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놀라움의 연속 (1)
하르콘은 말했다.
-그대는 검의 길을 걸어야 하네.
근데 그건 뭘 잘 모르니까 하는 소리겠지.
『타고난 마법적 재능은 웬만한 마법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 흉내 낼 수 있을 정도였다. 더 나아가 그에 뒤지지 않는 육체의 잠재력까지.』
중2.
그 시절 감성으로 좋은 건 다 가져다가 붙인 그랑펠의 설정이었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기엔 말 그대로 재능 낭비.
물론, 포기할 여건도 되지 못한단 말이다……!
‘한 우물만 파선 부족하다.’
그건 애증의 클래스, 악마 사냥꾼 때문이었다.
말했다시피 악마를 사냥할 때를 제외하면 나사가 하나도 아니고 몇 개나 빠진 수준.
그 애매한 성능 탓에 스탯 배분도 애매하게 할 수밖에 없는 클래스.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
‘하지만.’
특출난 곳이 없다는 단점.
그 단점을.
약점이 없다는 장점으로 바꾸겠노라.
나는 그 원대한 목표를 세웠었다.
무엇보다 내겐 그랑펠의 재능이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선택한 상대였다.
[은빛 갈기 표범 : Lv.300]
300레벨.
유스라 왕국에 리젠되는 몬스터 중에선 강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레벨은 고작 226레벨.
그 레벨 차이를 고려했을 때.
나 혼자 녀석을 쓰러트린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겠지.
‘천적관계도 발동되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나사가 빠진 상태였으니까.
그럼에도 녀석을 상대로 선택한 이유?
단순하게도 긍지 때문이었다.
“그 건방진 성격이 고양이와 다를 바 없구나.”
녀석이 먼저 이빨을 드러냈으니까.
이 성격에 그냥 넘어갈 순 없다는 거겠지.
그저 담담하게 정리하는 옷매무새.
“유감이지만 나는 고양이를 싫어한다.”
철컥─!
훈련용 검을 빼 들었다.
훈련용 검이기에 날은 무뎠지만, 레어 아이템인 만큼 동 레벨의 검과 비교했을 때 공격력은 뒤처지지 않았다. 게다가 내겐 검기가 있었으니까.
고오오─!
검과 하나가 된 느낌.
나는 천천히 검기를 끌어올렸다.
……빌어먹을.
검에 희미한 빛이 서리기 무섭게 체력이 빠져나간다.
그러나 자세에 흔들림은 없다.
“꼬리를 치켜세운 것치곤 얌전하구나.”
캬르릉─!
짐승도 자기 욕은 알아듣는 것인가.
은빛 갈기 표범이 거칠게 포효했다.
그러나 녀석은 쉽게 달려들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빈틈이 보이지 않는 이 자세 덕분이겠지.
“허나, 꼬리를 내릴 때까지 기다려 줄 여유는 없다.”
정확히는 체력이 없다……!
다가오지 않는다면 이쪽이 가는 수밖에.
그러나 나는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주제 파악, 그거 하나는 내가 잘하거든.’
제아무리 검기를 깨달았다고 한들.
나로선 검술만으로 녀석을 쓰러트릴 수 없겠지.
천적관계라도 발동된 상태라면 모를까.
‘그건 그냥 스탯만 봐도 알 수 있으니까.’
검술에 영향을 주는 두 능력치.
[근력]과 [민첩].
레벨업 포인트를 마력에 올인한 탓.
클래스 퀘스트로 상승시킨 스탯이 있다고 해도, 동 레벨의 검사 계열 클래스들보다 절대적인 수치가 뒤처지는 게 당연하다.
‘섣불리 움직이는 순간, 역습을 당하겠지.’
순식간에 목덜미를 물어뜯길지도 모른다.
74레벨의 격차는 그런 거였으니까.
그러나.
‘그걸 아니까 그 개고생을 했던 거다. 내가!’
말했다시피 내게 한 우물만 팔 생각 따윈 없다.
