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악크샨의 유산 (2)
아르카나가 게임이던 시절.
플레이어들에게 함정은 익숙한 존재였다.
“드디어 보물……!”
“야, 잠깐만. 그 상자가 건들지 마앗!!”
“으아아악! 뭐, 뭐야?! 상자가 움직여엇?!”
“저 병신!! 미믹이다!!”
보물 상자로 위장한 몬스터, 미믹부터.
던전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위험천만한 함정까지.
그런 함정을 해체하는 스킬을 가진 탐험가 클래스는 물론이요, 함정 공략을 콘텐츠로 삼는 넷튜버도 있을 정도였다.
“에게? 겨우? 저 정도야 저한테는 너무 쉽죠~”
그래서.
퀴른베르크 기계탑에서 함정이 튀어나왔을 때.
함정 공략 전문 넷튜버들은 앞다퉈서 방송을 켰다.
“마음 같아선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아깝네요. 진짜.”
겉으론 아쉬워하고 있었지만.
이건 시청자를 끌어모을 좋은 기회.
중계를 통한 방송만으로도 이미 본전, 그 이상이었으니까.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퀴른베르크 기계탑의 함정 수준은 보통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저 패턴.
복잡한 패턴이 여태까지 봐온 함정과는 차원이 달랐다.
“여기서 점프를 뛰면 가뿐하게……?!”
“아니, 이 타이밍에서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온다고요?”
“……형님들. 죄송한데, 저런 건 저도 못 깨겠는데요?”
기계탑의 기술력이 함정에도 녹아든 것인가.
한없이 정교해서 악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덕분에 함정에 무릎을 꿇는 플레이어가 속출했다.
“아, 여기서 주춤거리면!”
“그렇죠. 바로 고슴도치 꼴이 돼버리는 거죠.”
“기록은 물 건너갔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큰 피해는 없어 보이네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공략 난이도와 별개로 함정에 큰 살상력은 없어 보인다는 것.
함정들이 전부 은으로 만들어진 덕분이었다.
“이걸로 확실해졌네요. 경쟁 콘텐츠라는 게.”
퀴른베르크 기계탑은 플레이어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떠올랐던 퀘스트 목표대로.
플레이어들을 경쟁시키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경쟁 콘텐츠가 확실하다.
“이건 뭐, 아예 판을 깔아줬네요.”
“플레이어들한테 능력을 증명해 보라는 거죠!”
“자, 누가 1위를 기록하게 될지 지켜봅시다!”
그런 확신이 드는 순간.
퀴른베르크 기계탑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그래, 그 막대한 관심 속에서.
드디어 호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되는 경악─
“이, 이게 대체?”
“뭐죠, 제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죠?”
“하, 함정이 고장 난 건 아닐 텐데?”
방금 말하지 않았던가?
기계탑의 함정은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고.
그게 갑자기 고장 날 일은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눈앞에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슈슉─!
함정이 빗겨나간다.
스슉─!
호열이 피해낸 게 아니었다.
스륵─!
호열은 그저 태연하게 걷고 있었으니까.
그랬다.
함정이 호열을 피해 가고 있었다!
마치 호열 주변에 방어막이라도 생성된 것처럼.
호열에게 날아든 함정들이 전부 빗겨나간 것이었다.
그 놀라운 광경엔 해설이 필요한 게 당연했다.
폭주하는 채팅창.
하지만 어디까지나 함정 전문 넷튜버가 아니던가?
저런 듣도 보도 못한 광경에 대한 해설은 불가능.
“저, 저도 이런 방식의 공략은 처음 봅니다!”
“……그냥 걸어서 함정을 돌파할 줄이야.”
“전 그동안 뭘 한 걸까요, 형님들?”
“……갑자기 은퇴가 마려워지네요.”
저것 또한 스킬인가?
스킬이라면 세상에 저런 스킬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저런 스킬을 사용하는 클래스는 대체?
결국, 언제나처럼 호열의 뒤를 쫓는 질문만 이어질 뿐.
그 경악 속에서.
호열이 반대편 포탈 앞에 다다랐다.
걸린 시간은 고작, 1분 남짓.
