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자칭 마왕이여 (2)
구마의식의 제물이 될 악마의 아이템.
미리미리 구매해 뒀었지.
구하는 데에 수고로운 건 없었다.
유스라 왕국의 재건 속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으니까.
기본적인 상점과 함께 경매장이 문을 연 것이었다.
그것도 아르카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경매장이.
게다가 이건 마왕을 위해 준비한 구마의식이 아니던가.
‘부지런히 벌어둬서 다행이지.’
악마의 아이템 몇 개쯤이야.
내 통장 잔액에 흠집도 낼 수 없다.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랑펠은 몰라도 나는 자본주의의 노예가 확실하다.
나는 이어서 악마의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제물이 많아질수록 의식의 효과는 강해지는 법.
[‘귀부인의 보석함’이 제물로 선택되었습니다.]
[‘목을 조르는 넥타이’가 제물로 선택되었습니다.]
구마의식의 제물로 그 아이템들을 추가했다.
그렇게 시작된 구마의식.
나는 곧장 마법을 발현했다.
스스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잿가루를 탐색.
[심미] 스탯을 활용하여 간섭.
심미적인 감각이 가미된 불꽃을 발현했다.
화르륵─!
“그 추악한 입부터 다물어라. 자칭 마왕이여.”
뛰어난 심미안만큼.
추악한 모습을 극히 혐오할 수밖에 없는 그랑펠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데카라비아는 봐주기가 힘들 정도겠지.
공포 영화, 그것도 고어 영화에서나 볼법한 몰골이었으니까.
그러나 나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상대는 마왕이다.’
악마 군단장의 레벨을 고려했을 때.
녀석의 레벨은 최소 600레벨.
거악, 칠죄종 탐욕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왜, 칠죄종 탐욕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한눈을 팔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게다가.
화르륵─!
녀석에게 집어삼켜진 프로스트의 주민이 있었다.
심미적 감각을 더해 숭고하게 타오르는 불꽃.
타들어 가는 살점 속에 그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이놈의 긍지께선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카라비아가 불길 속에서 꿈틀대며 소리쳤다.
“……너, 너는!!”
나?
뭐, 어쩌라고.
대답은 하지 않았다.
사냥감과 불필요한 대화는 삼가는 나였으니까.
나의 냉랭한 반응에.
타오르는 것도 부족해서 열불이라도 났다는 것인가.
녀석이 불길을 떨쳐내고 말을 이었다.
“……그래, 알겠다. 나는 ‘의식’ 속에 들어온 거군.”
과연, 악마들의 왕. 마왕이었다.
구마의식이란 걸 알아차리다니.
사실 뭐, 놀랄 일도 아니겠지.
문득, 떠오르는 악크샨 악마 사냥꾼의 말.
-마왕과 마주하고 살아남은 악마 사냥꾼은 많지 않다.
악마 사냥꾼의 숙적이라 불릴 만큼.
마왕부터는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치지지직─
타들어 가던 데카라비아의 살점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녀석이 히죽히죽 웃는 소리가 이어졌다.
“오만하구나, 인간. 마왕을, 이 몸을 의식에 초대하다니.”
데카라비아가 감회에 젖은 듯 몸을 떨었다.
“이 감각이 나쁘지 않구나. 그래, 어울려 주마.”
과연, 구마의식에 속수무책이던 악마들과는 다르군.
마왕답게 데카라비아는 동요하지 않았다.
여유까지 있는 모습이었다.
악크샨 악마 사냥꾼들의 말대로.
마왕 정도 되면 천적인 악마 사냥꾼을 되레 잡아먹는 것도 허언이 아니라는 거겠지.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주제를 알아라.”
『어쩌면 악마가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악마 사냥꾼이란 그랑펠의 클래스가 아니라 그랑펠이란 인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설령 마왕이라고 한들.
그랑펠의 고고한 자의식엔 흠집조차 낼 수 없다는 것을.
구마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정신력 싸움?
그 승자는 애초에 그랑펠로,
나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게 열등한 족속과 어울릴 생각은 없다.”
탐색, 간섭, 발현.
나는 데카라비아를 몰아붙였다.
거기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돌기둥을 발현하지 못하는 게 어쨌단 말이냐.
그건 파괴력보다 마력을 아끼기 위한 마법에 불과하다.