콰드드득─!
즉각적인 마법의 발현.
가능한 이유는 그 간섭 대상이 ‘돌’이기 때문이었다.
탐색 과정에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
나는 이 유스라 왕국의 돌에 익숙했으니까.
캬, 캬릉─?
솟구치는 돌기둥.
당황한 녀석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인다.
그러니까 녀석은 깨닫지 못했다.
“좋은 말로 할 때 알아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점차.
나와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자세를 유지한 채 검기를 가다듬었다.
‘되도록 빠르게 끝내야 한다.’
지금 나는 여유 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건 마력 소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천적관계가 발동 중일 때는 돌기둥 따위야 수십 개를 동시에 솟구치게 만들어도 멀쩡했었거늘.
‘……진짜 아직 멀었구나.’
나사가 빠진 현재로선.
돌기둥 몇 개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마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다시금 템빨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육망성 브로치]라도 없었다면 나는 벌써부터 마력 탈진을 걱정해야 했겠지.
고오오─
솟구치는 돌기둥에 떠밀리듯 다가오는 표범.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검을 치켜세웠다.
그 호흡과 보폭 또한 하르콘의 행동을 모방한 것.
그렇기에 빈틈은 없다.
스왁─!
알아차렸을 땐 늦었단 소리다.
캬아악─!!
대각선 베기.
희미한 검기를 두른 날이 표범과 맞닿는 순간.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
“!”
착각이 아니었다.
정말, 검이 진동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르콘의 말.
-생과 사를 오가는 전장에서 검기는 더욱 짙어지고, 그 고유의 색을 띠는 법이니까.
이제부터 실전에서 배워야 한다.
하르콘이 그렇게 말했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나는 그 작은 떨림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으니까.
‘……검기가 성장하고 있는 거야.’
이 또한 그랑펠의 재능 덕분이겠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털썩─!
표범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이게 뭐냐.
……설마, 죽었어?
나는 보고도 믿기지 않아서 전투를 되돌아봤다.
‘녀석을 유인하기 위해서 돌기둥을 발현했다.’
하지만 돌기둥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았다.
그래서야 검을 뽑아 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렇게 유인한 녀석을 단 한 차례.
검기로 베어냈을 뿐이었다.
그러자 녀석이 털썩─하고 쓰러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검기가 검술의 극이라고 해도 말이야.
이게 말이나 되는 건가?
내 근력과 민첩의 합계는 고작 70이란 말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이란 걸 증명하듯.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쯤 되면 다시금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원대한 목표, 실현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나 내 표정엔 일말의 기쁨도 없었다.
이조차도 내게는 당연하다.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나는 획득한 전리품을 확인했다.
[순수한 은털]
[등급 : 매직]
[제한 : 없음]
[효과 : 없음]
[설명 : 모피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순수한 은이다. 은이기에 절대적인 가치는 크지 않지만, 활용에 따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순수한 은이라.
설명에 나와 있듯 활용에 따라 쓸모가 있어 보였지만.
당장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그야 전리품보다 더 귀중한 가능성을 목격한 참이었으니까.
‘그래도 쉽지 않은 길인 건 분명해.’
부들부들─
수전증처럼 떨려오는 두 손.
검기를 발산한 후유증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그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긍지에 가라앉지 않을 유일한 길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게다가 그 실현 가능성까지 확실하게 목격하지 않았는가?
‘검기는 생과 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성장한다…….’
지금만 해도 무려 74레벨의 격차.
나한테는 모든 전투가 생사가 오가는 전장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어쩌면……?’
나는 예상보다 빠르게.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기도 잠시.
나는 뻔뻔하게도 입을 열었다.
“몸풀기 상대로는 나쁘지 않았다.”
그래, 언젠가 이 허세도 현실이 될 날이 오겠지.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무섭다, 정말.
*
그림자 용병단.
아르카나 대륙에서 세 손가락으로 꼽히는 용병단 중 하나.
그러나 모험가들의 세계에 소환된 마당에.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명성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끄읏─!”