그것도 뛰지 않고 당당히 걸어서 달성한 기록.
다시금 채팅창이 폭발했다.
그저 호멘……!
*
탐색, 간섭, 발현.
그 세 단계 중.
가장 까다로운 단계는 단연 탐색이었다.
탐색은 그야말로 마법의 첫 단추.
잘못 꿰어버리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조차 없으며.
넘어간다 하더라도 마법의 효율이 지극히 떨어졌으니까.
‘당연한 거야.’
왜, 마탑의 수석 마법사.
마르셀로조차 탐색 과정에서 군더더기를 걸러내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내게는.
아니, 그랑펠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시다.
『타고난 마법적 재능은 웬만한 마법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 흉내 낼 수 있을 정도였다.』
누가 지어낸 설정인지.
정말이지, 낯 뜨거울 정도로 대단한 재능.
덕분에 나는 걸어서 함정을 돌파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전부 은이라서 가능했던 거지만.’
가장 중요한 탐색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제아무리 그랑펠의 재능이라고 해도 말이야.
낯선 탐색 대상을, 그것도 동시다발적으로 탐색하기는 무리였으니까. 만약, 은이 아닌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함정이었다면…….
‘걷지는 못하고 뛰어서 돌파해야 했겠지.’
하나는 흘려보내고.
하나는 다른 플레이어들처럼 피해내는 방식으로 말이야.
뭐, 어쨌거나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현재 순위
●1위 : 1분 01초
●2위 : 4분 41초
●3위 : 4분 50초
기대하지 않았는데 1위라.
2위와의 기록 차이도 상당했다.
아무래도 함정의 수준이 높은 탓이겠지.
“와. 이 함정 장난 아닌데요. 호열 씨?”
남태민이 가쁜 숨을 내쉬며 도착했다.
기록은 경신되지 않았으니까.
3위 안에 들진 못한 모양이다.
남태민이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흐, 딱 10초가 부족했네.”
남태민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난이도라.
역시 그 기술력이 심상치 않다.
그러니까 더더욱 믿기지 않는다.
‘……이게 정말 악크샨의 결전병기라고?’
믿기지 않아 퀘스트창을 다시 확인해 봐도 안 믿긴다.
내가 알고 있는 악크샨 기지는 말이다.
정말 세끼 호밀빵을 챙겨준다는 것 말고는 쥐뿔도 없었다니까?
그런 악크샨이 이런 수준 높은 결전병기를 대륙 곳곳에 세워뒀다니…….
‘믿기지 않아서라도 알아내고 만다. 내가.’
알아내기 위해선 퀘스트를 진행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포탈을 바라봤다.
기계 장치형 아이템을 통해 발현된 포탈.
이 역시도 악크샨에선 구경도 할 수 없던 엄청난 기술력.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퀴른베르크 기계탑-중심부]
[적정 레벨 : Lv.450]
[붕괴 진행도 : 0.1%]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적정 레벨이었다.
무려 450레벨이라니.
그러나 이전처럼 걱정 앞서진 않았다.
‘적정 레벨이 플레이어 기준이 아닐 테니까.’
그래, 퀴른베르크 기계탑은 언제까지나 악마 사냥꾼의 결전병기.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탑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함정만 봐도 그랬다.
“가끔씩 이렇게 쉬어가는 균열도 나쁘지 않네요.”
남태민처럼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함정의 대미지는 미약했으니까.
함정을 피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이라고 해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다들 잠깐 쉬어가는 균열, 단순한 경쟁 퀘스트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단 말이다.
심각하단 말이다.
양보할 수 없단 말이다……!
‘어떤 바보가 자기 유산을 양보하겠어?’
딱히 기대하진 않았건만.
남에게 빼앗기기는 또 싫은 법.
물론, 거기엔 퀘스트 보상도 포함이다.
그러니까 나는 조용히 포탈로 향했다.
“먼저 가지.”
“네? 아,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다급하게 뒤따라오는 남태민.
포탈을 통과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기록한 순위에 따라 팀이 배정됩니다.]
……잠깐, 함정 다음엔 팀전이냐?
흠칫하는 순간.