최소한의 투자로 날로 먹기 위한 발버둥이란 말이다.
그보다 출중한 위력을 가진 마법은 프로스트에 입성한 이후.
단 한 번도 발현하지 않았던 나란 말이다……!
그 말이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잔량은 충분하다.’
마력에 여유가 있다는 것.
당연하게도 그 마력을 허투루 써버릴 생각은 없었다.
[천적관계]의 발동.
마력이 상승한 나지만 하찮은 레벨 탓.
절대적인 마력의 수치가 형편없는 나였으니까.
‘중요한 건 가성비.’
언제나처럼.
내 방식대로.
있는 것 없는 것.
전부 가져다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르륵─!
전혀 다른 두 개의 개념.
마법과 과학의 융합.
마르셀로가 내게 줬던 영감을 진보된 마법으로 발현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고작 초등 과학 수준에 불과하겠지.
그러나 그 효율은 익히 확인했던바.
추가적인 마력의 소모 없이도 마법을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발현한 마법의 위력에 상관없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화염의 폭풍.
화염 폭풍이 지옥으로 변한 프로스트의 불길을 집어삼키며 더욱 크게 타올랐다.
거기에 간섭 과정에 더해진 심미적 감각이 있었으니.
오직 마왕을 심판하기 위해.
천국에서 강림한 불길처럼.
화염의 폭풍이 살아있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만, 길이 열렸는데?”
협공을 준비하던 이들에겐 길을 터줬고.
“……감히!”
데카라비아의 움직임은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게 봉쇄했다.
“와아! 엄청나요!”
마법사들의 마법사.
대마법사의 제자라 불리는 제시조차 고깔모자를 들썩이며 감탄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놀라기엔 아직 이르다.
내 발버둥은 이제 막 시작된 참이니까.
스스스─
나는 연달아 마력을 끌어올렸다.
‘내가 제시도 아니고, 저런 마법을 난사할 순 없지.’
이번엔 평범한 마력이 아닌 ‘적합한 마력’을 말이야.
스탯이 아닌.
발현자의 삶과 과거에서 근간 되는 적합한 마력.
‘……뭐가 됐든, 좋은 게 좋은 거지.’
그 적합한 마력의 근원이 중2병이든, 어쨌든.
흑마도학의 창시자, 마티스가 인정한 흑마법의 재능을 썩히지 않았던 나였다.
나는 중급 흑마법, 『흑관』을 발현했다.
그 효과는 적에게서 감각을 빼앗는 것.
“……!”
가장 먼저 빼앗은 건 녀석의 입이었다.
[마왕, 데카라비아에게 ‘침묵’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입은 시작에 불과했다.
흑마법도 마법이기에.
흑관 또한 지속적인 효과가 있단 것이었다.
그래, 정확히는 녀석이 공포에 동요할 때마다.
녀석의 감각은 하나씩.
깊고 깊은 어둠 저편으로 소멸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얼어붙은 데카라비아를 보고 입을 열었다.
“자칭 마왕이여.”
녀석이 지껄였던 말을 되돌려줬다.
“그 오만함이 바닥에 처박힌 느낌은 어떠한가.”
*
……악마 사냥꾼!
이제야 알겠다.
감히 인간 주제에 건방질 수 있었던 이유를.
데카라비아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래, 알겠다. 나는 ‘의식’ 속에 들어온 거군.”
악마 사냥꾼?
놈들이야 성전(聖戰)에서 지겹게 죽여봤던 자신이 아니던가?
꽤 지난 이야기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참으로 불나방 같은 존재들이었다.
‘인간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은 것들이었지.’
감히 마왕을 자신의 의식 속에 불러들일 줄이야.
데카라비아는 찰나의 순간.
판단을 내렸다.
‘주제넘은 자아를 빼면 뛰어난 육체다.’
구마의식 속.
정신력 싸움에서 호열을 제압한 뒤.
호열의 육체를 차지하겠다고.
왜, 저 육체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보였으니까.
‘무리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자신이라고 해도 다수와의 싸움은 부담이 됐으니까.
비열하게 도망치는 게 아니다.
프로스트를 함락시킨 것처럼.
그저 적절한 때를 노릴 뿐.
“그래, 어울려 주마.”
하지만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게 대체?’
