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77화 (9/489)

◈ 77화. 수석의 품격 (1)

“정기 학회는 일시 중단하도록 하겠다.”

─수석의 무게 (반복)▲

●토파즈 홀에서 검증을 진행하라. (성공)

●정기 학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라. (진행 중)

퀘스트 목표는 성공적으로 정기 학회를 진행하는 것.

마지막 발표자인 뱅그릿을 건너뛰고 학회를 끝낸다?

그것을 성공적인 마무리라고 할 순 없는 노릇.

나의 긍지가 말해주고 있었다.

“뱅그릿 톰. 그가 강단에 서는 순간, 학회를 재개하지.”

뱅그릿을 크리스탈 홀에 세우고야 말겠다고!

그나저나 내 멋대로 학회를 진행해도 되는 건가?

문득, 그런 걱정이 들었지만.

나는 다시금 생각할 뿐이었다.

꼬우면 시키지 말았어야지.

그런 의미에서 뱅그릿 톰.

그가 어디에 모습을 감췄는지는 알 수 없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물론, 그 이전에 현 사태에 관한 책임을 따져 묻도록 하겠다.”

적절한 사유가 없다면.

그러니까 긍지께서 합당하다 여기실 이유가 없다면.

적잖이 고생 좀 하게 될 거다, 뱅그릿 톰 선임 마법사.

*

정적─

다른 이는 몰라도 호열이 강단에 올랐다.

예의와 격식을 더없이 중요시하는 호열이다.

그것도 모자라 ‘절차’란 단어까지 꺼냈으니.

감히 누구 하나 잡담하거나 경청하지 않을 수 있으랴.

웅성웅성─

그런 호열이 크리스탈 홀을 빠져나가자.

플레이어들은 그제야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었다.

“……야씨, 이거 퀘스트 아니냐?”

“딱 봐도 퀘스트각인데?”

“뱅그릿 톰 찾아오면 그때부터 퀘스트로 연결되는 건가?!”

냄새가 났다.

그것도 대형 퀘스트의 냄새가.

무려 마탑의 마법사, 그것도 선임 마법사가 행방불명된 상황이었으니까.

플레이어들은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기 학회에 초청장을 받았다는 것?

쌓아온 경험치만큼 보는 눈치가 있다는 소리다.

“일단, 지켜보자고.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도 있잖아?”

싱겁게 끝날 가능성.

뱅그릿 톰이 마탑 내부에 있을 경우를 말하는 것이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뭐, 긴장이 풀린 나머지 어딘가에서 졸고 있다든가.”

그런 가능성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임 마법사가 그럴 수 있을까?”

마법사 계열 클래스이니만큼.

마탑의 위대함을 잘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

선임 마법사가 그런 실수를 보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호열을 시작으로.

모든 선임 마법사들이 크리스탈 홀을 빠져나간 순간.

플레이어들도 자리를 박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확실해. 뱅그릿 톰은 마탑 외부에 있다!”

“들었지? 뱅그릿 톰,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어떻게 생겼냐고? 잠깐만,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크리스탈 홀.

그 자리에 남은 건 한 사람.

제시 하인네스 뿐이었다.

제시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깔모자는 들썩이지 않고 대답했다.

-확실히 전례에 없던 일이구나.

지금이야 그 명성이 퇴색되었다고 한들.

무려 마탑의 정기 학회였다.

그 정기 학회의 발표를 앞두고 사라졌던 마법사?

대마법사로서의 기억을 되짚어 봐도 그런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뱅그릿 톰은 선임 마법사였다.

“이번 연구에 많은 것을 거셨다고 들었는데…….”

마탑을 자주 드나들며 견습, 숙련 마법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제시. 그래서 뱅그릿의 처치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제시가 중얼거렸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기신 거예요.”

-분위기로 보자면 그렇겠지. 허나, 제자야.

“네?”

-이번 일엔 나서지 말도록 해라.

“……?”

스승으로서의 노파심이 아니었다.

이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말이었으니까.