그림자 용병단장, 키치는 기지개를 켰다.
“그래도 여기선 약간 고향 냄새가 나네.”
질끈─
묶어 올렸던 머리카락을 풀 정도로.
키치는 감회가 새로웠다.
그녀의 검은 긴 생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누가 알았겠어? 진짜.”
전설 속 보물섬, 유스라 제도!
그림자 용병단 의뢰 목록 최상단에 대대로 남아있던 그 보물섬을, 모험가들의 세계에서 발견하게 될 줄이야.
키치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씁, 의뢰비 받아내야 하는데.”
물론, 농담이었지만.
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용병단.
그건 모험가들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키치는 유스라 제도.
아니, 유스라 왕국에 대한 진실도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고대의 왕국이었단 거지?”
그 왕국이 왕과 함께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거고.
그림자 용병단.
단장으로 있다가 보면 믿지 못할 소문과 의뢰를 많이도 듣게 된다만……. 이건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대형 사건이었다.
그러니까 용병단, 전원을 이끌고 찾아왔지.
“근데, 다 어디로 갔어. 얘네들?”
소수 정예, 그림자 용병단.
전원이라고 해봤자 열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도착하자마자 뿔뿔이 흩어지는 건 너무하지 않아들?!
결국, 고생하는 건 단장인 키치였다.
그녀는 잘근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건 익숙하지 않은데.”
키치가 유스라 왕국을 찾은 이유?
간단했다.
키치는 유스라 왕국을 그림자 용병단의 주둔지로 삼을 계획이었으니까. 물론, 아르카나 대륙에서의 주둔지를 말하는 건 아니었다.
‘그때랑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잖아?’
어떤 의뢰든 가리지 않고 받았던 그림자 용병단.
그래서 그들에게 주둔지란 언제든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임시 거처에 불과했다.
그러나 모험가들의 세계에 소환된 이상.
더는 그때처럼 살아갈 수 없었다.
“새 출발이라는 거지!”
이렇게 깔끔하게 새 출발을 할 기회도 없었다.
사업, 채무, 심지어는 원한 관계까지!
그림자 용병단을 붙들던 족쇄는 아르카나 대륙에 전부 남겨둔 채 소환됐으니까.
물론, 용병단 자금 또한 비밀창고에 남겨둔 채로 소환된 게 문제이긴 했지만…….
“……어쨌든, 새 출발!”
유스라 왕국은 이제 막 재건을 시작한 고대 왕국 아니겠는가?
키치는 원대한 꿈에 부풀었다.
유스라 왕국의 개국공신으로 추앙받는 그림자 용병단!
펑펑 써도 눈치 볼 필요가 없는 깨끗한 돈!
키치의 눈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익숙하지 않아도 해봐야지.”
키치는 유스라 왕국의 국왕과 만날 생각이었다.
능력이야 자신이 있었으니까.
물론, 라이언 하트 기사단이라는 경쟁자가 있긴 했다만.
“고향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가자구. 우리.”
그림자 용병단에게도 상식은 있었다.
라이언 하트 기사단은 물론이요.
황실과의 원한 관계는 쌓아두지 않았으니까.
라이언 하트 기사단이 자신들을 적대할 이유는 딱히 없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모험가들이 있기야 했지만.
“에이, 아무리 그래도 경쟁자는 아니지~”
먼 훗날이면 모를까.
당장 모험가들은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던 게 불과 방금까지의 일이었다.
“……뭐야, 저거?!”
순간, 키치의 큰 눈망울이 가늘어졌다.
……나, 잘못 본 거겠지?
빽빽한 건물 사이에 갇혀있다가 간만에 고향 같은 풍경을 보니까.
눈알이 훼까닥 돌아버린 게 분명해.
하지만 가늘게 뜨고 자세히 봐도 확실했다.
검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빛.
저건 분명 ‘검기’였다.
키치는 진심으로 경악했다.
‘……모험가잖아?!’