분명, 녀석의 의식 속에 들어왔다.
악마들의 왕, 마왕.
그 존재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자신이란 말이다.
의식 속에 자신이 들어온 것만으로.
웬만한 악마 사냥꾼은 미쳐버렸었단 말이다.
하지만 호열은 멀쩡했다.
아니, 멀쩡한 것을 넘어서 자신을 압도하고 있었다.
화르륵─!
“!”
치솟는 불길.
화염의 소용돌이가 하늘과 연결되어 있었다.
데카라비아는 스스로를 다그쳤다.
‘이건 현실이 아니다.’
녀석이 만들어낸 과장에 불과하다.
그 사실을 깨달아도 의문이 드는 게 당연했다.
하찮은 인간 주제에.
어떻게 마왕인 나를 정신력에서 압도할 수 있단 말인가?
‘감히 나더러 주제를 알라고……?’
데카라비아는 굴복하지 않았다.
불길 따위야 광물을 변형해 막아내면 그만이었다.
프로스트, 이 도시엔 돌을 비롯한 광물이 충분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던 때였다.
“……읍?!”
혀가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녀석이 수작을 부렸다고……!
‘마법인가? 아니, 단순한 마법이 아니다…….’
허나,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들.
현재 상황까지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데카라비아가 머뭇거리던 순간.
타오르던 불길 사이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슈슈슉!
화살이었다.
푹푹!
데카라비아는 살점에 꽂힌 화살에 분노했다.
‘……감히 인간 따위가!!’
시야를 가리는 화염 폭풍만 없었어도……!
그러나 화살 세례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엔 사방에서 마법과 비수가 날아들었다.
그중에선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일격도 섞여 있었다.
데카라비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무수한 제물만큼 완벽한 강림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이리도 무력하게……?
아니다.
아직이다.
데카라바리아가 안간힘을 다해 소리를 냈다.
“……으읍!!”
마왕군, 악마 군단장을 뭣들하고 있느냐!
본인이, 너희의 왕이 공격을 받고 있단 말이다!
나를 위해 목숨을 바쳐라!
하지만 이내, 깨닫고 말았다.
“……!”
악마 군단장, 마왕군은 더 이상 없었다.
살아남은 녀석들마저 자신이 제물로써 집어삼켜 버렸으니까.
그 사실을 깨닫자 호열의 냉랭한 목소리가 떠올랐다.
-자칭 마왕이여.
그랬다.
더 이상 자신을 왕이라 불러줄 이들은 없었다.
그때였다.
삐이이이─
귀가 먹먹해졌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읍읍, 자신이 소리치는 소리조차.
데카라비아는 호열을 노려봤다.
‘……이대로 끝날 순 없다.’
악마 사냥꾼.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그들의 위험성 또한 알고 있었다.
녀석들 손에 죽는 순간.
자신은 두 번 다시 부활할 수 없다는 사실도.
번뜩─
데카라비아의 살점에서 수천 개의 눈동자가 돋아났다.
파훼법을 찾아야 한다.
빠른 속도로 굴러가던 눈알이 일제히 멈췄다.
‘……그래.’
더 많은 제물이.
더 많은 피와 살점이 필요했다.
데카라비아는 보다 쉬운 먹잇감을 노렸다.
‘숨어있는 걸 모를 줄 알았나.’
건물에 숨어있는 프로스트의 주민들.
그들을 살려둔 이유야 간단했다.
살아있는 자들의 공포가 자신의 힘이 됐으니까.
하지만 이제 됐다.
‘얌전히 피와 살점이 되어라.’
데카라비아의 오망성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광물로 지어진 프로스트의 건물들.
모든 광물에 대한 지식을 깨달은 자신에게 건물을 붕괴시키는 것쯤이야, 더없이 간단한 일이었으니까.
보아라.
지금처럼.
청력을 잃은 탓에 무너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확실하게 보였다.
건물이 무너지고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게.
그런데…….
‘이번에는 또 어째서냐?’
있어야 할 피와 살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데카라비아의 살점을 툭툭─ 뭔가가 건드려 왔다.
날아드는 건 작디작은 돌 조각이었다.
타오르는 불길 사이로 언뜻 보이는 형체.
그건 프로스트의 주민들이었다.
“?!!”
쇠약한 인간과 인간의 어린 새끼들이.