그 말에 담긴 속내를 알아차린 제시가 흠칫했다.

“……뱅그릿 선임께 무슨 일이 생기는 게 가능한 걸까요?”

그랬다.

뱅그릿 톰.

마탑에서의 입지를 떠나 그는 마탑의 선임 마법사.

인간보다는 초인(超人)에 가까운 존재.

가까이에서 지켜봤기에 제시는 잘 알고 있었다.

마탑의 선임 마법사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그런 뱅그릿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정도의 일이라면?

이내, 제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들 퀘스트 같은 걸 생각할 때가 아니에요!”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스승님의 말대로 연관되는 것조차 위험할 정도로.

*

마탑.

선임 마법사 뱅그릿 톰의 행방불명.

그 소식은 AAU에도 전달되었다.

“선배! 어떻게 입수한 거예요, 이 떡밥은?”

“어, 왔어? 스트리밍 중인 넷튜버가 있었거든. 정기 학회를 시작부터 방송했더라고. 간도 크지 않냐? 걸리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다시보기가 남아있었어요? 앞으로 좀 돌려봐도 돼요?”

“물론이지.”

윤수겸이 되감기 버튼을 클릭.

그러자 떠올랐던 채팅창도 역행하기 시작했다.

채팅창을 바라보던 성현준이 흠칫했다.

근데, 어째 채팅창에 똑같은 말만 가득하다……?

“호멘. 호멘. 호메에에엔? 오늘 도배 장난 아닌데요?”

“그럴 수밖에 없었지. 장난 아니었거든. 아까.”

“아무리 그래도 몇 시간 동안 도배를 한다고요? 그런데 강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같이 도배하고 있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요?”

또 말하자면 길어지는데.

쪽쪽─

윤수겸이 아메리카노를 빨고는 오늘의 기적을 설파했다.

과장하는 게 아니었다.

호열이 보여준 건 정말 기적에 가까운 활약이었으니까.

잠자코 듣고 있던 성현준이 기겁하며 되물었다.

“수, 숙련 마법사들을 되레 가르쳤다고요?!”

“그래. 아주 그냥 연구 방향성까지 제시하더라.”

“그게 말이 돼요? 아니, 이해가 안 되는데?”

플레이어에 불과한 호열.

그가 어떻게 마탑의 마법사를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성현준은 아직도 납득이 안 된 모양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근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그렇죠. 더 납득이 안 되는 게 있으니까.”

“뱅그릿 톰.”

그 마탑의 선임 마법사가 행방불명됐다는 것.

그게 AAU에 비상이 떨어진 진짜 이유였으니까.

성현준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갑자기 어디로 튄 거래요?”

“그건 지금부터 파악해 봐야지.”

“아니, 진짜. 뭐, 다른 NPC가. 아니, 다른 아르카나인이 행방불명이 됐다고 하면 그렇구나. 안타까운 일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말했다시피.

마탑의 마법사들이 어떤 존재들이던가?

심지어 뱅그릿 톰은 그중에서도 선임 마법사란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AAU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었다.

“애초에 아르카나 대륙에서 활동하라고 설정된 NPC들이 아니잖아요. 마탑의 마법사들은? 게네들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제국이고 뭐고, 마탑을 제지할 수 있는 건…….”

윤수겸이 쯧 하고 혀를 찼다.

“오버하지 마. 누가 마탑이 단체로 움직였대? 그냥 뱅그릿 톰이 혼자서 멋대로 사라진 것뿐이지.”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선배! 만약에. 진짜 만약에. 플레이어들 추측대로 뱅그릿 톰하고 관련된 퀘스트가 떠오른다고 쳐봐요. 막말로 플레이어들이 뱅그릿 톰하고 대적하는 일이 생긴다고 쳐보자고요.”

“야. 상상하기도 싫다. 그건.”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장담할 수 있었다.

만약, 뱅그릿 톰이 플레이어들의 적이 된다면.

그는 마왕, 데카라비아보다 강대한 적이 될지도 모르겠지.

“뭐가 꼬여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야, 대체.”