모험가가 검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방금 내뱉었던 말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접근해 보자.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돼.’
만에 하나 검기의 사용자라면.
그 감각 또한 더없이 예리하리라.
어쩌면 자신의 은신 또한 간파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살금살금─
키치는 숨을 죽이고 접근했다.
그리고 목격했다.
더욱더 믿지 못할 광경을……!
“!”
확실했다.
저건 검기였다.
그런데 저 땅에서 솟구치는 기둥은 무엇이란 말인가?
‘저건 아무리 봐도 마법인데?!’
검기를 발산하면서.
동시에 저런 수준의 마법까지 발현한다고?
모험가가?!
“몸풀기 상대로는 나쁘지 않았다.”
그것도 전력을 다한 게 아니었다.
단원들 앞에서 열변을 토해내도 믿어주지 않겠지.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건 현실이었다.
게다가 키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검기가 눈에 띄게 짙어졌어.’
그 말도 안 되는 성장 속도를.
그건 키치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키치는 모험가, 사내를 바라봤다.
‘대체 정체가 뭐야?’
저런 실력을 갖춘 모험가라면.
분명 아르카나 대륙에서도 그 이름이 알려졌을 텐데.
키치가 알고 있는 모험가 중에 저런 사내는 없었다.
‘……어쨌든 다행이다.’
빠르게 유스라 왕국을 찾아온 판단이 옳았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저렇게 불쑥 튀어나온 모험가가 개국공신의 자리를 차지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키치는 걸음을 서둘렀다.
“빨리빨리!”
찬란한 새 출발을 위해.
정직하게 벌고 펑펑 쓰는 삶을 위해.
그림자 용병단은 유스라 왕국에 충성을 다하겠다.
그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황금 궁전을 향해 달려갔다.
“……누군지는 몰라도 다신 만나지 마요. 우리.”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리는 모험가.
그 모험가, 호열의 권한 아래.
그림자 용병단의 미래가 놓여있다는 것도 모른 채…….
*
검기의 후유증.
덕분에 녹초가 된 몸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진이 빠졌다는 느낌이랄까.
……정말 마음 같아선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다.
“마탑엔 연차 같은 것도 없단 말이냐.”
하지만 격식과 예절에 죽고 못 사는 이 몸께서.
약속을 어길 리가 없다.
마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부유 정원으로 향했다.
부유 정원.
마탑, 유일의 사교장.
그 이름에 걸맞게 훌륭한 외관이었다.
비현실적인 풍경이기도 했다.
자라난 꽃과 풀들이 지나치게 아름다웠으니까.
나는 심미안으로 그 풍경을 한껏 감상했다.
그런데.
유달리도 심기를 거스르는 형체가 있었다.
마치 그 부분만 먹으로 칠한 것처럼 검었다.
화사한 부유 정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중년 사내였다.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저자가 바로 흑마도학 선임 마법사.
마티스 딘 카를이라고.
다가가자 그 차림새가 더욱 눈에 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열 손가락의 반지.
그 하나하나가 마도구겠지.
‘보석이 박힌 게 비싸 보이네.’
나는 사내와 마주 앉았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무엇보다 거슬리는 마티스를 부유 정원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으니까.
심미안이 이렇게 피곤하다.
“?”
그때였다.
마티스의 반지에 박힌 보석이 일렁이기 시작한 건.
일순간, 검게 변해가는 보석.
그건 칠흑을 넘어서 이질적일 정도의 흑색이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기선제압이야, 뭐야.
그런데 기선제압 같은 게 아닌 모양이었다.
어째서인가.
나보다도 놀란 기색이 역력한 마티스가 있었으니까.
그가 변색된 보석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 감응력은 대체……?”
……감응력?
그건 또 무슨 소린데?
뭔지는 몰라도 나는 태연하게도 추궁했다.
“선임 마법사, 마티스 딘 카를.”
“……?”
“그 반지가 약속의 용건과 관련된 것인가?”
달칵─
찻잔을 들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현명하게 대답하게.”