그림자 속에 꼭꼭 숨어있어야 할 그들이.
자신에게 돌을 던지고 있었다.
데카라비아의 눈동자가 그 얼굴들을 응시했다.
‘……어떻게?’
그 나약하디 나약한 인간들에게서.
더 이상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 눈빛은 죽어가면서도 무기를 놓지 않던 놈들.
그래, 프로스트 병사들과 똑같았다.
데카라비아의 살점이 출렁거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호열뿐만 아닌 인간이란 족속을.
데카라비아가 악을 썼다.
모조리 죽였단 말이다!
자식을 지키려던 어미를 죽였고!
어미가 보는 앞에서 자식을 죽였단 말이다!
그런데도 굴복하지 않는다니.
그런데도 공포를 깨닫지 못하다니.
인간은 어리석기에 공포조차 알지 못하는 것인가.
혼란에 빠진 데카라비아.
녀석은 불길 속에서 완전히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결국, 최후의 발악까지 물거품이 된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불길이 살점을 태우기 시작했다.
타들어 가는 시야 속에서.
데카라비아는 호열을 바라봤다.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해도 너는 들을 수 있겠지.’
여긴 녀석의 의식 속이었으니까.
데카라비아는 물었다.
‘어째서냐. 어째서 인간은 굴복하지 않는 것이냐.’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이냐.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공포 속에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 질문에 더 이상 마왕으로서의 체면은 없었다.
데카라비아는 절규했다.
‘……제발! 부탁이다! 이렇게 빌겠다! 내게 알려다오!!’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호열의 입은 굳게 닫혀있었으니까.
마치 사냥감과 불필요한 대화는 나누지 않겠다는 것처럼.
‘제발!! 제바아아아아알!!’
.
.
.
“의문을 품은 채 죽어라. 그것이 너의 죗값이다.”
기승전긍지.
그 단순한 사실을.
데카라비아가 알 수 있을 리가 없겠지.
나는 타들어 가는 불꽃을 바라봤다.
꺼지지 않을 것처럼.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
털썩─
프로스트의 생존자들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 끝났어.”
“으흐흐흑.”
“아버지, 어머니……. 흐흑.”
그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먼저 떠나보낸 이들을 애도하는 것처럼.
불꽃은 데카라비아를.
녀석에게 집어삼켜진 이들을.
단 한 줌도 남기지 않고 숭고하게 타올랐다.
그 화장(火葬)을 끝마치고 나서야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이내,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레벨업 메시지.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프로스트를 탈환했습니다.]
[북부 도시, ‘프로스트’에 진입하셨습니다.]…….
그 밖에도 한눈에 살피기 힘든 메시지들까지.
메시지로 난잡한 시야 사이로.
새하얀 무언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하르콘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경. 알고 있는가? 프로스트에선 눈을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부른다네. 그 하늘의 선물을 거절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미신이 있지. 워낙 눈이 많이 내리는 북부이기에.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내 쌓인 눈을 치우게 만든 것에 불과하겠지.”
그가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허나 오늘만큼은. 나는 이 눈을 하늘의 선물이라 여기고 싶군.”
나 또한 하늘을 올려다봤다.
프로스트에 북해도의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프로스트 탈환] 퀘스트의 조건 달성.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플레이어들이 각자 자신의 기여도를 확인했다.
─현재 기여도 : 3,210p
─현재 기여도 : 2,940p
─현재 기여도 : 1,570p…….
“……하씨, 너 기여도 몇이냐?”
“일단, 너부터 까봐.”
“님선이요. 이천은 넘냐?”
기대 이상 혹은 기대 이하.
하지만 이 순간.
대다수 플레이어의 생각은 똑같으리라.
과연, 이호열은 어느 정도의 기여도를 획득했을까?
그 기여도에 따라 어떤 보상을 받게 될까?
동시에 호열을 향하는 플레이어들의 시선.
“대충 만 정도 되려나……?”
“뭐래. 만은 그냥 넘지.”
“근데 표정이 왜 저래? 생각했던 것보다 낮나? 혹시 만도 안 되는 거 아니야?!”
그러나 그 얼굴을 들여다본다고 해도.
“근데, 이호열은 항상 저 표정이잖아.”
역시나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
.
.
나는 기여도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