으아아악─

신음하며 머리를 쥐어뜯어 봐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러니까 성현준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선배, 윤수겸은 걱정하는 기색이 없어 보였으니까.

“……선배는 괜찮아요?”

“응? 뭐가?”

“아니, 예전 같으면 나보다 더 난리를 치셨을 양반이…….”

“아, 믿음이 생겼거든.”

“믿음? 선배, 어디 뭐 종교 믿기로 시작했어요?”

“종교?”

윤수겸이 피식 웃었다.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그리고는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다시금 재생되는 영상.

스피커에서 호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뱅그릿 톰. 그가 강단에 서는 순간, 학회를 재개하지.”

“!”

그래, 호열이 있었다.

행방불명된 뱅그릿 톰.

그 대단하시다는 선임 마법사보다도 높은 직위.

무려 수석 마법사와 동등한 대접을 받고 있는 호열 말이다.

“마탑의 설정을 떠올려 봐. 운 좋게 수석 공동 연구자 자리에 앉게 됐다고 해도,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면 금방 지위를 박탈당했을 거야. 마탑의 수석이란 그런 자리니까.”

윤수겸이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저절로 믿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것도 모자라 결전병기 퀴른베르크 기계탑을 가동.

본격적인 반격의 서막을 올렸던 호열이 아니던가?

성현준이 입을 열었다.

“호멘, 호멘. 도배가 멈추지 않던 이유를 좀 알 것 같네요.”

물론, 호열만 믿고 있는 건.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일이겠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두 사람의 생각.

‘호열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

눈빛 교환도 잠깐.

타다닥─!

성현준과 윤수겸이 부지런히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니까. 버그가 터진 건 아니겠고.”

“그럼 모습을 감춘 데에도 뭔가 목적이 있는 거겠죠?”

“맞아. 그 목적을 알아야 어디로 갔을지 추측이라도 해볼 수 있어. 문제는 그 목적을 어떻게 알아내느냐는 건데……. 일단, 마탑 설정부터 뒤져볼까?”

*

그래.

모든 행동엔 목적이 있는 법이다.

지금과 같은 뱅그릿의 돌발 행동에도 목적은 있겠지.

그래서 뱅그릿의 목적이 무엇인가.

내게 묻는다면.

“용변이 급했다고 한들. 양해를 구했다면 이해할 수 있었다.”

……잠깐, 아무리 예절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크리스탈 홀에서 어떻게 화장실이란 단어를 꺼내겠냐?!

사람들에겐 수치심이란 게 존재한단 말이다, 그랑펠.

보다시피 영양가 있는 대답은 나올 순 없었다.

하지만 뻔뻔하게 헛소리를 뱉는 나와 다르게.

그 목적을 짐작할 수 있는 이가 있었으니.

“과연, 짚이는 바가 있습니다.”

바로 마르셀로였다.

마르셀로가 움푹 팬 눈을 부릅떴다.

“경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뱅그릿이란 인간을 잘 알고 있다 생각합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자신감의 결여가 그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까지 말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나한테 성의를 가장한 뇌물을 건네려던 것도 이해가 가는군. 자신감이 없어서 뇌물 따위에 의존하려던 거겠지.

끄덕끄덕─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자 마르셀로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건 사사로운 문제에 불과합니다. 누군가는 줄어든 입지 탓에 심리적 압박을 받은 뱅그릿이 학회를 앞두고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그는 순수마력학의 선임 마법사이기 때문입니다.”

마르셀로의 말뜻은 간단했다.

고작 이따위에 압박감에 종적을 감출 정도로.

마탑의 선임 마법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이겠지.

거기에 대해선 나도 더없이 공감하는바.

“그렇기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박할 여지가 없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도중.

마르셀로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원탁 회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뜸을 들인 이유가 있었구나!

원탁 회의란, 마탑 수뇌부의 회동.

그 수뇌부 회의에서 대체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내심 궁금했던 게 사실이었지.

물론, 내색은 없었다.

