곳으로 통하는 지름길을 찾은 건 그렇다 치고 넘어가더라도. 귀철을 습득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크게 단축됐으니까.

“잠깐, 은발 머리에 저 복장……. 저거 이호열 맞지?!”

“젠장, 그럴 만도 했네.”

“이호열이라고? 균열엔 또 언제 진입한 거야?”

웅성거리는 플레이어들.

나야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 시선 따위 신경을 쓸 필요도 없었지만.

“……그런데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 누구지?”

클레는 아니었다.

아니, 클레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마탑이 움직이게 됐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마탑의 마법사들이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이호열 씨 일행인가?”

“……잘 모르겠지만, 인터뷰 한번 따볼까요?”

“잠깐, 일단 눈치 좀 보다가…….”

내가 출탑에 동행한 거 아니겠어?

또각─

나는 곧장 포탈로 향했다.

“가지.”

내 말이 떨어지자 클레는 그제야 뒤를 따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클레에게 관심을 보이던 플레이어, 취재진들이 아쉬움에 군침을 삼키면서도 곧바로 걸음을 돌렸다.

-“정숙.”

-“격식과 예절을 지켜라.”

-“그대의 무례한 질문 따위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그동안 내가 보여준 한결같은 태도 덕분이겠지.

물론, 클레가 그 사연을 알 순 없었으니.

클레는 포탈을 통해 마탑에 도착해서도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수석이고, 클레는 숙련 마법사다. 내가 구체적인 이유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회가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몰라도 까라면 까는 게 계급 사회다.

나는 계단을 오르며 뻔뻔하게 입을 열었다.

“모든 일정이 시간 내에 끝났군.”

“……앗, 네!”

“이번 출탑이 그대의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

아니, 부디 그러길 바란다.

마법의 경지도 모자라서 이젠 검의 경지까지.

목표가 원대해진 만큼 나한테는 약빨이 필수란 말이다…….

*

출탑.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클레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클레를 둘러싼 숙련 마법사들.

그들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바깥세상은 어땠나요, 클레?”

“균열은? 균열은 어땠어?!”

“아니, 여러분. 잠깐. 다들 조용히 해봐요.”

……잠잠─

소란을 잠재운 건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지브릴이었다.

제국의 명문가 출신.

평소에도 숙련 마법사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큰 지브릴이었다.

그녀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흠흠, 아무리 궁금해도 순서는 지켜야지요.”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

“어떻게 별일은 없었던 거죠, 클레 양?”

클레가 고개를 끄덕이자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호열 수석님과도 별문제는 없었고요?”

……아, 그랬지!

그러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출탑 자체에만 집중해서 까맣게 잊고 말았다.

클레가 이호열 수석과 단둘이 출탑에 나섰다는 사실을.

“괴팍……. 아니, 워낙 까칠하시니까요. 수석님께서는.”

“그렇죠? 말씀도 굉장히 직설적으로 하시죠.”

“솔직하게 조금 무섭다고나 할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화.

도리도리─

잠자코 있던 클레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클레 양?”

모여든 이들이 흠칫할 정도로 격하게.

다들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

‘이호열 수석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니신데!’

클레는 이번 출탑을 떠올렸다.

비약초에 관한 지식을 친절하게 알려주신 것부터.

원혼의 습격을 경고해 주신 것까지.

수석님께 직접적으로 받은 도움만 하더라도 몇 번이었던가?

‘그것도 모자라서 제 연구를…….’

벨리에 님을 제외한다면.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약초의 육성법’에 관해서.

자신보다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셨으니까.

지브릴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꼈다.

“그 반응은 뭔가요, 클레 양? 역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빨리 말해봐. 뭔데.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데에~”

“클레! 너 정말, 그렇게 입 다물고 있기야?”

그러나 클레는 꾹 입술을 다물었다.

호열이 했던 말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대는 그저 격식에 맞게 행동하면 되는 일이다.”

격식에 맞게.

‘수석님과 얽힌 일은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겠어요.’

다만, 호열이 오해를 받는 것 또한.

그저 보고만 있을 순 없는 일이었다.

다짐한 클레가 입을 열었다.

“……이호열 수석님은.”

그래, 사실만 이야기하자.

이건 착각 같은 게 아니었다.

클레는 똑똑하게 지켜봤으니까.

균열에서 빠져나온 순간.

어째서일까.

자신에게 향하던 엄청난 관심과 시선.

혼란스러웠던 와중 들려온 목소리.

-“가지.”

그랬다.

그 호열의 한마디에 수많은 인파가 갈라졌다.

그건 아르카나 대륙에서도 본 적이 없던 광경이었다.

황제의 명령, 황명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클레는 황제를 직접 본 적이 없었으니까.

클레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혹시 이호열 수석님께서는 이 세계의 귀족.

아니, 그것도 그냥 귀족이 아니라.

굉장히 높으신 귀족이 아니실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격식을 중시하는 호열의 성격 또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클레가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어쩌면 마탑에서보다 마탑 바깥에서 훨씬 더 대단한 분이실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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