연달아서 떠오르는 글자들.
[당신은 ‘1위’를 기록하셨습니다.]
[압도적인 기록을 경신하셨습니다.]
[순위와 기록에 따른 당신의 팀원은 ‘1’명입니다.]
[현재 적절한 상대 팀을 탐색 중입니다…….]
“!”
아니, 잠깐만.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솟구치는 억울함.
팀전에서 혼자라니……?!
남들보다 한참 앞선 기록을 세운 탓이 확실하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무슨 이따위 규칙이 다 있어어어?!’
사실 팀전이라고 해서 내심 안심했단 말이다.
내 곁엔 남태민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포탈을 통과하는 순간.
그 위치가 엇갈린 모양이었다.
남태민이 보이지 않았다.
철커덕─
이내, 가동을 시작한 기계 장치.
증기를 내뿜으며 발판이 요동쳤다.
내 억울함과 별개로.
격식과 절차에 죽고 못 사는 육체는 상황을 납득했다.
“절차가 그렇다면 따르는 수밖에 없겠군.”
……이따위 악법을 납득하지 마라, 그랑펠.
그래, 어쩌겠는가.
떠오른 메시지를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인걸.
나는 퀘스트창을 확인했다.
[퀘스트 : 토너먼트]
승패에 따라 움직이는 발판.
승점, 30포인트를 쟁취해 가장 먼저 상층에 도달하라.
─현재 승점 (승 : +3p / 패 : -2p)
●1위 : 없음
●2위 : 없음
●3위 : 없음
철컥─
발판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이유가 있었군.
이 발판이 이기면 위로.
지면 아래로 움직이는 거겠지.
그나저나.
‘승점을 30포인트나 따야 한다고?’
1승에 3포인트였으니까…….
무려 10승을 따내야 한다는 말이었다.
도중에 패배를 기록하면 애써 쌓은 승점을 까먹기까지.
무엇보다 핵심은 내가 그런 팀전에서 혼자라는 것이었다.
……고독하구나.
들려오는 건 기계 장치가 맞물리는 소리뿐.
수다스러운 남태민이 그리워진다…….
‘이럴 줄 알았으면 퀘스트 보상이고 뭐고 설렁설렁…….’
……그래!
퀘스트 보상!
불현듯 보상에 생각이 닿았다.
혹시라도 보상이 대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을 확인했다.
‘……이건?’
*
시청률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방송국 놈들.
스튜디오에선 이미 녹화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토너먼트라니. 누가 설계한 기계탑인지 몰라도 칭찬하고 싶네요. 어디서 구경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플레이어들이 서로 자웅을 겨루는 모습을요!”
“그렇습니다. 아르카나가 게임이던 시절, 콜로세움에서나 할 수 있었던 구경을 퀴른베르크 기계탑 균열 덕분에 하게 됐네요.”
“말씀드리는 순간……. 자, 상대 팀이 모습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철컥─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기계 장치.
그 위에 올라탄 플레이어들이 서로 마주쳤다.
진행자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포탈을 통과한 플레이어들이 모두 한 장소로 이동한 모양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서로 다른 균열을 통해 입장한 플레이어들이 같은 팀이 됐죠?”
“이건 또 흥미로운 시스템이네요!”
“자, 일단 양측 인원은 3대3. 그 종목은……!”
양 팀이 올라탄 기계 장치.
그 정중앙에 떠오른 커다란 톱니바퀴 하나.
눈치가 있다면 알아차릴 수 있었다.
“……혹시 저 톱니바퀴를 쟁탈하는 건가요?”
“저 톱니바퀴를 상대 팀보다 먼저 차지해서. 자신들의 기계 장치에 끼우는 게 승리 조건 같아 보입니다!”
“톱니바퀴를 끼워야만 기계 장치가 상층으로 올라간다라. 꽤나 그럴싸한 연출이네요.”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사이에 벌써 신경전이 시작된 모양입니다앗?”
출연진들의 예상대로.
두 기계 장치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어들의 평균 레벨이 비슷한 것 같은데요.”
적절한 상대를 탐색한 끝에 만난 두 팀이 아니던가?