이럴 땐 포커페이스에 감사한다. 정말.

“예정되어있던 원탁 회의가 연기되었습니다.”

……그런데 뭐? 연기가 됐었다고?!

잠깐만, 그러면 나는 왜 그 고생을 한 거란 말인가!!

순간, 속에서 들끓는 억울한 감정.

‘포커페이스에 감사하기는 개뿔!’

그 따위 감사는 취소하겠다.

이러다가 나는 화병으로 단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시나 나는 미동도 없는 어조로 되물었다.

“원탁 회의의 연기는 언제 결정된 사안인가?”

“짐작하신 대로. 정기 학회 도중에 결정되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뱅그릿이 크리스탈 홀을 떠난 시점과 유사합니다.”

그 말이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이건 뱅그릿 톰의 행방불명이 마탑의 수뇌부.

탑주 혹은 원로 마법사와 연관되어 있다는 소리 아닌가?

‘……이거, 괜히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분명, 마르셀로도 그런 뜻으로 말을 꺼낸 것이거늘.

이건 무슨 음모론도 아니고.

갑자기 높으신 분들이 튀어나오니까 흠칫할 수밖에 없군.

하지만 말했다시피 내색은 없다.

그런 나의 무미건조한 반응에 마르셀로가 작게 웃었다.

“역시, 그 또한 짐작하고 계셨군요.”

“?”

“그렇습니다.”

짐작하긴 내가 무엇을 짐작했단 말인가?

어째 더 놀랄 것이 남아있다는 듯한 이야기.

나는 마음을 다잡았지만 헛수고였다.

“이것이 말할 수 없었던 마탑의 사정입니다.”

그 순간, 퀘스트창이 점멸했다.

[퀘스트 : 마탑의 진실]

마법사의 탑엔 모순이 존재한다.

모순을 밝혀내고.

마탑과 진리를 바로 세워라.

─마탑의 수뇌부와 얽힌 뱅그릿 톰을 확보하라. (진행 중)

……이렇게 연결되어 있던 거였어?

위에서부터 얼마나 복잡하게 꼬여있는 거야, 이거.

마르셀로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때부터 직감했건만.

정작 실체를 알게 되니까 충격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그냥 마탑 마법사도 아니고 수뇌부라니.’

그러나 속내와는 다르게도.

나는 대꾸했다.

더없이 뻔뻔한 음성으로.

“그대의 고충을 이해하네. 마르셀로 수석 마법사.”

*

“바보들이라니까? 머리를 써야지!”

마탑의 로비.

그곳에서 몇몇 플레이어들은 대기 중이었다.

“무작정 뛰쳐나가서 어쩔 건데? 그럼 걔가 짜잔하고, 마중이라도 나온대?”

뱅그릿 톰을 찾아 나서는 것도.

뭔가 단서를 찾아야 찾아낼 수 있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다들 헛수고를 하고 있었다.

“그래! 모르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우리처럼.”

그 플레이어들이 기다리고 있는 건 호열이었다.

호열 또한 뱅그릿 톰을 찾아 나설 게 분명했으니까.

호열이 누구인가?

마탑의 수석 공동 연구자.

당연하게도 마탑에 관한 정보가 누구보다 많을 터.

“이호열만 쫓아가면 뭐라도 나올 거란 말이지.”

따라가되 이호열보다 먼저 뱅그릿 톰을 찾아낸다면?

퀘스트와 보상은 우리의 차지다.

그게 바로 대기 중인 플레이어들의 목적이었다.

또각─

기다림 끝.

들려오는 구두 소리.

“이호열이…….”

하지만 그 불순한 목적은.

“……다아앗?!”

처참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발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호열은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뒤에 저 해골은 또 뭐야? 스켈레톤?”

해골도 아니었다.

그저 해골처럼 메마른 사내였다.

그 사내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를 알아본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으니까.

“마, 마르셀로 수석 마법사가 어떻게 이곳까지……?”

“잠깐, 포탈로 향하고 있어요. 저 두 사람!!”

“마탑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설마, 이호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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