그들의 평균 레벨이 정확하게 같았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섣부르게 움직일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야, 잠깐만.”
삑─
갑작스러운 음 소거.
뻐끔거리는 출연진들.
한창 중요한 순간에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TV 소리를 왜 줄여! 미친 새끼야!”
“아니, 들어봐. 진짜 중요하다니까?”
“뭐가 또? 이 새끼 또 호들갑이네.”
“아니! 호들갑이 아니라 이호열!!”
“이호열? 이호열은 갑자기 왜?”
토너먼트 퀘스트.
양 팀은 자신들과 비슷한 레벨의 상대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이호열과 만나게 되는 상대측 플레이어들의 평균 레벨을 따져본다면……?
“잘하면 이호열의 레벨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이호열의 레벨이라고?
그건 플레이어, 아니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만한 화제였다.
그 사실을 간파한 시청자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호열의 등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ㅋㅋ 그래서 이호열 언제 나오냐고ㅋㅋㅋㅋ
-ㄹㅇㅋㅋ 다른 것보다 이호열 언제 나오는지 기다리는 중
-이호열 누구랑 팀 됐단 소리도 없냐???
-넷튜브 다 뒤져봤는데 어그로 말곤 없드라 ㅇㅇ;;
물론, 기계탑 속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
철컥─
톱니바퀴를 끼우자 상승하는 기계 장치.
샤이닝의 길드 마스터.
록스는 퀘스트창을 확인했다.
─현재 승점 (승 : +3p / 패 : -2p)
●1위 : 15p
●1위 : 15p
●3위 : 13p
5연승.
획득한 포인트는 15포인트.
그 덕분에 상승한 순위는 공동 1위.
보다시피 자신보다 먼저 15포인트를 달성한 팀이 있었다.
록스는 그게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호열.’
함정 돌파에서도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던 호열이었다.
이번 퀘스트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
그러나 록스에겐 자신이 있었다.
‘이건 개인전이 아닌 팀전이다. 이호열.’
그것도 밸런스 시스템이 존재하는 팀전.
호열의 레벨이 높을수록.
그 팀원의 레벨은 낮을 수밖에 없을 터.
록스는 팀원이라는 구멍을 공략할 생각이었다.
‘우린 만날 수밖에 없다.’
15포인트를 따낸 팀은 단둘뿐.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철컥─!
천천히 가동을 멈추는 기계 장치.
‘와라.’
모습을 드러내는 기계 장치 위의 상대.
이내, 록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유감스럽게도.
록스의 예상은 정확하게 절반만 맞았다.
5연승.
15포인트의 고지.
그곳에 호열이 있긴 했다만.
정작 호열은 혼자였으니까.
그러니까 넘치던 록스의 자신감은.
‘……혼자 5연승을 기록했다고?’
불안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불가능하다! 혼자서 대체 어떻게?!’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
정말, 말도 안 되는 운이었지.
철컥─
가까워지는 기계 장치.
떠오르는 메시지.
[현재 적절한 상대 팀을 탐색 중입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부전승 꿀을 빠는 것도 여기까지구나.’
내 레벨은 고작 295레벨.
그것도 모자라 나는 혼자였다.
내 수준에 맞는 적절한 상대를 찾을 수 있을 리가.
그걸 반대로 말하자면.
같은 승점의 팀들에게 나는 적절치 못한 상대라는 뜻.
덕분에 나는 다른 팀과의 경쟁에서 제외된 채.
부전승으로만 5연승을 따낸 것이었다.
[같은 승점의 상대가 ‘1’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젠 피할 수 없었다.
15포인트를 따낸 건 나를 제외한 단 한 팀뿐.
그러니까 지금부터 나는.
‘3명을 상대해야 하는 거지.’
그것도 나보다 훨씬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들과 말이야.
그러나 해볼 만했다.
저쪽은 계속해서 대전을 거듭해 지친 상태.
게다가 내겐 ‘퀘스트 보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대전.
목숨을 건 결투 같은 게 아니다.
그에 따른 격식을 갖출 겸.
나는 가볍게 인사치레했다.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근데 내가 못 할 말이라도 했나.
표정들이 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